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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7 · 06 · 03

9-3. 나봄하우스 – 하숙집주인 인터뷰

Editor 최유자

‘잔치X나봄하우스’의 마지막 COMMUNITY  “하숙집주인 인터뷰”

하숙 문화주체들 간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나봄하우스는 초창기 봉원사 하숙집들과 인연을 맺으며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왜 나봄하우스는 이곳을 택했을까? 봉원고가차도 옆에 위치한 ‘빨간 대문 하숙’ 주인분의 이야기를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보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신촌 봉원마을 협동조합 이사장이자 ‘빨간 대문 하숙’을 운영하고 있는 조승보(이하 조)입니다.

 

봉원마을 협동조합, 무슨 일을 하는 단체인가요?

조 : 봉원마을 발전을 위한 단체예요. 비영리단체로 마을 환경개선, 도시민박형 사업 등을 목표로 하고 있죠. 작년, 재작년만 해도 이대, 연대 기숙사의 증축 때문에 하숙집들에 학생들이 많이 줄었어요. 그 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런 협동조합 단체를 만들었죠. 작년에는 하숙집들을 게스트하우스로 바꾸려고도 했어요. 그런데 학교 기숙사비가 비싸서 오히려 들어갔다가 나오는 경우도 생기고, 공실이었던 방들이 채워져서 지금의 형태(하숙집)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다시 목적을 잡게 됐죠.

 

하숙집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조 : 이 자리에서만 17,18년 가까이 하숙집을 하고 있어요. 계기라 하면은 생활보전이랄까. 직업적인 업무라기보다는 공무원이 연금 받는 그런거죠.

 

나봄하우스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빨간 대문 하숙집’ (출처 : 나봄하우스 홈페이지 캡처)

 

신촌 봉원사근처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조 : 우연의 일치지. 사람이 어떤 장소 가고 싶다고 가지는 게 아니잖아. 인연 따라 가는 거지.

 

하숙집을 신촌에서 운영하시면서 느낀 신촌만의 특징이 있다면?

조 : 이 동네는 둘러보면 알지만 산(안산)이 이렇게 뺑 돌아 있잖아. 쾌적한 환경! 조용한 동네! 사는 여건이 좋죠.

옆에 계시던 주인 아주머니(이하 아) : 우리가 여기 이사 오기 전에 세브란스 병원 후문 쪽에서 35년 정도 살다왔어. 거기랑 여기가 천지차이다. 여긴 산 밑이라 좋아. 거기 살 적에는 몰랐는데 가끔 볼일 보러 이대입구쪽으로 가면 코가 시큰해.

 

인터뷰에 깨알 등장하시며 강렬한 사투리로 존재감을 내뿜는 아주머니.

 

‘빨간 대문 하숙집’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계신가요?

조 : 집주인과 하숙생이 같이 살고, 자고, 먹는 공생하는 방식이에요. 2층 건물에 현재 20명이 같이 살고 있죠. 우리는 하숙집 시작할 때부터 여학생 전용 하숙집이었어요.  남녀 섞어놓으면 서로 불편하고, 화장실 문제도 있고. 또, 이대주변이라서 여학생들이 더 쉽게 모였죠.

아 : 우리 하숙집은 밥 해놓으면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밥을 먹어요. 아까 방금도 “할매, 나 국수 삶아주면 안 돼?” 한 하숙생이 그러길래  국수 삶아 먹였어. 저쪽에는 우리 밭도 있어서 고추고 상추고 다 따다먹어.

 

하숙생과의 공생을 느낄 때가 언제세요?

조 : 현재 살고있는 친구나 이사 간 친구가 연대나 이대 사이트에 우리 하숙집을 소개해줘요. 음식도 맛있다 해주고, 할머니와의 인정관계를 자랑해주는게 우리는 고맙지. 대학시작부터 취업할 때까지 인연이 되면 5-6년, 아주 오래 있다 간 사람들은 10년 씩이나 있죠. 취업하고 나서도 여기에 있을만큼 우리는 끈끈한 정이 있지. 또 학생들 성격이 다 다르잖아.  맞춰가면서 살 수 있게끔 인성교육도 맡아서 하고 있다고 생각해.

아 : 내 집에 있으면 다 내 새끼지. 남의 새끼다 생각하면 하루도 못 참아요. 나는 다 내 자식처럼 잔소리하고 그래. 그래도 좋대.(웃음)

 

에디터는 인터뷰 중간중간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에 정신이 아찔했다. 이 맛에 산 밑에 사는 건가.

 

하숙생들끼리의 소통은?

조 : 거의 다 이대생들 아니야. 자기들끼리 선후배 관계니까 잘 소통하고 그러지.

아 : 하숙생들끼리 다 친하지. 이방 저방 다 돌아다니고 그래. 여기 애들은 소개로 오기 때문에 서로 모르는 사람도 별로 없어. 하숙생끼리 다툰 일도 없었지만 나는 그러면 “보따리 싸 나가라!”케부러. 마음에 안 들면 가라케.

 

집을 며칠 비워야할 때는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조 : 학생들한테 맡기고 가지. 느그들 먹고, 느그들 설거지하고, 느그들 단속 잘해라하고 가는 거지. 그러면 지들이 먹고 싹 다 치워놔. 그러니까 한 식구지.

 

20여년 전과 지금, 이 하숙집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아 : 지금 학생들이나 예전 학생들이나 변한 건 없는것 같아. 환경이 많이 바뀌었지. 예전에는 옛날 시골 집 같았어. 마당도 올 봄에 저렇게 수리한거야. 우리 집 오면 분위기가 하숙집 같지 않잖아. 우리집 앞에 카페를 만들어놨는데, 커피도 먹고 거 앉아서 회식도 할 수 있고. 그게 장점이지.

 

주인분이 말하신 그 카페가 여기다! 산장처럼 만들고 싶다는 주인분의 소망이  보기만해도 느껴진다.

 

나봄하우스는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조 : 나봄하우스가 서대문구청 지역활성과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어요. 우리 협동조합 역시 서대문구청 센터와 인연 고리를 맺고 있고. 지역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우리 단체든 나봄하우스든 같았기 때문에 우리하고 자주 연락하고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나봄하우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우리 동네 하숙집들이 다 나와요. 홍보대사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참 고맙죠. 하지만 나봄하우스가 출발한 지가 얼마 안 되었고, 학교에서 지원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운영시스템이 열악하잖아. 바라는 마음은 앞으로 우리 단체가 영리적으로 활성화되면 나봄하우스에 지원과 도움을 주고 싶은데, 아직 그러지 못해 그게 아쉬운 점이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조 : 우리 하숙집들은 자기집이든 아니든 할 거 없이 뭐든 깨끗하게 해야합니다. 그래야 오는 학생들도 좋은 환경의 이미지를 가지고 봉원동 하숙집을 찾아서 오래오래 거주하다가 가지 않겠어요? 동네 모든 사람이 내집, 네집 할 것 없이 서로 돌보고, 학생들과 원만한 대화를 하는 공생이 필요해요. 그래서 이 곳에 머무는 학생들이 공부 잘하고, 결혼 잘하고, 취업 잘해서 사회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마음이죠.

 

  나봄하우스 운영진 이상은 씨는 오래됐지만 깨끗하고, 시도 때도 없이 배고프면 밥먹을 수 있는 하숙집이 별로 없다고 한다. 이번 인터뷰에서 에디터는 “우리집에 들어오면 거의 다 졸업하고 나가.”라고 말하는 주인분의 근거있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신촌’하면 하숙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빨간 대문 하숙을 비롯한 다양한 하숙집들이 오래도록 신촌의 한 부분을 맡아주길 바란다.

 

최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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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자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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