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 유정민, 에디터 해랑

유정민, 에디터 해랑
안녕하세요, 정민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잔치 아트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20학번 유정민 입니다. 이번 학기는 대면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경영대는 여전히 비대면이네요. 그래서 내내 비대면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 3학년입니다.
첫 코로나 학번인 20학번이 벌써 3학년이네요.
후배들이 놀리더라구요. ‘언니.. 3학년이지만 같이 술은 먹어줄게’ 라구요.
코로나 학번부터는 전부 1학년인 거 아시죠? 즐기셔도 됩니다.(웃음) 요즘은 뭐 하면서 지내셨어요?
우선 신문을 구독해서 매일 매일 읽고 있고, 회계 공부를 시작했어요. 회계를 하다보니 정말 회개하는 기분이에요. 교수님이 회계를 하다보면 왜 회개하는지 알게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정말 그래요. 점점 깨닫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나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웃음) 아무튼 이렇게 회계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신문 구독은 어떻게 신청하게 된 거예요?
기숙사에 신문 배달 오는 곳이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신문을 읽고 있더라구요. 그게 되게 멋있는 거예요. 또 시사 상식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신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 또 잔치 활동을 하다보니까 다들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제 글이 부족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의 글을 읽어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신문 배달 오는 곳
멋있어요. 카페에서 혼자 종이 신문을 손에 들고 있으면 와!
잔치에서 어떤 분이 저한테 한 손에는 담배를 들고 읽고 있는 거 아니냐 선동과 날조를 하시더라구요.
선동과 날조인가요.
선동과 날조입니다.
정민님의 에디터명은 ‘해랑’이시잖아요. 에디터명을 이렇게 정한 이유가 있나요?
‘해랑’은 순우리말로 구성된 이름이에요. 항상 밝고 활기찬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요. 신촌의 좋고 밝은 면을 한 번 비춰보고 싶다, 신촌에서 내가 느낀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정하게 되었어요.
그럼 어떻게 잔치에 들어와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지 궁금해요.
저는 신촌만이 가지는 젊음의 의미가 특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신촌에 모여있는 대학생들과 그 속에 내포된 젊음에 대해 전달하고 싶었죠. 혼자서 하기엔 벅찬 일이기도 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동아리 홍보게시판에서 잔치를 봤어요. 그래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잔치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게 멋있어요. 이제 지난 학기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우선 저는 정민님 하면 영상과 사진 편집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항상 궁금했어요. 전공이나 일이 이런 편집과 관련이 있는 건지!
제가 사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도 영상 쪽으로 진로를 꿈꾸고 있었고 대학 진학은 계획에 없던 일이에요. 그런데 3학년 때 진로를 바꾸면서 지금 학교로 오게 된 거죠. 글을 쓸 때 사진이나 영상을 많이 넣는 이유가 있냐고 질문을 해주신 분이 계셨는데, 제가 사실 글쓰기 능력이 다른 분들보다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잔치에 들어왔을 때 웹진인만큼 신촌에 대해 가볍게 풀고 싶었고, 신촌을 가볍게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글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영지님이 회의 때 다양한 컨텐츠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주셔서 사진과 영상이 중점적인 컨텐츠를 더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다양한 컨텐츠를 해보자고 생각해서 바로 나올 수 있는 퀄리티가 아니라서 너무 놀랐어요. 또 글에 부족함을 느끼는 줄도 몰랐구요. 글을 평소에도 쓰셨나요?
처음 글을 쓸 때는 너무 부끄러워서 3시간은 노트북 앞에 가만히 앉아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평소에 일기는 많이 쓰는 편이었어요. 고등학생 때는 기숙사에 살다보니 제 내면을 드러낼 혼자만의 공간이 없더라구요. 아무래도 24시간을 친구들과 지내다보니까요. 그래서 2학년 때부터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죠. 그게 습관이 돼서 지금까지 일기만 쓰고 있어요.

꾸준히 써온 일기장들
저번학기 두 글 모두 형식을 제외하고도 확실한 컨셉이 있는 글이잖아요. 그래서 이 두 글에 대한 소개를 정민님에게 듣고 싶어요.
우선 첫 글 신촌을 처음 만난 순간은 정말 신촌을 처음 맞닥뜨렸을 때 제가 느낀 낯설고 와일드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글 자체도 유려하게 잘 쓰려하기 보다는 내 느낌을 전달하는 것에 더 집중을 했던 것 같아요. 이 글에 신촌을 소개하는 영상이 담겼는데, 영상이 글과 더 관련이 되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신촌을 처음 만나는 순간에 제가 개입하지 않고 영상 보는 사람이 처음 맞닥뜨리는 순간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크게 수정을 하진 않았어요.
만담의 만담은 우선 ‘민초’만으로도 정말 파문이 많이 일었던 글이죠.(웃음)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으로 전개된 글이에요. 상상이라는 점에서 많이 놀라시더라구요. 신촌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전래동화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신촌에서 이런 저런 일이 있었는데 갑이 이러고, 을이 저러고, 병은 이랬어.’ 이런 식으로 쓰게 된 거죠.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신촌에는 이런 애들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상상이라고 생각을 못했던 게, 술자리에서 한 번씩 나올법한 주제들이라서 너무 자연스러웠던거죠.
그래서 글 마지막에는 약간 흐지부지 마무리가 되어요. 일부러 완성도를 떨어뜨리려고요. 왜냐하면 술에 취했다가 약간 깨기 시작할 때 아시죠. 약간의 현타가 오면서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 꿈에서 확 깨듯이 그런 느낌을 주기 위해 마지막에는 완성도를 떨어뜨려서 그런 효과를 주고 싶었어요.

그의 술자리..
그런 디테일이 숨어 있는 건 몰랐어요. 만담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해낸 소재인지 궁금해요.
우선 민초에 대한 이야기는 친구들과 배스킨라빈스에 가서 나눈 대화에서 왔어요. 같이 아이스크림을 사는데 한 명이 — 사실 제가 — 민초파였거든요. 그래서 민초도 같이 담자라고 했는데 다른 친구들은 이제 정말 극심한 비난을 가하기 시작한거죠. 섞지마라. 다른 아이스크림에서도 민트맛만 난다 라고 하면서요. 그 광경을 보면서 전래동화 형식으로 쓰고 싶었던 차에 딱 맞는 주제라고 생각을 했어요. 신촌복원사업은 인스타그램에 보면 정말 많은 포스터들이 올라오잖아요. 그걸 보다가 신촌이 만약에 없어졌으면 신촌복원사업 포스터를 어떻게 만들까라고 생각한 것에서 출발했어요.

민초파가 만든 반민초 포스터
제가 느끼기에 정민님 글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우리의 이야기 혹은 누가 될지 모르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왠지 모르게 공익적인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맞아요. 팀글을 쓸 때에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쓰면서 제 감정은 많이 빼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항상 글을 쓸 때 저한테 점철되지 않게 노력하는 건 있는 거 같아요. 그게 전달되었다고 하니까 되게 감사해요. 글을 쓸 때 저에게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근데 어찌 됐든 서로 다른 사람이고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도 이렇게 될 수 있어,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보는 듯한 질문이 담긴 듯한 글을 많이 써보고 싶었어요.
덕분에 더 다양하게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것 같아요. 지난학기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으로는 잔치 인터뷰에서 빠질 수 없는 질문이에요. 정민님에게 신촌은 어떤 공간인가요?
저에게 신촌은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는 선물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매번 신촌을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이 달라져요. 아마 제 내면에 있는 게 달라져서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지만 처음 갔을 때부터 익숙해진 최근까지 모든 상황과 감정에 따라 신촌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는 선물 상자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안이 궁금한 상자가 아니라 선물인 이유는 그 안에서 제가 성장하는 게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신촌에 대한 다양한 감상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새롭게 성장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서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선물같은 신촌!
혹시 다음 활동에 대한 목표나 계획이 있나요?
저는 만담의 만담 시즌 2로 신촌랜드를 써보고 싶어요. 사실 제가 아트팀 회식 때 팀글로 만담의 만담 시즌 2를 해도 괜찮겠다고 제안했다가 개인 글로 써야겠다 싶어서 철회했던 소재예요. 다음 글은 ‘신촌 전체가 사유화 된다면’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써보고 싶어요. 그래서 신촌의 어느 곳을 놀이공원처럼 구성하면 좋을지 계속 찾고 있어요.
이번 인터뷰가 완전 예고편인 셈이네요. 영광이에요! 준비된 질문은 여기까지였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잔치에 들어와서 예상치 못하게 성장을 많이 한 거 같아요. 저는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는 활동을 되게 좋아하는데, 잔치에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 몰랐거든요. 사람에 대해서 배운 것도 있고, 글을 쓸 때 어떤 식으로 써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도 이렇게까지 꾸준히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다른 분들이 각자의 스타일대로 글을 써내시는데 이렇게 글을 풀어갈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구나라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잔치 너무 좋아요. 저 뽑아주셔서 감사해요!(웃음)
해랑 에디터의 글이 궁금하다면 아래를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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