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신촌] 라이카시네마를 라이크하다
에디터 해랑
에디터는 영화를 현실 도피용으로 자주 찾곤 한다. 현실이 지칠 때, 휴대폰을 종료하고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으며 온전히 앞을 보고 앉아 다른 세상에 몰입하는 순간이 좋다. 에디터처럼 현실을 도피하는 용도 외에 누군가와 함께하는 순간을 위해서도 많이 찾는 것이 바로 영화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주 가는 영화관 하나 정도는 마음 속에 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LAIKA CINEMA!
대형 브랜드 영화관도 좋지만, 조금은 마이너해지고 싶은 날.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편안하게 앉아서 온전히 영화를 즐기고 싶은 날. 에디터가 소개하는 연희동의 작은 영화관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드문드문해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곳, 연희동 최초의 예술영화관 ‘라이카시네마’이다.

다홍색 간판이 시선을 끈다.
연희동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5층짜리 건물이 보인다. 건물 옆에 다홍색 간판에 쓰인 ‘LAIKA CINEMA’가 보인다면, 간판 옆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키오스크에서 또는 1층 로비에 계시는 직원분에게서 예매한 영화를 발권할 수 있다.

영화 포스터를 띄우는 전광판들 옆에는 지면 포스터들과 팜플렛이 있다.
로비에는 영화 팜플렛, 전광판, 그리고 널찍한 소파가 있다. 영화를 기다리면서 라이카시네마 스티커도 구경하고, 직원분들 계신 포스기 앞에 놓인 10월 상영 일정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에디터는 로비에서 교복을 입고 영화관 입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한 고등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저, 이대 과잠 입고 찍어도 되나요? 저 고3이잖아요… (고3, 이서현)
안녕하세요, 영화 혼자 보러 오신 거예요?
앗 네, 오늘 시험 끝나서 혼자 보러 왔어요.
고등학생이에요?
고3이에요.
…저런…네… 라이카시네마는 어떻게 찾아오시게 된거에요?
지금은 해외에 간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라이카시네마를 좋아했어요. 친구랑 함께 와본 뒤로 혼자서도 자주 오게 되는 것 같아요.
학교가 강서구에 있다고 했는데, 다른 영화관 대신 라이카시네마까지 오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CGV나 롯데시네마처럼 큰 영화관보다 사람이 없어서 좋아요. 시험 끝나고 지쳤는데, 사람들 많이 없이 와서 혼자 조용히 영화볼 수 있어서 좋달까요. 그리고 라이카시네마는 영화관에서 판매하는 일부 음료 외에는 아예 음식을 먹지 못하는데, 그게 쾌적해서 좋아요. 영화’만’ 볼 수 있잖아요. 그리고… 연희동까지 오는 길이 너무 재밌어요. 홍대에서 버스를 갈아타서 들어오는데, 소품샵도 많고, 대학생들도 많고… 아기자기하달까요.
지금, 이대로도 좋아요.라는 영화를 선택했는데, 특별히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딱히 ‘이 영화를 봐야겠다.’라는 생각보다는 ‘라이카시네마에서 영화를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집이 경기도라서, 학교 시험치고 와서 영화보고 집에가는 시간 생각하니까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됐어요. 근데 여성감독 기획전 특별 상영이라고 하더라구요. 신기했어요.
마침 영화 입장 시작을 알리는 직원분의 안내가 들렸고, 에디터와 인터뷰이는 영화관에 입장했다.
영화관 들어가는 길. 스페이스독 건물이라서 그런지, 마치 우주선에 들어선 것 같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포스터
영화1.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2009, 재개봉) [라이카시네마 2022년 한국 독립영화 여성 감독 기획전]
현실 그리고 반전을 모두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2009년에 이런 스토리가 어떻게 나왔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영화이다.
간략한 줄거리: 명주(공효진)과 명은(신민아)는 자매이지만, 다른 삶을 산다. 명주는 제주도의 수산시장에서 수산물 장사를 하며, 명은은 서울에서 커리어 우먼으로 각자 다른 방식의 시간을 보낸다.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명주와 명은은 제주도에서 다시 만난다. 명은은 어머니 상을 치른 후 자신의 아버지를 찾겠다며 아버지의 얼굴을 아는 명주와 편지 속 주소로 향한다.

어딘가 화나있는 명은(우, 신민아)과 눈치보는 명주(좌, 공효진)
감상 포인트1: 다름의 연속, 본질은 같은.
명주와 명은은 다른 성격을 가졌다. 이는 어머니 장례식 장면에서도 나타난다. 명주는 다른 가족들과 같은 방향으로 앉아서 다른 사람들을 끌어안아 주는 반면, 명은은 뒤돌아 혼자 울고있다. 감독은 이를 화면을 전환하는 방식이 아닌 거울을 통해 보여준다. 명은의 뒷모습은 차분하지만,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명은의 성격을 더 극명하게 표현했다.
완도로 가는 와중인 배에서도, 가서도 둘은 계속 투닥거린다. 너무도 다른 생활방식, 생각, 그리고 말투를 가진 둘이다. 결국 터진 명주와 날카로운 명은은 싸우다 교통사고까지 나니 말이다. 하지만, 결국 명은이 무너지는 순간 명주는 품을 내어준다. 명은이 자신의 본질을 찾을 때까지 기꺼이 함께 나아가준 명주, 그리고 처절하게 무너지는 명은 옆에서 “우린, 여기에 있어.”라고 말하며 달래주는 명주이다. 결국 같은 곳을 향하게 되는 둘의 모습은 제목 속 ‘이대로’의 의미를 감상자에게 납득시킨다.

이게 큰 반전이랍니다. 궁금하죠?
감상 포인트2: 반전
너무 큰 반전이라서 에디터는 이를 숨기고자 한다. 궁금하신 분들은 라이카시네마에서 볼 수 있으니, 꼭 가서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길 바란다. 명주가 어렸을 때부터 타보고 싶었다며 같이 탔던 회전그네에서, 명은은 진실을 깨닫는다. 본인이 놓쳤던 진실, 그리고 함께 떠오른 기억들에 묻어 밀려오는 죄책감. 감독은 명은이 죄책감을 느낀다는 언어적인 표현 대신 명은의 떠오르는 기억들과 명은의 표정을 차례로 보여주며 명은의 감정에 완전히 이입할 수 있게 한다.
본인만 몰랐던 진실을 마주한 명은은 다시 서울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늘 본인의 곁에 있었던 사람들과 대비되는 회사 사람들의 실상을 마주한다. 결국 본인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은 전부가 아니었음을, 본인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었음을 깨달은 명은은 토해내듯이 울음을 뱉는다. 부서진 휴대폰, 명은이 입고 있는 니트는 명은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요소이다. (이유는 영화를 보시면 알게 될 거다!) 반전이 궁금하다면, 라이카시네마의 극장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어느샌가 명은의 옷도 명주의 옷처럼 물들어간다.
“너, 생선 구울 때 자주 뒤집으면 안된다? 한쪽 면이 다 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
명은과 함께 제주도로 돌아가는 길, 명주의 대사. 명은이 진실을 찾고 본질을 깨달을 때까지 옆에서 품을 내어준 명주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대사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현실에 지친다면,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은 것 같다면 이 영화를 꼭 보길 추천한다. 상상치 못한 반전이,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2층 카페에서 다시 만난 인터뷰이
영화 어땠어요?
충격적이었어요.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어요. ‘이게… 이게 뭐지…?’하면서 마지막에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아니 이게 가능한가…?
영화니까요~
혹시 인상깊은 장면이 있었어요?
마지막에 명주(공효진)가 명은(신민아)에게 “생선 좀 보내줄까?”하는 장면이요. 언니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달까… 저희 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아, 언니가 있어요?
네. 3살 차이나는 언니가 있는데, 제가 특성화 고등학교라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었거든요. 떨어지고 나서도 가장 많이 얘기하고, 지금 대입 자소서 쓸 때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이 영화 보고 나니까 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서현씨의 언니는 언제나 옆에 있으면서 큰 위로가 되는 존재군요.
네, 명주처럼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힘들 때 돌아보면 있는 것 같아요. 새삼 감사하네요. 저도 명은처럼 본질을 찾은 걸까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이 영화가 서현씨한테는 성공적이었나봐요.
그러게요. 성공적이었나봐요.

1층 로비에서 이렇게 다양한 영화 포스터를 보며 고를 수 있다.
인터뷰이를 보내고 다음 영화로 뭘 볼지 고민하는데, 한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더더더’라는 단순한 제목의 영화였다. 뭘 더 하라는 건가? 뭘 더 달라는 건가? 뭐지? 라는 단순한 의문에서 입장한 영화관에는 에디터를 포함한 단 6명의 관람자만 있었다.

‘더더더’ 포스터
왜 ‘더더더’가 제목인지 좀 짐작가시나요? 더 부세요 더~ 더~
영화2. 더더더 (Jooyoung in Wonderland)(2022) [O, Shorts! 오, 쇼츠! 10월 단편영화 기획전]
‘환장의 점입가경, 한밤의 난장’이라는 소개가 가장 걸맞는 영화이다. 영화 ‘더더더’는 연말에 주영(주인공)이 팀장의 전화를 받고 퇴근길을 돌려 다시 출근을 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주인공이란 무엇인가. 자고로 사건 하나 정도는 터져 줘야 주인공 아닌가. 근데 주영은 본인 인생에 너무 메인 주인공이었나보다. 하나도 아닌 수많은 악재들을 만난다. 최악의 순간들로 점칠된 하루, 그와 상반되는 신나는 연말. 삶에 지친 수많은 주영이들을 위로하는 영화이다.

영화 본 사람들은 아마 여기서 이마 짚게 될 걸.
감상 포인트1: 캐릭터들의 매력
영화 속 모든 캐릭터들의 개성이 강한 점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다. 한결같이 싸가지 없는 팀장, 매뉴얼을 운운하며 느리고 비효율적이지만 결국 본업은 하나도 잘 못해내는 동수, 요술봉 들고 잠들어 있던 만취한 여성, 뭐라 하지는 못하고 동수한테 일만 떠넘기는 경찰 상사 등.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너무 뚜렷한 개성이 있어서 나중엔 헛웃음까지 짓게 한다. 캐릭터의 성격이 너무 확실해 그 모든 행동과 상황이 이해되는 지경까지 가게 된달까. 하지만, ‘아오’하다가도 ‘그럴 줄 알았다.’하게 되는 과정이 전혀 거북하지 않은 점이 영화의 매력이다.

누가 주영이 좀 쉬게 해줘라…
감상 포인트2: 주영이를 힘들게 한 건, 뭐였을까
이 영화는 하이퍼리얼리즘을 영상화한 것 같다. 왜,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겪어보지 않았는가. 내 일 아닌데, 난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소리 대신 더 쌓여가는 일과 꾸중들. 그래도 우리는 꾹 참고 다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주영도 그렇다. 팀장 전화를 받고 “씨발년”이라는 말을 뱉고서는 다시 회사로 향한다.
회사로 향하는 와중에 가글을 한 것 때문에 음주운전 측정기에 적발된 주영은 경찰에게 “그렇게 빡빡하게 살면 안피곤해요?!”라고 소리친다. 이는 주영이 팀장에게 들었던 “그렇게 빡빡하게 하면 일은 누가해?”라는 말과 겹쳐지게 들린다. 결국 주영도 본인의 상황 때문에 타인에게 똑같이 강요할 수 밖에 없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후 주영의 ‘아차’하는 표정에서 그 상황이 더 극적으로 다가온다.
주영은 영화 러닝타임 내내 ‘한밤의 난장’을 겪는다. 다 겪은 후에 팀장은 전화와서 말한다. “주영씨, 다시 보니까 2017년 자료 필요없대~ 집에 가서 쉬어~.” 계속 아등바등하던 주영은 팀장의 말을 듣자마자 서럽게 울음을 터트린다. 길 한구석에 주저앉아 끅끅거리며 터져나오는 울음을 삼키듯이 흘리는 주영의 모습은 안쓰럽다. 가끔 세상이 나를 버린 것 같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엔 얄미워도 나중엔 귀여워지는 덤앤더머
감상 포인트3: 코믹요소
이 영화 장르는 코미디, 드라마이다. 중간중간에 코믹 요소들이 들어가 있다. 각 캐릭터들이 하는 행동도 웃긴데, 마지막에 “야, 너 근데 13만원 받았냐?”하는 말에서 그 정점을 찍는다. 모든 관객들이 이 대사에서 크게 웃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유는 라이카시네마에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쿠키 영상도 있으니 꼭 보시길 바란다. “영화하는 사람들은 다 이상한 것 같아.”라는 대사로 끝나는 영화라니.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나의 오늘을 가볍게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라이카시네마에서 영화 ‘더더더’를 꼭 보도록 하자. 화려한 세상이 당신을 버린 것 같다고 느껴지는 날, 공감의 눈물 한 방울, 새어나오는 웃음 한 번이면 꽤 근사한 하루가 될 지도 모르니.
괜히 위로받은 듯한 기분을 가지고 걸어가던 와중, 옆자리에서 오열하시던 분에게 물을 건네며 말을 걸었다.
괜찮으세요?
네… 영화가 엄청 몰입되네요. 죄송해요 저 때문에 시끄럽지 않으셨어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영화 여운이 오래 남네요, 저랑 영화 얘기 좀 더 하실래요?
네, 좋아요.
하며 시작된 인터뷰는 라이카시네마 건물 옥상의 루프탑에서 이뤄졌다.

인터뷰가 진행된 루프탑.
많이 공감되셨나봐요. 주영이 울기 시작할 때부터 엄청 우시더라구요.
아, 그쵸. 저희 팀장이랑 똑같이 얘기해서… 저한테는 극 하이퍼리얼리즘이었달까요.
아니 저렇게 진짜 얘기해요?
아 그니까요. 걘 친구없을 거에요.
영화 보면서 스트레스만 받으신거 아니죠?
아니요, 처음에는 스트레스 받았는데 나중엔 위로받았어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만취했던 여성이 “언니, 메리크리스마스.”하면서 건네준 조개껍질을 주영이 바라보면서 끝나잖아요. 뭔가, 뭉클했어요. 내심 무서웠거든요. 저도 주영과 비슷한 하루를 보낸 날 죽고 싶었는데, 영화의 끝에 주영이 죽어버릴까봐. 근데, 지나가는 사람의 “메리크리스마스”라는 한 마디와 건넨 조개껍질이 주영을 살린 것 같았어요.
맞아요,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선물 하나가 숨구멍이 되기도 하죠.
그니까요. 저도 정말 절망의 바닥을 봤던 순간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아이가 준 사탕 하나에 살았어요. 그런거죠, 인생이란.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때문에’ 죽고 싶다가도, ‘덕분에’ 살게 되는.

라이카시네마 출구 안내. 이 출구를 나가면서부터 인터뷰는 시작됐다.
라이카시네마에서 보이는 연희동의 야경 때문이었을까. 인터뷰이와 에디터는 꽤 긴 시간동안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사실은, 저도 연말이 반갑지 않아요.”, “주영과 같은 하루를 보낸 날에는, 어떤 일이 있으셨나요?”와 같은. 그리고 마지막에 자리를 떠날 때 서로 신상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이름이나, 회사, 학교 같은 서로를 특정할 수 있는 이야기는 낯선 이와만 가능한 대화를 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제는 익숙해진 라이카시네마의 로비
다음 날, 에디터는 금요일 저녁의 수업을 듣고 빈 시간에 뭘 할까 고민하던 중 다시 라이카시네마로 향했다. 요새 쌀쌀한 나날들 중 우연히 찾아온 밤이 따뜻한 날이었는데, 마침 라이카시네마에서 ‘한여름밤의 재즈’라는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이 아닌가! 시험기간은 더이상 문제될 것이 없었다. 라이카시네마에 출석도장을 찍다보니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직원분과 영화 시작 전까지 대화를 나눴다.

직원분과 대화를 나눈 장소.

오늘 관람 가능한 잔여 영화를 띄운 화면 아래에는 그달의 상영 스케줄 스티커와 라이카시네마 스티커가 나란히 있다.
오늘도 오셨네요.
네, 제가 재즈를 좋아하거든요. 재즈가 등장하는 영화라면 바로 달려오죠.
잘 오셨어요. 라이카시네마는 애트모스(Atmos) 사운드를 제공하는 영화관이어서 곧 상영될 ‘한여름밤의 재즈’처럼 음악이 등장하고, 사운드가 중요한 영화를 볼 때 좋거든요.
너무 도슨트 같으신데요.
하하. 근데 진짜에요. 영화관에 들어가시면 꼭 천장을 봐보세요. 천장 전체가 스피커로 되어있어요. 입체적인 사운드를 듣기 좋다는거죠. 정말 재즈 축제에 와 있는 기분을 느낄거에요. 저도 재즈를 좋아해서, ‘한여름밤의 재즈’ 봤거든요. 정말 좋아요.
더 기대되는데요. 감사합니다.

극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보이는 다홍색 간판이 반갑다.
대화를 끝으로 영화관에 입장하자마자 에디터는 천장을 쳐다봤다. ‘어라, 진짜 전부 스피커네.’라는 생각을 하며 앉은 에디터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재즈에 빨려들어갔다.

‘한여름밤의 재즈’ 포스터
영화3. 한여름밤의 재즈(2022)
‘당신, 재즈를 좋아하시나요? 그럼, 한여름밤의 재즈 콘서트에 초대합니다.’라는 말을 러닝타임 내내 전하는 영화이다. 초반부에 어떤 남자가 한 커플에게 “Do you like Jazz?”라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마치 앞으로 영화 내내 열릴 재즈 축제에 참가할 영화 감상자에게 묻는 것 같다. 에디터도 묻고 싶다. 당신, 재즈를 좋아하십니까?

재즈와 함께하는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다.
감상 포인트: 재즈, 그리고 재즈.
재즈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반해버리고 말 영화이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음악이라면, 한 재즈 음악가의 삶을 보여주려나? 싶었지만, 정말 재즈 콘서트 그 자체였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나오는 쉴 새 없는 재즈 음악에 재즈를 좋아하는 에디터는 정신이 황홀했다. 다큐멘터리의 장점이 뭔가. ‘현장감’, ‘사실감’, 그리고 ‘적나라함’. 이 세 가지 요소가 재즈를 중심으로 매력적으로 표현됐다.

재즈를 들으며 지붕 위에서 춤을 추고, 창문에 걸터앉아 키스를 하자.
라이카시네마의 빵빵한 음향으로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재즈 음악에 심취한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음악에 취해 지붕 위에서 춤추는 사람들, 키스하는 연인들, 터져나오는 맥주를 입으로 막아 마시는 직원,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머릴 흔드는 여성,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다리를 흔들며 바지를 펄럭이는 남성, 끊이지 않는 웃음. 에디터는 특히 지붕 위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창문을 통해 비추며, 바닥이 보이지 않도록 해 마치 하늘에서 춤추는 사람들 같이 연출한 장면에서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중간에 클래식이 나오며 사람들은 춤을 멈추고, 뛰어다니던 여자아이는 맞지도 않는 구두를 신고 걸어가고, 광활한 바닷가에서 남자 혼자 짐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이는 재즈를 즐길 때와 대비되도록 해 한층 재즈의 자유로움을 극대화한다. 에디터 조차도 재즈 음악을 따라 까딱거리던 손가락을 클래식이 나올 땐 멈췄으니 말이다.
재즈를 사랑한다면,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라이카시네마에서 열리는 재즈 축제에 가는 걸 추천한다. 일장춘몽과 같은 해방일지라도, 그 여운은 오래도록 당신 곁에 남을 것이다.
P.S. 이 영화의 유일한 단점은… 주호민이 계속 떠오른다는 거?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싸빱뚜비두밥~)

라이카시네마의 좌석
일주일 동안 열린 혼자만의 영화제를 끝낸 에디터는 좌석에서 일어나는 순간 생각했다.
‘다음주에 시험 끝나면, 와서 또 뭐보지?’

관람 후 나가는 길. 괜히 아쉬워 발걸음이 느려진다.
[10월이 가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라이카시네마 행사 소개]
‘라이카시네마 2022년 한국 독립영화 여성 감독 기획전’ 포스터
첫째, ‘라이카시네마 2022년 한국 독립영화 여성 감독 기획전’이 10월 31일까지!
2022년 한국독립영화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감독 독립영화 6편을 상영 중입니다. 여성 감독들이 전하는 여성의 이야기들을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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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쇼츠! 10월 단편영화 기획전’ 포스터
둘째, ‘O, Shorts!’ 오, 쇼츠! 10월 단편영화 기획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작을 비롯한 화제의 단편영화 4편과 함께하는 단편영화 기획전입니다. 이번 단편영화들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5월부터 17개월 간 80편 이상의 단편영화들을 소개해온 ‘오, 쇼츠!’가 막을 내린다고 하니, 마지막 ‘오, 쇼츠!’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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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라이카시네마와 좋은 시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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