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 何必, milk tea
하필何必이라고 말을 하고 보니 참 좋네요.
어찌할 수 없음, 속절없음이 사랑의 속성일 테니까.
사랑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가 있을까 싶네요.
내가 당신을 사랑한 것은 어찌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할게요.
– 박연준 산문집 《소란》의 〈하필何必, 이라는 말〉 중 –
제가 밀크티를 사랑한 것은 어찌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할게요. 아주 거창한 계기 같은 것도 없었어요. 그저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었죠. 잠을 쫓기 위해 마시던 쓴 커피는 이미 한계치였고, 혀가 아릴 정도로 단 초콜릿 음료는 부담스러웠어요. 얼음을 갈아 넣은 차가운 음료를 들이켜기엔 어쩐지 마음마저 시려지는 기분이 드는 날이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저는 밀크티를 떠올렸어요. 밀크티는 적당히 달면서도 적절히 달지 않은 음료였거든요. 홍차의 다채로운 향과 고소한 우유의 맛이 부드럽게 섞여 들어오면, 적당하다거나 적절하기만 한 음료가 아닌 최고의 위로가 되었지요.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찾아간 공간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음료였습니다.
여기,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오가는 신촌 골목 곳곳에는 저마다의 온기로 밀크티를 끓여내는 공간들이 숨어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저처럼 ‘하필’ 밀크티와 사랑에 빠지셨다면, 혹은 오늘 문득 따뜻한 위로가 필요해지셨다면, 제가 신촌에서 차곡차곡 찾아낸 밀크티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그럼, 함께 읽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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