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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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6 · 02 · 06

78. 황수연

Editor 만두

 

황수연 (22)

 

2015년은 어떠셨나요?

개인적으로 정말 긴 한 해였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니 ‘아, 그 긴 시간이 1년밖에 안됐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고, 그 덕분에 나 자신에 대해 가장 많이 돌아본 해였어요. 가장 열심이었던 해였던 것 같고. 정말 열심히 살았거든요! 돈도 벌었고, 학교를 벗어나서 개인적으로 공부도 많이 했고, 잔치 일도 많이 했고, 연애도 하고(하핳). 열심히 살다가 과로로 2주 동안 앓기도 했어요. 21살에 과로라니!

 

 

새해는 어떨 것 같아요?

지금은 방전상태에요(털썩).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집에만 있고 싶어요. 다음 학기는 아마 더 끔찍할 거예요. 설계 실습 수업이 두 개나 있거든요! 그나마 위안인 것은 화, 금 공강이라는 것? 대학 들어와서 처음으로 시간표에 공강이 생겼어요. 뭐하지 뭐하지! 넘나 설레는 것.

그리고 2학기에 스페인 마드리드로 교환학생을 가요! 가면 쉬고 올 수 있겠죠? 스페인은 제 꿈의 나라였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스페인에서 살아보고 싶었어요. 잠깐 가는 여행 말고 ‘거주’!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아무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스페인어 공부도 했어요. 하라는 학교 공부는 안하고 (하핳) 물론 지금은 다 까먹었어요.

그 나라 사람들의 정서가… 게으르다기보다는 여유롭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실제로는 스페인 사람들 게으르지 않거든요. 가서 아무 생각 없이 여유롭게 쉬다 오고 싶어요. 축구도 보고!

 

스페인 여행가서 레알마드리드 경기 보고 왔지롱 심지어 BBC 출격

 

 

신촌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죠! 신촌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 어디인가요?

저는 그 유플 앞에 나무 바닥 광장이요! 크리스피 크림이랑 바닐라코 사이에 있는 나무바닥으로 된 광장이요. 지금은 추워서 못 그러는데, 날 따뜻할 때는 거기 앉아서 사람 구경을 자주 해요. 거기 앉아서 책을 읽기도 하고. 자주 가다 보니까 저만의 스팟이 있어요. 그 자리에서는 와이파이가 잡혀요. 바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광장에 앉아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꺼내 들고 과제를 하면 뭔가 저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제가 신촌에 전세를 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내가 바로 신촌의 왕이다!!!!!!!

실제로 가끔 전세를 낸다  #신촌 #유플앞광장 #낮잠 #일탈 #소통 #맞팔

 

 

본인에게 신촌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제 2의 집이요. 전 ‘동네’에 대한 그리움이 있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 자란 동네에서는 이웃끼리 서로 친했어요. 제가 지나가면 노인정 앞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쟤가 저렇게 컸네”라고 얘기를 나누셨고, 제가 시험을 잘 본 날에는 자주 가던 마트나 학교 앞 문방구에 가면 아줌마, 아저씨들이 잘했다며 맛있는 걸 챙겨주셨어요. 그 때는 핸드폰이 없었으니까 제가 놀러 나가서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할머니가 문방구나 마트에 전화를 했어요. 그럼 문방구 아줌마나 마트 아줌마가 나오셔서 “수연아! 너네 할머니가 너 집에 들어오라신다!”하고 전해줬어요.

그러다 이사를 갔는데, 그 동네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도 크게 남아있어요. 20살 돼서 다시 그 동네를 찾아간 적이 있어요. 간판도 많이 바뀌고 업종도 많이 바뀌었더라구요. 그나마 가장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던 건 사람들이었어요. 처음에는 못 알아보시더라구요. 아무렇지 않게 물건을 고르고 있는데, 아줌마가 그러시는 거에요. “아니, 이게 누구야!” 웬일이냐고 하시면서 그 동안의 세월에 대한 얘기를 나눴죠.

신촌은 저에게 점점 그런 동네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제가 이것저것 신촌에서 많이 하고 다닌 것도 있고, 제가 어디 음식점이나 술집을 가면 사장님들이랑 얘기를 자주 나누는 편이라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신촌을 돌아다니면 인사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생겼거든요. ‘딸래미 왔냐’고 하시면서 서비스도 더 주시고, 괜히 과일 깎아서 내주시고. 저번에는 신촌 돌아다니는데 가끔 가던 술집 주방이모랑 마주쳤는데, “어머어머, 딸래미 어디가~”하면서 수다를 시작하시더니 남편 분인 사장님 욕을 막 저한테 하는 거예요. 저도 “어휴, 사장님이 잘못하셨네요 그건!” 하고 맞장구 치면서 한참 붙잡혀서 같이 수다를 떨었죠. 그게 그냥 단골손님 끌려는 상술이라도 상관 없어요. 그게 너무 그리웠거든요.

학교를 졸업하고, 언젠가는 저도 신촌을 떠나겠죠? 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한참 후에 제가 신촌을 다시 찾아와도 저를 반겨줄 사람들과 공간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니, 이게 누구야!” 하면서.

 

‘대박OO시대’라는 술집 사장님이 키우시는 ‘구름이’. 술도 안 먹는데 사장님이랑 수다 떨면서 구름이랑 놀아주다 오기도 한다.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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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신촌은 내 나와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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