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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문예] 10월호,

Editor 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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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문예는 잔치가 제공하는 북 큐-레이션 서-비스입니다.

 

2022

신촌문예

10월호

[SF]


  날씨가 순식간에 추워진 요즘입니다. 차가운 우주와 손난로처럼 따뜻한 낭만, 그 사이의 SF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달은 단연 10월이 아닐까요? 시험기간으로 인해 여러 공상을 펼치기 좋은 10월, 현실과 판타지 그 어디쯤에 걸쳐진 SF는 좋은 소재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특집은 평소 SF를 사랑하는 홍 에디터의 애정이 듬뿍 담겨있는 특집입니다.  SF 장르에서 ‘인생책’을 찾으셨다는 개굴 에디터님도 게스트로 모셨으니, 이번달도 즐겁게 에디터들의 서가를 둘러보세요!

 

 

함께 할 에디터

 

소한

겨울을 좋아하는 재미지상주의자.

집중력이 ‘아주 조금’ 모자라서 단편을 선호한다.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도장깨기 식으로 책을 읽는 편.

다 읽은 책은 중고 서점에 팔아 술값을 마련하는 낭만(?) 독서러.

 

 

 

스크린타임만 하루 15시간 이상인 콘텐츠 덕후.

책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실상은 SF 편독에 입만 헤비 독서러.

한 달에 책에 쓰는 돈이 밥 먹는 돈보다 많지만, 읽다 만 책은 더 많은 한국 문학 광인. (국문과라서 그런 거 아님)

 

 

이달의
게스트 에디터!
개굴

에어팟에 항상 헤비메탈이 흐르고 있지만,

책은 이상하리만큼 잔잔한 내용만 찾는 모순 가득한 독서러.

특히 현대 일본 문학을 많이 찾는다. (오타쿠 아님)

심심하면 서점을 즐겨 가는데,

가끔 신촌 알라딘이나 홍익문고를 방문하면 만날 수 있을지도…?

 

 

 

 

 

10월의 서가

궁금한 책을 눌러 바로 확인해보세요!
🐸개굴 🤭홍 ❄️소한

개굴’s pick!

천개의 파랑 / 천선란



🐴2019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작. 기계와 기술의 차가움과 대비되는, 가장 따뜻한 SF소설. 빠름의 연속인 사회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요? 에디터가 사회와 거리두기a.k.a군대중에 4번이나 정독한 책!

온 사방에서 귀에 딱지 앉게 듣고 있는 그놈의 4차 산업혁명. 이런 사회에서 우리 모두 기술발전이라는 재갈을 물고 달릴 필요가 있을까요? ‘천개의 파랑’은 위에서 말한, 앞만 보고 달리는 현대 사회가 놓친 소중한 것들을 조명합니다.

세상 모든 기술이 인간의 윤택한 삶을 위해 성장했죠.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문화지체’로 불리는 기술과 인간 문화 간 괴리가, 우리를 차단된 시야로 달리는 경주마나 기수 로봇으로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지구 어딘가에 살고 있을지 모르는, 세상 모든 기수로봇 ‘콜리’들은 작가의 따뜻한 문체로 조금 느려도 괜찮다는 말을 듣는 기분이 들겁니다!

빨리 뛰지 않아도 괜찮으니 가끔은 뒤도 돌아보고,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모든 것들의 행복을 기원 한다면 이 사회가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겠어요?

우주는 자신이 품을 수 있는 것만 탄생시켰다. 이 땅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가 각자 살아갈 힘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정상의’ 사람들은 모르는 듯 했다.

홍’s Pick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장편소설

🔭지구에서 하나뿐인 나의 한아에게. 복잡한 세상 속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 관한 정세랑의 장편소설.

초록빛 사랑에 관한 이야기. 정세랑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독자들을 구름 위로 올려놓습니다. 몽글몽글한 세계와, 몽글몽글한 캐릭터. 정말 희한한 세계에, 희한한 캐릭터들인데 희한하게 사랑할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것의 정세랑의 힘이자, 정세랑의 기류일테죠.

외계에서 망원경으로 자신을 보고 이만년이나 날아왔다는 외계인을, 어떻게 그냥 보낼 수 있을까요? 또, 내 인생의 유일한 ‘하나’가 되었던 사람을 따라 망설임 없이 우주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어요. 우당탕탕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벅차도록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문장들이 말 그대로 톡톡, 튀어나옵니다. 무해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이만년을 날아, 당신을 보러왔다는, 마음 속에는 온통 지구에서의 한아뿐인 그에게 스며들게 되어요.

흔하지 않지만 어떤 사랑은 항상성을 가지고, 요동치지 않고, 요철도 없이 랄랄라 하고 계속되기도 한다. 우주 가장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러브 스토리의 시작이면서, 끝이었다. 

홍’s Pick

보건교사 안은영 / 정세랑


장편소설

🐬 예민하면서도 무해한 어른, 은영과 인표. 무지갯빛 검과 장난감 총을 들고 엿같은 세상을 지켜야하는 보건교사 안은영에 대하여. 

 정세랑의 소설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일 것 같아요. 이제 막 정세랑의 세계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면, 혹은 정세랑을 만나보고 싶다면 처음으로 선택하기 좋은 책일 거예요. 정세랑만의 키치하고, 몽환적이면서도 밝은 감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소설이기 때문일테죠! 욕망, 사랑, 그리고 악 등의 다양한 젤리들을 보는 보건교사 은영과 그를 돕는 특이한 기운을 가진 인표의 ‘어쩔 수 없이’ 우당탕탕 세상 구하기 대작전. 대체 왜 이 능력이 부여되었는지 알 수도 없지만, 은영과 인표는 이유는 몰라도 아이들은 보호해야한다는 무해함과,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오늘도 욕을 내뱉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갑니다. 적당히 예민하고 적당히 무해한 이 삶이, 이 가치관이 언젠간 힘이 되어 누군가의 무해함이 나를 구할 거라 믿어보기로 한 거죠. 은영과 인표, 그리고 정세랑의 세계는 오늘도 에디터를 살립니다. 가슴 뛰는 설렘으로, 두근거림으로.

“그러니까 여자를 만나도 좀!” 평소에 누군가의 뒤통수를 때리면 굉장히 경쾌한 소리가 나는 무지개 칼이지만, 역시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인표는 은영이 전하고자 한 바를 용케 알아듣고 항변했다. “니가 안 만나줬잖아! 

홍’s Pick

얼마나 닮았는가 / 김보영


 <0과 1사이>/  <고요한 시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 <로그스 갤러리, 종로> / <얼마나 닮았는가> /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 <빨간 두건 아가씨> / <니엔이 오는 날>/  <걷다, 서다, 돌아가다> / <같은 무게>

🚅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김보영의 중단편 모음집.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우주와 지구 사이 그 어느 빈 공간의 주인이자 창작자인 김보영이 마음을 쏟아 밀도있게 담아낸 수많은 중단편들.

 에디터에게 2020년의 주인공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최진영’을 꼽을 것이고, 2021년의 주인공으로는 ‘‘김보영’을 택할 겁니다. 김보영 작가의 SF는 단순히 공상과학에서 멈추지 않고, 입시, 여성, 권력 등 현실의 문제와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더욱 마음에 스며들어요. 모든 단편이 마음에 들어왔냐는 질문에 yes라 답하면 단연 거짓말일 테죠. 다만, 마음을 치고 지나가는 문장이 여러개였냐 물으면 숨도 쉬지 않고 그렇다고 대답하기로 했어요. 

  <고요한 시대>에서 언어를 다루는 방식은 놀랍습니다. 어쩌면 그 미래에 오감을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생기면 우리의 언어는 어떻게 될까요?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실로 사실적이고 두려운 일입니다. 정치와 언어, 감각이 뒤엉켜 이루는 이야기는 결코 난잡하지 않습니다. 되려 단순할 정도로 느껴지는 화두가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 뿐입니다.  또 \ <얼마나 닮았는가>는 타이탄을 향해가는 우주선 속 선장과 선원들의 관계. 또 인공지능로봇의 반전이 펼쳐지는데요, 어째서 표제로 선정되었는지 너무나도 잘 느껴집니다.

 이외에도 <0과 1사이>, <니엔이 오는 날>은 에디터가 필사한 문장이 가장 많은 단편들이에요.

그게 우리가 보는 세상의 전부야. 사람은 자신이 관찰한 것밖에 알 수가 없어. 누구나 자신의 인생밖에 살아본 적이 없지.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온 세상을 보고 온 것처럼 큰소리치곤 한단다. <0과 1사이>, p.31

언어에 생각이 담긴다. 하지만 만약 다음 세대가 언어를 생각의 도구로 쓰지 않는다면, 더 이상 그릇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사람의 마음은 앞으로 어디에 담길까? <고요한 시대>, p.100

 

홍’s Pick

클라라와 태양 / 가즈오 이시구로



🤖  노벨문학상 수상자, 2010년 《타임》이 선정한 ‘1945년 이후 영국의 가장 위대한 작가 50인 중 한 사람인 가즈오 이시구로가 펼쳐내는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의 윤리와 사랑에 관한 이야기. ‘헌신’과 ‘희생’에 대하여.

 가즈오 이시구로표 SF는 책을 덮고 나서 늘 멍해지는 게 특징인가보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책의 분량만큼 클라라의 감정을 찬찬히 따라갈 수 있어서 좋다. 로봇의 ‘감정’. 늘 감정 없는 기계로 묘사되던 로봇에게 인간만큼의 통찰력과 감정이 존재한다는 게 이 이야기에 빛을 불어넣는다. 클라라가 태양에게 기도하는 이유, 조시에게 자신의 일부를 내어주며 헌신하는 이유, 클라라가 릭을 관찰하는 이유…… 어쩌면 클라라 자신도 모를 것이 분명하다.

 이 이야기의 매력은 바로 클라라의 그 ‘헌신적인 사랑’ 의 주체가 로봇이고, 그조차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정말 말 그대로의 ‘헌신’ 이기 때문이다. 조시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역시 그러했지만, 결국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한다는 점에서 의문점이 생긴다는 것과 일치한다. 죽음을 죽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또한 하나의 사랑이라는 것. 끝없이 양립하는 감정에 읽으면서도 많이 힘들었다.

  모두가 ‘조시’ 를 위해 선택하는 세상.클라라는 조시를 위해 모든 것을 선택하지만, 사람들은 ‘클라라’만을 위해 모든 것을 선택해주지 않는다.결국 우리가 원하는 무지개빛 결말이 아니라 씁쓸하고 멍해지지만, 어쩌면 그런 여운이 늘 가즈오의 이야기를 찾게되는 이유가 아닐까. 

 기억을 짜맞추는 클라라에게 무한한 태양이 내리쬐기를 간절히 빌며 책을 보낸다.

차는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지나쳐 언덕을 넘어갔다. 조시와 내가 전에 수도 없이 같이 지켜보았던 것처럼, 차는 그렇게 사라졌다. p.434

 

소한’s pick!

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 / 11분의 1 / 리셋 / 모조 지구 혁명기 / 리틀 베이비블루 필 / 목소리를 드릴게요 / 7교시 /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

🏹 수동적 도피를 꿈꾸는 신촌러에게 추천하는 멸망 시나리오들이 담긴 정세랑의 단편집.

  ‘세상이 망해버리든지, 내가 어디론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시험기간의 대학생이라면 흔히 하는 생각입니다. 도저히 집중하기 어려운 어느 날, 혼자서 멍하니 앉아 망상을 이어가는 것은 쉬워보이면서도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정세랑 작가의 단편을 하나 읽는다면 벽지만 바라보고서도 신나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답니다! 작가가 내어주는 따뜻한 엔딩을 맞이하며 조금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책을 덮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세상이 조금은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까요?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

 이전에 고백했듯, 에디터는 단편집의 맨 앞에 수록된 짧은 단편들에 많은 애정을 갖는 편이에요. 이 단편 또한 이어지는 소설로 독자들을 부르는 강렬한 초대장 같습니다. 손가락이 사라지는 남자아이와 도핑 테스트에 걸려 메달을 박탈당한 운동선수인 점핑 걸이 손가락을 찾아서 타임머신을 타고 모험을 떠나는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라니. 기괴하면서도 어딘가 사랑스러운 전개가 정세랑다워요. 운동을 그만 두고싶은 마음에 약물 확인에 소홀했던 점핑걸처럼 우리는 때때로 비자발적인 도피를 꿈꾸고, 가끔은 정말 도망쳐버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결국 돌아온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 어느날엔가 다시 떠날 때에는 좀 더 익살스러운 마음이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사람도 함께 해준다면 더할나위 없겠죠. 점핑걸과 미싱핑거가 그랬던 것처럼.

 

<모조 지구 혁명기>

   평범한 회사에 이력서를 넣은 줄 알았던 주인공은 눈을 떠보니 지구 밖 어딘가에 만들어진 ‘모조 지구 테마파크’ 홍보 책임자이자 유일한 지구인이 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이곳에서 기괴하게 생긴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는데요, 이 곳의 창조자인 ‘디자이너’는  피조물을 제멋대로 만들어 고통스럽게 만들어요. ‘디자이너’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룸메이트 ‘천사’를 위해 주인공은 혁명을 일으킨다는, 기괴한 소년만화같은 이야기에요. 

  이 단편은 우리 모두가 그 언젠가 꾸었던 기괴한 꿈을 정세랑 작가가 잘 복기하고 이어서 좋은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가가 어릴 적부터 종종 꾸었던 꿈을 소재로 소설을 썼기 때문일까. 이 단편을 읽고나니, 그 어느날 아침에 안개낀 것 처럼 뿌연 꿈 속을 되짚어보다가 포기했던 많은 나날에 마침표를 찍게 된 기분이었다. 

  여담으로, 에디터는 모두를 ‘그’라고 지칭하는 표현방식에 편안함을 느낌과 동시에 주인공의 룸메이트인 ‘천사’의 성별을 알아내려고 애쓰며 읽었다. 물론 실패했다. 하지만, 이것이 성별을 막론하고 누구든 ‘그’라고 지칭할 수 있는 우리 말의 묘미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덕분에 머릿속에서 캐릭터들을 자유롭게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방금 나, 너무 ‘디자이너’ 같았나…

왜 그랬을까. 왜 확인하지 않았을까. 확인하려면 확인할 수도 있었는데. 사실은 그만두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 가장 비겁한 방식으로 그만두고 말았지만.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 

이제는 손가락이 사라지지 않게 된 남자애. 여전히 좋아하지. 그렇지만 가끔 연고를 매니큐어로 바꿔치기 해둘 때가 있어. 아주 자주는 아니지만. 내가 비겁하게 이곳을 떠나고 싶어질 때에.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 

천사는 날개가 없을 때부터 천사였고, 천사가 내게 주는 안도감은 우주를 샅샅이 뒤져도 다른 별에서는 찾을 수 없는 종류이리라 확신한다. <모조 지구 혁명기>

소한’s pick!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 스펙트럼 / 공생 가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감정의 물성 / 관내분실 /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 디스토피아 소설에 지친 신촌러에게 추천하는 따뜻한 과학으로 들어진 김초엽의 낭만 우주들.

<스펙트럼>

  우주 탐사를 떠났다가 실종되어 40여 년 동안 태양계 바깥 행성에서 외계 지성 생명체와 만난 생물학자 희진이 손녀에게 들려주는 ‘외계 지성 생명체’이자 친구, ‘루이’의 이야기.  ‘루이’는 수명이 짧지만 색채에 기록을 담아 ‘다음 루이’에게 물려주고 희진은 루이‘들’과 깊은 교감을 합니다. 어렵사리 지구로 돌아온 이후, 희진은 이들에 대한 정보를 발설하지 않아서 허언증 환자로 몰려요. 하지만, 손녀에게만은 이 기억을 소중하게 전합니다. 

  모 대학 졸업 연설에서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먼 미래의 나를 이어주는 것은 몇몇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작은 연결고리 뿐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우리는 몇몇 파편화된 기억들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나를 하나로 정의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지요. 어쩌면, 우리개인은 ‘루이들’과 똑같을지도 몰라요. 전혀 다른 각각의 개체를 하나로 정의하여 잇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요. 이런 점에서 ‘루이들’이 쓰는 색채 정보를 이용한 기록과 개인의 기억은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어지는 것은 하나의 정체성만이 아닙니다. ‘루이’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가 이어지고 있는 것같아요. 할머니에게서 손녀에게로 이어지는 핏줄과 이야기, 연애가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 습관, 친구를 닮아가는 말투같은 것들로 우리의 어느 부분에 녹아있으니까요. 때문에, 사건의 지평선 너머에서도 희진과 루이의 우정은 여전히 아름답게 이어지고 있을 거에요. 그곳에서 또 이곳에서.

할머니는 그 부분을 읽을 때면 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물이다.” <스펙트럼>

나는 할머니의 유해를 우주로 실어 보내 별들에게 돌려주었다. <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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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더 레-코드

 홍과 개굴은 책 선정 과정에서 둘 다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을 골랐다. 이미 무려 네 권이나 골라놓은 홍 에디터가 다섯 권을 쓰는 대신 개굴 에디터에게 ‘천 개의 파랑’ 큐레이팅권을 양보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개굴 에디터의 입장은 다소 달라보였다. 

🤭홍: 제가 양보해드린 겁니다. 군대에서 읽은 책 중 인생 책  하나라고 하시는데 제가 어떻게 책을 뺏겠어요.. 하지만 천 개의 파랑’이 명작인 건 정말 포기 못해요. (강력주장)  제가 썼으면 오열하는 글만 잔뜩 있었겠죠? 개굴님이 잘 써주신 덕에 이번엔 큐레이팅 넘긴 건 후회 안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제 책은 제가 선점할테니 긴장하세요.. 다들… ㅋ (사실 책 다섯 권은 선 좀 넘어보였으니 양심 러쉬도 있습니다.)

🐸개굴: 제가 먼저 선점한 겁니다. 오늘도 민첩한 하루 되세요^^

❄️소한: 책 많이 읽는 사람은 어른스러울 거라는 건 역시 편견인가봐요… 


11월호에서

만나요!

 

 

With 홍🤭With 홍🤭

Special Thanks to 개굴🐸Special Thanks to 개굴🐸

소한
AUTHOR PROFILE
소한

겨울을 사랑하는 재미지상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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