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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2024 · 09 · 23

야, 너두 디제잉 즐길 수 있어!: 신촌음악 입문서

Editor 삼식

bgm: Bladee – Innocent Of All Things

 

당신에게 DJ, 그리고 디제잉이란 어떤 존재인가? 어쩐지 범접하기 어려운 영역은 아닌가?

세상의 온갖 트랙을 몽땅 알고 있어야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예술,

혹은 양 손바닥을 펴고 한 손은 귀에, 나머지 손바닥은 

책상에 가져다 대고

삐끼삐끼 움 ~ 하는 몸짓.

이런 것들을 상상하고 뒷걸음질 쳤다면, 이제는 경험해 볼 때다.

 

이토록 편안한 디제잉!

신촌 언더독 커피에서 만나 보시라.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잠시 목차를 살펴보자.

 

[, 너두 디제잉 즐길 수 있어!: 신촌음악 입문서 ]

#p.2 mission 1. 상상하기

#p.5 mission 2. 용기를 가지기

#p.7 별첨부록. 용기 없이 맞이하는 법

#p.8 mission 3. 무작정 즐기기

#p.13 mission 4. 탐구하기

#p.19 별첨부록. 나의 장례식 음악은?

#p.20 final mission. 울지 않고 성실히 횡단하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럼, 스크롤 내릴 준비 되었는가?

 

 


#p.2 – mission 1. 상상하기

 

필자는 chat-GPT란 신통한 놈을 만나고부터 아리송한 것이 생기면 뭐든 일단 새 프롬프트를 열고 보는, 꽤 신세대적인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첫 질문을 기억하는가? 당신에게 디제잉이란 어떤 존재인가?

chat-GPT 4o의 image generation 기능을 켜고, 당신에게 던진 질문을 AI에게도 입력해보았다.

 

 

우리가 만나볼 것은 마지막 타입과 가장 가깝다.

당신은 AI보다는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해 주기를 바라면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p.5 – mission 2. 용기를 가지기

 

어렵지 않다.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 일정 확인하기 – 지도 앱에서 ‘언더독 커피’ 검색하기 – 따라가기 ]

 

주인공은 DJ 이물, 장소는 신촌 언더독 커피.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다섯 시.

대부분은 야외에서, 혹은 바깥을 향해 진행하나 간혹 안쪽 디제잉 부스에서 할 때도 있다.

특이 및 안내사항은 보통 언더독 커피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비주류의 언어로 대화하는 법: 언더독 커피

 

 

#p.7 – 별첨부록. 용기 없이 맞이하는 법

 

실수로, 지나가다, 아무 생각 없이 언더독 커피에 들어가면 된다!

운이 좋다면 노브*를 돌리는 DJ 이물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노브(knob): 디제이 장비에서 주로 볼륨, 이큐(EQ), 필터 같은 사운드 파라미터를 조절할 때 사용하는 작은 원통형 스위치

 

 

#p.8 – mission 3. 무작정 즐기기

 

 

 

 

 

 

 

 

 

 

 

 

 

 

샤잠*으로 트랙의 제목을 찾아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이후 이물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셋리스트가 올라오니 음악 자체에 조금 더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음악을 들으러 와도 좋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러 와도,

친구와 수다를 떨러 와도 좋다.

음악이 방해가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소리에 홀려 노트북을 덮게 된다면 몰라도!

*샤잠(Shazam): 음악을 듣고 곡의 제목, 아티스트, 앨범 등을 자동으로 식별해 주는 음악 인식 애플리케이션

 

*웹진 발행 플랫폼의 문제로 업로드 화질에 한계가 있으니, 직접 가서 2500만 화소(+초고음질)로 양껏 느끼기를 바란다.
*참고로, 1080p는 약 207만 화소, 인간 시각의 해상도는 약 2억 화소이다.

 

 

 

 

 

 

 

#p.13 – mission 4. 탐구하기

 

이 소리는 누가 만들까? 언더독 커피에서 디제잉을 하고 계시는 이물 님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연대 의대 휴학 중인 18학번 이준형입니다. ‘모듈러 신스’라는, 전류를 음처럼 다루는.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만들기도 하는 그런 예술가 지망생입니다.

– ‘이물’이라는 이름을 어떻게 짓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이물-질’처럼 합성어로도 쓰시는 것 같은데요.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보러 갔다가, 딸린 서점이 있어요. 거기에서 설치 예술가이자 행위 예술가이신 ‘이불’이라는 분의 이름을 보게 됐어요. 불이라는 건 뜨겁고 자극적인 이미지인데 이불이라는 건 포근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상반되는 이미지잖아요. 이런 게 재밌어서 그날 택시 타고 오면서 그럼 나는 이물 해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 너무 잘 지으신 것 같아요. 어울리고, 예술가 같고요.

네. 의도한 건 아닌데 물도 어디에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물이라고 하면 이질적인 게 되니까. 일종의 비슷한 목표를 이룬 것 아닐까요?

– 저는 그냥 밥 세끼 먹는다 해서 삼식인데 약간 부끄러워지네요. (웃음) 이물, 너무 멋있는 이름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어서, 디제잉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도 알고 싶어요. 대중들에게는 가까운 듯 먼 듯 알쏭달쏭한 영역인 것 같은데, 어떻게 입문하셨나요?

지금 디제이씬에서 핫한 게 을지로 쪽이거든요. 원래는 DJ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클럽 DJ. 도도하고. 헤드폰 끼고 하는 그런 DJ랑, 뭐, 뮤직 페스티벌 쪽의 활기찬 DJ들이 있는데 그쪽에 가서 들어보면 아, 이런 게 음지구나. 싶은, (다 같이 웃는다) 야만적이고 날 것의 분위기가 주도적인 그런 곳이에요. 되게 폐쇄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 씬이 오는 사람들만 오고, 여러 날에 가도 같은 사람이 있는 곳인데 (관중들을 포함해서) 그 사람들이 대부분 디제잉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거든요. 저도 공연 몇 번 보러 갔었는데, 처음에는 ‘와 이런 세상이 서울에 있다니’.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여러 번 가 보니까 그런 분위기도 약간은 틀에 박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제 친구는, 지인이 있어서 그쪽에 여러 번 갔는데 그때마다 똑같은 걸 틀더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가 보고 돌아오는 길에 택시에서 친구랑 막 욕도 하고, 실망스럽다 하기도 하다가, 그냥 뒤에서 이렇게 욕할 바엔 내가 한다. 그랬어요. 하지도 않으면서 욕하는 건 축구 볼 때 아빠가 욕하는 느낌인 것 같아서. (웃음) 그래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틀 후에 바로 디제잉 장비를 구입했어요.

 – 이틀 후요? 엄청나신데요.

(웃음)

– 대중들은 디제잉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요? 놀랄 만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혹은 오해와 진실이 있다면?

다양할 것 같아요. 그냥 음악 트는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니면 되게 어렵고 멋있는 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 해 보니까 간과하고 있는 게, 악기 연주랑 똑같더라고요.

– 어떤 점에서요?

일단은 노래를 트는 사람이긴 하잖아요. 또, 피아니스트가 똑같은 악보를 친다고 해서 다 똑같은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듯이. 개성도 있고, 해석을 다르게 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다르게 치기도 하고. 이런 것처럼 DJ도 본인의 곡이나 이미 있는 곡을 악보의 음들로 생각해서 기기를 통해 연주를 한다고 생각하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심지어 악보를 본인이 커스터마이징할 수도 있고.

–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훨씬 이해하기 쉬운 것 같아요. 저도 피아노를 오래 쳐서, 나만의 개성을 피아노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여러 번 생각하기도 했었거든요.
그러면, 신촌에서 음악 하는 건 어떠세요?
신촌에서가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음악이 있나요? 신촌이라서 나오는 음악이요.

일단은 처음에 제 목표가, 서점이나, 북카페나, 전시회나. 이런 곳에서 디제잉 하는 사람이 되는 거였거든요. 연희동 쪽에 있는 서점에서 밤에 모여 한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DJ 세 분이 디제잉 해 주시고, 책 읽고 술 마시고 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되게 재밌었어요. 신촌에서는 서울의 다른 곳, 홍대, 이태원, 을지로… 이런 곳에서 들을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김이 한 번 빠진, 그러니까 흥이 조금 덜 나는 음악. 그렇지만 반대로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음악들을 골라서 하고 있어요.

그리고 애초에 제가 DJ를 통해 흔히 만날 수 있는 하우스나 테크노나. 이런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잘 안 틀거든요.

– 음악인들은 음악을 통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하잖아요. 이물님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세요?

음악은 듣는 것!

이라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어요. 요즘에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도 잘 나오고, 스포티파이 같은 곳에서도 추천해 주고. 음악을 배경으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귀를 조금 더 기울이면 소리의 질감이라든지 화성이라든지, 리듬이라든지. 이런 내재적인 요소들 또한 되게 매력적이거든요. 단순한 BGM으로서가 아니라 소리 자체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음악을 통해서 이물님 자신의 모습이 많이 드러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러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제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건지, 음악이 제가 되고 싶은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 맞아요. 저도 글을 쓰는 걸 취미로 하는데, 글에 내가 드러나는 건지, 투영되는 건지, 혹은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글로 만들어버리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거든요. 제가 납작한 질문을 한 것 같네요. 정말 그런 모습들 전부가 음악을 하는 이물 님인 것 같아요.

– 음악을 업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물 님처럼 음악으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거나, 깊숙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어렵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사람들이 삶에서 음악을 보다 가까이 두고,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음악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 솔직히 가까이할 필요는 없어요. 제가 건축이나 동물, 뜨개질… 이런 것들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사람에게 음악이 꼭 필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강요하고 싶지는 않은데, 일단 확인하는 방법은 스스로에게 삶과 음악이 연결된 질문을 던져보는 거예요. 거창한 건 아니고, 예를 들어 ‘나를 음악 세 곡으로 표현하자면?’, ‘장례식 때 틀고 싶은 음악은?’ 같은 것들이요. 별 생각이 안 들면 그냥 그렇게 살면 되는 걸로. (웃음) 반대로 들었을 때 고민된다 싶은 지점이 있으면 조금 더 파고 들어가 봐도 좋을 것 같아요.

–  (에디터 초록): 그러면 혹시 장례식 때 틀고 싶은 음악 생각해 두신 것 있으신가요?

bladee & Ecco2K – Vanilla Sky

 

–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다른 예술 형태와 비교했을 때 어떤 점에서 특별할까요?

삶이랑 실질적으로 가장 가까운 자기표현의 수단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 학교에서 리코더 불던 것도 다 음악이니까.

또, 입체적인 교감이 가능해요. 음파가 나오잖아요. 실제로 느끼면서 감상을 할 수 있어서. 소름 돋는 거나 베이스 울리는 거나. 직설적으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 이물 님이 원하는 팬의 모습은 어떤 것일지 궁금해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호들갑 서로 안 떨고.

 – 방금 약간 사심이 담긴 질문이었는데, 호들갑 떨지 않도록 할게요. 

(웃음) ‘호들갑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말이, 너무 전체를 전부 좋아하려고 하면 객관적인 판단이 안 되는 것 같아서요. 그러면 서로 망가지는 것 같아요. 안 좋은 건 안 좋다고 얘기할 수도 있고, 안 받아들일 수도 있고. 이런 독립적인.

– 사실 이런 게 가장 건강한 관계죠. 이물 님은 어떤 대상에 있어서 다각도적인 시야를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하나를 딱 정해서 생각하기보다 이렇게도 생각해 보고, 저렇게도 생각해 보고. 아니면 자신의 생각을 재고하거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굉장한 강점을 가지신 것 같아요. 멋있는데요. 그러면 마지막 질문!

– 앞으로 어떤 목표가 있나요? 

삶에서 뽑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카드 중에서, 아직 음악이 남에게 딱 자랑스럽게 보여줄 패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음악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당당하게 남들에게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사람이고 싶기도 하고요. 어디를 갈지를 아는. 건실한 청년

– (웃음)

예술가인데 건실한 청년이기 쉽지 않거든요.

– 그럴 것 같아요. 정말, 그냥 생각만 해 봐도 그럴 것 같아요. 건실한 예술 청년.

 

 

알수록 오묘해지는 그의 매력.

그가 손끝에서 만들어 낼 파장이 궁금하지 않은가?

 

 

#p.19. – 별첨부록. 나의 장례식 음악은?

 

인터뷰를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는가? 아래 연결된 링크에 작성하라!

(모든 글은 익명으로 올라간다. 별명 입력 요구 시 아무 이름이나 작성!)

🎵 나의 장례식 음악은?

 

 

 

#p.20. – final mission. 울지 않고 성실히 횡단하기

 

울지도 않고 끝까지 따라온 당신. 충분히 디제잉을 즐길 자격이 있다.

그대로, 용기가 없어도 우연히 언더독 커피로 향하기만 하면 된다.

! 단, 매주 화/목 pm. 5:00를 기억할 것 !

아직도 어렵게 느껴지는가?

익명 보드에 내 장례식 음악 적는 걸 까먹진 않았는지 체크해 보자.

디제잉도 결국에는 음악이다. 게다가 여기는 신촌, 김이 한 번 빠진, 그래서 더 귀를 열기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우리들의 미숙한 무대이니.

당신은 당신의 우는 얼굴을 안아주는 신촌에서 지내고

그에게 다른 포옹 그러나 같은 파장으로 응답할 줄 알고 있다.

그러니 이제, 울지 않고 성실히 횡단하기!

가만가만 신촌의 음악, 이물의 디제잉을 즐겨보자.

 

 


에디터 초록: ‘신촌’ 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나요?
DJ 이물: 브로큰 발렌타인의
알루미늄이란 노래요.

제가 그 노래를 진짜 싫어하거든요. 밴드부는 항상 거쳐 가는. ‘국룰’ 이잖아요. 그런데 뭔가 그게 신촌의 느낌이 나기도 해요. 대학생들의 그냥 처음 미성숙한 모습 같은 거요.

 

 

 

언더독 커피

위치: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12길 27 1층
영업시간: 월-금 11:30~19:00 (18:45 라스트 오더) / 토 13:00~19:30 (19:15 라스트 오더)
연락처: 0507-1398-2046
인스타그램: @udd.coffee

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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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

하루에 밥 세 끼 먹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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