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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7 · 11 · 17

10-2. 신촌극장 대표 전진모

Editor 리라

‘신촌’과 ‘극장’. 아무리 연관지으려 노력해도 어딘가 어색하다. 대학로처럼 극장이 많지 않아서인 것 같기도 하고 예술과는 거리가 먼 곳인것만 같았다. 그러나 신촌과 극장, 그 두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신촌극장이 있다. 신촌에도 신촌의,  신촌을 위한, 신촌에 의한 신촌 극장이 생긴 것이다. 극장을 향하는 지도를 따라 걷다 목적지에 도착해 가만히 위를 올려다 보면 둥지같은 컨테이너가 있다. 이 검은 둥지는 왜 신촌에 지어졌을까? 신촌극장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신촌극장 대표 전진모씨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저는 연극연출을 하는 전진모입니다. 신촌극장 대표를 맡고있습니다.

 

신촌극장은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우선 저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사과대 연극회 ‘토굴’ 출신이예요. 다른 세 분의 운영진 모두 ‘토굴’에서 만났어요.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원부연씨의 술집에서 ‘희곡 좋아해?’ 라는 제목으로 희곡 작가들을 모셔놓고 낭독공연을 기획해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저희끼리 일회성으로 낭독공연을 끝내기에는 아쉽더라고요. 공들여 연습해서 만든 결과물이 한 번에 사라지는 거니까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보완해 볼 수 없을까 하다가 ‘우리의 공간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뭔가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작가의 작업물로만 채워지지 않고 관객의 이야기도 함께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이 공간에 합쳐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신촌극장을 열게 되었어요.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신촌극장을 만들면서 겪으신 시행착오나 고비가 있었나요?

처음에는 단순히 재밌는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는데 새롭게 길을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죠. 최초의 고비는 텀블벅 후원의 성공 여부였어요. 짧은 시간 안에 후원금을 모아야 해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도 다행히 토굴 뿐만 아니라 연대 졸업생 분들, 대학생 후배 분들, 예술인 분들한테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덕분에 후원금이 잘 모여서 참 감사해요. 그리고 계속 고민하고 있는 또 다른 것이 있어요. 우리가 원하는 건 극장이 임대업이 되지 않는 거예요. 단순히 이 공간에 대한 정체성 없이 그냥 존재하는 곳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런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신촌극장의 테라스에서 볼 수 있는 신촌의 모습. 이 곳의 신촌은 내 생각과 꽤 다르다.

 

사실 연극이라고 하면 대학로를 많이 떠올리잖아요. 그런 곳도 아닌 신촌에 극장이 있다는게 신기했는데, 어쩌다 신촌에 극장을 만들게 된 건가요?

제가 신촌을 못 떠나고 있더라고요. 후배들도 계속 여기서 만나고 그러다보니 이곳이 계속 재미있었으면 좋겠고 그랬어요. 신촌이 어느샌가 그렇잖아요. 우리 때는 아무도 홍대에 갈 생각은 안했는데, 지금은 홍대도 넘어서 서촌, 연희동 이런 곳으로 더 나아가잖아요. 신촌이 머무르게 되는 공간이 아니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에 머무르며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곳이 생겼으면 하는 기대도 있었고요.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는 것도 물론 재미있겠죠. 그런데 이곳 신촌에서의 활동이 소중하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극장에서 연극, 영화 말고도 전시도 마련되어 있던데 다양한 장르를 같이 아우르게 된 이유가 있나요?

저한테 극장은 연극과 영화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어떤 새로운 경험을 모여 할 수 있는 공간이자 경험과 만남, 이 두 가지가 이루어지는 곳이에요. 그게 신촌극장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고요.  일반적으로 예술이라고 부르는 분야를 통해 많은 것을 감각할 수 있는 공간,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예술을 만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담긴 거예요.

 

경험과 만남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럼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신촌극장의 관객과의 만남이 있었나요?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다고 하기에는 신촌극장이 아직 학생분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 같진 않더라고요. 관객과 극장이 관계맺음은 지금 그 결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대신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잘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죠. 예를 들면 관람이 끝나고 함께 쫑파티를 한다든가. 근데 그래도 잘 되는 것 같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10월의 일요상영회가 열리고 있었다. 주제는 ‘오늘의 날씨’

 

대학 생활을 신촌에서 했다고 하셨는데, 신촌은 대표님께 어떤 공간인가요?

신촌은 제가 만들어 진 곳이죠. ‘어떤 순간에 내가 이곳에서 만들어 지고 있구나.’ 하는 시기가 있지 않나요? 그게 저는 대학 때였어요.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와 연극 활동들. 그리고 거기에 포함된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있는 곳이 신촌이고, 그래서 신촌이 제가 형성된 곳이라고 생각해요.

 

대표님은 신촌극장이 신초너에게 신촌극장이 어떻게 다가가기를 바라세요?

신촌극장에서는 단순히 예술가들만 작품과 작업에 대해 만족하고 지나가는 게 끝이 아니었으면 해요. 관객으로 온 학생들도 그들에게서 영감을 받고, 예술가들도 그 반대로 관객들에게 영감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초너들도 다양한 예술 작업들을 가까이에서 접하다 보면 여기서 자극을 받고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자극을 만들어내지 않을까요? 신촌극장으로써 신촌이 낯설고 새로운 감각을 줬던 공간, 그래서 다른 생각들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신촌극장이 신초너들이 집에 가는 길에 편하게 들러서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곳, 혹은 근처 학생들이 공강 시간에도 들릴 수 있는 그런 곳이 되길 바라요.

 

막연한 질문일 수 있는데, 꼭 들어보고 싶어요. 대표님에게 예술은 무엇인가요?

사람이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예술이라는 건 그 자체로 공동체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나타나는 것 같아요. 함께 마땅히 이야기 되어야 할 만한 무언가를 작품으로 제시하는 일이 예술 아닐까요. 이런 의미에서 여기 신촌극장이 그런 일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었으면 좋겠고,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신촌극장에 대해 대표님께서 갖고 계신 목표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인 목표는 극장이 잘 유지되었으면 해요. 그만큼 재밌는 일들로 이곳이 채워졌으면 좋겠어요. 극장에서 진행되는 작업들이 우리 신촌극장을 만들어 가고, 이로써 많은 사람들이 여길 찾게 만들고 싶어요.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 만들어 가야겠지요.

 

‘[신촌극장]은 자유로운 도전과 실험, 참여로 채워질

신촌 유일한 극장이자 새로운 극장이 될 것입니다.’

신촌극장은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조용한 주택가 옥상에 마련된 검은 둥지에

다양한 만남이 계속해서 색을 덧입히고

 그렇게 하나 둘 칠하고 칠해지다 보면

휘황찬란하게 근사하지는 않아도

많은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바로

‘신촌’에서.

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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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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