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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2015 · 11 · 30

15-2. 탁보늬 x 어진별 (INTERVIEW)

Editor 스윗제이

제가 그런 표현을 많이 해요. ‘귀로 섹스한다’고 말이죠. 그건 정말 좋다는 뜻이거든요. 영혼의 대화가 통하면 쾌감을 느끼는 것과 같아요.
그 사람이랑 함께하면 너무 잘 맞고 좋고 행복해! 이러면서 하는 말이에요.

 

안녕하세요. 잔치의 아티스트 에디터 스윗제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제일 궁금했던 부분인데, 탁보늬라는 이름이 본명이신가요?

(탁) 네. 본명이에요! 순 우리말 이름이고, 밤의 속 껍질이라는 뜻이에요. 부모님께서 강한 사람과 약자 사이의 좋은 역할을 하라고 지어주셨습니다.

바이올린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신가요?

(탁) 어릴 때 전공으로 하다가, 나중에는 그만 뒀었는데, 다시 시작하게 된지는 1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올해 나이가 94년생으로 22살 맞으시죠? 그런데도 벌써 독립을 하셨네요. 저는 이 나이를 먹도록 여전히 등골브레이커인데부끄러워지네요. 혹시 그 계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탁)저희 집이 동생이 되게 많아요. 10명 정도 있는데, 저 빼고 다 입양을 한 아이들이에요. 어릴 때는 나만 사랑 받으면 좋겠는데 왜 이렇게 아이들이 많을까라는 고민을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었고, 나는 이 집에서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계기로 빨리 독립하게 되었죠.

나이에 비해서 삶의 가치관이 굉장히 뚜렷하신 것 같아요. 언제부터 이런 가치관을 갖고 살게 되셨나요?

(탁)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게 많았어요. 고등학교 때에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돈을 월 300, 400만 원 정도 버는 일을 했었고, 그 이후에는 바리스타 강사도 하고 카페 창업 팀에서도 일을 했어요. 그 뒤에는 길거리에서 솜사탕 장사도 했었어요. 저는 독립을 했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이 제 생계를 위한 것이었고, 그래서 일을 열심히 했죠.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나하나 찾아 나갔어요. 이런 다양한 경험들을 했기 때문에 가치관이 더 빨리 확고해진 것 같아요.

오늘은 자작곡 I can’t fly를 들려주셨습니다. 굉장히 잘 들었는데요! 이 자작곡은 어떤 배경을 통해서 태어나게 된 곡인가요?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뚝뚝 묻어나네요.

(탁) 사실은 공황장애가 심해요. 여기서 나온 곡인데요. 외국을 나가서 공연도 많이 하는데, 제가 비행기를 못 타요. 비행기를 타기 전에 3일 밤을 새고 타요. 비행기 타면 바로 기절 하게 말이죠. 저는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이니까 이런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나가야하죠. 이런 제 심정을 표현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곡 작업을 하실 때 어떤 스타일이신가요?

(탁) 아직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가 안 되어서, 제 스타일이 정해져 있지는 않아요.

(어) 즉흥적인 부분이 많아요. 곡의 색깔만 있는 편이죠. 오늘도 그랬던 것처럼. (웃음)

버스킹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탁) 버스킹은 지하철에서 처음 했었는데 그 때는 돈을 벌려고 시작한 거였어요. 하던 사업이 망하고 나서 빚이 2000만 원 정도 생겨서 돈을 벌어야 했거든요.

(어) 상상초월이죠.

(탁) 그런데 의외로 돈이 많이 벌려서. 그 2000은 다 갚았어요.

(어) 근데 새로운 빚이 생겼어요. 1500정도? (웃음)

(탁) 입 다물고 있어. 내 얘기를 네가 할 필요는 없어. 넌 날 잘 모르잖아. (웃음)

이제 겨울이 되면, 버스킹 활동이 힘들어지실 텐데 겨울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탁) 원래는 겨울에 연주 여행을 다녔는데 이번 겨울에는 행사를 많이 다닐 예정이에요. 그러다 1월이면 거지가 될 수도 있겠죠?

(어) 그때 너 차단하면 되지? 밥 사달라고 할 거니까. (웃음)

(탁) 그리고 외국에서 겨울을 나면 크리스마스가 크리스마스 같지 않고 겨울도 겨울 같지가 않아요. 추운 겨울을 느끼고 싶어서 나가지 않기로 했어요.

버스킹을 굉장히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하셨네요! 함께 공연을 했던 아티스트들에게서 특별한 것들이 있었나요?

(탁) 특별히 규정을 하기는 힘든 것 같아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음악으로 표현되는 게 다른 것 같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함께하는 순간이, 공연을 함께 하는 사람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채언루트, dusky80 ) 과 협업을 하고 계신데, 이런 아티스트들과는 어떻게 함께 하시게 된 것인가요?

(탁) 이채언루트의 강이채씨를 제가 찾아갔어요. 제 선생님? 같은 분이거든요. 그렇게 함께 하다가 보니 여러 가지 활동을 같이 하게 되었어요.

어진별씨와는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탁) 길가다가 버스킹을 마치고 제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걸 봤어요. 사실 제가 싫어하는 스타일인데, 지금은 잘 맞네요.

(어) 이 친구는 저를 싫어해요 저를 싫어해요. 저를 싫어해요.

두 분이 알게 된 지는 얼마나 되신 거예요?

(탁) 한 달? 정도 된 것 같아요. 사실 서로 잘 몰라요.

(어) 저는 얘네 집이 어딘지도 몰라요.

두 분 되게 잘 맞는 것 같아요.

(탁) 이 친구가 사람이 되게 좋아요. 제가 예전엔 사람들에게 맞추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이 친구 덕에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잘 받아주는 사람이에요.

(어) 얘는 공연에도 안 와요. 예전에는 3시에 공연하기로 했는데 6시에 온 적도 있어요. 또 부재중 전화 50통정도 한 적도 있습니다. 근데 이제는 이해해요. 오늘 공연도 제가 얘네 집에서 안 잤으면 펑크를 냈을지도 몰라요.

(탁) 제가 펑크를 진짜 많이 내요. 잘 못 일어나거든요.

(어) 제가 소파에서 굴려서 깨웠어요. 일어나라고. (하하)

(탁) 재밌어요. 언젠가는 안 볼 사이니까 오늘 하루 행복하게 사는 거죠.(어)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오늘이 왠지 마지막일 것 같네요.

오늘 같은 경우에는 탁보늬씨 위주로 공연이 진행된 것 같은데, 평소에는 어진별씨는 어떤 것을 하세요?

(어) 오늘은 세션의 개념으로 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저는 버스킹할 때에는 주로 노래를 해요. 근데 탁보늬랑은 음악적인 성향이 달라서, 주로 어두운 노래를 부를 때에만 같이 세션을 하고, 아니면 연주를 하지 않아요. 바이올린을 잡고 고개를 떨어뜨려요. 그럼 눈치 보다가 1절만 하고 당장 멈추죠. (하하)

이런 아티스트들과 함께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본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을 하게 되나요?

(탁) 저는 되게 많이 느껴요. 제가 그런 표현을 많이 해요. 귀로 섹스한다는 표현. 그건 정말 좋다는 뜻이거든요. 일반적으로 영혼의 대화가 통하면 쾌감을 느끼는 것처럼 비슷한 맥락이죠. 그 사람이랑 함께하면 너무 잘 맞고 좋고 행복해! 이러면서 하는 말이에요.

(어) 그건 알겠는데 마이크에 대고 이 말 안했으면 좋겠어요. ‘섹스’에만 집중이 되니까요. 저번에 조심해라고 했었어요. 오해할 수 있으니까요. (웃음)

페이스북을 보니 태국, 제주도 등 다양한 국가로 연주여행을 다니셨는데, 이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탁) 뭐 특별한 것들은 없었어요. 저는 외국을 나갈 때 돈을 안 들고 가요. 가서 돈을 벌어서 생활을 하는 거죠. 그래서 하루하루를 새로운 곳에서 즐기며 사는 거예요, 태국에서는 재즈 바에서 현지 연주자들과 같이 연주를 하면서 놀기도 했어요. 항상 매 순간이 특별했던 것 같아요.

탁보늬씨의 음악을 들었을 때에는, 힘이 있고 직선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혹시 스스로도 그런 스타일을 선호하시는 편이신가요?

(탁) 저는 잘 모르겠어요. 음악적인 부분이 확립된 것이 아니거든요. 내가 이런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에요. 느끼는 대로 표현을 하는 거죠.

(어) 같이 연주하는 사람, 환경에 따라서 되게 달라져요. 그 사람의 느낌에 다라서 이 친구의 연주가 굉장히 달라져서 저도 깜짝깜짝 놀라요.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시고, 활동도 많이 하시던데 이런 활동은 어떻게 참여를 하시게 된 것인지 궁금해요.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중학교에 직업 교육? 형태로 방문하셨던 것이거든요. 에피소드에 대해서 알려주실 수 있나요?

(탁) 제가 20살 때 바리스타 강사를 했어요. 일신 여자 상업고등학교에서 강의를 했는데 애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되게 좋았어요. 그래서 이게 잘 맞나보다고 생각을 했더니 기회가 점점 많아졌어요.

어찌 보면 모든 인디 뮤지션들의 고민 같아 보이는데요, 소속사나 레이블에 들어가려는 계획이나, 컨택 중인 곳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탁) 제가 재즈랑 클래식을 같이하다보니까 소속사에서 되게 연락이 많이 와요. 희귀한 구석이 있으니까? 그런데 제가 누구 밑에서 일을 못해요. 갑자기 떠나고 싶으면 떠나고 이래야 하는데, 계약이나 이런 것을 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서… 제가 별 생각이 없어요.

팬들과의 소통을 굉장히 잘 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인상이 깊었던 팬이나, 공연상황의 에피소드 같은 것이 있으실까요?

(탁) 되게 많아요. 한번은 어떤 아주머니가 공연을 할 때마다 와서 10,20만원씩 주신 적이 있어요. 결론은 자기랑 DVD방을 가자는 거였어요. (일동 웃음)

(어) 저 같은 경우는 영상 찍어도 되냐고 해서 찍으라고 하니까 면전에다가 카메라 대고 노래하세요. 이러고 안하면 때리려고 하고. 맞으면 안 되니까 노래를 해야 하는데 집중도 안 되고… 기타 밟힐 뻔 했던 적도 있고 명동에서는 중국인이 제 기타를 훔쳐가려고 했어요. 진짜 깜짝 놀랐어요. 별에 별 일이 다 있어요. 재밌어요.

특이한 팬은 없었나요?

(어) 사실 저는 팬이 없어요. 농담이구요. 저를 멀리서 보러 오시는 분이 있어요. 그런 분들 오시면 되게 감사해요. 제가 별 사람이 아닌데 굳이 인천에서도 오시고 하니까, 늘 감사하게 생각하죠. 늘. 축가를 부탁 받은 적도 있고, 길에서 2번 마주쳤는데 인연이라고 생각하셔서 저한테 축가를 부탁해주셨어요.

주로 인스타그램이나 페북을 통해서 소통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제가 아쉬웠던 것은 유튜브에는 영상이 많이 없고, 인스타나 페북에서는 짧은 영상밖에 볼 수가 없었던 점인데요! 유튜브 영상을 더 업로드 해주실 의향은 없으신가요?

(탁) 좀 더 잘해지면 올리게요. 전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아서요. 사실 페북도 예전에 특정 게시물 하나가 유명해져서, 그게 좋아요 숫자가 7만2천개정도 되고 나서 페북 페이지가 유명해졌어요.

롤모델로 생각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탁)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요.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음악으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를 느끼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다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뮤지션으로써의 모토나 신념 같은 것이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탁) 오늘 하루를 재밌게 즐겁게! 이게 제일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탁) 전 오늘 촬영 재밌었어요.

(어) 저는 이런 경험을 한지 얼마 안 돼서, 되게 낯설어요. 그래서 모든 것에 되게 감사해요. 절 써 주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죠.(웃음)

 

 

 

<이하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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