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 로그인
PLACE 2018 · 05 · 10

90.1회 두시반展: 꿈의 언어

Editor 밍밍이

Not only for one, but also for everyone.

 

모든 이를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문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무악로터리홀. 이곳에서 7일간(2018.05.01~2018.05.07) 배리어프리 전시인 <두시반展: 꿈의 언어>가 열렸다. 전시를 기획한 두시반 프로덕션은 5명의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뜻을 모아 만든 문화 콘텐츠 프로듀서이다. 이들은 더욱 많은 사람들이 문화 및 예술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와 사람들을 매개하고, 직접 문화 프로젝트들을 기획하기도 한다.

 

배리어프리란 장애인, 아동, 노인, 임산부 등을 포함한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생활하기에 편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확장된 의미로는 물리적, 제도적 장벽뿐만 아니라 법률적 장벽, 문화적 장벽,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차별과 편견, 장애인 본인 마음의 장벽까지도 제거하자는 움직임이다. 이를 바탕으로 두시반 프로덕션은 전시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예술을 좀 더 풍요롭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 전시를 기획했다.

 

단순한 관람 코스. 직진, 커브, 다시 직진

 

휠체어 장애인과 노약자를 고려하여 작품의 높이를 일반적인 전시보다 낮추었다. 160cm가 채 안 되는 나의 시선과 수평했으며 키가 큰 사람들은 작품을 살짝 내려다 볼 정도였다.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동선을 모두 고려하여 통행로의 폭을 3.7m 정도로 넓게 구성하였고, 관람 코스를 U자형의 단순한 구도로 설정하였다. 전시 관람을 도와주는 어플리케이션 ‘도슨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가이드,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더불어, 외국인을 위한 영어 자막까지 첨가되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점자리플렛, 영상 및 음성방명록 등 일반적인 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비치하여 감상과 표현의 다양성을 추구하였다.

 

본 전시는 ‘그저 꿈일 뿐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총 6명의 신진 아티스트들은 기억, 상상, 무의식, 이상, 감정 등 다양한 대상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내었다. 22점의 작품은 작가들이 사용하는 꿈의 언어이며, 동시에 작품을 관람하는 누군가에게는 꿈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두시반 프로덕션이 제공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관람객들은 어떤 꿈을 꾸었을까? 햇살이 눈부셨던 5월의 어느 날, 지인과 함께 이곳에 방문했다. 작품에 대한 지인의 감상을 빌려 몇 가지 작품에 대한 꿈을 꿔보자.

 

김서량 작가의 Sound of the city. 관객은 각각의 편안한 소파에 앉아 헤드폰을 통해서 다양한 도시의 소리들을 선택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소파를 왜 굳이 펼쳐놨을까 생각을 해보니깐, 도시 간에 거리가 떨어져 있으니 방 안을 쪼개서 거리감을 구현하려고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서울 사람들에게 서울 메트로 소리는 굉장히 정겨운 소리잖아요. 독일인 같은 경우에는 함부르크 거리의 소리가 정겹게 느껴질 거고. 누구든지 이 작품을 감상하면 지루하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섯 개의 국가 중 어느 국가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그 도시의 소리는 이렇구나!’ 느끼고 갈 수 있겠죠.”

 

정두연 작가의 Dyslexia Flow1. 작가는 난독이 무엇인지, 부적응이 무엇인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표현한다.

 

“난독증하면 읽는 것에 문제를 보이는 거잖아요? 그래서 단어를 들었을 때 종이 위에다 글씨를 써서 표현하겠구나 예상했어요. 그런데 난독증을 앓는 사람의 부적응에 대한 심리를 표현한다고 하면서, 어찌 보면 난독증이랑은 관련 없는 물이라는 소재를 썼다는 게 참신하네요. 제가 글씨를 보진 못해서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겠는데, 표현을 이렇게 하려고 했다는 설명만 들어봐도 되게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난독증이라는 게 사실 못 읽는 거지 안 보이는 거는 아니잖아요. 글씨 위에 물이 떨어지면 시야가 흐려진다는 효과를 통해서 색다르게 표현한 게 좋았어요.”

 

이제 꿈에서 깰 시간임을 알려주는 듯, 눈부신 출입문 밖의 풍경.

 

“꿈의 언어라는 표현처럼 조금은 색다른, 특별한 전시였던 것 같아요. 추상적인 감정들을 사실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상이나 구도를 통해 표현하기도 하고, 마치 꿈을 통해 상상한 그 세계에 직접 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나 할 수 없는 것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꿈의 언어라는 말에 그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덧붙여 꿈의 언어라는 테마와 어울리는 정숙한 배경과, 풍성한 사고를 돕는 여유로운 공간 덕분에 더욱 차분한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글을 읽으며 이미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나와 함께 전시를 관람했던 지인은 시각장애인이다. 당신은 “작품을 보지 않고도 저렇게 느낄 수 있다니!”하며 놀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예술은 시각적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다. 시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작품을 느낄 수 있고, 꼭 감각이 아니더라도 상상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 예술과 사람이 함께 있다는 것, 사람이 예술을 통해 하나의 경험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곧 예술의 향유이다.

 

에디터는 본 전시가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을 사용한 작품을 전시하고, 전시 관람을 도와주는 어플리케이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배리어프리를 실현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인이 느낀 배리어프리는 예상과는 다른 곳에 있었다.

 

“작품에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는 건 배리어프리라기 보다는 이 전시 자체에 어떠한 컨텐츠를 추가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작가가 기본적으로 구상했던 게 있을 테고, 쓰고 싶은 표현방법이 있었을 테니까요. 저는 무엇보다 옆에서 설명해주시는 가이드분이 있어서 배리어프리가 느껴졌어요. 어플에서 음성으로 설명을 해줄 때 그림에 대한 묘사보다는 작품에 대한 설명이 위주가 되는데, 사실 그 정도는 동행인이 읽어줄 수 있잖아요. 시각장애인 같은 경우에는 작품이 어떤 건지 간략하게 설명을 해줄 분이 필요한 거고, 지체장애인 같은 경우에는 헤드폰을 집어서 귀 근처까지 가져다주실 분이 필요할 거예요. 굳이 전시 작품이나 감상 방법을 바꿀 필요는 없어요. 가이드분이 옆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배리어프리가 실현되기에는 충분하죠.

 

최진연 작가의 The Purpose of Labor. 경계석을 파괴하며 예술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던 작가처럼, 우리는 마음의 장벽을 파괴하며 배리어프리의 의미를  고찰해보아야 한다.

 

배리어프리라는 것은 시도하기 어려운 것, 우리에게 낯선 것,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것이 곧 배리어프리이다. 그들과 동행하여 전시를 관람하고,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것. 어찌 보면 쉬운 일을 왜 우리는 지금껏 실행해오지 못했을까? 우리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것에서부터 배리어프리는 시작된다.

 

“배리어프리. 모두를 WE하여!” by 포스트잇

 

본 전시는 한 사람만을 위함이 아닌, 만인을 위한 전시였다.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전시를 기획한다면, 그는 비장애인 집단만을 위한 전시밖에 되지 못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전시를 기획한다면, 그것은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 된다. 모든 이를 위해 모든 종류의 장벽을 제거하려 노력했던 이 공간에서 장애란 존재하지 않는다. 75평 남짓한 이 공간에서 누구든 예술을 즐길 수 있었다.

 

Not only for one, but also for everyone.

 

 

 

*O : 잔치는 2018년 신촌의 봄·여름을 SHOW라는 주제로 기록합니다. 매월 SHOW중 하나의 알파벳을 메인 테마로 선정해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드릴 예정인데요. 5월엔 ‘O’가 팀별로 다.르.다! Match ‘O’ you want……………….and CLICK

밍밍이
AUTHOR PROFILE
밍밍이

기분이 밍밍해

COMMENTS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