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 로그인
PEOPLE 2021 · 12 · 28

331. 신촌의 자취러들

Editor 냠

한 번도 가지 못한 길은 항상 궁금한 법이다. 나에겐 자취가 그렇다. 신촌에서 자취하는 친구들을 볼 때면, 그리고 지각을 면하기 위해 허파가 뻐근할 때까지 전속력으로 달릴 때면 궁금해지곤 했다. 신촌에서 살면 어떤 기분일까? 만약에 평행세계가 진짜 있다면 자취를 하고 있는 평행세계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지만 고작 집에서 신촌까지 1시간 걸리는 정도로 자취를 꿈꾸는 건 어림 없었고, 그렇게 자취와 함께 하는 캠퍼스 라-잎은 고이 접어두고 졸업을 앞두게 되었다. 하지만 자고로 궁금증은 풀어야 하는 법. 곧 신촌 생활을 마무리하고 교환학생을 갈 예정인 자취러 두 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유진: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이고, 학번은 슬슬 별로 밝히고 싶지 않지만(웃음) 18학번 이유진이라고 합니다. 하고 있던 인턴이 끝나고 현재 학교 다니면서 학생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거의 백수 같긴 하네요. 자취한 지는 3년차입니다.

 

 

 

현아: 저는 신촌에서 자취한 지 1년이 되어가고 있는 조현아입니다. UI/UX 분야를 공부 중인 대학생 3학년이고, 지금은 휴학 하고 인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신촌에서 자취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해요!

현아: 코로나 상황이긴 했지만 대면 수업이 몇 개 있었고, 원래 대전에 살다가 서울 오니까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더라고요. 맛있는 것도 10배로 많고(웃음). 작년 1학기에는 6개월 동안 하숙을 했었어요. 그러다가 친오빠가 서강대를 다니는데 올해 초에 전역을 해서 1월부터 같이 신촌에서 자취하고 있어요.

유진: 중학생 때부터 대학 와서 자취생활을 하는 거에 대한 로망이 컸어요. 그래서 대학 가면 자취 할 거라고 5,6년 동안 계속 세뇌하듯이(?) 얘기를 했었어요. 그러니까 부모님도 기숙사라든지 통학이라든지 이런 걸 말하실 법도 한데 자연스레 제 자취방을 알아보신 거예요. 그렇게 해서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자취를 시작하게 됐어요.

제 본가가 경기도 안산에 있어요. 그래서 학교랑 왔다 갔다 하려면 왕복 3시간이라 통학하기 무리인 거리이기도 하고요. 물론 통학하는 친구들도 가끔 있긴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아침잠이 중요한 사람이라서 나는 통학을 절대 못하겠다, 자취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신촌에 살면서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

현아: 자취하면서 제일 좋았던 건,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 신촌에 있는 학교로 온 친구들이  많아요. 원래 대전에 살 때는 다 다른 동네에 살던 애들이 여기서는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 거예요. 3년 넘게 알고 지냈던 애들이니까 엄청 편하잖아요. 그래서 새벽 12시에도 불러서 만났었어요. 물론 코로나 때문에 저희끼리 술 마시러 나간다거나 하는 건 없었는데, 밤에 만나서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에서 아이스크림 사서 하나씩 들고 같이 산책하고는 했거든요. 그런 게 진짜 좋았어요.

유진: 신촌에서 자취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청춘의 에너지..? 이렇게 말하니까 진짜 아저씨 같기는 한데(웃음), 3년 내내 쭉 신촌에서 살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본가에서 잠깐 살았어요. 그러고 나니까 신촌이 확실히 일반적인 가정들이 모여있는 동네와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느꼈어요. 대학생들이 와서 시끌벅적하게 즐기는 특유의 분위기가 진짜 있긴 하더라고요. 물론 코로나 때문에 위축되기는 했지만 그런 젊은 청춘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는 거? 이게 좋았던 점 중 하나예요.

그리고 신촌이 대학가 바로 앞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술집이나 노래방 같이 학교 끝나고 동기들이랑 다 같이 놀러 갈 수 있는 곳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다른 동네 놀러가는 것도 쉽고요. 무엇보다 학교가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심야영화와 술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는 거.

 

마! 이게 신촌의 유흥이다!

 

전 메가박스 바로 앞에 살고 있어서 코로나 시국 이전에는 심심하면 심야 영화 보러 가고, 새벽 1시에 동네친구들이랑 ‘어? 술 마실래?’하고 같이 술 마시기도 했어요.(현아: 그게 가능하다니!). 또 저는 배달을 많이 시켜 먹는데 경기도권으로만 가도 배달 가능한 곳이  줄어드는 게 느껴져요. 그런데 신촌은 대학생들도 많이 시켜 먹다 보니까 배달 시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되게 많아요.

아쉬운 점은 대학가이다 보니 유흥을 즐길 수 있는 놀거리만 많은 것 같다는 거? 연희동 쪽으로만 넘어가도 독립서점 같이 정적으로 놀 수 있는 데도 많은데, 신촌은 아무래도 그런 동네는 아니니까요. 좀 고상(?)하게 놀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런 게 채워지지 않을 때는 조금 아쉽긴 해요. 그리고 요새는 새벽에 안 나가서 어떤지 모르겠는데 새벽에 신촌 가면 시끄럽게 술 마시고 길바닥에 피자 만드는 분들이 계셔서 그런 풍경을 보고 있다 보면 약간 현타가 올 때가 있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현아: 맞아요. 코로나 이후에 신촌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 게, 제가 기억하는 원래 신촌 밤거리는 버스킹 하는 분들이 지그재그로 자리잡고 있어서 한 10미터마다 다른 노래 소리가 들렸거든요. 구경하는 사람들도 무리 지어서 있고. 그런데 코로나가 한창 심했을 때는 아예 경찰이 와서 단속을 하더라고요. 지금은 다시 조금씩 늘고 있지만 그런 문화가 없어진 게 아쉬워요. 그리고 가게들도 진짜 많이 없어져서 아쉬워요.

 

그래도 요즘 주말에 신촌 가면 예전 모습이 보이긴 하더라고요. 혹시 두 분 다 신촌에서 좋아하거나 기억에 남는 공간이 있나요?

유진: 저는 빨잠! 빨잠이 신촌하면 딱 생각나는 공간인 것 같아요. 빨잠을 연대 친구가 알려줬었는데 이런 시그니처가 있다는 거 자체가 재밌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사실 처음 봤을 때 ‘왜 저런 게 있지?’ 싶었어요. 백화점이랑 지하철 입구 있는 곳 한가운데에 빨간 게 툭 튀어나와있는 게 너무 어이가 없는 거에요. 처음엔 그랬는데 이제는 친구들이 신촌으로 처음 놀러오면 ‘너네 빨간 잠망경이라고 아냐?(웃음) 신촌 와서 빨잠 알면 다 안 거야.’하고 알려줘요. 그래서 저는 빨잠이 신촌하면 딱 떠오르는 장소인 것 같아요. 유동인구도 많고 버스킹, 기타 공연이나 팝업스토어도 많이 열고요. 

현아: 저는 원래 진짜 좋아하던 공간이 있었어요. 케플러 커피라고 학교에서 좀  떨어져있어서 사람도 적고 조용하고 인테리어도 예쁜 곳이에요. 그래서 여기를 엄청 좋아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망해버렸어요. 지금은 좋아하는 공간이…제가 신촌이랑 이대역 가운데에 살고 있는데 여기가 재개발이 많이 되고 있는 곳이에요. 이곳 뒤에 가면 진짜 가파른 경사길이 있는데, 거기를 딱 올라가면 cgv 하고 그 너머까지가 다 보여요. 일몰 때 엄청 예뻐서 지금은 이곳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예요.

 

현재 현아가 신촌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신촌의 일몰을 보고 싶을 때 가보도록 하자.

 

신촌 주민들의 추천 장소라니 귀하네요(메모). 혹시 장소 이외에도 자취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유진: ‘자취하면서 이렇게 살았다’ 정도는 있는데 특별히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딱히 안 떠오르네요. 음.. 지금은 친구를 집에 거의 안 들이기는 하는데, 자취에 대한 로망이 가득 했던 새내기 시절에는 타지역 친구들이나 고등학교 때 친구들, 대학생 때 새로 사귄 친구들을 자주 초대했었어요. 술 마시면서 딥톡 하고. 제가 무드등 좋아하거든요. 그런 거 해놓으면 은근 분위기가 좋아요. 그리고 제 집 침대가 평소에는 싱글로 쓸 수 있는데 펼치면 2인용으로 쓸 수가 있어요. 그래서 친구들 데려와서 많이 재우고 아침에 집에서 같이 해장까지 하고 그랬죠.

현아: 최고의 친구네요.

유진: 좋은 친구였죠. 이제는 그런 좋은 친구 없어요. 다 귀찮아(웃음)

 

유진의 자취방에 있는 무드등.

 

현아: 저는 자취하면서 친구 불렀던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게, 전에 동아리에서 친한 지인 3명을 초대했던 적이 있어요. 그날 같이 사진이나 찍을까 해서 홍대에 가서 흑백 사진을 찍었었어요. 사진이 나올 때까지 2시간 걸려서 그때까지 계속 홍대를 걸어 다녔어요. 사진 받을 때는 밤 9시 정도였는데 그쯤 되니까 친구들이 너무 배가 고프고 힘든데 여름이어서 덥고.. 그런 상태로 집까지 왔어요.

친구들이 배가 고파지니까 이제 화가 나는 거죠. 배고파서 성격이 점점 안 좋아지고(웃음). 집에 가서 파스타를 만드는데 애들이 ‘왜 이렇게 파스타면을 조금 넣었냐, 분명히 우리 이거 다 먹는다’ 그래서 많이 만들었거든요. 근데 그걸 10분 만에 다 먹고도 더 없냐고 해서 또 한참을 요리 해줬어요. 애들이 가고 나니까 냉장고가 텅텅 비었더라고요. 원래 자취생이 그러기 힘들거든요. 안 먹어서 계속 쌓아두니까. 그렇게 냉장고 청소를 했던 일이 기억이 나네요.

 

자취방에 있는 물건 중에 가장 아끼는 게 있다면?

유진: 저는 컴퓨터. 컴퓨터 없으면 안 돼요. 살아갈 수 없어.

현아: 그럼 저는 침대 매트리스?

유진: 제가 너무 현실적으로 말해서(웃음) 잠깐만요 좀 더 무드있는 대답을 해볼게요.

현아: 낭만적인 대답을…(고민)일기장..? 저희 집 방이 진짜 좁아요. 그래서 사실 물건이 별로 없어요. 심지어 책상을 놓으면 방이 너무 좁아져서 선반 하나 놓고 좌식 책상으로 쓰고 있어요. 선반 안에는 아끼는 책들이랑 일기장이 있는데, 작년부터 제 모든 흑역사를 다 담아둔 친구여서 본가에 못 놓겠더라고요. 이 일기장을 정말 아끼고 있습니다.

유진: 아, 저는 처음에 자취 시작할 때 아빠가 준 무드등이요. 어렸을 때는 피부가 되게 약했어요. 아토피도 있고 비염도 심해서 아버지가 가습기로도 쓸 수 있는 무드등을 주셨어요. 안에 아로마 오일을 떨어뜨려서 사용하는 제품이에요. 지금은 3년 지나서 향이 다 날아갔는데 막상 버리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서울로 대학 보낸 아버지의 마음 같은 게 떠올라서요. 제가 또 그런 물건에 의미 부여를 많이 하거든요.

 

유진의 목숨과도 같은(!) 노트북. 깜찍한 스티커가 포인트.

 

신촌 생활을 하면서 특별한 물건이나 추억들을 많이 만드신 것 같아요. 신촌에서 얻은 것 중에 제일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현아: 저는 아까 말했던 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신촌에 사는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보냈던 시간이요. 이제 친구들이 다 교환 학생을 가는데, 그러면서 다들 아예 방을 빼더라고요. 이제는 그런 시간들이 없어질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긴 한데 그래서 더 소중한 것 같아요.

유진: 저는 자유로운 시간을 얻을 수 있었던 거? 신촌이랑 자취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그런 것 같아요. 아까 제가 신촌이 젊은 청춘의 공간이라는(웃음)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 덕분에 혼자 자취하면서 생기는 자유시간을 더 자유롭게 보낸 것 같아요. 더 대학생스럽게. 제가 이렇게 말하니까 막 놀러 다니고 자유분방하게 사는 것 같은데 아니에요. 나름 학교 성실히 다녔어요..!!

 

두 분 다 신촌에서 알차게 지내신 것 같은데, 혹시 처음 신촌에 왔을 때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게 있으신가요?

유진: 저는 좀 더 놀 것 같아요. 그때까지도 부모님이랑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바르게 사는 반장의 dna가 남아 있었어요. 어차피 나중에는 열심히 살아야 되는데 그때 더 놀걸,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때 더 밤을 새고 더 많은 술집에 도장을 깨고 다녔으면 좋았겠다. 더 자유분방하게 신촌을 마음껏 누렸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근데 뭐 그때는 그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놀긴 했었죠.

현아: 저도 만약에 코로나가 안 터졌었다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 수도 있는데, 저는 신촌에 처음 왔을 때부터 코로나가 이미 심한 상태였어서 딱히 그때로 돌아간다고 뭘 다르게 하고 싶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냥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잠 좀 많이 자라. 그정도?

 

신촌에 처음 왔을 때랑 지금이랑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유진: 처음에 왔을 때는 20살 새내기 때였다 보니까 그때는 되게 설렜죠. 대학생활이라는 것도 너무 신기했어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매일 다른 일상이 펼쳐지니까 하루하루가 설레고 다이나믹했는데, 지금은 많이 적응이 돼서 현실적이고 계획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근데 그때나 지금이나 그래도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20대 청년으로서(청춘!).

현아: 제가 처음 신촌 왔을 때가 3학년 1학기 시작하기 전이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제 전공에서 배우는 건 있는데, 이걸 가지고 내가 어떤 걸 해야 되는지 또 어떤 분야가 있는지도 잘 몰랐어요. 근데 여기서 살면서 학교 연계 인턴십을 할 기회를 얻었고, 덕분에 실제로 일을 어떻게 하는지 많이 경험하고 있어서 그게 가장 크게 달라진 것 같아요.

 

인턴 근무 중에 사무실 근처에서 찍은 사진. 들고 있는 건 제품 포장재!

 

두 분은 현재 가지고 있는 꿈이 뭔가요?

현아: 제 꿈은 멍멍이 두 마리를 키우고 일을 안 하고 풍족하게 사는 거요(웃음). 근데 그 전까지는 제 분야에서 열심히 하고 잘 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 미래의 멍멍이 참치와 마요를 위해서. 

유진: 제 꿈이요? (현아: 돈 많은 백수인가요?) 아니요! 돈 많은 백수 너무 좋은데 그건 엄청 궁극적인 목표인 것 같아요(웃음). 제 꿈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거예요. 최근 몇 년 간은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계속 해왔기 때문에 아마 향후 2,3년까지도 영상 쪽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스스로를 돌이켜봤을 때 한 우물만 몇 십 년 팔 것 같진 않아요. 항상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고 또 다양한 활동을 하는 거에서 원동력을 느끼는 편이에요. 어쩌면 10년 뒤에는 게임 제작자가 되고 싶다고 할 수도 있고, 20년 뒤에는 갑자기 로스쿨을 가겠다고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뭐가 됐든 항상 제가 하고 싶은 걸 위해서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요.

 

와.. 너무 멋있는 말이 나왔네요. 인터뷰에 꼭 넣을게요! 그럼 지금 하고 싶은 일 혹은 당장의 목표가 따로 있을까요?

유진: 일단 지금 목표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영상을 만드는 거예요. 보는 사람의 심금을 올려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영상을 만드는 게 항상 제 목표예요. 스스로 생각했을 때 적당히 잘 만들었다 싶은 영상들은 있는데 ‘이거 진짜 쩐다’ 하는 영상은 아직 못 만든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노력하고, 기획하고, 생각하면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원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가길!

 

현아: 이거는 저도 유진 님이랑 목표가 비슷한 것 같아요. 내가 하는 뭔가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나 다른 것들에 변화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부터 생각했거든요. 사실 대학 오기 전까지는 UX UI가 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이게 남녀노소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수단인 것 같다고 느끼면서 더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사실 예술이나 디자인이 특권층의 무언가로만 향유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제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가 사용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분야지만 변화를 주려면 그에 맞는 콘텐츠가 필요할 텐데, 그거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을 해야할 것 같아요. 그렇게 제 분야에서 계속 노력하면서 이제.. 참치랑 마요랑 같이 살 돈을 구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입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에요! 두 분 다 내년에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잖아요. 다시 신촌에 돌아왔을 때 자신과 신촌이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현아: 우선 저는 교환학생 가는 게 쉬러 가는 이유가 가장 커요. 왜냐면 지난 몇 년 동안 한 번도 쉰 적이 없이 계속 뭔가를 해와서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거든요. 그래서 일단 좀 더 건강해지고, 교환학생 가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보는 눈이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아까 말했던 나만의 특별한 콘텐츠에 대한 생각도 가지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신촌에 돌아갔을 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신촌에게 바라는 건, 신촌에 다시 왔을 때는 지금 비어있는 가게들이 꽉꽉 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신촌 물가가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교 학식당 메뉴 가격도.(에디터: 제발..)

유진: 저 스스로는 휴식을 제대로 취해서 저의 몸과 정신이 온전하게 안정된 상태였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고 있는 느낌인데, ‘이대로만 살면 돼. 이대로만 살면 괜찮아질 거야’ 하고 나 자신을 다독여줄 수 있는 상태가 됐으면 좋겠고요, 신촌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냥 그대로였으면 좋겠어요. 내가 좋아하는 빨간 잠망경 그리고 청춘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버스킹 문화라든지, 신촌 명물 거리에 시끌벅적한 사람들, 밤에 항상 반짝반짝한 거리들이 항상 거기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는 스무 살 때부터 신촌 거리를 많이 다녔다 보니까 가끔 가보면 자주 갔었던 술집이 사라져있기도 해요. 그러면 나의 추억이 사라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특히 신촌은 제가 막 성인이 됐을 때, 스무살 초반 시절 추억들을 담은 공간이라서 그대로 유지됐으면 좋겠죠. 그리고 언제나 청춘들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인생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우리는 한 길만을 고를 수 있다. 계속되는 선택들 속에는 그동안 택한 곳에서 보낸 빼곡한 시간들이 그대로 담겨있다. 지치고 버거운 순간뿐만 아니라 과거의 추억, 현재의 소중함, 미래의 희망까지. 처음의 낯선 설렘은 사라져도 여전히 꿈은 남아있듯, 떠나도 다시 돌아오게 되는 소중한 마음 속 공간이 있다. 그런 생각으로 어떤 길을 택하든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 나아가보자. 더 멋지고 따스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면서. 

냠
AUTHOR PROFILE

인생 뭐 있냠

COMMENTS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