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버린 (⠀ㅤ)는 여기에 두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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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곳)을 제각기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머리 위로 수십 톤의 쇳덩어리가 비명을 지르며 지나갈 때면 낡은 콘크리트 뼛속까지 서늘한 진동이 울린다. (다리)라고 하기에는 낮고, (터널)이라고 하기에는 짧으며, 그렇다고 (동굴)이라고 부르기에는 양 끝이 허망하게 뚫려 있다. 이것은 그 무엇으로 부르기도 애매한 어떤 몸뚱어리. 사람들은 나를 굴다리라고 불렀다가, 지하도라고 불렀다가, 어느 순간부터 “토끼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름이 여러 개라는 것은 누구에게도 뚜렷한 장소가 되지 못했다는 것.
나는 신촌역―그중에서도 역사 옆쪽, 허공을 가로지르며 거칠게 뻗은 철로 아래에 몸을 웅크리고 있다. 내 위로는 하루에도 수백 번 쇠바퀴가 지나가고, 나는 그 폭력적인 소음이 비질하듯 흘리고 간 눅눅한 그늘을 덮은 채 가만히 세상의 발밑을 바라본다···. 천장이 울리고 벽이 떨리고 바닥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아이들은 고개를 들어 기차가 지나가는 방향을 바라보고, 어른들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휴대전화를 들여다본다. 나는 그 모습을 오래 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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