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이시원

이시원(20)
단풍이 가득한 이화여자대학교 앞에서 양 손에 초콜릿을 들고 있는 시원씨를 만났다. 시원씨는 초콜릿만으로는 아쉽지만 점심 약속을 위해 가볍게 먹는 것이라고 했다. 남자친구와의 약속이냐고 물으니 얼마 전에 수능을 본 재수한 친구들과 만나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친구들이 재수했군요. 가장 친한 친구들이었나요?
네. 4명이 친한데, 유치원 때부터 쭉 같이 10년 넘게 알아왔어요. 거의 가족이나 마찬가지죠(웃음).
그럼 그 친구들이 다 재수한 거예요?
네… 저 정말 심심했어요(한숨). 동네에 가도 애들이 다 독서실을 다니니까 미안해서 연락도 잘 못했거든요. 제가 괜히 그 친구들 시간을 뺏는 건 아닐까 싶어서요.
맞아요. 혼자 대학 온 거 같아서 재수 안 한 사람이 더 미안한 기분이 들기도 하죠. 그럼 밥 먹고 뭐할 거예요?
친구들하고 종강 후 떠날 여행 계획을 짤 거 같아요! 부산으로 1박 2일 혹은 2박 3일로 놀러 가려고요. 오션뷰의 호텔에서 멋지게 놀고 싶어요. 해운대에 더 베이라는 곳이 유명해서 거기서 맛있다고 소문난 튀김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싶고요. 친구들이 그때쯤이면 대학에 붙을 거고 개강하기까지 시간이 남으니까 같이 운전면허도 따고 홍콩 혹은 대만으로 해외여행도 갈 거예요.
돈이 꽤 많이 들겠는데요?
그래서 종강하자마자 다시 알바를 구하려고요. 서빙은 해보니까 너무 힘들어서 개인 카페 알바를 찾고 있어요.
친구들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촌에서 노는 건 어때요?
(웃음) 안 그래도 학교 앞에 맛집이 많아서 맛있는 거 같이 먹으러 가고 싶기도 해요. 근데 제 집이 저 멀리에 있는 분당이라 칼같이 집에 가게 되더라고요. 주말에는 등교도 안 하는데 멀리 신촌까지 오기도 좀 그래요. 그래도 2학년 때는 신촌이랑 좀 더 친해지도록 노력해보려고요. 이 귀차니즘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지만… 전 ‘칼집(칼같이 집에 가는 것)’이 적성에 맞나봐요.
아직 기말은 오지도 않았건만 벌써 마음은 친구들과 부산에 가있다는 시원씨는 오늘도 집에 빨리 갈 것을 다짐했다. 분당 토박이인 그녀에게 신촌은 아직 낯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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