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신촌역(지하)
신촌역 ‘지하’라고 굳이 불리는 건 지상에서 달리는 기차역이 있기 때문이다. 메가박스 신촌점 근처의 기차역이 바로 그것. 보통은 신촌역이라 하면 이 기차역보다는 이용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홍대입구와 이대 사이의 지하철 2호선 역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꽤 많은 시간을 달리는 2호선 열차 안에서 보냈다. 집에서 신촌 빨간 거울 앞까지 가는 동안 김동률 6집 앨범 전곡을 스트리밍할 수 있을 정도니 말 다 했다. 신촌 지하철역이란 가보고 싶은 플레이스가 아니라, 신촌 어디에서 활동하든 반드시 거쳐야 하는 플레이스다. 마치 공기처럼 너무나 그 존재가 당연해 미처 생각지 못한 그 곳, 신촌역이 오늘의 플레이스다.
외선순환 / 내선순환
갓 상경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심지어 2호선을 자주 타는 사람들 중에도 이 둘을 잘 구분 못하는 경우가 많다. 2호선은 동글동글 순환 구조인데, (물론 신도림과 성수에서 갈래길이 있기는 함) 열차가 시계방향으로 가면 내선순환이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가면 외선순환이다. 신촌을 기준으로 쉽게 설명하자면, 왕십리 방면이 내선순환이고 신도림 방면이 외선순환이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신촌을 기준으로 다음 역이 이대면 내선순환, 홍대입구면 외선순환이다.

잘 모르겠으면 전광판을 보면 된다. 전광판은 친절하니깐.
- 열차에서 내렸을 경우 개찰구와 가장 가까운 열차 출입구 -
| 내선순환 | 외선순환 | |
|---|---|---|
| 5,6번 출구 | 3-4 | 8-1 |
| 3,4번 출구 | 5-3 | 6-2 |
| 1,2번 출구 | 6-1 | 5-4 |
| 7,8번 출구 | 7-4 | 4-1 |
| 자판기 위치 | 4-2와 4-3 사이 | 급히 전철 타느라 위치 확인 못 함. |
자판기에서 간식거리를 사는 건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개찰구를 통과해 밖으로 나가면 편의점이 두 개나 있으니까.
편의상 신촌 역 내부를 4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설명하겠다.
5,6번 출구
‘4개로 설명하는데 첫 소개가 5번 출구야? 무슨 생각이지?????’ 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해 드리는 게 인지상정.
- 지도상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는 출구부터 소개할 계획이라서. 5,6번 출구 -> 3,4번 출구 -> 1,2번 출구 -> 7,8번 출구 순서로 소개할 예정.
- 급한 용무가 있으신 분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야 하는 정보여서. 그렇다. 화장실은 이 쪽이다.

- 편의점: 화장실 옆에 CU가 있다. 위치가 외져서 그런지 여기보다는 뒤에서 이야기할 7,8번 출구 근처의 세븐일레븐이 더 북적이는 편.
- 화장품 로드샵: the face shop이 있다.
3,4번 출구
- 중심부에 안내데스크가 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여기서 직원을 찾으세요.

- 지하철역 내 요식업계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는 마노핀이 있다. 머핀가게지만 어쩐지 머핀을 사기엔 돈이 아까워서 천 원짜리 쿠키만 사 먹게 되는 그런 곳이다.
- 증명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간단한 부스가 있다. 누가 여기서 증사를 찍어? 라고 생각했건만 여기서 진짜 증명사진 찍으시는 분 계심. 내가 봤음.
1,2번 출구
사실 1,2번과 3,4번 출구는 갈래길 하나 나오기 전까지는 가는 방향이 동일하다.

주로 신촌에 어느 곳을 간다고 하면 곧게 뻗은 연세로 방면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기에 이곳은 북적북적하다. (필자는 평일 오전에 가서 다소 한가했음.)
누군가를 기다리기 편하게 기다란 의자가 놓여 있다. 근처에 입시미술학원이 있는지 바닥에 그림도 미술학원스럽고 의자 양 옆을 지키는 캐릭터 모형들도 미술학원스럽다.

까꿍
7,8번 출구
- 화장품 로드샵: 네이처 리퍼블릭이 있다. 3월 1일까지 겔 마스크 50% 할인행사한다고 저한테 문자 왔네요.
- 나노블럭 가게. 어린 학생들이 놀러 왔다가 비주얼에 혹해서 나노블럭 하나씩 사 들고 지하철 타는 장면이 종종 포착된다.

정면에서 사진찍으려고 했는데 사장님이 째려보셔서 측면에서 몰래 찍을 수밖에 없었다…
- 과자점. 이 곳은 가게가 자주 바뀌는 바람에 예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수입과자 할인점이라고 적지 않은 이유는 우선 국산과자도 꽤 있는데다(not 수입), 맨 앞에 균일가 1000원에 판매하는 상품 외에는 그렇게 많이 할인가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not 할인).
- 편의점: 세븐일레븐. 불금 밤이 되면 그렇게 헛개수 사러 휘청거리며 오는 젊은이들이 많다. 내부가 매우 좁아 반대편에서 지나가려는 상대방을 반드시 배려해야만 하는 훈훈한 곳.

발렌타인데이의 잔재로 초콜릿을 할인중이다! 곧 화이트데이가 오니까 다시 가격 올리기 전에 얼른얼른 사 먹고 살찌셈.
+ 현대백화점으로 가는 통로

친구와 빨간 거울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가정하자. 빨리 도착하려면, 2번 출구에서 나와서 걷는 게 빠를까, 아니면 세븐일레븐에서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백화점방면 통로를 지나 오는 게 빠를까? 답은 전자다. 굳이 피타고라스의 법칙 적용할 거 없이 직선거리가 더 짧다는 건 누구나 알 터. 이 통로는 단지 현대백화점에서 더 많은 고객을 유도하기 위해 존재한다…. 만 극단적인 날씨에 조금이라도 밖에서 걷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주로 이용한다. 이 날은 매우 추운 날이었으므로 필자도 이 통로를 거쳐 나가기로 결심했다.

처음 등장했을 때만큼 신기하지는 않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샵 입구 포토존. 오전에 열일하는 직원분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SNS캐릭터계의 또 다른 강자인 라인 캐릭터샵 입구. 표면이 쇼파같이 털로 덮여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형 머리 쓰다듬어 주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킴
그리고 밖으로 나갈 때까지 쭉 외길이니 무조건 끝까지 가면 된다. 가는 도중 에스쁘아, 더 바디 샵, 고디바, 러쉬, 커피빈, 모스버거, 잠바주스 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마마무 새 앨범이 나왔다는 광고도)

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나오면 마침내 익숙한 그 뒷태가 보인다.
이렇게 간단하게 신촌 지하철역 탐방을 마쳤습니다. (손에는 아까 그 세븐일레븐에서 산 할인된 초콜릿을 든 채.)
그 외.
- 물품보관함은 내선순환 열차 타는 개찰구쪽 벽면에 있다. 한 곳에 몰려있는 것이 아니라 세 군데에 조금씩 있음.

그리고 유플렉스 방면으로 나가다 보면 잠바주스 옆에도 물품보관함이 있다.

삥꾸삥꾸
- 신촌역에서는 남자 아이돌의 생일을 알 수 있다. 팬들이 전광판에 광고 게시 권한을 사서 그들의 생일을 성대하게 축하하기 때문.

윤형씨 생일 축하해요.
생일뿐만 아니라 특정 연예인의 팬들이 얼마나 화력(?)이 센지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광판 광고에 가장 자본투자를 많이 하는 팬들은 엑소 디오의 팬들인 것 같다. 매년 1월마다 신촌역이 그의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다. 필자는 엑소 멤버들 중 누가 누군지 구분은 못 하지만 디오의 생일이 1월 12일이라는 것은 기억하는 아이러니한 상태에 놓여 있다.
신촌역에서 일정 마무리.

이제 저도 집 감.
신촌(新村). 한문을 그대로 번역하자면 New Town쯤 되겠다. 지하철 타고 New Town으로 가는 길, 그 첫 번째 행선지가 될 신촌역. 오늘 신촌에서 무얼 하게 됐든지간에 역에서 내려서 밖으로 나가는 그 짧은 찰나까지도 즐거운 시간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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