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7. 이재은, 디자이너 제음

먼저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다니는 21살 이재은입니다.
반갑습니다. 요즘 근황이 어떻게 되나요?
계절 학기를 듣고 있어서, 끝나면 집 와서 좀 쉬다가 작업하고, 그렇게 살고 있어요.
요즘 나를 지배하고 있는 감각이 있다면요?
요즘… 촉각? 손을 가만히 못 둬서 이것저것 만져보고 하는 거 좋아해요. 특히 클리커요. 하나 장만해 가지고 너무 좋아요. 그리고 최근에 종강하긴 했지만, 종강하기 전에 촉각 관련한 과제를 해서 부드러운 천을 샀거든요. 그래서 그걸 맨날 이렇게 (쓱싹쓱싹) 만지고 있어요. (웃음)
최근 고민이 있으셨나요?
최근에 계절 수업이 개강하긴 했지만 제대로 된 학기는 종강을 해서, 고민은 좀 사라진 것 같아요.
딱히 없는 건가요? 좋네요.

이제 제음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질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시각 디자인과에 진학한 계기가 있나요?
일단 미대를 온 건, 어릴 때부터 해온 분야라 자연스럽게 이 길밖에 없게 됐어요. 그리고 1학년 때 시디를 선택한 거는 그냥 그게 재밌었거든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을 작품에 깊게 담을 수 있는 분야가 시디라고 생각했어요.

저, 지금 할머니한테 전화가 왔는데…
아 받으세요! 잠깐 타임 할게요.
약간 웃긴 질문인데, 미감은 타고나신 건가요? 아니면 영감을 받기 위해 따로 하는 게 있나요?
저는 스스로 미감이 없다고 생각해서 노력을 하는 편이에요. 영감을 받으려고 하는 일은 특별하게 없는 것 같은데… 보통 작업 주제들도 그냥 제 일상 관련된 것들이었던 것 같고요.
일상에서 찾는 거예요? 근데 평소에 전시회나 행사 많이 다니시잖아요. 거기서도 영감을 얻거나 미감을 키우실 것 같아요. 추천하는, 혹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전시나 행사가 있나요?
디뮤지엄에서 하는 전시들이 다 재미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전시는 아니고 살짝 팝업 같은 느낌인데, 매년 공간과 관련된 행사로 ‘행복 작당‘이라고 있거든요. 서울 북촌이랑 서촌 일대 전체에서 진행되는데, 거기에 있는 카페나 공간들을 인테리어 회사들이 꾸며놔요. 거기서 체험 같은 것도 하고, 되게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제품들도 많이 전시해놔서 볼 것도 많고 재밌어요.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카페 투어하는 느낌인가요? 재밌겠다. 저도 내년에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추구미가 있으세요? 스스로에게나, 아니면 추구하는 디자인이나.
최근에 꽂혔던 거는 안티 디자인이라는 건데요. 디자인의 한 종류인데, 기존의 디자인에서 벗어나서 질서를 어지럽히는 느낌의 디자인이에요.
아잰의 관심사랑 좀 비슷하네요. 요즘 이게 유행인가봐요. 근데 제가 보기에는 제음이 추구하는 방향이 되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 같았거든요. 그래서 안티 디자인을 추구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되게 안티-안티 디자인 같았어요.
근데 제가 취향이 많아서,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그래요. 아직 한 방향을 잘 설정하지 못한 것 같아요.
이것저것 탐색 중이군요. 해보고 싶은 장르도 있나요? 공간 디자인이나, 소품 디자인 같은 것들이요. 인스타그램 스토리 보니까 귀여운 오브제 같은 거에도 관심이 있으신 것 같아요.
귀여운 거 보면 기분 좋으니까요. (웃음) 그것도 마찬가지로 아직 방향을 설정하지 못했는데,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그래요. 최근에는 브랜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 했었는데 또 저랑 안 맞을 것 같아서 고민이에요.

블로그를 보면서 유난히 어른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다고 느꼈어요. 어른들을 사로잡는 비결이 있으신가요?
비결은 모르겠고, 제가 원래 어른들이랑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 제 또래가 아닌 다른 세대의 사람들이 얘기하는 걸 좋아해서, 제가 먼저 말 걸고 다가가는 편인 것 같아요.
진짜요? 상호 수요가 있었네요.
그런 분들은 저희랑 관점이 되게 다르잖아요. 그래서 그분들의 얘기를 듣는 게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전시 같은 것도 보러 가면 혼자 보러 오신 어르신들이 한 분씩 계시거든요. 혹은 여러 미술 좋아하는 어르신들이 모여서 같이 다니세요. 거기에 살짝 껴서 그분들 얘기 듣고 그래요. 미술에 조예가 있으신 분들이니까 배우는 것도 많아요.
되게 신기하다. 그리고 제음만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댕청미가 있거든요.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목소리도 작고 여리여리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게 어른들의 지켜주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는 것 같아요.
그런가요? 근데 저는 이걸 좀 고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진짜요? 왜요?
너무 바보같아 보이니까! 이제 고학년인데, 누군가를 리드하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이런 생각마저 연하미가 있네요.
그래서 최근에 고치려고 노력 중이에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세요?
제가 좀 잘 까먹고, 하나씩 흘리고 다니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노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아잰 : 크크크크크크크크
이연 : 아니 실제로 ‘ㅋㅋㅋ’라고 웃는 사람 처음 봤어요.
…지금 무슨 얘기하고 있었죠?

밥보다 디저트를 좋아하세요?
네. 어떻게 알았지?
그래 보여요.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가 있나요?
이화여대 기숙사 후문에 베이크니드라는 빵집이 있어요. 저번에 디자인 팀글에서도 한 번 소개를 했었는데, 거기 제 최애 빵집이거든요.
무슨 빵을 좋아하세요?
거기 초코 바게트도 맛있고요…
갑자기 밝아지셨네요?
원래 거기에 단호박 크림이 들어간 빵을 진짜 좋아하는데, 그게 인기가 없어서 단종된 거예요. 최근에 진짜 안타까웠던 일이에요. 제가 직원분한테 물어봤거든요.

집에서 일 없을 때는 뭐 하세요?
그냥 누워 있거나 개인 작업하거나 해요. 뒹글뒹글하면서 핀터레스트 찾아보고, 인스타 하고.

덕질하는 분야가 있으세요?
원래는 아이돌을 좋아했는데 대학 올라오면서 현생 살다 보니 안 좋아하게 됐어요. 요즘에는 귀여워 보이는 걸 자주 충동 구매 해요.
어떤 게 있나요?
최근에 걱정 인형을 샀어요.

그래서 걱정이 없나 보네요. 효과가 좋다. 그럼 제일 최근에 한 소비가 걱정 인형인가요?
지금은 아이돌을 안 좋아하긴 하는데, 그래도 디자인이 예쁘게 잘 된 아이돌 앨범이 있으면 사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NCT WISH의 앨범 중에 은색 별 모양 인형으로 된 걸 샀어요. 안에 작은 사진첩 같은 것도 들어 있는 앨범이에요.

본가가 부산이시잖아요. 서울에 처음 와서 신기했던 게 있나요?
전반적인 건 부산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눈이 온다는 게 신기했어요.
집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나요?
진짜 많이 힘들 때요. 또 제가 반려동물을 키워서, 걔가 보고 싶을 때 되게 그리워지는 것 같아요.

잔치에 들어오신 계기가 있나요?
그냥 되게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확실히 생산적이게 되는 것 같긴 하네요. 진짜 많은 디자인을 하셨잖아요. 그럼 본인이 봐도 ‘아 이건 진짜 잘했다’ 싶은 디자인이 있었나요?
솔직히 없는 것 같아요.
왜요?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스스로 만족스러웠던 거는 없고, 재밌었던 디자인은 있어요. 최근에 비주 언니 종잡을 디자인했는데, 그게 좀 마음에 들었어요.
아, 맞아요. 진짜 예쁘긴 했어요. 어떤 디자인인지 궁금하시면 종잡을 구매해 주세요.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나요? …많았나요?
제가 저번 학기에 잔치 일 말고도 이것저것 하는 게 많았다 보니까 마감 기간이 겹치고 그랬던 게 되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피플 팀 디자이너의 고충이 있으세요?
딱히 생각을 해보진 않았어요. 제가 다른 팀을 해보지 않았으니까요.
근데 종잡 때는 해봤잖아요.
그렇죠. 음… 피플 팀 글은 덩어리보다 다 나눠져 있잖아요. 그래서 답변과 질문들을 배치하는 게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좋습니다. 그러면 다음 학기에 해보고 싶은 팀이 있나요?
하던 걸 하는 게 더 편할 것 같긴 해요.
솔직히 말씀하세요.
그럼 아트팀이요. 아까 말했듯이 아트 팀 글은 플레이스나 피플이랑 다르게 그냥 덩어리로 된 글이 많아서 편집하기 수월할 것 같아요.
제일 까다로운 글이나 에디터가 있었나요?
이연…
예상했습니다. 종잡 때문이죠?
너무 까다롭더라고요. 요구가 많았어요.
근데 팬지도 많이 까다로웠을 거라 생각해요.
팬지는 레퍼런스를 안 줘서 그냥 제 마음대로 했거든요. 그런데 딱히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지 않아서 다시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약간 팬지의 감성이 아니에요. 둘의 감성이 서로 상극인 것 같아요.
맞아요. 진짜 그런 것 같아요. 팬지가 생각보다 되게 감성적이더라고요.
앞으로 잔치에서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으세요?
제가 최근에 고민 중인 게, 디자인에 제 개성을 너무 많이 담는 것 같다는 거예요. 과제에는 그래도 되는데 잔치 디자인은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런 걸 좀 죽여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이거랑 관련해서 교수님들한테도 ‘너는 니 개성 절대 못 죽인다. 너는 절대 못 한다.’라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너무해! 악담을 하시네요.

잔치에서 첫 인상이 제일 강렬했던 사람이 있나요?
처음 생각나는 사람은 정빈 언니예요. 그리고 이연. 두 분 다 제 옆자리에 앉았거든요. 다른 이유는 없고요.
제가 처음에 말 걸었잖아요.
맞아요.
그런 추억이 또 있네요.
잔치에서 첫인상과 현인상이 제일 다른 사람이 있나요?
아잰 언니요. 첫 인상은 되게 강렬했던 것 같아요. 아까 질문의 답변에 언니도 포함해야 겠어요. 왜냐하면 PPT가 블랙이랑 핑크였어요. 그 PPT가 되게 강렬해서 기억에 남았어요. 조용한 사람일 것 같았는데 알아가다 보니 언니가 너무 제 취향이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아까 아잰 언니가 뭐라고 했죠? 아, 제게 많은 사랑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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