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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2 · 10 · 25

363. 엔니드커피, 양정민 사장님

Editor 션

A cup of coffee is all we nneed!

그 어느때보다 카페인 수혈이 간절한 중간고사 기간이 돌아왔습니다. 값싼 프랜차이즈 테이크아웃 커피를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요즘이지만, 우리는 굳이 카페에 방문하곤 합니다. 그 이유는 누군가의 개성이 가득 담긴 맛과 공간을 즐기기 위함이 아닐까요. 

비록 정신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카페인 뿐 만은 아닐 겁니다. 조급한 마음은 잠시 내려놓고, 깨어있기 위한 커피 대신 쉬어가기 위한 커피를 한 잔 마셔보는 건 어떨까요?

채광 좋은 창 아래, 정오의 고양이가 될 수 있는 ‘엔니드커피’를 소개합니다!

 

nneed coffee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1년 6개월 정도 엔니드커피를 운영하고 있는 양정민이라고 합니다.

 

가게 이름을 ‘엔니드커피’라고 지은 특별한 이유나 그 이름에 담긴 의미가 있나요?

우선 알파벳 n과 영어단어 need를 합쳐서 엔니드(nneed)라고 지었는데요. 저희 카페 외부나 내부 디자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치형의 디자인이 드러나 있고 그걸 강조하고 싶었는데, 이게 알파벳 n과 닮아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커피가 필요한 공간이라는 메세지를 담고 싶어서 need라는 단어를 활용했어요. 이 둘을 합쳐서 ‘nneed’가 된거죠. 앞의 n은 need 단어 앞의 n을 좀 더 강조하려는 의미도 있어요.

 

사장님의 의도대로 엔니드커피는 제게 필요한 공간이네요. 제가 느끼기에 엔니드는 포근하면서도 감성적인 느낌인데, 사장님께서 추구하시는 엔니드커피만의 컨셉이나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을까요? 

낭만시대 살롱처럼 누구나 편하게 와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또는 마치 공원 앞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하는 그런 느낌? 각자 편하게 공부를 하거나, 혹은 그냥 멍하니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분위기의 카페를 만들고 싶어요.

 

 

카페 내부 디자인이 눈에 띄어요. 인테리어에 많이 신경을 쓰신 것 같은데, 혹시 사장님이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에 참여하신 건가요?

네, 전반적인 구성은 제가 했어요. 사실 처음에 생각해 두었던 디자인이 있었는데, 공사를 진행하고 철거를 하면서 보니까 너무 많이 파손이 되어 있어서 계획대로 진행을 못 했어요. 그러다 보니 공사를 하면서 계속 디자인을 바꾸게 되었고 지금의 모습이 최종 디자인이 되었어요. 저는 인테리어나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지금도 빈틈이 조금씩 보이는데, 그래도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꾸며봤어요.

 

아기자기한 디지인의 오브제들

 

제가 보기엔 빈틈 없이 잘 꾸며진 공간 같아요. 그런데, 많은 지역 중에 신촌에서 카페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따로 있나요?

사실 신촌은 처음에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곳이에요. 원래는 제가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신대방에서 카페를 오픈하려고 계획했었어요. 그런데 장소를 물색하다 보니까 신대방보다는 신촌이 월세 대비 유동인구가 많은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신촌에 카페를 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해서 신촌에 오게 되었죠. 

 

1년 6개월 정도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셨다면 코로나 시기와도 겹치네요.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던 점은 없으셨나요?

원래 엔니드커피를 훨씬 더 이전에 오픈하려고 계획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작년에는 코로나가 지금보다도 심해서 카페의 홀 영업까지 금지했었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그때는 카페 문을 여는 게 별로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테이크아웃보다는 와서 앉아서 드시는 분들을 위한 카페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오픈을 연기했죠. 그래서 4개월 정도 월세는 그대로 내면서 카페 운영은 하지 않았었는데, 그때 손실을 많이 봤어요. 처음부터 리스크를 크게 안고 시작을 하게 된 거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 위치해 있었으면 지나가다가 커피 한 잔씩 마시러 오는 분들도 계셨을 텐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에 카페가 있고 홍보도 안되어 있으니 오시는 손님이 정말 없었어요. 그때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당시는 많은 사장님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낸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좋은 점도 많으실 것 같은데 개인 카페를 운영하시면서 느끼신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먼저 장점은 저의 색깔을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판매하는 메뉴나 카페의 분위기를 제가 원하는 대로 결정할 수 있어서 좋아요. 단점은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매출이에요. 카페 운영을 하면서 엄청난 돈을 벌어 부를 쌓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이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 같은 것들이 제가 상상했던 것과 다르더라고요. 그런 비용 부담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아요.

 

감성이 잔뜩 묻어나 있는 의자들

 

디저트와 시럽을 수제로 제공한다고 하시던데, 모든 디저트를 직접 만드는 과정이 힘들거나 버겁지는 않으신가요?

대부분의 카페들이 시럽이나 디저트를 다른 곳에서 구매해서 사용하는 편이에요. 저는 그 특유의 텁텁함을 싫어하기도 하고 재료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보니 제품을 납품받아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더라구요. 이 부분에서 스스로 타협을 했으면 여유가 조금은 있었을 것 같긴 해요. 그런데 수제로 시럽과 디저트를 만드는 것은 장사가 잘 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제가 포기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고 계속 유지해 나갈 생각입니다.

 

 

메뉴판을 보니, 디저트 메뉴를 2~3가지 정도로 간결하게 유지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이렇게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원래는 카이막 토스트 같은 다른 디저트 메뉴도 있었다고 들었거든요.

수요 때문이죠.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라면 모를까, 저희 같은 작은 규모의 카페에서는 계속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서 디저트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아요. 디저트를 많이 준비했다가 손님들이 별로 드시지 않으면 결국 저는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되는 거니까요. 맨 처음에는 잠봉뵈르도 하고, 스콘도 하고, 좀 다양하게 하고 싶었는데 디저트가 골고루 판매되는 날이 거의 없더라구요. 어떤 날은 이게 더 많이 팔리고, 또 다른 날은 저게 더 많이 팔리고. 그러다 보니 결국에는 꾸준히 많이 판매되는 휘낭시에와 쿠키를 판매하게 되었어요.

카이막 토스트처럼 생소한 디저트 메뉴도 준비해 봤는데, 낯설게 느껴져서 그런지 별로 시도하는 분들이 없으시더라구요. 커피 메뉴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원두도 좀 더 추가해서 다양한 종류의 원두로 커피를 내려보고 싶은데, 이쪽 상권에서는 아직 다양한 원두를 찾는 손님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저에게는 좀 아쉬운 부분이죠.

 

앞으로 메뉴에 추가하고 싶은 디저트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저는 샌드위치를 추가해보고 싶어요. 맨 처음 카페를 오픈할 때부터 샌드위치를 꼭 메뉴에 추가하고 싶었거든요. 사실 여건이 된다면 메뉴에 지속적으로 조금씩 변화를 주고 싶어요. 손님들이 좋아하고 자주 찾는 메뉴들은 두겠지만, 제가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싶어요.

 

엔니드 커피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꼽으라고 한다면, 어떤 것을 고르실 건가요?

바닐라빈 라떼인 것 같아요. 처음부터 이것을 시그니처 메뉴로 정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손님들이 많이 찾으시는 메뉴여서 저 스스로도 이 메뉴 레시피를 많이 연구하고 또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한 모금만 마셔도 그 진가를 알 수 있었던 바닐라빈 라떼

 

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과 사장님만의 카페 운영철학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손님들이 와서 내부 인테리어가 예쁘다고 해주시거나 와서 음료를 마시면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공장에서 나오는 인위적인 재료들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가급적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최대한 제가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려고 노력하려고 하는 점이 저만의 운영철학이 아닐까 합니다.

 

정오의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할 수 있는 엔니드커피 내부

 

사장님의 인생을 24시간으로 표현한다면, 지금은 몇 시쯤 된 것 같나요?

저는 지금이 오후 12시, 정오라고 생각해요. 정오는 약간 애매한 시간이라고 느껴지거든요. 12시 정도가 되면 뭔가 아침부터 많은 일을 한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하루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느낌이에요. 저 역시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왔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이 들어요.

 

사장님의 앞으로의 목표 및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여건이 된다면 지금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엔니드 커피 외에 다른 카페를 하나 더 창업하고 싶어요. 사실 처음 이곳을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가졌던 생각인데, 요즘 상황에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그래서 제 지인 분과 공동창업을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선 지금 당장은 엔니드 커피를 잘 운영하고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목표인 것 같아요. 신촌이란 상권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상권이더라구요.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엔니드 커피를 찾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에디터 이야기

사람들이 카페에 가는 목적은 다양합니다. 연인과의 오붓한 데이트를 위해, 친구들과 후식 디저트를 먹기 위해, 또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사람들은 카페에 방문합니다.

에디터는 요즘 공부를 하러, 그리고 업무를 하기 위해 주말에 혼자 카페를 방문하곤 합니다. 집에서 도무지 집중이 안되는 날, 베베 꼬여있던 몸을 일으켜 노트북과 필기도구, 노트를 주섬주섬 챙기고 집을 나섭니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주변의 소음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카페에서는 집중이 잘 된 경험이 많습니다. 보다 더 집중하기 위해 스터디 카페를 가보기도 했었는데 지나친 조용함 때문이었는지 자주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 적막함과 고요함보다는 차라리 주변 테이블들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이름 모를 노래와 노트북을 보며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더 낫다고 느껴진 적이 많았습니다.

해야 할 일들이 넘치는 상황이지만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창과 그 사이로 살랑이는 나뭇잎들을 바라보면 기분이 조금은 맑아집니다. 다수의 타인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홀로 시간을 보냈지만 마음은 좀 더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카페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문득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계신 사장님들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원증을 목에 걸고 12시라는 일정한 시각에 맞춰 점심을 먹으러 나오는 어쩌면 반복적이고도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과 달리 어떤 특정한 집단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사무직 일을 하는 직장인들은 거대한 조직의 작은 부품으로, 멀리서 보았을 때 사람들이 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운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일에 대한 큰 만족감을 가지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회사란 마음 한 켠에 퇴사 생각은 있지만 사직서를 낼 용기는 없기에 마지못해 출근하며 월급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그저 하나의 돈벌이 수단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 카페 사장님처럼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그대로 현실로 실현시킬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각박한 세상에서 찾을 수 있는 하나의 자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는 일에 대한 신념과 가치를 믿고 근거 있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고 대단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집에서 나와 정오의 따뜻한 햇살과 함께 엔니드 커피에 방문해보세요. 바쁜 삶 속에서 찾은 자그마한 여유이자 즐거움, 나만의 친근한 아지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엔니드커피  Instagram @nneed_coffee

Mon-Sat 12:00 – 21:00 (last order 20:30)

Sun & Holiday 12:00 – 18:00 (last order 17:30)

서울 마포구 고산길 13 1층 엔니드커피

션
AUTHOR PROFILE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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