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전환도시 신촌 (상)


김준성, 이태영
여러분은 도시공간을 혹은 신촌을 바꾼다고 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신촌의 상점들, 사람들, 교통 등등 여러가지 답변을 고민하는 과정에 에너지 문제, 자원 고갈의 문제도 떠올랐나요? 신촌 일대가 갑자기 정전이 되었을 때 한 곳만 유일하게 밝게 불을 비추고 있다면 어떨까요? 모두가 암흑 속에서 정신이 없을 때 ‘전환도시’의 활동공간인 체화당만큼은 자가 발전으로 불이 꺼지지 않고 평화롭게 자리를 지키면 멋있을 것 같다는 이태영씨의 이야기. 변화해나가는 신촌에 잔치와 같이 문화예술적 바람을 불어넣는 단체가 있는가하면 ‘전환도시’와 같이 신촌에 새로운 환경적 바람을 불어넣는 단체가 있어 만나고 왔습니다. ‘전환도시’는 신촌을 에너지 측면에 있어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단체입니다. 전환도시가 어떻게 암흑 속에서 신촌이 스스로 빛나게 하고자 하는지 더 많은 이야기는 아래 인터뷰에서 확인해보세요!
잔치: ‘전환도시’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이: ‘전환도시’는, 흔히 글로벌한 맥락에서 쓰이는 개념으로 말씀 드리자면, 기후변화나 피크오일에 대응하는 공동체, 도시예요. 그런데 저희가 해보려는 맥락에서의 의미는 ‘지속가능한 전환’ 프레임이에요.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시스템에의 온전한 안착 같은 것을 말하죠. ‘전환’이라고 하는 개념 자체는 시스템이 온전히 다른 시스템으로 안착한 단계를 얘기하는데, 그럼 어떤 지향으로 시스템을 안착시킬 것이냐는 게 문제가 돼요. 저희는 그걸 ‘지속가능성’이라고 보는 거죠. 그런 변화를 신촌에서 하려는 거예요. 신촌이라고 하는 지역적 특성도 있지만, 그냥 보편적인 도시공간에서 할 수 있는 전환 실험들을 신촌에서 해보려는 거죠.
잔치: 단체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이: 지역활동가인 저, 연세대학교 대학원생 1명, 연세대학교 휴학생 1명(불어불문+문화인류), 학부생 1명.
잔치: ‘전환도시 신촌’이 신촌에 가지는 문제의식은 무엇인가요?
김: 사실 저한테는 신촌이 별로 매력이 없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무엇을 적극적으로 해볼 생각을 전혀 안 했었거든요. 그러다가 개인적으로 에너지나 환경 문제를 제 공간과 제 생명과 강하게 연결시켜서 사고하게 된 몇 번의 계기가 있었어요. 이제 제가 원하는 삶의 방식대로 제가 살고자 하려면 제가 살고 있는 이 동네 수준에서, 에너지 전환이나 에너지 자립 같은 변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고 보니까, 대학생으로서의 제가, 그리고 제 주위의 대학생 친구들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행태를 보면서, ‘아 신촌에 있는 나 같은 젊은 친구들이 에너지 문제를 거의 못 느끼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죠.
이: 저는 이제 신촌에 10년째 있는 셈인데, 어렸을 때는 경기도 화성에서 성장해서 대학 때문에 신촌에 왔다가 졸업하고도 신촌을 크게 떠나지 않고 지냈어요. 중간에 잠깐 일하러 떠난 것 빼고.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 도시공간의 맥락에서, 저 같은 사람이 많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디에 특별한 주민성을 갖고 있지 못하면서, 흘러다니는. 그나마 저한테 어느 정도의 주민성을 주는 지역이 신촌이었어요. 그런데 신촌이 하드웨어가 변하니까, 특히 ‘차 없는 거리’와 같은 변화들이 이루어지는데, 제가 봤을 땐 차 없는 거리가 도시의 밀집문제, 교통문제나 환경이슈와 같은 차원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전혀 그런 것들은 논의되지 않는 거예요. ‘지역활성화’라고 하는 애매한 단어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모습이더라구요. 그럼 여기에 좀 더 적극적인 하나의 이해단체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도심 내에 차 없는 거리가 만들어지는 것의 의미 중의 하나는, 앞으로의 서울이라는 도시의 교통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신촌도, 서대문구도 그런 메시지를 전혀 채택하지 않더라구요. 그런 문제의식이 있었어요.

잔치: 그리고 계신 전환도시로서의 신촌의 이미지는 어떤 건가요? 어떤 브랜딩을 하고 싶으신 건가요?
이: 그 브랜딩에 두 가지가 다 섞여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신촌의 시스템이나 문화에 지속가능한 도시 디자인의 여러 요소가 반영된 그림. 경제적 자립에서의 지속가능성보다 저희가 방점을 찍는 것은 기후변화라든지 에너지라든지에 있어서의 지속가능성인 거죠. 도시의 회복력일 수도 있고. 저희는 그게 미래형 도시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석유나 화석 연료나 원자력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의 도시 디자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리고 거기서 커뮤니티가 어떻게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나. 이런 것들을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실제로 형상화된 도시의 모습이 만들어진다면 저는 그게 진짜 첨단도시라고 생각해요. 신촌이 사실 그 정도가 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죠. 그런 것들을 30, 40년을 보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등장했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그 중 하나의 이해당사자가 되고 싶은 거고.
그리고 또 하나의 그림은 신촌에 그 모습이 형성이 되든 안 되든, 그런 것들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신촌에 오면 좋겠다는 거예요. 신촌에 그런 포럼이 열리고 작업장이 생기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사람들이 유입되겠죠. 도시공간이 그 공간에 정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 누군가를 초대하는 공간인데, 신촌이 앞으로 어떤 사람들을 초대할 거냐는 질문이 있는 거죠. 한국 사회에서는, 서울에서는 그런 것들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신촌이 됐으면 좋겠어요.
잔치: 그렇다면 ‘전환도시 신촌’ 의 단체로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이: ‘전환도시 신촌’이 규모가 있고 조직체계가 있고 이런 단체는 아니고, 그냥 3-4명 정도의 추진팀이 꾸준히 만나면서 회의하고, 자문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자문단으로 구축해놓고, 이런저런 활동들 해가고 있어요. 지금의 가장 큰 장기적인 목표는 계획을 만드는 작업이에요. 아까 얘기했던 전환도시 계획. 포괄적으로. 근데 이 전환도시 계획에 꼭 에너지문제나 환경문제 이런 것들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종합적인 도시전환에 대한 계획을 만드는 작업을 할 계획이에요. 이번 12월에 사전 포럼부터 시작해서, 내년에는 연습 포럼들을 할 거예요. 사실 거기서 그 고민은 있었어요. 신촌으로 그 범주를 국한할 것이냐, 아니냐. 왜냐면 도시공간에서 신촌이라는 이 범위가 일상을 완결 짓는 범위가 아니거든요. 신촌이라고 하면 경제를 얘기하기도 애매한 거예요, 자립할 수 있는 경제 규모가 아니라서. 그런 고민들이 있어서, 도시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도시계획을 신촌에서 판을 한 번 열어보자 이런 거죠. 근데 그런 고민은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중장기적으로는 빨리 게스트하우스라든지 우리의 공간, 장소를 하나 만들고 싶다는 거.

잔치: 그럼 전환도시 신촌이라는 단체로서 말고, 두 분은 신촌을 어떻게 바꾸고 싶으신가요?
김: 저도 태영씨랑 비슷한 것 같아요. 같은 것을 공부해왔으니까. 저는 그 중에서도 확실히 에너지, 먹거리에 좀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신촌에서 사는 라이프는 건강할 수 있는 삶이었으면 좋겠어요. 음식을 먹는 것도, 공기를 마시는 것도,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도 신촌에서 살면 ‘건강하다’라는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캬 진짜 멋있다.
김: (하하) 나쁘지 않죠?
이: 멋있네요. 그런 신촌에서 살고 싶다. 사실 도시에 그런 곳이 없잖아요. 저는 신촌이 그런 브랜드가 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건강한 도시! 그리고 그게 가장 첨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의 트렌드에 있어서. 여기 오면 뭔가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고 건강한 먹거리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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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다른 단체와 협업을 하신다면, 어떤 성격의 단체와 협업을 하고 싶으신 건가요?
이: 저희는 한국 사회에 그런 그룹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중입니다. (웃음) 저희가 생각하는 협의체의 구성은 지역의 이슈와 지속가능성 이슈를 함께 고민하면서 이해당사자간 유대의 경험을 각오하는 그룹들, 그리고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흔히 지역의 단체라고 하면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되는 단체들이 있잖아요. 생활 부녀회, 생활운영협의회부터 해서 신촌 같은 경우에는 신촌번영회도 있고. 근데, 이 사람들이 다일까? 그리고 늘 지역에서 호명되는 그 바운더리가 아닌 지역사회의 다른 바운더리들이 있는 거잖아요. 주민의 지역으로 호출되지 못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전환이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상상할 수 있는 다른 여지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사람들을 조직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체계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잔치: ‘봉원마을 사업단’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건지?
이: 봉원마을 사업은 이 동네에 원래 기숙사 이슈가 있었어요. 원래 부동산 임대업이 주를 이루는 지역이었거든요. 이대가 1300세대 기숙사를 짓기 시작했고, 연대는 기숙사를 짓고 있었고 그래서 이 동네 주민들이 기숙사 반대를 하셨죠. 그 분들이 ‘봉원마을 협동조합’이라는 협동조합을 만드셨어요. 그런 과정 안에서 서대문구가 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던 중에, 서울 속 마을 여행이라는 프로젝트 사업을 받아요, 봉원 마을 대상으로. 그것을 추진할 민간사업단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합류하게 됐어요. 근데 서울 속 마을 여행 프로젝트는 예산 범주로 보면 관광활성화 예산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관광을 활성화하려고 하는 의도가 큰데, 사실 그건 서울 전역의 문제이기도 한데, 사실 한국은 지금 관광 아니면 별로 유입될 수 있는 경제적 요소가 굉장히 약하거든요. 그런 문제의식이 있죠. 중국인 관광객을 계속 받아야 하는 도시는 지속가능한가? 신촌은 사실 이미 그렇잖아요. 창천교회 앞에 중국어로 예배시간 적혀있잖아요. 이대는 이미 진작부터 그렇게 됐고. 여기도 사실 비슷했을 거에요. 그래서 기존의 청년이나 대학생 대상으로 했던 부동산 임대업의 대안으로 내놓은 게 관광인거고(게스트하우스).
잔치: 비전이 조금 수정되었을 것 같은데…?
이: 구의 비전과는 당연히 다른 방향으로 수정되었죠. 그래서 서대문구청과도 마찰이 좀 있어요. 저희는 크게 세 축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하나는 페이스북에서 많이 보셨던 공공재적 ‘Recycle Workshop’. ‘폐팔레트를 활용한 소셜거점 만들기’라고 하는. 폐팔레트 뭔지 아세요? 공사현장에 들어가는 팔레트에요. 도시 어디에나 있어요. 도시 어디에나 공사가 있기 때문에. 저희도 처음 이걸 시작할 때, 신촌이랑 폐팔레트랑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질문을 되게 많이 받았어요. 별로 지역성이 없는 것 아니냐. 근데 사실 도시에 보편적인 지역성이 있거든요. 공사가 많다라든지 유동인구가 많다든지. 그런데 이런 보편적인 지역성을 사람들이 자꾸 삭제하려고 해요. 그리고 그 도시의 특징적인 것을 찾아내려고 애써요. 근데 사실 그런 건 도시에 잘 없거든요. 그런걸 찾다 보면 바위의 유래 이런 재미없는 특성들을 찾아내게 되는 거죠. 바위의 유래를 만들어오는 단체도 있더라구요. 여하튼 그런 과정들이 한 축이에요. 그리고 이거는 장기 비전으로도 저희가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Recycle이 이 도시에, 이 마을에 브랜드가 되면 어떨까? Recycle의 문화가 있는 마을. 폐팔레트는 언제나 주워올 수 있으니까 폐팔레트를 활용한 의자든 책상이든 가구를 만드는 어떤 공간이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이 의자와 책상들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가구로. 그게 이 마을 곳곳에 놓이면 그 공간이 이 마을의 소셜 거점이 될 거고, 그게 사실 이 마을의 브랜드가 되고 그게 사람들을 초대할 거다라는 거죠.
또 하나는 주민들이 하고 있는 ‘봉원마을 장터’. 힘들어하세요, 주민분들이. 너무 하고 싶어하셨어요. 근데 사실 마켓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어려운 작업이에요. 근데 먹거리 장터로 4회차까지 하셨고. 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7주를 계획했는데 3주가 비가 왔어요.
잔치: 장터의 실제 방문객 수는 어떻게 되나요?
이: 그때그때 다른데, 처음에는 서대문구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을 단체로 넣었어요. 근데 중국인 관광객들도 올 동기가 없잖아요. 두어번 오다보니까 이제 안와요. 중국인 관광객들이 올 때는 200~250명 정도. 안 올 때는 100명 남짓? 그냥 마을 사람들 아는 사람들 와서 팔아주고. 산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들리고.
이 두 가지가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고, 또 하나는 연구영역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잔치: 봉원마을이 신촌의 출발점이 되는 건가요?
이: 사실 다 연결된다고 생각하고는 있어요. Recycle 같은 경우에, 저희 내부에서 ‘No-Money Recycle Sector’ 이런 말을 쓰는데, ‘No-Money’라는 말은 돈이 아닌 것으로 거래되는 공간이라는 뜻이에요. 거래가 아니죠 그니까. 아까 얘기했던 모두의 가구 같은 것을 만들어냄으로써 이 마을에 문화가 하나 만들어 지는 거죠. 이 마을이 No-Money Recycle Sector 1호점이 되고 그런 공간이 신촌 곳곳에 생기면 신촌의 문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이 저희가 봉원마을에서 시작하려고 하는 거에요. 근데 봉원마을과 연세로는 당연히 다르겠죠. 도시 자체의 특성이 전혀 다르니까.
잔치: 주민 인터뷰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잔치는 왜 찾아오신 거죠!
김: 주민 인터뷰 프로젝트는 에너지 자립마을 사업 예산으로 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잔치나 신촌과 관련된 다른 사람들 중에서, 함께 어떤 전환협의체, 아레나를 구성해줄 수 있을 만한 분들, 변화에 개입하고자 하는 분들을 저희가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목적이 하나 있고, 또 하나는 이해당사자들을 다 카테고리화해서 신촌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당사자 그룹의 욕망들을 알게 돼요. 저는 이 인터뷰를 하면서 학생들이 주민의식이 없다는 것을 막연하게만 느꼈지 실제로 이렇게 눈으로 확인하고 얘기로 들어본 적 없고, 그 원인을 사실 잘 몰랐는데, 이 인터뷰 프로젝트를 통해서 당사자들이 바라보는 상황을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잔치: 전환도시 학교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김: 1년차 프로그램 중 하난데, 원래 4강으로 구성되어있는 거였어요. 그거는 10월 중에 다 마무리 됐구요. 주민 인터뷰를 통해서 여러 당사자들을 만나보았고, 어느 정도의 약한 네트워크가 있으니까, 이분들이랑 같이 에너지와 마을에 대해서 전문가분들에게서 배워보는 게 목적이었어요. 에너지나 환경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을 초청해서 강의를 들었고, 되도록 인터뷰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초청하려고 했었죠. 쉽지는 않았지만. 크게 꼭지는 정치(녹색당), 마을운동, 기술, 비즈니스로 구성했어요.
잔치: 전환협의체란 무엇인가요?
이: 아직 구성이 되어있진 않아요. 근데 이 과정에서 전환협의체(Transition Arena),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환이라는 아젠다에 공감하고 비전을 만들어내는 추동을 만들어줄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려고 하는 거에요. 이 전환협의체가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지역에 전환이라는 비전을 세우는 게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비전에 맞춘 Working Group을 조직하고, 그 Working Group들이 세부 미션들을 만들어내면 그게 도시의 전반적인 전환을 만들어낼 것이에요. 여전히 신촌이라는 범위가 적절한 규모냐 하는 고민은 남아요. 신촌이라는 단위에서 하려고 하면 경제는 다룰 수가 없죠.
김: ‘누군가 서울의 장기적 비전을 같이 고민해보고 그 비전을 신촌에서 실험해보자’ 하면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동기가 좀 될 텐데, 신촌의 비전으로 잡아버리면 사람을 끌고 비전을 세우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라도 비전 자체는 서울로 맞추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 저희가 일단 12월 7일에 사전 포럼을 할 거고, 내년에는 1년간 Scope 항목들을 좀 전방위적으로 다루는 강연이든 포럼이든 좀 신촌에서 해보려고 해요. 그런 비전들을 얘기하게끔 하는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이렇게 조직된 걸 협의체로 이어가보려구요. 긴 호흡이 필요하겠지만. 잔치도 오세요. 전 잔치가 10년동안 신촌 기록했으면 좋겠어요. 그 아카이빙이 갖는 힘은 대단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카이빙이 안되면 운동단위든 사회활동 기구든 무기력함에 빠져버려요.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만 구전동화처럼 반복되는 것은 서로를 무력하게 해버리거든요. 그런데 ‘해봤다, 어떻게 평가할 수 있다, 뭐가 긍정적이었다’ 이런 기록들은 사실 자산이에요. 아카이빙이 없다면 우리는 이것들을 자산화 못하고 그냥 추억팔이로 남겨버리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체화당에 지역 아카이빙 센터 같은 것을 세워도 좋겠다 생각해요. 오프라인 출력물도 비치해두고. 마을 서점, 마을 도서관 이런 것처럼.
잔치: ‘전환도시 신촌’에서 하고 있는 활동들은 주민분들의 참여가 중요한 활동들이 대부분이잖아요. 주민분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내시는지가 궁금해요. 보통 소극적이실 것 같은데.
김: 봉원마을 사업에서 Recycle Workshop에 참여하는 주민은 젊은 분들이에요. 대부분 학생분들이거나 30대 분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 주셨어요.
이: 보통은 주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셨죠.
김: 그렇죠. 학생주민, 여기 생활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 근데 주소를 갖고 있는 분들도 참여하긴 하는데 그래도 거의 다 젊죠. 폐자재를 가져와서 모두 함께 쓰는 공공 가구를 만드는 이런 주제 자체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다 젊은 분들이고. 반면에 장터는 봉원마을에 오래 사셨던 분들이 주축이 돼서 활동하신 것 같아요. 많이 힘드신 것 같긴 하지만.
이: 사실 이런 사업들을 우리가 평가할 때, 주민들의 참여를 평가항목으로 늘 함께 고민을 하잖아요. 근데 우리가 그런 논의를 할 때 ‘주민’이라고 하는 어떤 고정된 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흔히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한다든지, 오래된 주민들, 목소리 내왔던 주민들. 근데 그렇지 않은 분들을 초대하는 게 앞으로도 중요할 것 같아요. 봉원마을 사업에 오는 사람들이 이 동네에 안 사는 사람들이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그 워크숍에 참여하기 위해 뭐 은평에서 온다- 사실 이 워크숍에 참여함으로써 그 사람은 이 마을에 주민성을 갖게 될 수도 있는거죠. 왜냐면 어차피 젊은 사람들은 그 어디에도 자기가 주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주민성을 새롭게 재편하는 방식들이 저는 도시에서 중요한 것 같아요
잔치: 그럼 새로운 주민성과 기존의 주민성 (오래 살아온 분들이 가져왔던) 앞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요?
이: 사실 안 부딪쳐봐서 잘 모르겠는데 긴장감은 있겠죠. 이해관계가 다르니까. 그리고 오래 살아오신 주민들 간에 충돌도 똑같아요. 오래 사신 분들끼리도 충돌해요. 긴장관계는 당연한 변수라고 생각해요. 근데 그런 긴장관계를 견뎌내는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 있죠. 그게 오래된 주민들이에요. 그 분들은 관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도 아세요. 민원을 넣는다든지 부딪치면서. 근데 그런 감각이 전혀 형성되지 않은 세대가 있죠. 우리 같은 젊은 세대. 행정이랑 공공이랑 어떻게 상대해야하는지 전혀 모르고, 공공이 어떻게 개입했으면 좋겠다 하는 감각도 없고. 어떤 식으로든 이건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본 인터뷰는 2015년 11월 13일 ‘전환도시 신촌’의 사무실이 위치한 이화여대 근처 카페 ‘체화당’에서 상호 인터뷰로 진행되었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못해 이제서야 업로드합니다 :)
잔치도 ‘전환도시 신촌’이 신촌을 바꾸어가는 모습을 즐겁게 지켜보며 기록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전환도시 신촌’ 인터뷰는 상/하 편으로 나누어 업로드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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