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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2015 · 10 · 06

13-1. 감성주의 (VIDEO)

Editor 란구

이날 오후 카페 SUM의 손님은 감성주의와 잔치꾼들 뿐이었습니다. 심드렁한 고양이가 누워서 하품하는 유리문을 지나 지하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촬영이 한창이었습니다. 오래된 앰프와 권태로운 소파가 놓인 구석자리였습니다.

 

 

홀은 감성주의의 감미로운 노래로 이미 넉넉했습니다. 잔치꾼들은 숨죽이고 노래를 듣고 또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따뜻하고 나른한 기분을 느끼며 가만히 서서 숨을 고르고 있자니 카페의 내부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사장님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온갖 수집품들, 낮은 조도의 조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이따끔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 같은 것들. 그 자리에서 저는 감성주의를 만나면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들을 적어둔 종이를 꺼내 보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적힌 질문들을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위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날 감성주의를 직접 만나면 이른바 ‘감성’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질문을 좀 던져볼 심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음악을 듣는 동안만큼은, 이것으로 아주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그것도 가장 근사한 대답을 들었다는 확신 말이죠. 성급한 질문과 미성숙한 말이 결국에는 놓치고야 마는 것들이 거기에, 목소리와 기타 선율 속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잠시 생각을 멈추고, 말은 아껴둔 채로, 음악 앞에 부드럽게 무장해제 되는 쪽을 선택 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했죠.

 

영상: 란구, 슴미

음향: 수습부원 영재

글: 수습부원 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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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구

기계치지만 영상을 만든다, 란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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