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아트 인 런던 2016 전시 (INTERVIEW)
신촌을 다루는 웹진에서 런던이 웬말이냐? 에디터는 오늘 신촌에 위치한 대학교의 계절학기 수업과 함께, 이 수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전시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아트 인 런던>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의 계절학기 프로그램이다. 이 수업은 특이하게도 신촌이 아닌 런던에서 진행되는데, 학생들은 Victoria & Albert Museum, Tate Modern, National Gallery 등 런던의 유명한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여러 작품 및 작가에 대해 배우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현재 활동 중인 작가의 스튜디오 방문, 졸업 전시 관람, 조별 및 개인 프로젝트 등 학생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이 프로그램은 단지 수업으로 끝나지 않고, 학생들이 런던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작품으로 전시가 이루어 진다. 2016년도 전시는 신촌 이화여대 쪽에서 열릴 예정이며, 총 25명의 작가들이 16cm x 16cm 크기의 동일한 캔버스 위에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글 마지막 부분에 등장할 예정이다.)
에디터는 보다 자세한 내막을 듣기 위해, 위에서 언급한 수업과 전시에 참가한 오지현, 박윤진 학생을 만나보았다.

아트 인 런던 中 V&A에서, 윤진씨와 지현씨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지현(이하 오): 이화여대 서양화과 3학년 오지현입니다.
박윤진(이하 박): 이화여대 섬유예술학과 1학년 박윤진입니다.
<아트 인 런던>이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오: 1학년 때부터 공고 붙어있는 걸 봤는데, 그때는 돈이 없어서 못 갔었어요 (눈물) 다녀온 친구들 모두 추천 하길래, 알바하면서 자금을 모아 이번에 가게 됐어요.
박: 저는 원래 다른 학교를 다니다 지금 학교(이화여대)로 온건데, 다른 학교 다닐 때부터 이 친구(지현)가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데 너무 가고 싶어!” 이러면서 알게 됐어요. 타학교 학생들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고 들어서 같이 가도 되겠다 싶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이 학교에 들어오게 되어서 같이 참여를 하게 됐어요.
런던에서 수업도 듣고 전시도 보고 여러 가지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걸 꼽자면?
오: 전시를 본 게 제일 기억에 남긴 하는데, 작가 스튜디오 방문도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저희가 따로 세미나 같은 걸 찾아가지 않는 이상은 작가와 일대일로 대화할 기회가 없잖아요. 만난다 해도 학생 작가 정도고, 그런 면에서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저는 Nick Hornby라는 조각가의 스튜디오를 방문했는데, 작업실 풍경도 새로웠고 재밌었어요.
물론 <아트인런던> 수업도 들었지만, 그 외에도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다니다 오셨잖아요. 혹시 보여주고 싶은 사진이 있나요?
박: 사진은… 너무 많아서
오: 오오…


미대생이어서 그런 건가. 굉장히 예술적인 사진들을 보여주셨다.
런던에서 받은 영감으로 서울에서 작업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두 분의 작업이 궁금해요!



오지현씨의 작품들
오: 저는 건물이나 창문 이미지를 많이 그리는 경향이 있는데, 처음에는 그냥 동양적이고 화면 안에서 면이 나뉘는 느낌이 좋아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네가 왜 자꾸 이런 걸 그리고 싶어하는지 생각해봐라” 하셔서, 여행 다니면서 생각을 해봤는데,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면서 창문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게 많잖아요. 그 시간 동안 고뇌의 시간에 잠긴다거나 슬픈 생각에 빠지기도 했는데, 창문이 저로 하여금 어떤 생각을 하게 하고, 또 어떤 기분이 들게 하기 때문에 끌리는 건가 싶기도 해요. 또, 붓을 한번에 그어서 그리는 걸 좋아해요. 제 작품을 보면 보면 저렇게 선이 남아 있는 붓 자국이 있잖아요. 그 느낌이 좋아서 저런 그림으로 작업을 진행했죠.

박윤진씨의 작품들
박: 저희가 런던에 배우러 간 거긴 해도, 런던을 즐기는 걸 빠뜨릴 순 없잖아요. 저는 여행을 멀리 간 게 처음이고, 영국은 더더욱 처음이었어요. 친구들한테 듣거나 인터넷으로 봤던 곳을 제가 실제로 경험하다 보니 중간 중간 믿겨지지 않기도 하고, ‘내가 여기에 진짜 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죠. (웃음) 낯선 만큼 힘들기도 했는데, 재밌는 일들도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저한테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일이나 재밌었던 일을 뽑아서 작업 중이에요. 런던에 머무르는 동안 기숙사에서 지냈는데, 그 조그만 방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내가 조그만 방에 있을 때 든 생각과 느낌을 작업으로 표현해보고 있어요.

윤진씨에게 일어난 충격적이고 또 재밌었던 일을 표현한 그림
이 그림을 설명하자면 (웃음) 런던에 있을 때 한국에서 친구들이 왔는데, 얘네들을 한국이 아니라 런던에서 보니까 되게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저녁에 펍 같은데 가서 술을 한잔 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웃음) 세 명이서 사진 찍고 놀다가 와당탕 넘어지는 장면을 표현해 봤어요.
작품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는 편인가요?
박: 저는 길을 가다가 뜬금없이 어떤 색이 보이면 저 색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거나, 아니면 어떤 물체를 보는데 물체의 형상에서 갑자기 저한테 어떤 영감이 떠오른다거나 해요. 어떤 이유와 함께 영감이 떠오르는 게 아니라, 뜬금없이 올 때가 많아요.

미소짓는 윤진씨의 모습
지현씨는 이번에 작가 겸 전시 기획 팀장이라고 들었어요. ‘전시 기획’, 어떠셨나요?
오: 그냥 전시를 하나 만들어낸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면 된다고 해서 하기는 했는데, 사실 그렇게 힘들거나 해야 되는 일이 많은 것 같진 않았어요. 팀원들도 각자 일을 하니까, 그걸 정리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확실히 작가의 입장과 기획자의 입장은 다른 것 같아요. 작가 같은 경우는 자기 작업을 진행하다가, 전시 기획 의도와 자기 작업이 맞으면 “전시에 참여하고 싶다” 말을 해볼 수 있는데, 기획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야 하잖아요. 전시를 하기 위해 작가를 끌어들여야 하는 게 있어서, 서로의 입장이 다른 것 같아요.

젯소 칠하는 지현씨의 모습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오: 작가가 자기만의 그림을 그려야 되는 건 맞지만,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그렇다고 너무 대중적인 것에 빠지면 안되겠지만, 어느 정도 사람들이 좋아하고 작가 스스로도 그들이 좋아할 수 있는 걸 찾아나가는 게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요.
박: 다른 건 아무나 할 수 있다 해도, 작가는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작가로서 바로 성공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 하잖아요.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 싶어서 작가를 시작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만의 확고한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작가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윤진씨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는 지현씨. 돈독한 그녀들이다.
두 분이 꽤 돈독한 사이라고 들었어요.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 아. 네. 어제도 같이 있었지만 (웃음) 항상 고마워요. 맛있는 거 같이 먹으러 가주고, 얘기도 많이 해주고, 화나거나 그런 일 있으면 같이 화내주고, 같이 있던 순간이 항상 다 웃긴 순간들이라. 그런 것을 계속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건 참 고마운 일인 것 같아요.

어딘가 닮아 보이는 지현씨와 윤진씨
두 분의 학교가 신촌에 위치해있잖아요. 전시도 신촌에서 하시고. 두 분에게 신촌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박: 아하. 신촌이란 (의미심장한 끄덕임)
오: 학교가 가까워서 그런 건지, 제일 편하고 제일 많이 아는 그런 곳이에요. 신촌 아니면 어디 가서 술 먹고 이런 것도 괜히 내 집 아닌 것 같은 느낌이랄까.
박: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 다니고 있는) 신촌에 있는 학교를 가고 싶었어요. 제가 전에 다닌 학교도 신촌 쪽에 있었지만 같은 신촌 다른 학교니까, 가고 싶은 욕심이 커지더라고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이루게 돼서 뿌듯한 것도 있고, 반대로 예전의 힘들었던 기억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신촌은 저한테 일어났던 일이 많은 곳이니까. 나중에 졸업하고 나이 먹고 뭘 하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분명히 20대는 많이 그리워질 것 같아요.


청춘을 만끽하는 그녀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침묵)
윤진: 전시홍보나 할래?
오지: 해주시지 않을까?
(정적)
윤진: 처음에는 약간 장난스러운 마음으로 참가한 사람도 있겠지만, 하다 보면 자기 작품에 애정이 가잖아요. 저 같은 경우엔 마음에 안 드는 작품이 있으면 다시 또 그리거든요. 이게 사실 돈 상관없이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아요. 나중에 머리가 크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돈에 따라서 내 작품의 가치를 결정할 것 같은데 (웃음) 지금은 모든 사람이 마음을 담아서,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 작품을 하는 거니까. 부담 없이 보러 오셔도 될 것 같아요. 작가 분들 스스로에게도 “이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그렸던 때가 있었지”라고 말할 수 있는 전시랄까.

순수한 그녀들. 앞으로의 행보, 기대하겠습니다:)
<런런 : Lonlearn 16×16>

전시 기간: 2016.09.19 ~ 2016.09.30 12:00~19:00
전시 장소: 갤러리 52,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45(이화여대 정문 앞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골목)
참여작가: 오지현, 박윤진, 김보라, 염수윤, 박선예, 최지원, 김희진, 김우현, 안성희, 홍서영, 노함초롬, 정은지, 심규연, 최지원, 금소현, 박서연, 민혜성, 반재현, 신채희 송진아, 조여은, 임선호, 서재정, 이수민, 임세연, 임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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