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마당 시네마당 # 영화 4등
더위 먹은 에디터의 자문자답 : 오늘의 영화 <4등>

영화 <4등>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공강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볼 수 있는 영화를 고르려고 했어요. 그 중에서 영화 <4등>이 평도 좋고, ‘스포츠 인권’을 다뤘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필름포럼(영화관) 분위기는 어땠나요!
정말 쾌적! 매우 쾌적합니다. 여러분 필름포럼을 애용하세요. 전세 내고 보는 것까진 아니지만, 영화 몰입도 잘 되고, 아빠다리 하고 봐도 아무도 뭐라 안 합니다. 그리고 영화관과 같이 운영되는 카페도 널찍해서, 영화 보기 전에 시간이 뜬다면 커피 한잔 시켜 놓고 할 일을 해도 좋은 곳일 것 같아요.
영화는 재밌게 보셨나요?
마냥 재밌진 않았어요. 영화에서 던져주는 논점도 있고, 보면서 마음도 불편하고 그랬죠. 보통 스포츠 관련 영화라고 하면, “등수보다 행복이다!”라는 메시지에서 그치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현실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찝찝하고 기분도 묘했죠.
영화에서 던져주는 논점은 어떤 게 있었나요?
저는 크게 세 가지라고 봤어요. 우선 스포츠계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그 폭력의 대물림이 첫 번째예요. 사실 스포츠계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 소식을 들으면 흠칫하긴 하지만, 새롭게 느껴지진 않잖아요. 그만큼 그 분야에서의 폭력은 만연한 일이고, 오랜 병폐이기도 한 거죠. 영화 <4등>에서도 그래요. 맞는 장면에선 보는 제가 다 아파서… 인상 찡그리면서 봤어요.

유망한 수영 선수였던 광수는 선수 시절 훈련팀에서 무단 이탈을 했다는 이유로 코치에게 무진장 맞아요. 수영복만 입은 어린 광수는 창고 같은 곳으로 들어가, 걸레의 막대 부분으로 궁둥이를 두들겨 맞죠… 정말 보는 제가 다 하윽 으학 이럴 정도로… 이건 폭행…이 아닌가 생각했죠. 이 폭행 아닌 폭행은 훗날 코치가 된 광수도 저지르게 됩니다.
포스터 하단에서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바로 주인공 준호이에요. 준호는 수영이 마냥 좋아서 하지만, 엄마는 그렇지 않아요. 만년 4등만 하는 아이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죠. 그런 준호 엄마는 광수 코치를 만나게 되고, 준호는 그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또 체벌 문제가 발생하죠. 준호의 태도가 성에 차지 않던 광수는, 자신이 예전에 맞았던 것처럼 준호를 때립니다. 으아 준호야… 초등학생인 아이의 뺨을 때리고, “하기 싫지? 어? 도망가고 싶고..그때 잡아주고 때려주는 선생이 진짜다..내가 겪어보니 그렇더라..” 이런 소리를 합니다.
이런 장면을 계속 보니… 보다 근본적으로 돌아가서, ‘정당하고 합리적인 체벌이 존재할까?’ 또 ‘맞을짓을 했다는 이유로, 체벌을 하는 게 올바른 일일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후반부엔 준호의 동생 시호가 형의 물안경을 가지고 놀았다는 이유로 형 준호에게 맞는 장면이 나와요. 시호가 한 일을 ‘맞을짓’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거의 없잖아요. 그러니까 애초에 ‘맞을짓’이 존재한다기 보다, 폭력의 대물림이 생겨났다는 거죠. 광수 코치에서 광수, 광수에서 준호, 준호에서 시호. 이렇게 말입니다.
또 다른 논점도 궁금해요.
두 번째는 엄마들의 삶에 대한 거였어요. 대한민국 엄마. 이름만 들어도 너무 치열하지 않나요. 육아, 학교, 학원, 진로 등등 아이의 삶의 모든 부분엔 엄마가 개입되어 있잖아요.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엄마의 모든 관심은 오직 아이에게만 있는 듯 하고, 가끔 보면 엄마는 온전한 자신을 잊어버린 것 같아요. 단지 누구네 엄마라고 불리곤 하죠.

영화 <4등> 속 준호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론 마음이 아팠어요. 관객의 입장에선 순수하게 수영을 좋아하는 준호의 마음을 지켜줬으면 하는데, 엄마는 자신의 전부인 준호가 더 잘하길 바라는 거잖아요. 자식이 성공하길 바라는 건 모든 부모의 마음이고, 호기심만 가득한 자식을 바라봤을 때 한숨이 절로 나오게 되는 거죠. 그렇다고 여기서 준호 엄마의 교육 방식이 잘못 되었다고 쉽게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걸 하고 찾아!”, “네가 행복하면 된 거지!” 이런 따뜻한 말 뒤엔,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따르기 마련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말해볼 거리는 ‘성공’입니다. 극중에서 준호 엄마는 준호가 4등을 하고 나오자 “너 이래서 어떻게 성공할래?” 이런 뉘앙스의 말을 해요. 하지만 준호는 4등에 대한 불만도, 1등에 대한 욕심도 없는 아이죠. 광수 코치에게 찾아가 1등을 하고 싶다고 얘기하는 장면도, 자신이 수영을 계속 할 수 있는 방법은 이 뿐이라고 생각해서였던 거죠.

영화에서 보면 아이들과 부모들의 모습이 확연히 대비돼요. 수영 대회 날이지만, 탈의실에서 아이들은 긴장감보단 시끌시끌한 수다로 분위기를 이어나갑니다. 반면, 엄마들은 마치 자신들이 출전하는 것 만치로 조마조마해 하는 모습을 보여요. 이런 부분이 참 재밌었어요. 현실을 잘 모르는 아이들과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아는 엄마들.
사회가 정해 놓은 잣대에 좌지우지되는 것 보단,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살면 참 좋을 텐데. 어렵긴 하죠. 어찌 보면 비현실적이고, 사회에 휩쓸리지 않는 사회 구성원이 된다는 게 아이러니 하고. 하지만 이렇게 아이러니 할지라도. ‘사회가 만들어 둔 프레임 안에서 허덕이지 말고, 자신만의 방식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나가자!’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이래저래 흔들리는 시기를 겪더라도, 결국엔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무래도 수영에 관한 영화이다 보니, 물 속에서 촬영한 장면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수영 대회 장면이 엄청났죠. 이건 스크린으로 직접 봐야 합니다! 당장 예매해!

또 준호가 수영하면서, 물 속으로 들어온 빛을 쫓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도 너무 좋았어요. 수영에 매료된 준호의 모습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내가 다 정화되는 느낌이었달까. (흐뭇흐뭇)

마지막으로 한마디!
날도 더운데, 쾌적한 독립 영화관 가서 영화 한편 때립시다!

영화 <4등> 4th Place, 2015
개요 드라마│한국│116분│2016.04.13 개봉
감독 정지우
출연 박해준(광수), 이항나(정애), 유재상(준호) …
등급 [국내]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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