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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0 · 01 · 23

264. 김수빈

Editor 왕 잔치

김수빈 (22)

 

수빈씨!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러폴이라는 잔치꾼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수빈입니다!  

러폴, 귀엽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상케하는 이름이에요. 에디터명을 러폴로 짓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해요!

에디터명을 지어야 할 시기에 크러쉬가 편곡해서 부른 ‘I fall in love too easily’를 2주동안 반복재생하며 듣고 있었어요. 그때 느낀 기억과 감정을 에디터명에 남겨서 글을 쓸 때마다 이 느낌을 꼭 기억하자는 마음에서, 노래 제목의 발음을 한글로 옮겼을 때 나오는 글자들을 마음대로 조합하다보니 러폴이 되었습니다. (아이 *폴 인 *러브….) 그래서 의미는 ‘Chet Baker의 원곡과 크러쉬 버전 둘 다 들어봐 주세요.’ 정도가 되겠네요.

노래를 향한 사랑이 러폴 단어자체에서 많이 묻어나네요! 노래 제목처럼 러폴이 일명 금사빠, 최근 쉽게 애정을 가지게 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최근 애정을 가지게 된 것이라면 선물 포장이요! 잡지에서 포장하기 적당한 쪽을 찢어서 선물을 감싸고 적당한 끈으로 묶어 편지까지 끼워서 주는 거에요. 사실 이런식으로 선물을  주면서 행복한 기분을 요근래 처음 느껴본 것 같아요. 옛날부터 보관해둔 5년 정도 된 잡지가 있는데, 제가 읽고 흘려버린 내용이 누군가의 선물 포장지로 돌아간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구요. 받는 사람들도 ‘잡지야?’ 하면서 신기해하는 반응이 제 입장에서는 신나더라구요! 

주고 받는 사람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선물이 될 것 같네요! 이런 선물처럼 러폴의 글인 ‘7737번 버스’,  ‘이름은 무슨 그냥 포장마차’도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던 선물들이었어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공간을 러폴만의 문어체로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 떠오르네요. 이 두 공간을 글로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7737번 버스는 제가 학교를 오갈 때 너무 애용하는 노선이어서 신촌에 대한 첫 글로 떠올리기 좋은 소재였어요. 잔치 글을 여러 개 읽어보니 버스처럼 이동하는 장소에 대한 글을 없더라구요. 그래서 버스에 대한 글을 써서 이동하는 장소, 장소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필연성, 장소의 속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서 공유하고 싶었어요. 사실 버스가 장소일까라는 의문이 글을 쓰는 내내 떠올라서, 어떻게 해야 플레이스팀에 잘 맞는 글이 될까 고민하면서 썼던 글이었어요. 두 번째 글은 신초너들이 모르는 곳 어딘가에 굳세게 자리 잡고 있는 장소를 찾아내고 싶었습니다. 마침 운이 좋게 통학길 골목길에 포장마차가 항상 자리하고 있던 것을 보았고, 가끔 한낮에 소주병이 올라와 있던 포장마차가 떠오르면서 ‘아 이건 글감이다!’ 라고 확신했어요. 요즘 신촌은 점점 후줄근한 가게가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대형 브랜드 가게들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인데, 그런 와중에 이름도 주소도 없는 좁은 골목 한구석에 있는 포장마차야말로 지나가고 있는 신촌의 향기를 꽉꽉 눌러 담고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하여 글감으로 삼았습니다!

잔치와 함께한 한 학기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어요. 잔치에서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면접에 들어갔을 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인터뷰어로 앉아계셔서 정말 놀랐어요. 아마 지금껏 본 면접 중에 가장 많은 인터뷰어가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게 무서웠는데(웃음) 면접이 진행되면서 그만큼 잔치꾼들의 잔치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따뜻했습니다. 항상 회의 시작 때 근황토크를 하는 건 진짜 잔치 최고. 잔치 말고 어디서 이렇게 회의를 할까요! 서로 어떻게 사는지,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되돌아본다는 게 일상에 휩쓸려 놓치기 쉬운 일인데 잔치가 정말 매주 도와주셨네요. 매 회의 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뒤풀이로 향꽃을 갔던 날, 메로나나 스크류바 둘 중 하나를 먹지 않는다면 내보내주지 않았던 밤도 기억해요. 그날은 정말 추운 밤이었는데 코트 입고 달달 떨면서 아이스크림 다 먹고 집으로 도망간 날이었죠. 술은 따뜻하고 아이스크림은 차가워서 잔치가 유달리 진했던 날이었습니다!

뒤풀이 후 먹은 아이스크림은 스크류바인가요 메로나인가요!

그날 밤에 메로나 먹었습니다.(웃음) 아마 에디터 복치님이 사왔던 걸로?

 

러폴의 아이스크림 픽은 메로나!

 

문득 캘린더를 보며 잔치꾼들에게 일상을 나눠주던 러폴의 모습이 생각나네요. 계획적으로 주어진 일들을 잘 해낼 거 같다고 느껴졌어요! 올해 목표나 스스로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제 주간 달력을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올해 1월 1일이 되면서 이제 주간 달력이 아닌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어요. 2019년 주간 달력을 썼지만 점점 일이 많아지고 주간 달력이 사실 표지가 없어 누군가 덥석 주워가 읽은 적이 있어서… 월간 일정은 휴대폰에 기록하고 주간 일정은 주간 달력에 기록하며 분리시켰던 것을 다이어리에 일원화하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절주…. 술을 줄이려 합니다. 몸이 주인을 저주하네요. 올해 20일까지 음주횟수 딱 3번 기록했습니다. 20일 동안 3일이면 매우 양호하다고 생각합니다.(웃음) 이 기운으로 남은 해도 보내겠습니다.

이번 해는 러폴에게 많은 변화가 있겠군요! 또 올해 휴학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러폴에게 즐겁고 소중한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러폴만의 휴학 계획이 있나요?

감사합니다! 제 휴학의 가장 큰 이유는 조금 현실적인 고민인 취업입니다. 이제 2학년 2학기까지 끝낸 상태에서, 앞으로 남은 절반의 학교생활을 위해 고민해보고 여러 활동들을 경험하고 탐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사람들과 함께 때로는 전투적으로 때로는 무던하게 일하는 걸 좋아해서,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구요.  그러기 위해서 자세한 직무와 이와 관련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그리고 사실 2학년 2학기의 22.5학점과 동아리, 학생회의 공격을 너무 세게 맞았습니다…(말을 잇지 못하는 러폴) 이 정도면 강제로 휴학하고 싶어서 초과학점을 들었나 싶네요. 아 그리고 아르바이트도 할 생각이에요! 제 다짐으로 무언가를 중단해보는 건 처음이라, 그 기간의 생활비는 제가 충당해야겠다고 생각하여 주머니를 자급자족할 예정입니다. 항상 부모님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하트)



자급자족 러폴의 큰 그림

 

몸이 버틴 게 용하다는 말만 떠오를 정도로 정말 치열한 한 해를 보냈군요. 러폴을 버티게 한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제일 큰 원동력은 그렇게 일을 벌려 놓기 전에 거듭했던 제 다짐이에요. 그렇게 일을 벌리면서 개강 직전에 겁이 많이 났거든요. 그때마다 어떤 일에도 마이너스는 되지 말고, 이번 학기가 끝나고 2020년이 되었을 때 스스로 후회할 일은 만들지 말자라고 다짐했어요. 힘들 때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대충하거나 포기하면 몇 달 뒤의 내가 후회하지 않을까?’라고 많이 물었어요. 동시에, ‘이만큼은 조금만 애써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정도일까?’라고 고민하고 어느 정도 템포를 조절한 일들도 많아요! 이러한 다짐 그리고 미래의 후회를 미리 걱정한 습관이 2019년의 저를 앞으로 밀어준 원동력입니다.

지나온 날들만 언뜻 보더라도 다가올 2020년도 러폴에게 최선의 해가 될 거 같아요. 러폴의 새로운 날들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응원할게요.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런 질문에 차근차근 답해보는 것도 잔치가 아니라면 못했을 일이었겠죠?! 한 학기 동안 추운 겨울을 따숩게 해준 매주 목요일 저녁 잔치 감사합니다! 새해도 잘 부탁드려요! 같이 힘내서 부드럽고 튼튼한 잔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러폴에게도 따뜻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왕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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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잔치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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