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마당 시네마당 #댄서
‘천재’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한 분야에서 흥미로운 소재로 다뤄져왔다. <굿 윌 헌팅>의 윌, <셜록>의 셜록 홈즈, <어거스트 러쉬>의 어거스트, <데스노트>의 L 등. 천재성을 지닌 캐릭터들은 선악의 구분을 떠나서 그들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독자 혹은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곤 한다. 압도적인 ‘재능’에 대한 대리만족이나 부러움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이 겪을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도달한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 <댄서> 역시 천재를 넘어 ‘천사’라 불리는 발레리노 ‘세르게이 폴루닌’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앞서 나열한 소위 ‘천재 영화’들과는 그 궤를 달리 한다. 영화는 20세기 최고의 발레리노라 불리고 있는 그의 ‘천재성’에 주목하지 않는다. 단지 한 남자의 성장과 인생을 다큐멘터리로 담고 있을 뿐이다.

영화는 우크라이나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세르게이 폴루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릴 때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를 발레리노로 키우기 위해 영국으로 이주하여 힘들게 생활하는 가족의 모습과 어릴 적부터 남겨둔 세르게이의 실제 영상들이 교차편집되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단순히 연출된 장면이 아닌 만큼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었다. 이후에도 등장하는 그의 과거 모습과 현재 모습의 교차는 관객들이 그의 춤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의 과거를 더 아프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성장의 아픔과 혹독한 훈련을 거쳐 불과 19살에 영국 로열발레단 최연소 수석무용수가 된 세르게이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자마자 목표를 상실하고 발레에 대한 열정을 잃게 된다. 더군다나 영국에서 힘든 삶을 사는 동안 이혼한 부모님, 잦은 이탈과 마약, 타투 등의 문제로 보수적인 영국 발레단과 겪는 마찰은 점점 세르게이를 외롭게 만들었고, 결국 로열발레단을 탈퇴하게 된다. 처음에 단순히 아름답다고만 느꼈던 그의 춤은 세르게이의 삶이 더 힘겨워질수록 아름답지만은 않은 처절함으로 우리의 가슴 속을 깊이 파고든다.

춤 출때 그의 모습은 ‘가장 우아한 짐승’ 이라는 별명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이후 빈손으로 러시아의 극단으로 간 세르게이는 영국에서의 불명예와 최악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이유로 방황하게 된 그는 결국 또 극단을 그만두게 된다. 최고의 자리를 두 번이나 내팽개친 그는 본인에게 맞는 자리를 찾고자 개인 댄서로 활동하게 되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협업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곤 하였다. 이 때 촬영한 영상이 바로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Take me to the church’라는 작품이다. 하와이의 빈집에서 촬영한 이 영상은 세르게이라는 발레리노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준 유명한 영상으로,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뇌와 깊은 절규를 안고 있는 그의 인생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이렇게 복합적인 것이 아닐까.
(*출처 : Youtube // Sergei Polunin, “Take Me to Church” by Hozier, Directed by David LaChapelle)
영화에서 보이는 세르게이는 항상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 성공해야한다는 부담감에 대한 자유, 보수적이고 통제된 형식을 중요시하는 영국 발레에서의 자유, ‘발레’란 고정된 틀에 대한 자유, 최종적으론 자신을 옭아매는 모든 구속으로부터의 자유까지. 이는 발레계에서 금기시 되었지만 그의 몸에 새겨진 8개의 타투에서도, 최고의 자리를 두번이나 내던지고 나온 그의 행적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영화 전반을 가로지르는 ‘자유에 대한 갈망’을 가장 극한까지 드러내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에디터는 몸치임은 물론이고 춤에 대해선 정말 무지하다. 더군다나 발레라고 하면 먼발치에서 조차 본 적도 없는데, 과연 이 영화가 에디터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예술이란 표현방법에서 차이가 날 뿐, 그 표현방법이 발레인지 음악인지 혹은 문학인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왔다. 더군다나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세르게이 폴루닌의 이야기는 발레로 성공한 감동 스토리도, 천재 무용수의 이야기도 아니다. 단지 삶의 의미를 찾아 방황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20대 청년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에디터는 단지 같은‘인간’이었기에 세르게이의 춤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인생과 영화와 세르게이의 춤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그리고 얼마나 처절했는지는 자세히 쓰지 않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직접 <댄서>를 통해 그의 삶을 이해하고 그의 방황을 함께 겪었을 때, 비로소 에디터가 느꼈던 카타르시스를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 스티븐 캔터
출연 세르게이 폴루닌
개요 다큐멘터리 |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85분
개봉일 2017.04.13
신촌 상영관
아트하우스 모모
CGV 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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