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 로그인
ART 2015 · 04 · 13

8-2. 쥬마루드 (INTERVIEW)

Editor 고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김민경이고, 쥬마루드에서 쥬마루드와 작곡과 작사와 피아노 및 보컬을 맡고 있습니다.

 

*쥬마루드의 뜻?

쥬마루드가 에메랄드라는 말의 페르시아어에요.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영화 보면…디즈니에서 나온 거 말고요! 책 말고 영화로 나온 게 있는데 거기 나오는 여자 주인공 이름이 쥬마루드에요. 되게 강인하고 지혜롭고 아름답게 묘사되어있는데, 제가 하고 있고 하고 싶은 음악적 상과 비슷해서 이미지를 따왔어요.

 

*오늘 부상으로 못 온 멤버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쥬마루드는 혼성 듀오인가요?

쥬마루드라는 팀 안에 쥬마루드와 미정이 있는 식입니다. 미정 오빠가 먼저 쥬마루드로 이름을 짓는 게 어떻겠냐고 말해줘서 팀 이름을 쥬마루드로 짓게 됐어요. 미정은 본명은 아니에요. 정해진 틀에 있고 싶지 않다고 해서 미정이라고 예명을 지었대요. 여자이름 같죠. 실제로 음악 하는걸 들어보면 정말 다양한 장르를 해요. 실험적이기도 하고요. 퍼커션처럼 드럼을 치기도 하고. 포스터에 미정이라고 되어있으면 왜 아직도 안 정해졌냐고 관계자들이 그러기도 해요.

 

*미정 씨랑은 어떻게 같이 공연을 하게 되셨나요?

그때가 아마 제가 처음으로 홍대에서 공연을 해보는 오픈마이크였을 거예요. 작년 2월에 거기서 처음 봤는데, 서로의 음악에 놀랐어요. 쟨 뭐지? 이렇게. 그런데 둘이 얘기해보니 말도 잘 통해서, 제가 공연 같은 거 할 때 오빠가 도와주고 또 얘기 나누고… 뭐 이런 식으로 정말 자연스럽게 같이 활동하게 됐어요. 처음부터 같이 했다고 해도 될 것 같아요. 공연을 처음 시작한 건 4~5월쯤이고요.

 

*연인관계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 만약 헤어지면…?

싸웠을 때 오빠가, 쥬마루드 내가 한 달까지 도와줄게! 뭐 이런 식으로 말이 오갔던 적은 있습니다. (하하하)

 

*미정씨랑 잘 맞는 편이신 것 같아요.

오빠는 완전 음악을 정교하게 다듬고 이런 스타일인데 저는 막 와! 우와아아! 이런 스타일이라… (하하하) 근데 오히려 그래서 더 잘 조화가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신나면 오빠가 알아서 정리해주는. 되게 안정감 있어요.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됐나요?

2012년에 입학하고 오티 때 노래 불렀다가, “암거나 밴드”라는 자유전공 학과 밴드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 때가 남들 앞에서 노래 처음 불러본 거였어요. 그 다음엔 학교의 백양로 가요제에서 2012년도에 은상을 탔어요. 신해철의 재즈카페를 자우림이 편곡한 버전으로 불렀었죠.

 

*그 전에는 음악적인 활동은?

주로 음악은 듣는 걸 좋아했고… 공부만 열심히 했죠.

 

*학업이랑 병행하시는 건 힘들지 않으세요?

홍대에서 공연 몇 번 하는 거 정도는 부담되는 건 아닌데, 욕심이 생겨서 앨범도 작업도 하고 싶고 정보도 찾아보고 하니까… 은근히 좀 시간이 많이 겹쳐서 수업도 많이 빠지게 되더라고요. 조모임 같은 건 조원들이 제 공연 보러 왔다가 끝나고 같이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힘들긴 한데 학업에 엄청 목을 매는 스타일은 아니라, 그렇게 많이 스트레스는 안 받고 있어요.

 

*집에서 음악하는 걸 반대하지는 않나요?

반대를 해서 집을 나왔습니다.

 

*네?????

원래는 아빠한테 대놓고 얘기를 했어요. 난 음악을 하겠다. 그랬더니 아빠가 좀 무시를 하는 발언을 하셨죠. 네가 어떻게 할 수 있겠냐. 그런 거 해봤자 아무것도 안 된다. 음악은 취미로 해라. 그 외에도 음악 하는 일이 뭐가 의미가 있냐는 식으로 말씀을 하셨어요. 친오빠도 네가 지금 하는 일 의미가 없는 거라고, 이해가 안 된다고 하고. 그리고 또 오빠가 고시생이라 제가 음악을 집에서 할 수 없는 환경인데, 데모 녹음하는데 녹음실 빌리기도 좀 그렇잖아요. 장비는 집에 다 있는데… 뭐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집을 나왔어요.

 

*저희가 아티스트 인터뷰를 하면 보통 집에서 반은 갈등하고 반 정도는 밀어주신다고 하시는데…

갈등하셨다는 그 분들 지금은 나왔을 수도 있어요.(하하)

 

*다시 돌아오라고는?

아빠는 자존심이 있으시니까 말씀을 안 하시고 엄마를 통해서 들어오라고 하시는데… 엄마는 그래도 좀 이해를 해주세요. 별로 터치를 안 하시는 편이죠. 알아서 하긴 하는데 들어올 때 되면 들어오라는 식?

 

*고민하는 시간은 소중한 것 같아요.

음악을 하면 보장된 게 없긴 하죠… 원래 언론홍보영상학과 생각해서 YBS도 들어갔었고 대외활동 동아리 같은 것도 많이 들어갔었어요. 그런데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나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는 걸. 이건 정말 말 그대로, 저 자신에게 솔직해진 거예요. 그래서 덤덤해져서 오히려 집도 쉽게 나올 수 있었어요. 원래는 이런 거 못하는 성격인데.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분이 힘들긴 하니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놔야 할 것 같긴 해서 고민을 하고 있어요.

 

*크라우드 펀딩도 하시고 신촌 문화축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도 나가시고. 여러 방면에서 컨택이 잘 되시는 것 같아요.

많이 잘 찾아보면 됩니다. (하하) 주로 주최 측이 먼저 뽑는 형식이어서 지원서 같은 거 잘 만들고 자료 잘 보내면 돼요. 축제는 잘 하면 서로 추천도 해주고 그러고 다른 기획에도 뽑히기도 하죠. 아, 자라섬에서는 가기 전 날에 오빠랑 둘이 싸웠어요. 풍경은 정말 예쁘고 그랬는데 기분은 막… 어우.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면 좀 크지 않나요?

정식 라인업은 아니고 조금 조금씩 옆에 스테이지가 있는데 거기서 했어요. 평소 하던 공연보다는 물론 큰 자리였죠. 그래도 다 편한 분위기였어요. 관객들이 다 돗자리 펴고 누워서 듣고… 편하게 하다가 왔어요.

 

 

*작년에는 네이버 인디스타 어워즈 3위도 하셨던데?

뭐, 후보로 등록됐다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게 공신력이 있는 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 근데 저 3위했어요? 몰랐어요. (대한민국 3위입니다. 우와)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시잖아요. 음악인으로서 홍대와 신촌의 특징?

홍대는 오는 사람들 자체가 음악을 듣고 싶은 사람, 인디 문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오는데 신촌은 약간 아무나 오는 느낌이죠. 신촌에 공연장이 몇 개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 홍대만큼 관객을 끌어오기에는 애매하고, 불특정 다수의 관객이 가기에는 좀 무리가 있죠. 거의 다 학생들이고 공연을 간다 해도 내 친구 동아리 공연, 이런 식이니까. 혹은 뒷풀이로 쎄씨봉 같은 거? 퀸라이브홀 같은 곳에서 친구들이 대관해서 공연하는 거. 근데 이제 연세로에서 문화축제같은 것도 하고 버스킹 같은 거 많이 하니까 새로운 씬이 생길 것 같긴 해요. 홍대는 구청에서 규제를 뭐 하긴 했다는데 지금은 그냥 하고 있죠. 너무 크게 하면 앞에 상인 분들이 싫어하긴 해요.

사실 홍대도 요샌 관객이 엄청 줄어드는 추세에요. 유명한 라인업 같은 경우에는 사람이 많이 오죠. 그런데 옛날에는 그냥 확실히 아무 때나 클럽 들어가도 사람이 꽤 많았거든요. 지금은 거의 없는 경우도 있어요. (유명한 아티스트랑 아닌 아티스트랑) 양극화가 되는 것 같아요.

 

*<너는 아름다워>는 어떻게 나오게 된 노래인가요?

제일 친한 친구가 있어요. 걔랑 고등학교 빼고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다 똑같이 다녔어요. 유치원에 다니기 전에 살던 동네도 똑같아요. 의도하지 않았는데 전부 다. 서로 다른 동네로 이사 갔을 때는 갑자기 걔네 동네랑 저희 동네랑 이어주는 버스 노선 생기고, 제가 홍대에서 자취하는데 걔네 동네랑 이어지는 지하철 노선이 생기기도 하고. 생긴 건 다르게 생겼는데 생각하는 것도 비슷해요. 하여간 짜증날 정도로 비슷한 게 많은 (하하) 그런 친구가 있는데… 되게 착하고 순수하거든요. 근데 그러니까 오히려 더 상처받기 더 쉽더라고요. 아무 것도 모르니까 사람들이 막 대하기도 하고요. 그 친구가 나쁜 게 아닌데 그런 일이 생기니까 속상해서, 그럼 나도 생각을 바꿔서 그 사람들이랑 똑같이 얌체처럼 굴어버릴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건 또 아닌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너는 그 자체가 좋다. 이렇게 친구한테 말해주고 싶었어요. 오그라들지만. 너는 바뀌지 않아도 좋다. 그대로 있어도 된다.

 

*평소에 노래를 어떻게 쓰세요?

왠지 모르겠는데 정신적으로 좀 안 좋은 경험이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요. 제가 예민한 편인가? 아, 감정이입이 잘 되는 편인 것 같아요. 부정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혼자 되게 스트레스 받는데, 그럴 때 혼자 드는 생각 같은 걸 글처럼 쓰거나 짧게 시처럼 써두죠. 가사를 보면 멜로디랑 겹치는 경우도 있고 가사만 쌓아뒀다가 나중에 가사를 입힐 곡이 나오면 그 중에서 선택하기도 하고. 저는 멜로디랑 코드 먼저 써놓고 그 다음에 가사를 쓰려고 하면 안 되더라고요. 가사 먼저 쓰거나 아니면 같이 오거나 해야 해요.

 

*책에서도 영감을 받으신다고.

책은 가상의 인물들과 사건들이지만 그 상황에 또 너무 잘 공감이 돼요. 오히려 옆에 있는 사람들보다 속을 더 잘 아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책에 다 쓰여 있으니까. 부정적인 에피소드 나오면 혼자 또 슬퍼하면서 스트레스 받다가 가사 나오고. 책 보면 되게 재밌는 성격 가진 사람들이 있잖아요. 이런 생각도 인간이 할 수 있겠구나,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써보기도 하고.

 

 

*<무제>는 어떤 곡인가요?

제목이 무제인 이유는… 딱히 어떤 제목을 붙여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음원을 발매할 때에나 제목을 어쩔 수 없이 지어야 될 것 같아요. (하하) 곡에 쓰인 루프스테이션은 오빠가 기타 연주할 때 쓰려고 산 건데, 오빠가 일본을 잠시 다녀오는 동안에 제가 혼자 갖고 놀다가 영감이 떠올라서 그 자리에서 가사 막 쓰고 멜로디도 만들었어요. 캣 프랭키 KAT FRANKIE 라는 독일 출신 여가수가 루프스테이션이랑 마이크 가지고 음악 하는 걸 봤는데 정말 멋있더라고요. 나도 이렇게 해보면 재밌겠다 싶었죠.

 

*표정연기가 굉장히 풍부하시던데.

따로 연습은 안 해요. 그냥 보통 사람들이 노래할 때 자기 표정에 대해 생각 안하고 하면 저처럼 자연스럽게 나올 거예요. 저는 그런데 신경 안 써서 표정이 많아 보이는 것 같아요.

 

*가사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책을 읽다가 “사회는 어떤 역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평가될 수 있다”라는 구절을 봤어요. 사람도 한 단어를 이해할 때 단어의 종류나 깊이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그를 평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새 느끼는 게 사람이 말을 할 때 진짜로 깊이 있게, 무게감 있게 말을 하는가 싶어요. 그래서 나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을 쓰고 그 단어들의 깊이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되자. 나는 너희들이 버린 단어로 노래를 한다. 이런 생각에서 출발해서 가사를 쓰게 된 것 같아요.

 

*언어에 대한 조예나 관심이 남다르신 것 같네요.

제가 불문이랑 경영을 전공하는데, 불문학과면 언어학 수업이 필수과목이거든요. 원래도 언어에 관심이 있었는데 언어학 교수님 중에 시인이신 임재호 교수님의 영향을 받고 더 심해진 것 같아요.

 

*<나의 꽃> 노래의 영상도 굉장히 흥미롭게 봤습니다.

공연 보러 온 관객 중에 한 분이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를 다니시는 분이었는데, 저희 공연을 보시고 영상 작업 해보고 싶다고 먼저 제안을 해주셨어요. 한예종 가서 촬영했는데 그 감독 분이 무용을 넣고 싶다 하셔서 급하게 현장에서 무용수도 섭외를 해주시고. 무용수 분께서는 저희 노래 듣고 즉석에서 안무까지 짜주셔서 저도 되게 감동받았었어요. 그 손님이랑은 아직까지도 연락해요. 영상의 마지막에 나오는 악기는 홍대에서 좋아 보여서 그냥…샀어요. (하하) 이름은 저도 아직 모르는 상태에요. <나의 꽃>도 그렇게 세련된 곡이 아니었는데 오빠가 엄청 멋있게 편곡해줘서… 저는 사실 섬세하지는 못하고 큰 틀을 잡고 막 만들어내는데 투박한 느낌인데 오빠가 많이 편곡을 도와줘요. 특히 <나의 꽃> 기타는 미정 씨밖에 못 치는 기타에요.

 

http://www.youtube.com/watch?v=FIREGLhZs4Y

 

*지향하는 아티스트?

음, 대답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전 누굴 닮고 싶다기보다는 자신을 잘 표현하는 것 같은 아티스트를 말해볼게요. 자우림. 이소라. 오지은. 비슷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이 분들처럼 제 생각이나 감정 상태를 너무 날 것 같아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쥬마루드를 단어로 설명하자면?

“지혜와 아름다움”을 꼽고 싶어요. 지혜로운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 그런 걸 하고 싶어요.

 

*앞으로 쥬마루드의 비전?

옛날에는 막 “난 우리나라의 최고 아티스트가 되겠다”라는 말도 안 되는 포부를 지껄이고 다녔는데, 뭔가를 하겠다, 뭐가 되겠다 이런 건 저 혼자, 제가 하고 싶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저랑 저의 음악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줘야 하는 거잖아요. 근데 그렇게 계획을 딱 잡아버리면, 내 음악은 내 음악 그대로 있는데 제가 실망할 것 같은 거예요. 내 음악까지 평가 절하되는 느낌이 들고. 그래서 옛날엔 비전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냥 내 음악을 최대한 열심히 하자. 이것만 가지고 있어요. 특히 예술은 나 혼자 열심히 해서 안 되는 거고. 솔직히 운이랑 상황도 맞아야하니까. 내가 손 댈 수 없는 분야는 그대로 냅두고.

 

*본인에게 쥬마루드는?

참… 가장 절 힘들게 하면서도 가장 절 기쁘게 하는 것 같아요. 내 음악은 나만 할 수 있는 거니까 기쁘기도 한데, 그래서 아무도 이해를 못 할 수 있다는 양면이 있는 거죠. 어떤 예술을 하는 건 이런 것 같아요. 아무리 남의 시선 신경 안 쓴다고 해도 그러기가 힘들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사실 인디가 많은 사람이 알아주는 음악은 아닌데, 관심을 가지고 컨텐츠를 만들어 주신다는 게 참 감사해요. 앞으로도 같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고니
AUTHOR PROFILE
고니

곤작 쓰는 에디터

COMMENTS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