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이은정

지난 일요일, 불만축제를 테마로 시민들의 불만과 고민거리를 디지털로써 해결해보고자 하는 ‘서울국제디지털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몽룡이 향단이가 아닌, 춘향이에게 반한 이유는 아마 그네에 휘날리는 춘향이의 화려한 한복 치마 때문이었을 거다. 에디터 역시, 신촌에서 열린 서울국제디지털페스티벌 속 영롱한 양단 파우치의 자태를 보고 홀려버렸다.

이은정(33)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마이어스(MAIUS) 대표 이은정입니다.
마이어스가 무슨 뜻이죠?
라틴어로 5월이라는 뜻이에요. 5월은 모든 만물이 피어나고 태어나는 때잖아요. 사람의 따뜻한 온기와 생명에 대한 이해를 담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입니다. 처음에는 브랜드명을 한글로 하려다가 외국 분들도 쉽게 와 닿을 수 있게끔 이름을 짓게 됐어요.
이런 페스티벌 참여는 처음이신가요?
아니요. 핸드메이드페어나 여러가지 전시회에 많이 참여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신촌에서 하는 페스티벌은 처음이네요.

아, 탄성이 절로 나오는 색감 매혹적이다 매혹적이야…
한복 원단인 양단으로 만든 파우치는 처음 봤어요. 양단으로 파우치를 만드신 이유가 궁금해요.
생활 속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스며 들 수 있게 우리나라 고유의 옷인 한복의 원단으로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한국의 美 한병 담아가세요~’ 귀여운듯 우아한 도자기 자석
한복 파우치 외에 다른 제품들도 있나요?
네. 많아요. 처음 시작한 사업인 도자기 자석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점해 있어요. 이번에 서울상징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서울로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종이방향제로 수상을 했는데 그것도 제품화돼서 판매될 예정이에요. 여러가지 다양한 컨텐츠를 가지고 제품을 만드는게 제 꿈입니다.
주로 전통적인 제품을 만드시는 것 같은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한국적인 것을 담은 아름다운 컨텐츠들이 굉장히 많지만 잘 개발되어 있지 않아요. 우리 관광명소인 인사동만 가도 ‘메이드 인 차이나’에 조악하거나 저렴한 컨텐츠들만 많잖아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아쉬웠어요.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볼 때 그 기념품을 보면서 우리나라를 떠올릴 텐데 마땅히 한국을 쉽게 떠올릴만한 제품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고급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제품을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사업을 하면서 가장 의미있거나 보람됐던 일이 있나요?
삼청동에서 마켓을 했었는데 그때 제 물건을 구매해서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했다고 하신 분들이나 이 제품 아니면 안된다는 분들이 계셨어요. 그런 분들을 볼 때 큰 원동력이 됐던 것 같아요. 지칠 때도 많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힘이 나요. 또 외국바이어에게 선물한다고 대량으로 1000개씩 주문하는 기업들도 있거든요. 그런 일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지칠 때도 많다고 하셨는데 사업을 하면서 힘든 점은 어떤 건가요?
더 많이 알려지고 마케팅이 잘 돼야 하는데 버거울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노출이 안되면 사람들이 모르잖아요. 그래도 최대한 판로 개척을 하려고 박물관이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서울디자인재단, 한국문화재재단으로 계속 입점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도 차근차근 홍보하고 있구요.

수익금의 일부가 기부될 예정인 ‘서울로 종이 방향제’
오늘 이렇게 신촌에 오셨는데 신촌은 어떤 공간인 것 같나요?
제가 이화여대 졸업생이에요. 그래서 여기 오면 옛날 생각도 나고 항상 젊음이 느껴지는 공간인 것 같아요.
학교 다니실 때 다니던 단골가게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이대 앞에 ‘벨라프라하’라고 제가 학교 다니던 때부터 지금까지 있는 카페가 있어요. 프라하 전통 빵인 뜨르들로도 팔아요. 그래서 가끔 가면 프라하에서 느꼈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아해요. 그리고 며칠전에 갔었던 ‘란주탕슉’도 추천해요. 홍합이 정말 신선하고 양도 많고, 면이 얇은 도삭면이어서 좋더라구요. 왠지 맛집 소개가 되는 것 같은데요.(웃음)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희 판매수익의 일부분을 서울시 소외계층이나 위안부 할머님들처럼 아픈 역사에 희생된 분들께 기부하는게 꿈이에요. 창업을 시작할 때부터 이루고 싶었는데 그때는 수입이 많거나 일정하지 않아서 선뜻 시작을 못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이번에 신제품으로 나오는 종이 방향제는 판매 수익으로 기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로 나누고 공존할 수 있는 그런 제품들을 만들고 싶어요. 제 브랜드를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면서 그 제품의 판매 수익으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게 제 꿈이자 목표예요.
모두들 외국 브랜드에 열광할 때 우리의 ‘전통적인 美’에 대해 고민하고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국의 아름다움에 빠진 그녀의 미소에서 ‘마이어스’라는 이름처럼 왠지 모를 따스한 온기가 가득 뿜어져 나왔다. 한국적인 매력을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수익을 소외된 곳에 다시 나누어주고 상생하고 싶다 말하는 그녀. ‘상생’이라는 두 글자가 제품들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의 아름다움’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살피는 그 마음이 제품에 녹아든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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