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감성주의 (INTERVIEW)
노래를 만들면 보통 자신을 투영해서 만들잖아요. 저도 모르게 자꾸 오글거리는 노래가 나오고 어두운 음악을 만들려고 하면 자꾸 막혀요.
진생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감성주의 안녕하세요. 싱어송라이터 감성주의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진생 “사람들의 감성을 채워주는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음악을 하자!”라는 뜻에서 ‘감성주의’라는 이름을 정하셨다고 들었어요. 다른 음악을 하셨을 수도 있었을 텐데 감성적인 음악을 생각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감성주의 음, 저는 제 목소리가 이렇게 청아하고 예쁜지 몰랐어요(웃음). 아무래도 제 목소리가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고 서정적인 음악에 제일 잘 어울리더라구요. 그래서 음악의 방향을 이쪽으로 잡았고 팀 이름도 감성주의로 해서 아예 컨셉을 잡은 거죠.
진생 직접 노래하시는 걸 들어보니 목소리에 소울풀한 느낌도 다분하던데요. 다른 장르의 음악이나 어두운 분위기의 노래(?)를 해보실 생각은 없으셨나요?
감성주의 음악을 만들면서 굳이 한가지 색깔만 정한 건 아니에요. 이런 저런 장르를 다루며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죠. 큰 틀에서 감성주의인 거지 그 안에서 음악은 다양하게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제가 굉장히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이더라구요(웃음). 노래를 만들면 보통 자신을 투영해서 만들잖아요. 저도 모르게 자꾸 오글거리는 노래가 나오고 어두운 음악을 만들려고 하면 막혀요. 하지만 다양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시도는 하고 있어요.
진생 노래를 해야겠다고 본격적으로 결심하신 건 언제였나요?
감성주의 사실 특별한 계기는 없었어요. 유딩 때부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는 늘 꿈이 가수였어요. 동요대회 있으면 항상 나가고, 그렇게 지금까지 자연스레 흘러온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노래를 하는 사람이 되어있고. 사실 제가 음치였거든요. 노래를 진짜 너무 못해서 욕을 많이 먹었는데 연습을 엄청 했죠. 한 20대 중반 정도 됐을 때부터 이젠 사람들한테 내 노래를 들려줘도 부끄럽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아빠가 젊으셨을 때 꿈이 가수셨거든요. 지금으로 따지면 연습생 같은걸 하셨대요. 집안의 반대로 꿈을 접으셨는데 아마 그런 피가 저한테 온 게 아닐까 생각해요.
진생 아, 그렇다면 집에서 적극 지지해주시는 편이시겠군요.
감성주의 전혀요. 극구 반대(웃음).
저의 음악적인 가장 큰 원천은 제 자신이에요. 영화나 다른 매체들을 보고서는 영감이 떠오르는 경우는 오히려 잘 없는 것 같아요.
진생 오늘 부르신 노래 ‘말해줄래’와 ‘좋겠다’는 어떤 계기로 탄생한 곡인지 여쭤보고 싶네요
감성주의 첫 번째 싱글에 막다른 길에 , 말해줄래가 있어요. 상황이 엄청 힘들 때였거든요. 제가 힘드니까 저한테 하고 싶은 말들을 노래로 만든 거에요. 셀프위로를 위해서 만들었는데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저처럼 힘든 분들을 위로해주는 노래가 된 거죠.
진생 좋겠다는 사랑에 대한 노래인데,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신 건가요?
감성주의 ‘좋겠다’는 아주 먼 옛날, 태초에(웃음) 제게도 마음에 사랑이 충만한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사귀던 애한테 선물로 만들어준 거에요.
진생 사실 두 곡뿐 만 아니라 감성주의의 다른 노래들도 굉장히 따뜻하고 편한 느낌이에요. 그래서 노래를 쉽게 만드실 거 같기도 하고, 또 다른 인터뷰에서 “어느 날 걸어가다가 가사가 곡의 첨부터 끝까지 딱 떠오른다”고도 하셨거든요. 곡을 쉽게 쓰시는 편인가요?
감성주의 음,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들 전부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싹 떠올라서 만든 노래들이에요. 그래도 어쨌든 어려움은 있어요. 창작하면서 고통이 있죠. 저는 다작을 하는 타입인데, 예를 들면 열 곡을 쓰면 아홉 곡을 버리는 그런 타입이죠. 좋은 노래가 나왔을 땐 자신감이 솟구쳐서 내가 정말 최고라고 생각했다가 작업이 안 되면 진짜 난 죽어야지 생각도 들어요. 성격이 좀 극단적이라 그럴 땐 아, 기술배울까 이렇게 생각하죠(웃음). 항상 그런 반복의 연속인 것 같아요. 단 한번도 쉬웠던 적은 없어요.
진생 작곡의 소재는 일상이나 본인의 경험에서 찾으시는 건가요?
감성주의 그렇죠. 저의 경험. 일상. 사랑. 이런 것들. 정말 우리가 쉽게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얘기들.
스윗제이 그럼 감성주의의 지금의 색깔을 만들어 준 가장 큰 소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감성주의 저의 음악적인 가장 큰 원천은 제 자신이에요. ‘막다른 길에’, ‘말해줄래’도 그랬지만, ‘좋겠다’도 제 얘기고 러빙유도 짝사랑 노랜데 제 얘기고, 네가 머물던 계절 이별 노랜데 그것도 제 얘기에요. 저는 무조건 저에요. 영화나 다른 매체들을 보고서는 영감이 떠오르는 경우는 오히려 잘 없는 것 같아요.
진생 감성주의가 추구하는 음악에 영향을 준 아티스트는 누가 있을까요?
감성주의 제가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음악적으로는 전혀 저의 음악과 비슷하지 않아요. 저는 김윤아씨가 저의 롤모델이에요. 자우림의 김윤아. 여성 싱어송라이터로서 너무 멋.있.어. 진짜. 그 한마디면 다 설명될 것 같아요. 그렇지만 딱히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 같지는 않네요. 제가 지금하고 있는 음악은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이에요. 사실 장르로 따지면 감성주의는 팝인데, 누구나 하고 있고 딱히 실험적인 음악도 아니죠. 일부러 남이 안 한 무언가 새로운걸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남들이 하는 걸 해도 내가 그 중에서 더 잘하면 되는 거잖아요.
저를 보기 위해서 찾아와주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을 때. 다 기억해요. 그날이 언제였고 어떤 분이 찾아와주셨는지.
진생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을 하시더라구요. 홍대는 물론이고 신촌, 여의도, 동대문, 한강 이런 데서 공연한 영상들이 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세요?
감성주의 일단 저는 공연하는걸 너무 좋아해요. 진짜 개 행복하구요. 저는 무대 밖에 있을 때는 좀 쭈구린데 무대에서 공연할 땐 솔직히 스스로도 제가 되게 멋있거든요. 공연하는 게 너무 좋고 또 다양한 곳에서 사람들 많이 만나고 싶고 여러 무대에 서보고 싶어서 들어오는 것들은 다 하고있어요. 제가 기획사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홍보수단으로도 공연이 최고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요.
진생 신촌에서는 제이노바, 신촌음악당에서 공연을 하셨죠. 버스킹은 신촌에서 해보셨나요?
감성주의 버스킹은 유플렉스 건너편 광장에서 해봤어요. 거기는 서울거리아티스트에서 허가를 받아야 되요. 제가 서울거리아티스트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거기서 몇 번 했었죠.
진생 거기 광장이 만들어진 건 오래된 건 아니잖아요. 광장이 조성되기 전이랑 비교했을 때 더 많은 기회들이 생겼는데. 신촌이라는 공간이 음악을 하기엔 어떤가요? 장소라든지, 사람들의 반응이라든지.
감성주의 최근에 신촌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뮤지션들의 입장에선 너무 좋죠. 공연 스팟도 만들어주고 문화행사도 많이 하니까. 전에야 신촌이 홍대에 비해서 떨어졌다고 생각되지만 지금은 신촌이 더 깔끔해요.
진생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가요?
감성주의 음, 우선 처음으로 자작곡을 들려줬던 공연. 제가 자작곡으로 공연한 지가 얼마 안 됐거든요.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사람들이 싫어하면 어쩌지. 나 내일 기술 배워야 되나(웃음). 다행히 반응이 좋았어요. 내 노래를 사람들이 듣고 좋아해준다는 걸 처음 느꼈으니까.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었던 공연이죠. 그리고 사랑노래 레퍼토리가 많아요. 한번은 앞에 커플이 있었는데, 제가 커플 분들 계시니까 사랑노래 한 곡 들려드릴게요 하니까 손을 꼬옥 잡더라구요.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도 흘리셨어요. 그날 저도 울 뻔 했어요. 또 아무래도 저를 보기 위해서 찾아와주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을 때. 다 기억해요. 그날이 언제였고 어떤 분이 찾아와주셨는지.
진생 우람씨(현재 감성주의의 기타리스트)랑은 어떻게 만난 건가요?
감성주의 신촌의 제이노바 사장님이 소개 해주셨어요. 근데 알고 봤더니 공연을 할 때 우리 앞 팀이었더라구요. 팀 이름을 말하는 순간 아 그 팀! 하면서 기억이 났죠. 여자보컬 한 명, 남자 베이스 한 명, 남자 기타 우람이 이렇게 세 명이었는데 남자 기타랑 남자 베이스랑 엄청 뒤늦게 들어와가지고 아 술이 안 깬다, 이러고 막 누워 있었단 말이야. 관객석에 막 누워있고(웃음). 그렇게 알게 됐어요.
진생 서로 잘 맞는 편인가요? 성향이 다를 것 같아요. 아까 보니 우람씨 폴더 폰 쓰시던데(웃음).
감성주의 얘가 좀 그런 건 떨어지는데요(웃음). 근데 뭐 다른 것들은 괜찮아요. 우람이가 워낙 성격이 좋아서요. 넉살 좋고 둥글둥글하고 술도 좋아하고.
진생 본인의 성격은 어떻다고 스스로 생각하세요?
감성주의 음, 사람이 성격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모든 면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도 내 성격은 이래 라는 걸 잘 모르겠어요. 여러 가지 모습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올 때가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별로 중간은 없는 편이고 좋거나 나쁘거나 그런 편이에요. 엄청 예민하고, 겉으로 보기엔 좀 세 보이지만 엄청 여리고 엄청 잘 울고.
진생 팬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노래는 물론이고 외모도 출중하시니 팬이 연락을 자주 해올 것 같은데.
감성주의 공연을 잘 봐서 좋았다고 페이스북 메시지 주시는 분들이 많죠. 기억에 남는 팬 한 분이 있어요. 공연을 보러 오셔서 한번은 제 손을 꼭 잡고는, 사람들이 많이 존경하는 뮤지션들이 있잖아요, 마이클 잭슨 같은. 이런 사람들 예를 들면서 저한텐 감성주의씨가 그런 사람이니까 앞으로도 열심히 해주세요, 하는데 아, 감동의 쓰나미.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런 것들을 이룬 다음에 한 십 년 정도 후면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만한 아티스트가 되는 게 저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에요.
진생 한 인터뷰에서 “우선은 무조건 이 바닥에서 오래 살아남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하셨어요. 평생 음악을 하고 싶다고도 말씀하셨죠. 구체적인 목표가 있나요?
감성주의 제가 목표를 세워놓은 게 몇 가지 있거든요. 가까운 것부터 차례로 말씀 드리면 일단 정규앨범 내기, 단독 콘서트 하고 락페 메인 무대 서기, 음원 차트 줄 세우기에요. 그런 것들을 이룬 다음에 한 십 년 정도 후면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만한 아티스트가 되는 게 저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에요. 그러면 인생 끝! 이젠 죽어도 돼(웃음).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절대로 음악의 끈을 놓지 않고 진짜 죽을 때까지 나중에 나이 먹어서 디너쇼도 하고.
진생 공식적으로 활동 하신지 1년이 조금 지나셨는데, 많은 성취를 이루신 것 같아요. 본인이 생각하기엔 어떠신가요.
감성주의 최근까지 그렇게 생각했어요. 매일매일 새롭고 한걸음씩 나아가는 느낌이었거든요. 근데 최근에 정체된 느낌이 들어요.
진생 창작에서 정체감을 느낀다는 말씀이신가요?
감성주의 음, 전체적으로 그래요. 전까진 하다 보니까 그린플러그드도 섭외가 들어오네, 하다 보니까 인터뷰도 하자 그러고. 근데 최근에는 욕심이 커진 거죠. 옛날에는 홍대에서 공연만 했다고 하면 그걸로도 끝이고, 감격이었고, 그린플러그드에서도 작은 무대지만 거기에 서는 것도 대단한 거였고. 근데 욕심이 커져서 사람들한테 더 많이 알려질 만한 것들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정체감인 것 같아요.
진생 음악활동을 꾸준히 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감성주의 그렇지만 전 음악활동 하면서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너무 좋으니까. 물론 많은 뮤지션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돈이죠. 근데 가난도 익숙해지니까 살만하고 또 제가 별로 물욕이 없어서(웃음). 다 괜찮았어요. 그리고 부모님이 반대하는 것도 신경 안 쓰거든요. 그랬는데 최근에 EP 앨범이 엎어질 것 같고, 그러면서 처음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느꼈어요.
진생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은?
감성주의 제 음악을 좋아해주시고 들어주시는 분들 감사해요.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저는 무대 위에서 제가 봐도 되게 멋있는 것 같아요. 공연할 때 제일 행복하고. 이 행복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눴으면 좋겠어요. 우리 오래오래 해먹을 테니까(웃음) 오랫동안 절 사랑해주세요!
<이하는 B컷 사진들>

글: 수습부원 진생
사진: 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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