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 로그인
PLACE 2026 · 09 · 15

262. 이 기록은 연희동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Editor 왕 잔치

일 년에 한 바퀴를 돌면서 받는 사람에게 행운을 주었고 지금 당신에게로 옮겨진 이 기록은···.

 

 

인간은 망각의 동물. 하루에도 수십 가지 일을 겪으면서 어처구니없게도 그중 대부분을 잘 잊어버린다. 어제저녁에 무엇을 먹었는지, 지난주에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심지어 조금 전에 무얼 하려고 방을 나섰는지조차 금세 흐릿해진다.

 

우리는 그렇게 수많은 순간을 흘려보내면서, 이상하게 그 흔적을 담은 것들은 오래 붙잡아 두곤 한다. 필자도 마찬가지. 오늘 아침에 들었던 노래는 벌써 기억나질 않는데, 몇 년 전 친구에게서 받은 쪽지와 여행지에서 챙겨 온 영수증은 여전히 책상 서랍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지나간 순간은 희미해졌는데, 그 순간을 담고 있는 물건만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필자는 종이라면 가리지 않고 모으는 이상한 버릇을 갖고 있다.

 

우리는 왜 굳이 이런 것들을 모아두는 걸까. 쓸모가 있어서도, 언젠가 다시 사용할 것 같아서도 아니다. 어쩌면 우리가 간직하고 싶은 건 물건 자체가 아니라 그 물건에 함께 남아 있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친구가 건넨 쪽지를 펼치면 그때의 대화가 떠오르고, 여행지에서 챙겨 온 영수증을 들여다보면 그날의 풍경이 어렴풋이 그려진다. 그렇게 물건 하나가 지나간 순간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처음부터 하나의 물건으로 만들어두는 곳도 있다. 연희동에 있는 비스켓 스튜디오는 여행과 일상에서 마주한 장면들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그것을 엽서와 문구류 등의 형태로 만들어 선보인다. 그렇다면 비스켓 스튜디오는 과연 어떤 순간을 기록하고 있을까. 필자는 연희동에 자리한 이 작은 공간을 찾아 그들이 남기는 순간의 모양을 들여다보았다. 




 

 

1/5
왕 잔치
AUTHOR PROFILE
왕 잔치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COMMENTS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