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김수현

148. 김수현
서대문구 도시재생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이대 앞 대현문화공원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신촌 문화마켓이 열린다. 잠시 비가 와 흐렸던 지난 토요일, 에디터는 날씨와 달리 알록달록한 색감의 수채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님에게 이끌렸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돈을 벌러 플리마켓에 나온 20대 미대생입니다.
플리마켓에서 수채화를 그릴 생각은 어떻게 하신 거예요?
저는 그림은 아니고 쥬얼리 쪽을 전공하는데요. 수채화는 평소에 취미로 그렸어요. 재료비도 적게 드니깐 플리마켓에서 하게 되면 생활비도 더 잘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계속 하게 되더라고요. 플리마켓에는 작년부터 거의 주말마다 나오고 있어요. 인터넷에 플리마켓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카페가 있거든요. 그곳을 통해서 제가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제 SNS계정을 보시고 초대해주실 때도 있어요. SNS계정에는 마켓에 참여할 때마다 그린 그림을 게시하고 수채화 외주 작업도 받고 있어요.
그럼 수채화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물맛이라고 해야 되나.
‘물맛’이요?
(본인의 수채화를 보여주며)이렇게 맑게 퍼지는 맛이요.

이렇게 색이 맑게 퍼지는 느낌이 물맛이다
플리마켓에 참여하면서 고충은 없었나요?
방금 전에 비가 다 들이쳐서 그림 도구들을 접었다가 다시 폈거든요. 이런 날씨 문제나 외국인 관광객과의 언어장벽이 곤란하죠. 그래서 중국어로 미리 가격을 써놓아요. 웬만한 건 바디랭귀지로 되긴 하지만요.
작년부터 하셨으면 기억에 남는 손님 한 분 정도는 계실 것 같아요.
주로 관광지나 대학가 위주로 다니는데 다른 관광지에서 절 보신 분이 다시 찾아오셔서 사진도 찍고 갔어요. 그 분이 중국분이셨는데 다시 만나니깐 신기했어요.
외국 손님이었으면 소통이 쉽지만은 않았겠네요.
그렇죠. 그런데 일단 허그부터 하고 보시는 분들이어서(웃음).

그림에 만족하지 못한 손님들도 있나요?
아무래도 있죠. 짧은 시간 안에 그리니까 그림들이 좀 비슷해지는 경향도 있거든요. 굉장히 디테일한 것만 원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초상화니까 그대로 그려달라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옷 바꿔 그려달라는 분들도 많아요. 예를 들면 “오늘 추워서 패딩을 입고 왔는데 벗은걸로 해주세요~” 라든가.(웃음)
수채화를 그릴 때 작가님만의 특징이 있다면?
일단 색을 다른 사람들보다는 다양하게 쓰고요. 빠른 시간 안에 그리다 보니까 느리게 그릴 때랑은 터치감이 달라요. 그런 점들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네요.
전공은 쥬얼리라고 하셨는데 수채화는 앞으로 언제까지 그리실 건가요?
둘을 융합해서 그려볼까도 생각 중인데 아직 고민이 많아서 잘 모르겠어요.(웃음)
작가님의 붓이 쓱쓱하고 왔다간 자리에는 어느새 봄 냄새 나는 예쁜 그림이 완성되어 있었다. 에디터들이 그림을 보고 환호하자 작가님은 수줍게 웃으셨다. 누군가가 내 모습을 정성껏 그려주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다. 카메라는 나의 순간을 포착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계속 관찰하면서 나의 분위기를 그려나가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려주시는 작가님과의 어색하지만 설레는 눈맞춤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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