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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6 · 02 · 04

6-1. 신촌대학교 – 운영진 인터뷰

Editor 져니

‘신촌에 무슨 대학교들이 있지?’ 라고 했을 때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쯤에서 답을 멈춘다면 당신은 아직도 신촌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 신촌 구석 어딘가에서 입학 요건도, 학점도, 시험도 필요 없는 대학교가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대학교라는 데가 좀 심상치 않다.

반려동물의 세계사, 같이 잘 살아 볼과, 계약 잘 맺기 학과(aka 사기 피하는 법) 등등

도대체 영 이름만 듣고서는 이게 뭔가 싶다. 놀랍게도 이들은 엄연한 대학교의 실제 존재하는 학과들이라는 사실! 잔치 피플팀의 취재 순위 1위였던 신촌대학교.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신촌대학교 윤범기 운영위원장을 신촌의 스터디 카페에서 만났다.

 

 

잔치: 신촌대학교의 설립배경과 목적부터 듣고 싶어요. 도대체 어디서 이런 창의적인 생각이 나온 거죠?

제가 언론사 준비를 하면서부터 원래 독서모임을 꾸준히 했었어요. 기자가 되고 나서도 신촌 미플 공간을 이용해서 한 5년정도 모임을 계속 해왔죠. 저자강의도 듣고 …… (위원장님 블로그에 독서 모임 관련 글을 봤어요.) 네 맞아요. 재작년 말에 그 독서모임에 한길우라고 신촌의 여러 축제를 기획하셨던 분이 왔어요. 거기서 그런 제안을 하신 거에요. 신촌대학교라는걸 만들어볼 생각이 있는데 저는 기자니까 기자학과, 또 정치에 관심이 있는 이동학이라는 친구에게는 정치학과 같은걸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한 거죠. 가르쳐본 경험도 있고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어서 좋다고 했죠. 처음 준비모임을 가질 때는 셋이 모였었는데 의기투합을 하고 봤더니 계속해서 사람이 늘어나는 거예요. 모임을 할 때마다 인원이 두 배로 늘어나는걸 보고선 우리 사회에 확실히 니즈가 있다는 걸 느끼고 시작을 했죠.

 

잔치: 세 분이서 시작하게 된 취지는 어떤 것이었나요?

(정확한 건 한길우 대표가 알겠지만) 한길우 대표는 원래 ‘신촌 공화국’이라는걸 만들 생각이 있었어요. 신촌 지역을 중심으로 청년들의 대안 공동체,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 일환으로 신촌대학교를 생각한 거죠.

저의 경우는 시민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이 낮은 독서모임을 꾸준히 해왔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성인교육이죠. 성인들이 계속해서 배워나가는… 이동학이라는 친구는 청년정치인인데 아무래도 청년정치인이다 보니까 청년활동에 관심이 있었고. 새로운 문화 공동체를 꿈꾸는 이런 서로의 필요가 신촌대학교라는걸 구상하게 한 거죠.

 

그는 대학에 오랜 시간 몸 담은 사람으로서 현재 우리나라 대학의 위기를 느꼈다고 했다. 대학에서 연구되는 학문이 현재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다는 점, 그러면서 배우는 내용이 실생활에서도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 비싼 등록금 등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부담을 주는 시스템이라는 점(맞다. 백 번 맞고도 백 번 더 맞다.)에서 그는 대한민국에서 대학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앞으로는 아마 평생 직장이라는 것이 없어질 거에요. 이동학 연구소장은 인생 10모작 사회가 올 것이라고도 얘기해요. 그렇다면 새로운 것을 빨리 빨리 배워야 할 텐데, 대학을 갈 것인가? 대학원을 갈 것인가? 등록금을 또 낼 것인가? 어떻게 삶의 현장에서 얻은 교육을 빠르게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이 생기죠. 다품종 소량 교육이 필요한 시대에요.

 

그렇다면 신촌대학교가 현재 교육시스템에 대한 대안책이냐는 질문에, 그는 대안이라는 말이 가지는 뉘앙스 때문에 ‘대안 대학’이라는 말을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대학교의 문제를 보완할 대안적인 무언가가 필요하고, 신촌대학교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촌대학교에는 다양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학과들이 개설되고, 수강료 또한 수강생에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책정되고 있다.

잔치: 그럼 현재 신촌대학교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현재 4개의 캠퍼스로 이루어져있어요. 운영진이 다 생각이 다르고, 그래서 각자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꾸려보자 해서 만들어진 캠퍼스에요. 인생 2모작을 위한 ‘프리미엄 캠퍼스’도 있고 신촌의 ‘꿈꾸는 반지하’를 중심으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청춘 캠퍼스’도 준비 중에 있구요. 청소년을 위한 ‘주니어 캠퍼스’도 고민하고 있어요. 신촌대학교는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는 거죠. 지금도 신촌대학교 뿐만 아니라, 이태원 대학교, 여의도 대학교, 서귀포 대학교 등 신촌대학교를 모델로 한 대학들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마침 박원순 서울 시장이 독일 뮌헨 자유시민대학을 모델로 서울 자유시민대학을 만들려고 준비 중인데, 신촌대학교가 롤 모델 사례가 되기도 했구요. 공간과 운영주체만 있다면 어디서든 얼마든지 만들 수 있죠. 그런 활동에 있어서 신촌대학교가 롤모델 역할을 하고 있는 거예요.

 

잔치: 이런 대안대학교를 이 곳, 신촌에서 운영함에 있어 신촌만의 공간이 갖는 특징이 있나요?

신촌은 스터디 카페가 많아서 ‘신촌을 청년들의 교육과 새로운 학문이 피어나는 공간으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들을 평소에 했죠. 또 신촌이라는 말 자체가 오랫동안 ‘대학가의 상징’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혀 있어서… 신촌대학교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다고 생각해요. 강남대학교라면 이렇게 되었을까요? (확실히 느낌이 다르네요.) 이렇게 안 됐을 거에요. 신촌이기 때문에 신촌 대학교가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또 당시에 신촌에 빈 공간이 많았기 때문에 마을재생의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구요.

 

잔치: 신촌대학교가 신촌에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 혹은 바라는 신촌의 발전/변화 방향이 있다면?

어느 순간 우리나라 대학이 너무 위축되어 있어요. 교수들의 직무유기뿐만 아니라, 대학생들도 기가 많이 죽어있어요. IMF 이후 위축된 경제와 취업난 때문에 대학생들마저도 세상에 하고 싶은 얘기를 다 자기 탓으로 돌리고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신촌대학교에는 ‘~해볼과’라는 과들이 많아요.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거리에 나가 자기가 배운 내용을 퍼포먼스를 한다거나 전시나 연극도 했었구요.

이런 식으로 청년들이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으면 좋겠어요. 어떤 문제든 좋으니 청년들이 뭔가 절실하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신촌대학교에 모여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는 거죠. 홍대는 예술, 문화 쪽으로 많이 되어있는데, 문화를 향유하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문화를 생성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좋지 않겠어요? 신촌이 그런 장소가 되었으면 해요. 교육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그런 장이 신촌대학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잔치: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본인의 교육에 대한 비전이 현재 신촌대학교를 통해 잘 표현되고 있는 것 같나요?

저는 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받았고 그걸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어떻게 하겠느냐? 저한테는 교육이었어요. 이게 나의 소명이 아닐까 했죠. 현재 신촌대학교로서는 터무니 없이 부족해요, 사실은. 더 많은 학과들이 열려야 해요. 지금 30개정도인데, 300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신촌의 모든 스터디룸을 빌리고 싶어요. 5명짜리 수업부터 100명짜리 수업까지 신촌의 모든 스터디룸이 신촌대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배우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과 후 밤에 다 신촌으로 모이는 거죠. 하나의 야학처럼!

 

신촌대학교가 궁금하다면, 우리의 인터뷰가 흥미롭다면, 당신도 교육에 대한 분출하지 못한 욕구가 있었던 건 아닐까?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문턱이 낮은 대학, 신촌대학교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초대 받았다…!

다음 주, 혁명과 민란의 드라마틱 동아시아사과 미술치료 수업을 진행하시는 두 학과장님을 만나 뵌 이야기가 이어진다. 커밍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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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니

잔치에서 아리연세와 영상을 만드는 신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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