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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2022 · 09 · 29

[신촌문예] 9월호, <공포>

Editor 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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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문예는 잔치가 제공하는 북 큐-레이션 서-비스입니다.

 

2022

신촌문예

9월호

[공포]


한바탕 무더위가 가신 9월입니다. 해가 지고나면 피부에 닿는 공기가 선뜻하게 느껴지는 요즘, 게으른 두 에디터는 열대야에 읽을 법한 소설책들을 들고왔습니다. 변명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어쩌면 여름의 이야기들은 가을에 가장 읽기 좋을지도 모릅니다. 늘 여름은 지나고 나서야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던가요? 후덥지근하고 눅눅했던 여름을 기억 속에서 미화시켜봅시다. 선선한 가을 공기 안에서 여름 밤의 낭만을 추억하며 함께 서늘한 공포 이야기를 읽어봅시다!

 

 

함께 할 에디터

 

소한

겨울을 좋아하는 재미지상주의자.

집중력이 ‘아주 조금’ 모자라서 단편을 선호한다.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도장깨기 식으로 책을 읽는 편.

다 읽은 책은 중고 서점에 팔아 술값을 마련하는 낭만(?) 독서러.

 

 

 

스크린타임만 하루 15시간 이상인 콘텐츠 덕후.

책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실상은 SF 편독에 입만 헤비 독서러.

한 달에 책에 쓰는 돈이 밥 먹는 돈보다 많지만, 읽다 만 책은 더 많은 한국 문학 광인. (국문과라서 그런 거 아님)

 

 

 

9월의 서가

  • 칵테일, 러브, 좀비
  • 트로피컬 나이트
  • 저주토끼
  • 종의 기원
  • 밤의 여행자들

소한’s pick!

칵테일, 러브, 좀비 / 조예은


초대 / 습지의 사랑 / 칵테일, 러브, 좀비 /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책장은 가볍게, 여운은 무겁게. 짤막해서 더 강렬한 조예은의 공포 이야기들.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갑작스럽게 끼어든 기묘한 사건을 통해 미묘한 감정들을 정확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단편선.

<초대>, 최근들어 우리에게 친숙해진 ‘가스라이팅’을 소재로 평범한 여자 주인공의 복수극을 섬세하고 강렬하게 그려낸다. 있지만 없는 것들, 불편하지만 호소할 수 없는 상황들을 ‘가시’로 형상화 했다는 점이 색다르다. 어릴적 목에 박힌 생선의 ‘가시’가 주는 이물감을 계속해서 호소하는 주인공 채원과, 이를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주변 사람들, 그리고 채원의 판단력을 흐리며 자신을 정당화하는 애인 ‘정현’이 이야기의 주인공. 어릴적의 이야기부터 복수로 가는 과정까지를 빠른 속도감으로 그려내어 흡입력이 좋다. 그야말로 이 책으로의 초대처럼 느껴지는 단편이다.

<칵테일, 러브, 좀비>,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좀비사태가 벌어져도 다들 출근은 하지 않을까. 좀비가 되어도 여전히 돈은 필요하고, 배가 고픈 것도 마찬가지이다. 좀비가 된 아버지를 통해 가부장제를 비판함과 동시에 가족간의 애증을 다룬다. 가족간에 모호하게 존재했던 감정들의 가시화, 판타지와 오컬트, 그 와중에 소소한 유머코드까지 놓치지 않은 K-모녀의 이야기.

“다들, 있는 것도 그냥 없다, 없는 것도 있다 하고 사는 거죠.” – 초대, p38

소한’s pick!

트로피컬 나이트 / 조예은


할로우 키즈 / 고기와 석류 / 릴리의 손 / 새해엔 쿠스쿠스 / 가장 작은 신 / 나쁜 꿈과 함께 / 유니버설 캣숍의 비밀 /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

🍸선선한 가을에 즐기는 한여름 밤의 트로피컬 에이드. 귀엽지만 안쓰럽고, 기괴하지만 따뜻하고, 서늘하지만 남루해서 더 위로가 되는 이야기들.

<할로우 키즈>, 에디터는 소설집의 도입처럼 쓰이는 짤막한 단편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다. 위에서 책 <칵테일, 러브, 좀비>의 오프닝에 해당하는 <초대>를 인상 깊었던 소설로 꼽은 것도 그런 취향의 일환이다. <할로우 키즈>는 프리미엄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의 할로윈 실종 사건을 다룬다. 존재감이 너무도 흐려져 잘 보이지도 않던 유치원생 재이. 재이는 모두의 눈 앞에서 돌연 실종 되고 나서야 주목을 받고, 이 이야기는 짤막하게 끝이 난다. 짧은 분량까지가 이 소설의 완성이 아닐까. 그 마저도 금세 다시 잊혀질 것을 암시하는 듯이.

<가장 작은 신>, 미세먼지가 가장 거대한 재앙이 되어버린 세계. 다단계 회사에서 실적에 허덕이는 수안과 그런 수안의 타겟이 된 히키코모리 미주가 만드는, 미세먼지 폭풍보다도 더 잔혹한 일상 재난 생존기. 절체절명의 순간 속에서도 코믹한 요소가 살아있는 쓰리지만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재난들도 이렇게 사랑스럽게, 마법처럼 해결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이 곳이 아닌 다른 곳, 나를 상처주지 않는 곳에 가고싶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제 말은 사라진 재이 또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입니다.” -할로우키즈, p12. “널 등쳐먹어서 미안해. 넌 대부분 한심하고 가끔 사랑스럽지만 잘 살 거야.” – 가장 작은 신, p208.

홍’s Pick

저주토끼 / 정보라


저주토끼 / 머리 / 차가운 손가락 / 몸하다 / 안녕, 내 사랑 / 덫 / 흉터 / 즐거운 나의 집 /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 재회

🐇등 뒤가 서늘해지는 정보라의 단편선, 2022 부커상 최종 후보 지명작! 마술적 사실주의 속, 정보라의 마술같은 호러, 미스테리가 펼쳐지는 스산한 이야기.

<저주토끼> 를 비롯해 총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정보라의 단편집. 잔혹동화의 형태를 띄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죽음과 삶 / 가부장제 / 현실 / 고독과 소외 등 환상적인 기법들 속에 녹아있는 희한한 사실성들이 자꾸 우리를 사로잡고, 그 소름 속에서 다시 몸을 떨게 만든다. 쓸쓸한 세상에서 복수를 해도 되지만, 그 복수 후에도 여전히 인간은 외롭고 쓸쓸하다는 것. 독자들은 저주 토끼를 만드는 사람이기도, 머리를 만들어내는 존재이기도, 사막의 모래를 헤매는 사람이기도, 몸에 줄을 칭칭 감아야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기도, 안드로이드를 계속 생각하는 한낱 인간이기도 하다. 저주라, 그래 이 세상의 이 흔하고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저주와 환상, 마술 속에 묶지 않으면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이것은 당신을 위한 사랑 이야기이다. 아무도 묻지 않았지, 우리가 아직 무명이었을 때 우리가 살고 싶은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 나는 많은 것을 기대했지만 내가 뭘 원하는지 알지 못했어.

홍’s Pick

종의 기원 / 정유정


장편소설

🔪숨 막히는 전개 속 충격적인 반전, 사이코패스와 범죄에 대한 정유정의 기막힌 핏빛 시간선. 그리고 토로되는 인류라는 종의 기원에 대하여.

악은 어떻게 존재하고 점화하는가. 핏자국이 가득한 계단, 늘어져 있는 시체, 기억나지 않는 밤의 시간들. 선천과 후천의 차이에 대해 곱씹는다. 사이코패스의 정의에 대해 생각한다. 악인의 탄생기, 소년이 먹고 있던 ‘개병’의 치료약이란 무엇인가. 정유정의 묘사는 자세하고, 시간선은 납득이 간다. 그 납득 속에서 드는 소름의 연속. 어떤 범죄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어떤 서사는 고뇌를 만들어낸다. 그러니 어떤 범죄에 대한 서사는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종의 기원, 이라는 범죄에 대한 서사에 대해 토로한다.

나는 죽음에 대해 그런 식으로 낭만적인 치장을 하는 게 싫어. 

홍’s Pick

밤의 여행자들 / 윤고은


장편소설

🎒재난 속 펼쳐지는 인간성에 대한 고뇌, 기획된 약자, 뒤바뀐 서열, 그리고 드라마 같은 반전. 밤을 여행하는 자들의 이야기.

재난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여행 상품으로 만든다면, 당신은 참가하겠는가? 살아남기 위해 재난을 팔기 시작한 현지인들과, 그에 동참하는 기업 ‘정글’, 누군가의 고통은 누군가의 각본 속에서 피어오른다. 어쩌면 현실감을 벗어나 이질감마저 드는 이 이야기가 정말 있을 법한 현실성을 갖게 되는 순간, 동시에 이 이야기가 단순히 누군가의 여행기가 아니라 누군가의 유고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 책을 들고 있던 손이 거세게 떨릴지도 모른다. 권력을 가진 갑이 될 수 있다면, 을을 희생시킬 수 있는가?

북상하는 것. 고기압, 벚꽃, 누군가의 부음. 남하하는 것. 황사, 파업, 쓰레기.

 


10월호에서

만나요!

 

 

with 홍with 홍

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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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

겨울을 사랑하는 재미지상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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