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다시 만난) 고양이

잔치보다 더 오랫동안 신촌을 지켜오던 고양이가 2017년 5월 14일을 마지막으로 신촌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띠로리. 항상 연락하고 같이 놀던 친구가 갑자기 이민을 가는 느낌이랄까. 피플 팀이 인터뷰를 위해 신촌을 헤맬 때 찡얼거림을 유일하게 받아주던 고양이이기에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이번이 잔치 인터뷰 하는 게 처음이 아니잖아요. 저번 인터뷰 영상 보셨어요?
봤죠. 잔치 페이스북도 팔로우 했어요.
감사해요. 이번에 신촌 고양이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정말인가요?
네. 고양이는 카페 홍보를 위한 일인데 홍보효과가 예전보다 없더라고요. 게다가 제가 평일에도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되어서 시원섭섭하지만 떠나게 됐네요.
얼마나 오래하셨죠?
2013년 10월에 시작했으니까 올해로 4년 째죠. 정확히는 3년 7개월이네요.
4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신촌을 지켜봐 오셨잖아요. 신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신촌 공사 시작하던 때부터 일했으니까 4년 전에 비해선 많이 바뀌었죠. 처음에는 완전히 공사판이었어요. 그런 물리적인 변화 말고도 신촌은 비슷하면서도 늘 새롭게 바뀌어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회색빛이었다면 지금은 버스킹도 하고 아이들이 놀러 나오기 좋은 곳으로 변했죠. 밝고 활기차면서도 또 어떤 때는 조용하고요.
( *현재 연세로 신촌오거리에서 창천교회에 이르는 550m 구간은 2013년 9월부터 약 3개월 간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조성 공사를 통해 변화된 모습이다.)

짧은 손 마디 마디로 필담 인터뷰 중
탈 아르바이트는 힘들다고 들었는데 오랫동안 해온 만큼 특별한 노하우가 있을 것 같아요.
잘 버티면 돼요. 더위도 추위도
어려운 일 같은데 간단하게 말씀하시네요.
그래도 좋은 기억, 안 좋은 기억 모두 많아요.
귀여운 외모로 어린 아이, 어른할 것 없이 모두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했었기에 안 좋은 기억이 있다고 말하는 고양이에게 더 깊은 질문을 건넬 수 없었다. 이후 고양이의 SNS에서 발견한 한 그림을 통해 힘듦을 지레 짐작해볼 수 있었다. 에휴

더 많은 그림이 보고싶다면 인스타그램 @sinchon_cat
탈 쓰고 만났던 사람을 탈 벗은 후에 스쳐지나간 적도 있을 것 같아요. 그때는 그 사람이 누군지 혼자만 알잖아요. 어떤 느낌인가요?
인사하고 싶은 느낌이지만 혼자서 속으로만 인사하고 지나가요.
흠, 저라면 나만 안다는 사실에 재미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나만 안 다는 사실때문에 씁쓸할 것 같아요. 이제 고양이가 아닌 인터뷰이는 어떤 모습으로 볼 수 있나요?
곧 새롭게 오픈하는 웹툰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어요. 고양이가 아닌 저를 만나실 수 있을 거에요.
웹툰이요?
네. 웹툰 연재하는 게 목표예요. 글, 그림 모두요. 웹툰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요.
그림을 잘 그리시는 건 알았지만 웹툰 작가를 꿈꾸시는 건 오늘 처음 알게됐네요. 마지막으로 고양이님이 하고 싶은 말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줄 것 같던 존재가 떠난다는 것은 항상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또 그 자리를 메꿔줄 새로운 인연이 나타날 거란 기대감이 있지 않은가. 고양이 탈 속에만 있던 신초너는 언젠가 마주쳐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처럼 지나칠 것이다. 알아보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오랜시간 하나의 추억으로 남아줘서 감사하다. 노란 장미의 꽃말처럼 고양이의 앞날에 희망이 가득하시길- ADIEU.
아,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고민할 때 고양이 얼굴 긁는 거 진짜 탈 벗고도 하세요?
(끄덕끄덕)



그립습니다 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