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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5 · 05 · 20

242. 처음 추락하는 날개는 들큼, 시큼

Editor 세계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 – 「날개」(1936)

 

*

내가 처음 맞이한 추락은 거기서였을 테야

인간이 쓴맛을 처음 감각하게 되는 순간은 언제였지

어느어느 가는 혈관부터 피가 역류해 심장이 진동하는

 

길가 돌멩이에도 지구 끝에 닿을 정도로 깔깔 

 동시에 맨틀까지 뚫어버릴 정도로 무한정 일그러진 

 

오늘은 그 들큼한 감정이 들었던 그 시간을 반추하며

그렇게 떨었던 날도 떨어졌던 날도 그냥 토닥이며 

 

그렇게 작디작은 추락들이 한데 모여 춤춰서 나를 이곳까지 데려왔나 하면서

 

靑少年 : 너무 파래서 파랗게 질린 줄도 모르는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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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한 세계의 안쪽을 땀 흘리며 껴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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