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 My favorite 모음
공 空 간 間 은,
모순적으로 비어있지 않다. 각자의 취향과 시간으로 꽉 차 있다. 막연한 단상이 오랜 시간 모이다 보면 공간은 하나의 분위기로 수렴한다. 특정 요소를 콕 집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무엇도 대체할 수 없는 인상으로 남게 된다. 그래서인지 손때 묻은 공간은 관찰하면 할수록 다채로워지고, 깊어지며, 나아가 더 사랑스러워진다. 아무리 평범해 보이는 곳이라도 그 속엔 사람의 흔적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신촌을 이루는 수많은 공간 중 한 단정한 카페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걸어 다니다 보면 번쩍거리는 거리 속에서 유난히 조용한 가게를 마주할 때가 있다. 화려한 장식보다 작은 간판만이 있는 곳 말이다. 카페 ‘모음’이 바로 그런 곳이다. 펄쩍펄쩍 뛰어갔던 지각 직전의 등굣길엔 보이지 않지만, 여유를 한창 부리며 집에 돌아오는 길이면 매번 눈길이 가는 곳. 화려하지 않은 분위기에 오히려 이끌리는 장소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유리창에 비치는 따스한 조명에 자연스레 문을 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my favorite ‘moeum’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면서 준비했습니다.
‘모음’의 소개 글은 ‘공간을 허투루 보지 말라는 당부와 같이 느껴진다. 메뉴는 물론 테이블의 위치, 플레이리스트 등 모두 누군가의 선택을 거쳐왔을 테니. 사람을 마주하듯이 하나씩 살펴보려 한다. 공간을 통해 누군가의 세계에 퐁당 빠져볼 수 있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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