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 이승연

이승연(21)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타칭 ‘잔막’(잔치막내) 이승연입니다.
막내라고 소개한 이유가 있나요?
잔치 내에서 그렇게 불러주기도 하고요. 제가 집에서는 맏인데 사회에서는 막내였던 적이 많아서요. 시초는 독일에서 주말학교 다닐 때부터였어요. 제가 학교를 1년 일찍 가게 됐어요. 어릴 땐 나이 상관없이 친구가 되었는데 학년이 오르면서 나이라는 경계선이 명확해지더라고요. 그 틈에서 자연스럽게 막내가 되고 그 어린 나이에 주변 눈치를 보면서 학교를 다녔죠. 힘들었던 기억이에요.
2017년 상반기를 어떻게 보내셨어요?
새로우면서도 새롭지 않은 상반기였어요. 처음으로 신촌이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되고, 자취를 하게 되고, 잔치에 들어오는 등 저는 새로운 환경에 놓여있는데 막상 저 자신은 새롭지 않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공감되는 답변이네요. 승연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한결같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 한결같음이 좋기만 한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저는 변화에 집착한다고 할 만큼 새로운 것을 추구해요. 하지만 일상에 변화가 생기면 그것에 대해서 잘 대처 하지 못하거든요.
한결같은데 변화를 추구한다면 왠지 내적 충돌이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도전을 좋아하는데 몸이 따라주질 못한다는 점이 문제에요. 뒤처리까지 하자는 책임의식이 강해서 다행히 용두사미로 끝나지는 않는데요.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요. 욕심만 지나친 케이스랄까. 혼자 끙끙 앓다가 일이 끝나면 앓아눕는 그런 일을 21년째 하고 있습니다. 욕심을 버리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머리 깎고 산으로 들어가 속세를 벗어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해요.(웃음) 그렇지만 저는 현실주의자라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욕심이 어디서 나오는 것 같나요?
불안감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잘 하고 있는 건지 못 하고 있는 건지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이죠.
그럼 승연 씨는 확신이 안 들 때에는 어떻게 해요?
다시 시작합니다. 뜯어 고치는 것을 좋아해요. 몹쓸 버릇이지요. 예를 들면 아침에 고심한 옷을 입고 집을 나가려고 할 때 마음에 안 들 때가 있잖아요. 그럼 “아, 마음에 안 들어” 이러고 다시 갈아입고 나가는 일이 다반사예요. 그런데 막상 갈아입고 나간 옷도 마음에 들지 않죠.

주위 사람들이 승연 씨에게 자주하는 말이 있나요?
이런 단어를 써도 될까요? 저보고 ‘또라이’라고 많이 하더라고요. 발상이 독특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그게 주요인인 것 같아요. 때때로 매우 유쾌하기도 하고요. 근데 제 발상이 그렇게 독특한가요? 전 제가 정말 정상인 것 같거든요! 아, 외모로도 닮았다는 사람이랑 캐릭터가 많아요. 예를 들면 오혁, 보노보노, 어드벤처타임 핀, 짱구친구 훈이… 눈 작고 얼굴 큰 건 다 닮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오혁이 제일 이해가 안 갔는데요. 요즘 보니까 닮은 것도 같아요. 휴
정치외교학과로 진학하셨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뭐예요?
사실 조금 후회가 돼요. 과를 선택한 데에 강박관념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아서요. 제가 해외에 오래 재학하면서 외교관이나 국제NGO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많이 뵀었어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죠. 더군다나 주변에서도 해외에서 산 걸 장점으로 살려서 직업을 가져야한다는 말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그 길 밖에 없구나 생각했죠. 해외에서 살았다는 사실 하나가 제 정체성을 만들어버린 느낌이었어요. 물론 아직 국제정치나 국제관계에 대한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럼 다른 관심 있는 학문이 있어요?
제가 원래 지역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독일에서 6년, 우즈벡에서 6년, 캐나다에서 대학 반년. 이사를 밥 먹듯이 하다보니까 ‘거주지’나 ‘지역’에 대해 남다른 애정이 생겼어요. 고등학교 때 지리수업을 들었는데 그때 지리에 대해 흥미가 생겼고요. 또 고등학교 졸업논문을 세운상가 일대의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쓰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됐죠.
그렇다면 신촌에 PICK한 장소가 있나요?
‘파이홀’ 앞 굴다리! 이곳을 보면 <미스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란 영화의 동굴이 떠올라요. ‘파이홀’ 근처는 술집 때문에 바글바글한 분위기인데, 그곳을 조금만 지나면 오피스텔이랑 하숙촌이라 갑자기 조용해지거든요. 저는 신촌을 그래서 좋아해요. 조용하게 취하고 싶을 때 조용하게 취할 수 있고 시끄럽게 취하고 싶을 땐 시끄럽게 취할 수 있거든요.
오, 그런 생각을 안 해봤어요! 어찌됐건 중요한건 취하는 거죠?
노코멘트 할게요.(웃음)

요즘 눈길이 가는 것이 있어요?
사진이요. 아, 사진이라기보다는 글! 요즘 <알쓸신잡>이라는 프로를 매우 즐겨보고 있는데요. 잡지식의 매력에 매료되었어요. 진짜 쓸데없는 지식인데 알고 있으면 속된말로 ‘간지’가 난달까요. 그래서 제 2학기 목표를 블로그에 매달 사진과 함께 이런저런 글을 올리는 것으로 세웠어요.
2017년은 어떤 해였으면 좋겠나요?
잡지식같은 한 해요. 나중에 뒤돌아볼 때 특출나게 잘한 일은 없었어도 “간지나는 해였군”하고 떠올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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