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 거리공연마술사 MIK (INTERVIEW)
선선한 가을 저녁, 수 많은 공연들과 음악 소리가 뒤 섞이는 바로 그 곳에서 작은 테이블을 꺼내 공연을 준비하는 한 남자. 여유롭게 배경 음악을 틀어 놓고는 손수건과 지팡이를 이용해 현란하게 손을 움직인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발걸음을 멈추고 그의 손 끝을 따라 시선을 옮긴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저만의 공연으로 표현 해보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릴게요.
저는 신촌에 거주하고 있는 스물 아홉 살 이세민 이라고 하고요. 공연할 땐 M.I.K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M.I.K는 무슨 뜻인가요?
made in korea의 약자입니다. 딱히 애국심이 있어서 만든 건 아니고요. (하하) 사람들이 이 이름을 잘 기억해 주시니까, 바꾸기에는 아깝더라고요.
처음에 마술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처음 마술을 접한 건 중학교 때였어요. 마술사 이은결 아시죠? 그 분이 우리 나라 최초로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기사가 나오고 책을 하나 냈더라고요. 마술 강의 서적이었는데, 그 책을 접하게 되면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저는 마술 공연이라고 하면, 무대에 올라가서 검은 바퀴벌레 옷 있죠? (하하) 그런 거 입고 마술을 하는 줄 알았어요. 근데 길거리에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랑 웃으면서 어떤 마술사분이 하는 걸 직접 보고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치만 막상 해보니까 또 어렵더라고요. 길거리 공연이 불특정 다수한테 하는 거니까 사람 모으는 것도 그렇고.. 모았다고 해도 관객 분들이 계속 그 자리를 지켜주진 않잖아요. 그런 면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세민씨의 첫 거리 공연은 어땠나요?
처음 2~30분 동안은 사람이 안모이더라구요. 그러다 한 두 명 정도 오더니 나중에 세 네 명 정도 모였어요. 그런데 또 1분 있다가 쑥쑥 빠지고.. 공연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끝났었죠. 첫 공연은 너무 힘들었어요. 나는 준비한 게 이렇게 많이 있는데 사람들이 안 봐주더라고요. 단순히 마술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노하우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자신만의 노하우를 어떻게 터득하신 건지?
사실 계속 해보는 수 밖에 없어요. 그냥 내가 직접 부딪혀 보고, 실패도 해보고. 계속 수정해 가면서 음악도 바꿔보고.. 그렇게 했었죠. 되게 많이 해봤어요. 한 번에 25분 분량 정도 되는 공연을 주말 하루 나와서 열 다섯, 열 여섯 번 하고 아침부터 막차 끝날 때까지 하고 그랬었어요.

야바위(!) 마술을 하고 있는 M.I.K
마술도 여러 종류가 있잖아요.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마술 이라든가, 가장 자신 있는 마술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까 했던, 그 야바위라고 했잖아요. (하하) 그 마술이 제가 제일 재밌게 살릴 수 있는 마술 인 것 같고요. 다 비슷하게 좋아하지만 특히 아까 마지막에 했던 모자를 이용한 마술 있죠? 그게 제 필살기에요. 이거는 진짜 어딜 가도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마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도 계속 마술을 배우고 계신 건가요? 지금 공연과는 뭔가 다른 종류의 마술이라든지!
이번에는 저글링을 좀 연습을 하고 있어요. 아까 공연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긴 줄 가운데 팽이처럼 생긴 것을 끼워 넣고 좌우로 움직이는) 돌리고 있었던 거 있죠? 그게 중국 요요라고 하는 건데 그걸 연습하고 있어요. 마술만 하면 공연을 꾸미기에 제한이 좀 많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요소를 결합하면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것저것 배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오.. 그런 마술 재료 같은 것들은 어디서 구매하시는 건가요?
신촌 파고다 밑에 보시면 마술 용품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그곳에서 주로 사요. 거기 가면 물건이 엄청 많아요. 가면 사장님이 새로 나온 물건이라고 막 보여주세요.(하하)
본인이 이 일을 하시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가치가 있다면?
일단 저는 재능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게 없었으면 내가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또 해요. 그래서 몸도 건강하고 내가 걸 남들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좀 감사 하다는 거죠. 정말 이 환경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게 제일 일 순위 인 것 같아요. 제가 행복해서 하는 건데. 이걸 못한다고 생각하면..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신촌에서 공연을 하시면서 제일 재밌었던 혹은 지금 여쭤보면 딱 생각나는 그런 공연이 있었을까요?
음.. (고민) 항상 공연이 끝나면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거나 안아 달라고 하거나 그런 분들이 있어요. 그 때가 제일 뿌듯했던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제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공연 때 활기차게 표현하지 못 했을 때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관객 분들이 웃으면서 반응 해주시니까 그게 제일 좋죠. 사실 그런 분들이 많이 없어요. (하하하하)

마술사 M.I.K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어린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
제가 궁극적으로는 공연을 많이 만들고 싶은데, 좀 더 예술적인 소양을 쌓아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저만의 공연으로 표현을 해보고 싶어요. 아까 그런 저글링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마임도 그렇고 여러가지를 이용해서 더 풍성한 스토리를 가진 공연을 하고 싶은 게 지금의 가장 큰 계획이에요.
마지막으로, 마술사에게 묻습니다. 영화 <나우유씨미> 어떻게 보셨나요?(하하)
일 편만 봤어요. 그냥 영화 속 마술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쓰는 트릭으로 가끔씩 나와요. 그래서 (트릭을 알고 있으니까) ‘와, 신기하다. 저런 것도 영화로 이제 만들어지는 구나.’ 음, 딱 거기 까지었어요. 그냥.. 심심풀이 영화 같은 느낌? (하하).
담담하게 인터뷰를 마친 후, 그는 에디터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나중에 자신의 공연을 보게 될 때 다른 것보다도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해주면 고마울 것 같다고. 사람들에게 즐거운 감정을 준다는 것은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제일 어려운 일이다. 혹시 빨간 잠망경 앞에서 공연하는 그를 본다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완전신기하네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