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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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2024 · 09 · 16

Editor 고골리

       그 이상한 일은 추석을 막 앞둔, 그러니까 동양의 유구한 전통이 더 이상 급변하는 지구의 절기에 발맞추지 못한다는 것을 비웃는듯한 무더운 여름날에 일어났다. 그날은 개강일이나 다름없는 날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난 우리의 주인공, A군은 매우 가뿐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말하자면 목에 걸리는 부하가 상상 이상으로 축소되었다는 거다. 지난 3년 전부터 유행한 도수 치료를 받은 적도 없는데 말이다. 잠을 자는 동안 목 근육이 황소만큼 강화되었거나, 뇌가 모두 흘러내려 귀로 빠져나간 것이 틀림없었다. 애석하게도 나름 명석한 축에 든다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주인공에게는 후자와 엇비슷한 사건이 나타났다고 봐야겠다.

 

       그는 머리의 가벼움을 해석하는 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뜨거운 국밥이 우리를 시원하게 하듯이, 차가운 소주는 우리의 속을 뜨겁게 덥혀주기에, 이열치열의 정신으로 무더위와 한 판 승부를 벌이고자 전날 술을 터무니없이 퍼먹고는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다. 학교에 나가 수업을 듣긴 해야겠지만, 그거야 명령에 따라 복종하는 손가락과 빠르게 회전하는 두뇌만 있으면 될 일이 아닌가! 그런데 바로 그게 없어진 거다. A군의 머리에서 뇌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어 보았지만 익숙하게 느껴져야 할, 뇌가 비명을 지르는 끔찍한 숙취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귀납적으로 보나 연역적으로 보나 뇌가 없어진 것이 분명해….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이건 말이 안 되잖아!” 그는 착잡한 기분에 뺨을 두 세 번 속절없이 비비며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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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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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리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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