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 차지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차지수입니다.

에디터 이후 / 차지수
요번 학기 잔치에서 ‘이후’라는 에디터명으로 활동하셨는데요, 이름에 담긴 뜻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후’는 제가 어렸을 때 재밌게 읽은 SF 소설 <굿바이, 욘더>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아내 이름이에요. 그 사람도 저처럼 성이 ‘차’ 씨인데 세련되어 보였어요. 차이후. 그리고 되게 미래적인 이름이잖아요. 저는 과거보단 미래를 바라보는 편이기 때문에 ‘이후’라고 지었습니다.
방학을 맞아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최대한 이것저것 여러 가지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으려고 하고 있어요. 친구도 많이 만나고 일도 많이 하려 하고요.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삶의 통찰이 좀 넓어지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중인데, 평일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종일 있다 보니 학기중 같아요. 장소도 연희관이라 신촌역에서부터 20분 동안 올라오는 길이 너무 덥습니다. 그냥 등교하는 거다 생각하고 옵니다.
인턴일 외에도 아르바이트와 독서도 꾸준히 하는 중입니다. 지난 학기와 마찬가지로 연희동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커피칵테일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런칭했어요. 콜드브루와 토닉워터를 섞는데 말도 안 되는 조합 같지만 맛있습니다. 책은 주로 소설을 많이 읽어요. 카프카나 톨스토이를 좋아하고, 입대 전에 독서모임을 만든 적도 있어요. 그 때 거의 백 권 가까이 읽은 것 같아요. 제 친구 중에는 소설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가 있지만 저는 소설읽는 것을 좋아해요. 문학은 비문학이 줄 수 없는 상상력을 주죠. 니체는 상상력의 원천이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그 꿈을 현실에 부여한 것이 문학이 아닐까 생각을 해요. 우리는 텍스트를 통해 다른 사람의 꿈을 엿보거든요.

연희동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중.
또 친구랑 음악연습실도 쓰고 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기타를 시작했고 대학 와서 베이스도 치기 시작했어요. 최근 주위에 악기를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는데, 악기를 좋아하기 보다는 음악을 먼저 좋아해야 악기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기타를 가르쳐주는 입장일 때 손에 굳은살 생기는 것이 싫어서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았거든요. 악기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 표현의 폭을 넓히고 싶어서 여러 악기들을 다루어 보았고 또 드럼이나 색소폰도 앞으로 새롭게 배우고 싶습니다.
음악에 대한 지수 씨 열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혹시 어떤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저 진짜 다양하게 좋아해요. 최근에 즐겨듣는 것은 80년대 호주 락밴드 Crowded House 입니다. 그리고 80년대 노래도 좋아해요. 유명한 Toto나 Mr. Big도 자주 들어요. 그리고 재즈도 좋아해요. Duke Elington같은 고전적인 재즈 아티스트도 좋아하고요. 클래식도 좋아해서 피아노곡 중에는 쇼팽 녹턴을 자주 쳐요. Op.9-1도 좋아하고, Op.21-2도 좋아합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지수, 악기를 배우는 것보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 모토.
지수 씨는 인턴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음악활동도 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바쁘신데도 잔치활동을 시작한 계기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잔치를 처음 알게된 것은 지인들 때문이었어요. 제 친구 중에 잔치를 했던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잔치 전체 카카오톡방을 들어가보니 거기엔 아는 사람이 더 많은 거예요. 13, 14 고학번들까지. 와 내 주변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잔치를 숨기고 있었다니. 잔밍아웃을 안 하고. 그 때 보고선 이렇게 신촌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았구나 싶었습니다.
또 신촌이 제게 특별한 공간이라서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난 이후 일거수일투족이 모인 공간이에요.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잠도 자고 옷도 사고 작업실도 쓰고 있고. 거의 안 가 본 곳이 없는 것 같아요. 다 돌아다녀봤어요. 창천동에 모르는 술집은 아직 많지만 모든 거리를 돌아다녀본 것은 확실합니다. 누가 어떤 술집에 대해 얘기하면 ‘아 나도 거기 아는데’ 하고 꼽사리를 낄 수 있어요. 제가 나이를 먹는대로 신촌도 나이를 먹더라고요. 가게가 생겼다 사라지고. 그걸 글로 담아보고 싶어서 잔치에 지원한 것 같아요.
원했던 것들이 글로 잘 담긴 것 같나요?
음 일단 이번 학기 제가 게시물을 두 번 업로드했는데, 둘 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제 첫 글은 신촌에서 사라진 버스킹에 관한 글이었어요. 원래는 유명 버스킹 팀들을 인터뷰하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게시글은 홍익문고 앞에서 피아노를 친 영상이었어요. 이 영상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원래 홍익문고 피아노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미 다른 분이 썼더라고요. 게다가 당시에 제가 동아리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많이 바빴어요. 전 글을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 한 3일은 잡아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피아노를 치는 영상으로 돌렸습니다. 조금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어떤 것이요?) 소음이 너무 크게 들려서요. 하지만 그게 또 신촌의 소리니까요. 아 그리고 그 날 성목이가 저 영상찍는 것 도와주고선 스쿠터 태워줬는데 짱 재밌었어요. (헐 성목이 스쿠터 타고 다녀요?) 네. 라이더죠.
잔치를 하면서 느낀 점은?
잔치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정말 많다고 느꼈어요. 한 편의 글에 많은 것들을 녹여내는 사람들이 부러운데, 잔치에 그런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비유 하나 하나도 다른 글과 연결되고 떡밥을 회수하는 글들이요. 글을 정말로 치열하게 생각하고 쓰는 사람이 많다고 느꼈어요.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캐치하는 글도 많았고, 다른 팀원 분들이 피드백을 해줄 때에도 사소한 부분까지 캐치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글을 좋아하고 잘 쓰는 사람들이다 보니 그럴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나도 잘 못 쓰는 글인데 다른 사람 글을 어떻게 피드백할까’ 싶어서 진짜 이해가 가지 않는 맥락이나 맞춤법 정도만 지적했는데, 다른 분들은 다양하게 의견 표출하는 것을 보고도 부러웠습니다.
신촌을 좀 다르게 보게 된 것 같기도 해요. 예전에는 신촌을 뭐랄까, 소비하는 공간으로 느꼈던 것 같아요. 술을 먹고 돈을 주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그런데 잔치의 팀구성처럼, 플레이스, 피플, 아트 이렇게 세 가지의 관점에서 신촌을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일하는 ‘카페 언더그라운드’를 생각하면 그 물리적인 공간 자체도 제겐 소중하게 다가오고 언더그라운드 사장님도 한 명의 사람으로서 다가왔어요. 게다가 신촌에는 개인 칵테일바나 펍을 운영하는 분 중에 예술을 정말로 사랑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 분야 덕후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그런 음악포스터나 엘피판 같은 것을 벽에 걸어두고. 각각의 장르들도 다양해서 좋아요. ‘비틀즈’의 사장님은 락을 좋아하시고 ‘서른 즈음에’ 사장님은 김광석을 좋아하시잖아요. ‘카페 언더그라운드’ 사장님은 재즈를 좋아하셔서 맨날 재즈만 들으셔요.
잔치에 들어와서 하고싶은 건 충분히 많이 한 것 같아요. 이번 학기 코로나 때문에 서로 많이 못 보고 뒤풀이 못한 것이 아쉽지만요. 신기하게도 잔치 사람들은 감성이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아트팀은 특히 더 그만의 감성이 있어요. 제가 아트팀 소속이라서 ‘글’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도 적고, 하고 싶은 것을 더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쉬운 것은 있지만, 힘든 점은 없었습니다.
앞으로 하고싶은 일이 있나요? 사소한 목표도 좋아요 :)
목표는 딱히 없….. 그때그때 떠오르는 걸 합니다. 계획 세우는 것을 정말 안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최대한 많은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할까? 하지말까? 하면 해라. 사진 찍을까? 찍지 말까? 하면 찍어라. 살까 사지 말까? 사라. 먹을까 먹지 말까? 먹어라. (돈이 많아야 가능한 삶 아닌가요?) 네 그래서 최근에 카드내역에 신경쓰고 있습니다.(웃음)
2학기 때도 지금처럼 책을 많이 읽고, 수업도 많이 듣고 싶습니다. 졸업까지 남은 두 학기 동안 22학점만 채우면 되는데 두 학기 모두 18학점 다 꽉꽉 채워들을 거예요. 여러 가지 배우고 여러 가지 시도해보고 많은 걸 알고 많은 사람들을 알고 싶어요. 워낙에 잡학적인 사람이라서요. 그래야 제 자신이 좀더 성숙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잡학적인 사람 차지수의 인생 모토. 할까? 하지 말까? 할 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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