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나쁜오빠 (INTERVIEW)
(나쁜오빠. 좌측부터 천재민, 최승리, 오사)
*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오사(이하 오) : 오사이구요. 스물 여섯이구요. 치는 건 다 잘합니다. 키보드도 잘 치고, 베이스도 잘 치고. (최승리 : 사람도 잘 치고, 사기도 잘 치고) 안 쳐본 건 뺑소니 하나 밖에 없습니다.
천재민(이하 천) : 스물 넷 천재민입니다. 퍼커션이랑 드럼을 맡고 있구요. 학생입니다. 멍청함과 못알아들음을 맡고 있습니다.
최승리(이하 최) : 최승리입니다. 학생이고, 22살이고, 기타치고 노래하고……11월 입대 예정 에 있습니다.
* 나쁜오빠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 : 나쁜오빠는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버스킹 유랑단입니다. 어쿠스틱 팝 음악을 위주로 하고 있구요. 나쁜 음악도 하지만 안 나쁜 음악도 하고 있어요. 신촌을 기반으로 하는 신촌 거리아티스트이구요. 서대문구 공식 버스커입니다. 그러니까……구청에서 떳떳하게 인증받은 버스킹 밴드라는 얘깁니다. 대학로 까페에서 한 달에 한 번 공연을 하고 있구요.
오 : 얘(천재민)랑 저, 그리고 지금 연평도에서 해병대 장교로 복무중인 다른 친구까지, 십 몇 년 동네 친구에요. 이년 전에 셋이서 밴드를 하기로 했어요. 그게 “아는오빠”라는 밴드였구요. 준비를 하던 과정이었는데, 무아라는 연세대 버스킹 동아리에서 승리를 만나 함께하게 된 거에요. 그렇게 4인조가 됐는데, 연평도 친구가 연평도에서 장교로 복무하는 바람에……일단 아는오빠로는 2년 후에 활동을 하기로 하고 당장은 나쁜오빠로 활동을 하기로 한 겁니다.
최 : 왜 원피스 만화 보면, 주인공들이 다 흩어졌다가 다시 모였잖아요. 그 비슷한…….유닛활동! 오렌지캬라멜 같은거요.
오 : 저랑 승리랑 같이 일산에서 같이 살거든요. 그래서 고양시를 기반으로 하는 밴드라고 말하고 다니는데, 정작 고양시에서는 관심이 전혀 없네요.
* 아무리 봐도 나쁜오빠가 전혀 아닌데.
오 : 그쵸. 근데 나쁜 노래들이 있어요.
천 : 얘네 둘(오,최)이 같이 살면서, 곡을 쓰는데, 약간…뭐랄까..좀 그런 곡을 많이 써요. 19금 곡이 몇 개 있는데.
최 : 오사형이랑 둘이서 나쁜오빠를 시작했을 때는, 옷 벗어 달라, 뭐 스타킹 이런 노래를 했는데, 재민 형이 들어오면서 많이 착해졌어요. 교회 오빠거든요.
오 : 착하진 않은데….착한 척을 해 얘가.
최 : 저희가 추구하는 나쁨은 귀여운 나쁨이라서요. 여성분들도 듣기 좋은, 그 정도의 나쁨?
오 : 이게 아는오빠의 색깔과 나쁜오빠의 색깔이 있는데, 지금은 좀 아는오빠의 색깔인거죠. 아니, 생각해보면 아는오빠도 약간 중의적이야. 뭘 알아 알긴…… (웃음)
* 아무래도 무아라는 버스킹 동아리랑 나쁜오빠를 떼고 생각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무아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 : 무아는 낭만이고 사랑입니다.
최 : 무아는 낭만을 지향하는 버스킹 동아리이구요. 지금 4학기 째 활동 중인 신생 동아리에요. 현재까지 부원이 30명 정도 됩니다. 유령회원이라는 개념을 용납을 못해서, 일부러 인원을 좀 적게, 한 학기에 대여섯 명 정도 뽑고 있어요. 2년째 단톡방에 불이 안 들어온 적이 없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지향합니다.
* 최근 스튜디오 작업을 하신 것 같던데?
오 : 지옥이었습니다…….
최: 많이 배웠죠. 비싼 레슨 받았음..
오 : 친한 형이 엔지니어를 하고 있어요. 그 형이 레코딩을 따 줬는데, 이런저런 벽에 부딪혀서,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앨범을 낼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몇 곡이 될지는 불투명한 것 같아요. 사실 앨범작업을 하고는 있는데 어째, 우리는 놀고 있고 엔지니어만 열심히..
* 대학로 앤드히어라는 까페에서 자주 공연을 하시더라구요.
최 :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공연하고 있고요. 그 까페가 3월 쯤에 오픈을 했어요. 지인이 어쩌다 그 까페에 갔는데 까페 안에 무대가 있는 걸 보고 매니저 분에게 컨택해서 저희 공연 시켜도 되냐고 물어봤대요. 근데 흔쾌히 콜을 하셔 가지고, 한번 했는데……아 이 까페가 빅뱅 승리군의 어머니가 하시는 까페라서, 제 이름이 또 승리잖아요. 계속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포항국제불빛축제를 다녀오셨다고.
오 : 제천에서는 관객상을 받았는데요. 사람들이 관객상? 뭐 이러는데. 상이 관객상 하나 밖에 없거든요. 1등이란 소립니다. (웃음) 포항 같은 경우는 물회가 엄청 맛있어요. 진짜 말도 안되게.
최 : 상금을 받아서 제일 좋았던 게, 아 물회 더 먹을 수 있겠구나. 상금 받아서 물회에 다썼어요.
오 : 포항에서는 쟁쟁한 퍼포먼스 팀이 많았어요. 서커스도 하고, 뭐 거리에 좀비니 삐에로니…불꽃은 터지지…완전 난장판이라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포항 연고의 버스킹팀도 있고 해서,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우승을 해서 굉장히 감격스러웠어요. 첫 상이었기도 하고요. 아, 거기서 우승을 하면 앵콜 공연을 시켜주는데 다음날 비가 오더라구요.
천 : 태풍온다고 막 그러고.
오 : 근데 공연 측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더라구요.
최 : 기타 치는데 전기 오르고 막 베이스 치다가 전기 오르고. 근데 막상 공연은 관객분들도 진짜 많고 너무 좋았어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일 것 같아요.
*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어떻게 참여하시게 된 건지.
천 : 저희가 신촌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는데 축제 관계자 분이 명함 주시면서 지원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잔치 : 완전 연예인이네요) 근데 아무나 다 주던데요?(웃음)
최 : 제천에는 진짜 프로 아티스트들이 많이 와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공연을 디게 많이 했어요. 하루에 3번, 3박 4일을 했어요. 공연 장소 5군데에서 번갈아가면서 공연을 하는데, 특히 시장 바닥에서 공연한 게 짱이었어요.
오 : 아 또, 찾아가는 국제 음악 영화제라고,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서 복지관에서 공연했던 것도 뜻 깊은 경험이었어요.
최 : 나와서 덩실덩실 춤추시고. 솔직히 하기 전엔 걱정을 했었는데 오히려 저희가 밝은 에너지를 많이 받고 돌아왔어요.
* <니가 좋아>. 누가 그렇게 좋은지?
최 : 제가 군대를 11월에 가다보니까, 최근에 시간을 여자친구랑 많이 보내고 있는데, 좋아요 진짜. 좋아요. 여자친구.
오 : 근데 이게 사기에요. 얘 여자친구는 보조개가 없는데 1절 가사에 움푹 패인 보조개에 빠져버릴 것 같다는 가사가 있어요.
최 : 저는 원래 속쌍꺼풀을 쓰고 싶었는데. 형들이 어감이 안좋다고……이 형(오사)이 또 국문학도에요. 국문학도로서 속쌍꺼풀은 아니라고, 보조개라고. 만인을 위한 노래가 뜻깊은 거라고. 설득당해서 그렇게 했더니 여자친구가 듣고 어떤 여자냐고……(웃음)
* <꿈>?
천 : 제가 쓴 건데, 군대에 있을 때 만든 거에요. 누굴 생각하면서 만든 건 아니구요. 연애하다가 헤어지면, 연애했던 순간이 꿈같잖아요. 연애라는 꿈에서 깨기 싫다 뭐 그런 뜻인데……아니 사실, 군대 가기 전에 헤어졌어요. (웃음)
* 어떤 음악을 하고 있고, 또 어떤 음악을 지향하는지?
최 : 현재까지는 유쾌한 노래를 많이 했어요. 씁쓸함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식? 형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저는 무거운 걸 다뤄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얼마 전 슈스케에서 윤종신이 그러더라구요. 요즘 고민을 가지고 노래하는 사람이 없다고, 요즘 노래는 다 밝고 가볍다고. 제 고민을 담고, 공감대를 얻으면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오 : 음악은 기타를 통해서 나오는 인간성의 표현이라는 말을 지미 헨드릭스가 했더라구요. 저희가 하는 음악도 우리를 표현하는 거잖아요. 네 명 각자의 사랑이나 인생이나 고민들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건데, 지금은 아주 즐겁기 때문에 즐거운 음악이 나오는 것 같아요. 나이를 먹고 생각이 많아지면 음악성이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것도 뭐 우리 모습이니까요.
천 : 저도 같은 생각이긴 한데요. 음……제이래빗처럼, 사람들을 밝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음악을 들었을 때 공감을 받고 힘을 얻는 경우가 되게 많잖아요. 희망이나, 위로, 공감 같은 감정을 듣는 사람과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은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곡을 써서 부르고 싶어요.
* 좋아하는 음악가나 곡?
최: 저는 제이슨 므라즈 빠돌이에요. 처음 기타 친 것도 제이슨 므라즈 때문이었고. 제이슨 므라즈는 음악만 들어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바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들을 장르에 상관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모습이 좋고, 나이를 먹을수록 달라지는 음악을 보여주는 것도 좋고.
오 : 퀸 빠돌이에요. 다시 없을 천재인 것 같아요. 프레디 머큐리는 진짜…….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공연을 보고……감동을 그냥…..여튼 퀸은 진리입니다.
최 : 이 형이 어느 정도로 프레디 머큐리를 사랑하냐면 프레디 머큐리가 게이잖아요. 이 형은 아닌데, 프레디 머큐리라면 한번쯤은……(웃음)
천 : 저는 메이트라는 밴드 되게 좋아하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공감 가는 노래를 하고 싶은데, 메이트의 노래들이 암울할 때의 제 상황과 잘 맞아서 공감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일단 곡이 좋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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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에 대한 생각?
최 : 나와바리죠. 할 거 없으면 신촌 오고, 동아리 때문에 오고. 최근에 신촌이 또 바뀌어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서 아주 좋은 것 같아요. 무대가 저희한테 더 열린거죠.
오 : 차도 안 다니고, 신촌 거리 특성에 맞게 잘 바뀐 것 같아요.
최 : 한 가지 아쉬운 게, 신촌에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끼리 커뮤니티 같은 게 없어요. 나서기도 힘들고, 계기도 없고.
오 : 음악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좀 소극적인 것 같아요. 들이대지도 않고. 커뮤니티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 곧 군대를 가는 멤버에 대한 고민거리가 있을 것 같은데.
최 : 지금보다 현저하게 같이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지금은 눈빛만 봐도 알 것 같은데, 아무래도 연락도 자유롭지 못할 거고……그나마 카투사라서 다행이죠.
* 팀으로서 불화는 없는지.
오 : 거의 없어요. 진짜 다들 고집이 센데, 알아서들 잘 맞추더라구요.
* 서로에 대한 생각?
오 : 아 이런거 처음인데. 저 맥주 없나요 맥주. (웃음) 같은 리듬파트를 담당하는 재민이랑은, 일단 굉장히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왔잖아요. 재민이는 성격이 둥글둥글해요. 저는 모가 난 성격이라서, 항상 제게 맞춰주는 고마운 친구에요. 근데 얘 한 번 고집 부리면 절대로 안 굽혀요.(웃음) 승리 같은 경우는 서로 알게 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일단 같이 살며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니까요. 진짜 잘 맞아요. 서로 같은 말을 한 적이 진짜 하루에 열 번 이상 돼요.
최 : 같은 말 할 때마다 찌찌뽕 했으면, 젖꼭지가 남아나질 않아…(웃음)
오 : 재민이도, 승리도 가족같은 친구인 것 같아요. 일단 저희 팀은 음악적인 건 둘째 치고, 마음이 정말 잘 맞아요.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신뢰관계가 끈끈한 것 같아요.
최 : 저 같은 경우는 형들을 믿고 가는 것 같아요. 작년에 방황을 많이 했거든요. 학교는 재미없지만 다녀야하고, 졸업도 해서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야 하고, 근데 노는 게 제일 재미있고. 여튼 개인적으로 고민도 방황도 많이 한 시기였어요. 그렇게 고민하던 때에 오사 형이 손을 뻗어줘서, 지금 너무 재미있고 행복한, 정말 후회 없을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천 : 무엇보다, 마음 맞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트러블이 생겼을 때, 마음이 안 맞으면 바로 갈라서는 밴드들이 많더라구요. 일단 네 명 중에 세명은 너무 오래 알아온 친구고. 승리 같은 경우는, 처음에 얘(오사)가 어찌보면 저에게 검사를 맡으려고 데리고 왔는데, 그냥 보자마자 한 번에 콜 했어요. 만난 진 얼마 안됐지만, 활동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오래 만나온 것처럼.
오 : 아 우리 되게 훈훈해 보이겠다. (웃음)
* 음악을 진로로 정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지.
천 : 저는 학교에서 교사 자격증 딸 준비를 하고 있어요.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현실적인 부분들을 고려해서, 체육을 선택했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와 보니까 어떤 로망이 깨지더라구요. 어떤 부분에서는 질리기도 하고. 그렇게 학교가 질려가고 음악은 더 좋아지던 때, 얘가 같이 하자는 말을 했고, 그래서 지금이네요.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살자는 생각이 제일 크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생활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오 : 잘 될 거에요. 우리마저도 우리를 안 믿으면 안될 것 같아서, 무조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려구요.
* 나쁜오빠에게 나쁜오빠란?
오 : 첫걸음이자 지향해야할 목표인 것 같아요. 사실 음악활동을 다른 팀원보다는 오래 했는데요. 이제야 진짜 마음이 맞는, 정말 딱 맞는 팀을 만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오사 음악의 첫걸음이구요. 동시에 앞으로 이 사람들과 끝까지 가고 싶으니까, 계속 지향해야할 목표에요.
천 :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조금 어려운데…….발판?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고요. 최종적 목표인 아는오빠로 가기 위한 발판.
최 : (한참을 고민하더니) 맴도는데 표현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무언가. 혼자라면 방황할 수 있었을 텐데, 이제는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안정감이 들기도 하고. 아 이걸 뭐라고 해야 되나. (잔치 : 좀 종교 같은데요.) 아 나쁜오빠는 아버지시다……(웃음)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최 : 맛있는 파이와 블루베리스무디를,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오 : 아 그 말 내가 하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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