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제목]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등장인물] 김민수
도수민
김재훈
유지현
인터뷰어
[무대] 어느 작은 카페
[막] 1막
[장] 1장
“별들의 유랑”
작은 카페에서 인터뷰어를 기다리는 네 사람. 창가 자리에 앉아 각자의 물음표에 잠긴다.
삶은 질문과 대답의 연속임을 알지만, 어떤 질문은 유난히 두렵다.
말하자니 커질 것 같아 두렵고, 부풀릴 것 같아 두렵고, 이유를 몰라 두렵고, 언제 이렇게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나 두렵고. 이해받을 수 없는, 심지어는 나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설명하기란 이렇게나 어렵고 두려운 것이다.
입 밖으로 내는 순간, 꼭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나는 왜 사랑하는가?
그러니 나는 수없이 내게 물었던 질문에 , 그만 하는 수없이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딸랑.’
낯선 여자가 들어오고 꼬리를 물던 생각이 단절된다.
약간은 어색한 인사와 함께,
인터뷰가 시작된다.
[인터뷰어] 안녕하세요. 많이 기다리셨죠? 헤매느라 조금 늦었네요. 그럼, 바로 인터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극단 [별들의 유랑]과 배우분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민수] 아, 안녕하세요. 저는 별들의 유랑 대표 김민수이고요. 극단에서 하는 모든 연극이나 공연 장르에서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씁.. 제가 극단을 만든 이유는 연기를 하고 싶어서예요. 그게 답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배우를 하고 싶었는데, 청소년들은 어리다는 이유로 잘 뽑아주시지 않더라고요. 극단을 운영하는 지금은 왜 그러셨는지 이해가 됩니다만…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다) 여하튼, 아무도 뽑아주지 않아도 연기는 너무 하고 싶고…. 아무도 안 받아주면 내가 만들어 보자! 라는 마음으로 극단을 만들었습니다. 극단 이름은, 별들의 유랑인데요. 제가 극단 이름을 정했던 때가 2018년도쯤, 연극제 나가기 직전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 이름을 뭘로 할까 고민을 하다가 하늘을 봤는데 별들이 딱 떠 있는 거예요. 밤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별들을 그렇게 한참 보다가 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와 똑 닮았더라고요. 당시엔 사업자 등록을 하기 전이라 정식 극단 같은 게 아니었거든요. “그래, 우리는 유랑한다. 별들처럼.” 그래서 유랑극단이라는 의미로 별들의 유랑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인터뷰어] 그러면 지금은 정식 극단으로 등록하신 건가요?
[김민수] 물론입니다. 여러 서류를 준비해서 2019년에 정식 극단이 되었고요. 사실, 제가 좀 아파서 2년 동안은 활동을 못하다가 올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어 요즘 너무 기쁩니다. 덧붙이자면, 우리 극단 운영과 공연에 있어서 제 나름대로의 신념과 철학을 담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멋쩍지만 확신에 차서 웃는다) 질문에 대답하는 게 좀 어색하네요. 저, 괜찮게 이야기했나요?
[도수민] 뭐 말은 괜찮게 했어.
[김재훈] 잘했어.
[인터뷰어] 네, 너무 잘하셨어요. 대표님이 약간 여기서 귀여움을 담당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미소 짓는다)
[김재훈] 실제로도 나이도 가장 귀엽고..
[도수민] 대표님이 가장 귀여운 나이와 귀여운 외모로 제 세 손가락 안에 들어있어요.
[인터뷰어] 대표님이 정말 사랑을 많이 받고 계세요. 자, 이제 도슨트 역할을 맡으신 도수민 배우님부터 돌아가면서 자기소개 간략하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도수민] 네, 저는 이제 햇수로는 5년 차 정도 된 것 같아요. 연극이랑 뮤지컬을 병행하고 있는 배우 도수민이고요. 원래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다가, 최근엔 극단 시스템이나 연출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싶어 극단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재훈] 저는 육 년 차 된 배우 김재훈이라고 하고요. 저는 가리지 않고 하는데 주로 매체 쪽을 하는 것 같아요. 광고나, 독립영화를 주로 하는 배우입니다. 배우.
[인터뷰어] 누가 봐도 배우 같으세요. 너무 아우라가 있으십니다.
(수민이 재훈을 향해 고개를 장난스럽게 젓는다. 일동 웃음)
[유지현] 저는 이제 회사에 다니다가 재작년에 그만두고 연기를 시작했어요. 올해로 2년 차인 배우 유지현이라고 하고요. 지금 연극으로 시작해서 더 다양하게, 발을 넓히려고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어] 다들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의 이 멤버들은 어떻게 모집하게 되었나요?
[김민수] 지금의 멤버들은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에 같이 참가한 멤버들이에요. <연극이 끝나려면>이라는 극을 같이 했습니다. 처음 시작은 수민 선배님께서 연출에 의사를 밝히셔서 시작했어요. 모집 공고를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게 되었고요. 그 과정에서 수민 선배님께서 아시는 분들, 그리고 공고를 보고 오신 분들과 면접을 한 뒤 지금의 멤버가 구성되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짧게 말하지만 정말 쉽지 않았어요. 모집공고 후 메일로 답장을 드렸는데 이게 스팸 차단이 되어서 누락되는 일도 있었고요…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2023이란? 3년째 마포구, 서대문구의 다양한 공간에서 열리고 있다. 2023년에는 홍대 인근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와의 협업을 통해, 민간예술공간과의 관계에 한층 더 집중하려 했다. 또한 더 넓은 예술축제를 위해 예술가가 자발적으로 공간을 선택하고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프린지피케이션’ 프로그램을 도입, 예술가와 관객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했다.
[김재훈] 아니 제목을 어떻게 쓰셨길래? (장난기가 가득한 웃음을 짓는다)
[김민수] 전혀 이상한 게 없었어요. 정말로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여차저차 잘 해결되어서 지금의 팀이 꾸려졌습니다. 이래 봬도 지원자가 200명 정도여서 정말 힘들 수밖에 없었어요.
[인터뷰어] 200명이요? 정말 많은 숫자인데요? 그렇다면 혹시 대표님만의 선발 기준이 있으신가요? 오프 더 레코드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김민수] 제가 그때 기준은 수민 선배님께 다 넘겼어요. 혹시 원하는 상이 있으신지 묻고 처음은 그걸 중점적으로 뽑았어요. 예를 들면 수민 선배님께서 잘생긴 분을 뽑아 달라고 하셨거든요..
[도수민] 아니, 잘생겼다는 게 아니라. 이미지적으로 한 명은 마르고 좀 작고, 나머지는 선이 좀 뚜렷한 사람을 원했어요. 그러니까 이 남자배우들 두 명이 극명하게 대비되길 원했고. 여자는 조금 작은 사람을 원했어요.
[김민수] 이력이나 영상이 아무리 화려하더라도 연출이 생각하는 캐릭터가 제일 첫 번째여서 처음에는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했고요. 많은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제 이 사람이 연기를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필’이 생기는데 저는 최대한 그걸 배제하려고 했어요. 편견이 생기지 않게. 그래서 제가 힘들었나 봐요.
[인터뷰어]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대표님의 신념이 보이네요. 이렇게 모인 별들의 유랑. 다른 극단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혹시 무엇이 있을까요?
[김재훈] 저는 사실 극단 공연을 한-두 번밖에 안 했거든요. 그래도 앞선 극단은 비교적 군기가 있었더라면 여긴 좀 수평적인 분위기였어요. 오히려 조금 추가 반대로 기울 때가 있달까? 별들의 유랑에선 우리가 어떤 플레이를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편한 분위기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그게 차별화된 점이자 장점이죠.
[도수민] 사실 대표님이 매우 어린 나이에 극단을 만든 거잖아요. 지금도 어리고. 대단하다면 대단한 성취임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사람들의 편의를 보려고 하고 의견을 들으려고 하는 게 있어요. 조금 안타까울 정도로 과도하게 배려를 해줄 때도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꿈만 꾸고 있었던 연출에 관한 것들을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었어요. 이번에 저희가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연극이 끝나려면>이라는 연극이 자전적인 극이었는데, 이런 분위기라서 특히 더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유지현] 저도 비슷한데, 자유로운 분위기로 만들어 나가는 게 가장 좋았어요. 물론 여기서도 큰 틀은 정해져 있지만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디벨롭되는 것이 제 눈으로 보였던 게 가장 좋았던 점이 아니었나.
[김재훈] 자, 마지막을 장식해 주시죠. (과장된 목소리로)
(일동, 웃음을 터뜨린다)
[김민수] 조금 긴장되네요. 아까 말했듯, 저는 극단을 운영하는 제 나름의 철학이 있어요. 그 철학이 저희 극단만의 특별한 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첫 번째, 저는 배우들의 의견에 터치하지 않으려 해요. 저도 노력을 했지만, 그 배우가 자기 캐릭터를 위해서, 자기 공연을 위해서 생각하고 투자한 시간도 똑같이 귀중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것도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싶었어요. 두 번째, 상업연극이 아닌 이상 연극은 관객들이 거의 연극 스태프나 배우들의 지인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저는 지인들의 경우 티켓료를 돌려드려요. 세 번째로, 저는 제가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들어가요. 연극에 제가 온 정성을 다하고 노력해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알거든요. 마지막으로, 이렇게 선배님들이 절 대단하다 해주시고 어른스럽다고 해주시지만, 그게 다 함께했던 선배님들의 배려 덕인 것을 잊지 않으려 해요. 저는 항상 받는 배려를 당연시하지 않으려고 하고, 최대한 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인터뷰어] 이런 철학이 만들어지고 다듬어지기까지 참 많은 고민이 있으셨겠어요.
[김민수]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이렇게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김재훈] 도와줬다기보다는 같이 한 거죠~
[도수민] 훈훈하네요.
(장난스러운 미소 뒤에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인다. 조명 꺼진다)
[장] 2장
“연극이 끝나려면”
[인터뷰어] 사실, 저는 <연극이 끝나려면>을 보고 유레카를 외쳤어요. 이거다! 독립극단이 연극 하나를 올리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담은 연극을 만드신 여러분들이라면 제가 찾던 질문의 답을 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가장 하고 싶던 질문은 잠시 아껴두고, 먼저 이번 연극에 대한 소개를 듣고 싶어요. <연극이 끝나려면>이라는 극은 어떤 극인가요?
[김민수] 이건 연출(수민)의 입장에서 한번, 기획한 저의 입장에서 한번 들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도수민] 연출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해가 쉬운 극’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소극단이 연극을 올리는 과정을 담은 연극을 담았지만 연극을 하지 않더라도, 누가 보더라도 이해가 쉬운 극이에요. 그렇지만 또 지루하진 않아요. 그 안의 템포나 캐릭터들이 엄청 빠르고 열정적이거든요. 처음에 민수 대표님이 초안을 써서 저에게 줬을 때, 시간의 흐름이나 어떤 부분들이 다듬어지지 않았음에도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가 딱 보였어요. 그 투박한 글 속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주 확실하니까. ‘나는 그냥 이거를 제대로 전달해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김민수] 이게 약간 실험극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저한테는 너무나도 자전극이거든요.
[김재훈] 아아 그럴 수 있어.
[김민수] 제 실화예요. 실화였고요. 놀랍게도 단 하나도 각색된 부분이 없습니다. 대본에 있는 모든 내용은 제가 그동안 겪었던 일들을 썼고요. 저는 기획자로서 배우님들이 이것을 정말 편하게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글이 어쨌든 제 자전극이긴 합니다만 배우님들도 작업을 하면서 비슷하게 겪은 상황들이 있을 거란 말이죠. 배우들에겐 사실 되게 흔한 일들이에요. 하하.
(나머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김민수] 그리고 사실 저는 글을 한번도 배워본 적이 없어요. 이번 극은 그냥 솔직하게 쓰자, 어디든 공연은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썼거든요. 그래서인지 쓰기 참 쉬웠어요. 한 시간 만에 초안이 나와서 그걸 연출님께 보내드렸습니다. 그 후의 과정에선 연출님이 많이 다듬어 주시긴 했습니다만..
[인터뷰어] 신선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연극계에선 흔한 실화, 자전극이었군요. (작게 웃음 짓는다) 저는 사실 연극을 보면서 <연극이 끝나려면>은 기존 극과 다르게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실험극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저는 공연장이 극장이 아닌 미술관이라는 점, 도슨트의 해설로 진행된다는 점, 관객들과 소통한다는 점이 매우 새로웠어요. 혹시 이런 방법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도수민] 우선,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에 대본을 냈고 선정이 됐어요. 그럼, 이제 공연장을 저희가 선정할 수 있었거든요. 제가 연출을 맡겠다고 하기 전에, 맨 처음에는 미술관이 아니라 가정집 같은 공간을 그리고 있었어요. 가정집의 문부터 해설자가 손님들을 들여보내면서 소개하는 그런 컨셉이었는데, 제가 연출 맡으면서 조금 달라졌던 거죠. 전 좀 더 비어있는 공간, 그래서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신촌의 그 *전시회장이 되게 작긴 하지만 위에는 한옥적인 지붕이 있는 특이한 구조였어요. 그러면서도 비어있다고 느끼게 하는, 제가 찾던 공간과 어느 정도 부합했죠. 그래서 거기를 본 순간, 전체적인 그림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더라고요. 내가 전시회장을 가봤던 기억과 이 공간이 주는 느낌을 덧붙여 해설자를 살짝 틀어서 도슨트로 바꿨고, 캐릭터와 무대들도 이 공간과 어우러지게 설정했어요. 액자 소품을 쓴다든지, 무채색의 그림들을 배치한다든지… 이 연극에 나오는 배우들 한명 한명이 입체적인 작품, 하나의 팝아트처럼 느껴지게끔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또, 우리가 그 안의 작품이자 주인공인 것처럼 여기 관객으로 오신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들의 인생에서는 주인공이잖아요. 그래서 공연 중에 갑자기 툭 말을 건다든지, 제가 해설을 하면서 “그렇대요.” 해버린다든지 하는 부분들을 넣어 우리 극을 보고 있는 관객들까지 하나의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기를 원했습니다.
[인터뷰어] 역시 작품의 비하인드를 듣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이렇게 의도를 들어보니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만드신 게 느껴져요. 혹시 다른 배우분들도 극을 만드는 과정에 함께 하셨나요?
[도수민] 물론 배우들이랑도 이야기를 계속 나눴어요. 민수님의 초안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했지만, 시간의 흐름을 수정한다거나 새로운 에피소드 같은 것들을 추가하는 작업이 좀 필요했거든요. 사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들이잖아요. 배우들이라면 다 겪었을, 누구보다 배우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이디어를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말’에 있어서도 배우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려고 했어요. 결국엔 대사를 하는 사람들은 배우들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말로 바꾸는 게 이 연극에 가장 어울릴 것 같았거든요.
[김민수] 저도 수민 연출님께 유일하게 요청했던 것이, 배우님들이 말씀하신 아이디어를 최대한 풀어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김재훈] 그러다 보니 대사의 디테일이나 행동에서 제 모습이 좀 많이 반영됐던 것 같아요.
[유지현] 저도 대사나 아니면 동작들, 제가 연구했던 것을 많이 반영해 주셨어요.
[인터뷰어] 그래서인지 연극을 보면서 되게 캐릭터들이 과장되었지만 살아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자연스럽달까?
[도수민] 이야기한 것들을 바탕으로 공감이 안 될 만한 것들은 수정했어요. 수정이 어려우면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 나에게 말해달라고도 했고요. 그래서 자연스러우면서도 완성도 높게 짜였던 것 같아요.
(조명 꺼진다)
[장] 3장
“진짜 연극”
[인터뷰어] 아까 연출님께서 대표님이 이 극에서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굉장히 명확하다고 하셨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전달을 꼭 하고 싶었던 게 있으셨나요?
[김민수] 어쨌든 연극이라는 예술이 배우의 예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배우에게 제약이 많이 걸려요. 연습하는 과정에서도 할 것이 참 많고, 잡일도 많이 해야하고요. 연극이라는 장르 자체도 지금은 마이너하잖아요. 이젠, 찾아서 보기도 힘들어요. 그래도 저 같은 작은 사람들이, 작은 배우들이 예술을 할 때에 이런 수많은 가정과 수많은 생각들이 있었다. 작은 연극일지라도 절대 가볍게 만들어지는 공연이 아니다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유쾌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김민수] 그리고 무엇보다 쓰는 저도 재밌었고요. 저는 이걸 쓰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풀렸어요. 약간 뒷담 쓰는 것 같기도 해서. 하하.
[인터뷰어] 이런 뒷담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인데요? 자, 이번 질문은 배우님들한테 드리는 질문이에요. <연극이 끝나려면>의 대사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재훈] 극 초반에 공연을 올리기 위해 배우를 구하는 장면이 있어요. 되게 별거 아닌 대사인데, “아 씨, 부럽다.”라는 대사가 있어요. 이게, 친구를 섭외하려다가 이미 친구가 잘되어서 섭외를 못 한 상황에서 나온 대사거든요. 사실 제가 좀 자격지심이 많은 사람이라, 남들이 잘되면 정말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긴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너무 부럽다, 왜 난 저걸 못할까 이런 생각을 하곤 했었어요. 부럽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그런 마음을 저도 가져본 적이 있어서 그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인터뷰어] 누구나 그런 마음이 한 켠에 있죠. 축하는 해주지만 괜시리 작아지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지현 배우님은 어떤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유지현] 저는 이제 배우 3이 오징어 게임에 합격해서..
(모두가 웃음을 터뜨린다)
[김민수] 이게 정말 하이라이트.
[김재훈] “진짜 연극이잖아.” (과장되게 연극의 대사를 흉내 낸다.)
[유지현]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저한테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떨까. 내가 연극을 하는 중에 진짜 유명한, 뭔가 페이도 보장되고 앞으로의 유명세도 보장된 기회가 온다면 나는 도의를 지킬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혼자 많이 해봤던 것 같아요.
[인터뷰어] 정말 딜레마긴 하네요. 그럼 배우님은 어떠실 거 같아요?
[유지현] 저요? 아이, 참..
[도수민] 곤란하죠. 그거.
[김민수] 정말 곤란하지.
[유지현] 그러면 어떤 작품인지에 따라서..
[도수민] 봉준호 감독님.
[김재훈] 아 그건 무조건 해야 해.
[김민수] 이건 대표도 이해해 줘요.
[도수민] 맞아. 봉준..까지만 나와도, 아 가라 가라.
[김재훈] 보내주고, 나도 좀.. 이렇게 부탁하는 거죠.
[도수민] 배우 3이 이 장면에서 되게 얄밉게 비쳤지만 진짜 누구든 그런 상황이 오면 그렇게 할 거예요.
[김재훈] 제가 아무래도 예술을 추구하는 것도 있고 연기 그 자체가 되게 좋아서 하는 게 있지만 그래도 생계가…. 쉽지 않으니까.
[도수민] 네, 맞죠.
[김민수] 저는 그래서 이런 일이 있으면 이해하고 보내줘요. 안타깝게도 아직 제 배우님들은 그런 경우가 없으셔서… 정말 저도 보내드리고 싶어요!
(모두가 웃는다. 잠시 뒤 웃음이 가라앉고 수민이 목을 가다듬는다.)
[도수민] 명대사…. 저는 하나의 대사를 집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적어도 저는 이 극 중에서 하나의 대사를 명확하게 집어내기가 너무 어려워요. 민수 님이 배우 1, 배우 2, 배우3, 그리고 해설자라는 각기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냈지만, 결국엔 이 극의 모든 캐릭터의 대사가 정말 하나의 독백처럼 이어져 버리거든요. 상황도 그렇고요. 그래서 저는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말이 하나의 대사처럼, 명백하게 하나의 독백처럼 느껴져서 부분 부분들로 해체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특정한 부분 하나를 딱 집어내면, 이 말은 조금 불완전하고 이 말은 너무 단순하고…. 전체 덩어리여야 비로소 완벽해지는 거죠. 전체가 하나의 독백이자, 모든 장면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극이라 저는 도저히 하나를 집을 수가 없네요.
(조명 꺼진다)
[장] 4장
“나는 왜 사랑하는가”
[인터뷰어] 이번 질문은 여러분도 스스로에게 많이 되물으셨던 질문일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묻고 싶었어요. 여러분은 왜 이 직업을 선택하셨고 계속해서 하고 계신 건가요?
[김재훈] 전 솔직히 말해서 마음이 반반이었어요. 학창 시절에 제 성격이 뭔가 나서길 좋아하니까….“나 배우 해도 괜찮을지도?” 이러면서 공부하기 싫은 마음 반,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 반으로. 아, 고등학교 땐 반대가 너무 심하셔서 하지 못하다가 이제 재수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배우를 지망하고 목표를 향해 준비하다 보니, 아무런 목표 의식이 없던 전보다 더 공부해야 하는 거예요. 배우라는 목표가 있으니까 내가 싫어했던 공부도 재밌어지고.. 이 직업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니까 정말 싫어했던 것들도 기꺼이 재미있게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재미를 지금까지 그저 즐겨왔던 것 같아요.
[유지현] 저는 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어요. 눈앞에 있는 것들을 쫓으며, 또 그걸 엄청 열심히 하면서 살았어요. 회사 생활도 한 곳에서 꽤 오래 했고요. 저는 광고 홍보 회사에 다녔었는데, 아무래도 광고 홍보회사다 보니 집에 가는 날도 없이 일을 했어요. 정말 바빴죠. 그래도 전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계속해서 혼자 고민을 해왔던 것 같아요.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뭐지? 지금 당장은 그것을 선뜻 찾아 나서진 못하더라도 틈틈이 찾아보자.” 여행도 하고, 사진도 찍어보고, 운동도 해보고. 아, 직장인도 극단이 있어요. 직장인 뮤지컬 극단 이런 것도 해보면서 제 모습들을 찾아가려고 꾸준히 노력했어요. 그런데, 제가 하나둘 찾아가는 제 모습 중에 제가 가장 행복해하고 즐거웠던 게 연기더라고요. 연기를 하려고 회사를 그만뒀던 게 아니지만 그걸 깨달았을 때와 시기가 잘 맞물려서. “그래, 내가 이제 진짜 하고 싶은 걸 해보자. 이 정도면 해봐야 한다. 이렇게까지 계속 원했으면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인터뷰어] 지금, 만족하세요?
[유지현] 네. 아직은 후회한 적 없어요. 아무래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김민수] 벌써 후회하면..
[김재훈] 아, 후회할 수 있지~
[유지현] 뭔가 이 길을 선택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그동안의 것들을 놓는 게 힘들었지. 놓고 보니까 이 길은 그냥 내 눈앞에 있더라고요.
[인터뷰어] 좋은 말씀이네요. 아, 혹시 재훈 배우님은 6년 차가 넘으셨는데, 후회하신 적 있으신가요?
[김재훈] 많이요. 후회하는 게 있죠. 왜냐면 이게 가끔 벼랑 끝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하, 정말 큰일 났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럴 때면 또 기회가 오더라고요.
[인터뷰어] 운명처럼.
[김재훈] 네, 운명처럼요. 그럴 때면 뭐가 오고.. 그리고 이제 제가 사실은 노가다해야 할 처지까지 왔었어요. 하기 전에는 내가 여기까지 오면 나도 미래 없이 끝난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그 현장에 가니까 괜찮은 거예요. “아, 이러면 배우 생활 계속할 수도 있을지도?”라는 생각도 들면서.. 하하. 지금까지 해오고 있어요. 별거 아니더라고요. (장난스럽지만 진중함이 느껴지는 표정으로 웃는다.)
(수민,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인터뷰어] 수민 배우님은 어떠세요?
[도수민] 저는 배우.. 배우 생활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너무 후회되고 너무 화나고 너무 슬프고 너무 괴로운데. “아, 나구나.” 연기를 하고 있을 때가 제일 저 같아요.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하면 그냥 내가 나구나. 이게 어떤 때보다 가장 뚜렷하게 느껴져요. 배우 일을 하면서도 이게 페이가 안되니까 다른 데서 돈 벌어야 하고 끊임없이 다른 것들도 해야 하고. 그래서 이게 너무 싫고 너무 후회되어 죽겠는데…. 연기를 하고 무대에 올라가면은 이게 너무너무 제일 나 같고 내가 제일 편안하니까. 이게 없으면 나는 살 수가 없을 것 같다. 결국에는 그냥 살 수가 없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계속하는 것 같아요.
[김민수] 저도 정말, 진짜로 살고 싶어 하거든요. 저는 제 삶의 모든 것을 바쳐서 연기를 하고 있어요. 아니면 누가 미쳤다고 공연하고 싶다고 자기가 극단을 만들어요. 그래서. 저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거에 후회도 없고 항상 행복해요. 제가 만든 판에서 사람들과 같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선배가 저와 함께 또 저를 도와준다는 것이 너무 감사해요. 저는 연기를 안 한다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사실 저는 잠시 연기를 못했던 적이 있어요. 정말 사는 것 같지 않더라고요. 진짜 하루가 그냥 밝아졌다가 어두워졌다가 밝아졌다 어두워졌어요. 매일매일. 그러다가 다시 연기를 잡게 된 순간, 저는 너무 감사함을 느꼈고…. 앞으로 제가 살아가면서 아마 연기를 안 하는 날은 없을 거예요. 저는 그래요. 저한테 연기는 그런 존재예요. 세상 무엇보다 중요하고 제가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호흡기같은 것. 연기라는 사람이 있으면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 거예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가장 사랑하는 거, 그게 연기가 될 것 같아요.
(다들 생각에 잠긴다. 조명 꺼진다)
[장] 5장
”연극, 가장 극적인 예술”
[인터뷰어] 연극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됐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김민수] 저는 오늘이요. 사실, 연극 공연이 끝나고 나면 선배님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요. 연락하는 것도 괜히 신경쓰실까봐 못하는 것도 있고, 제가 못해드렸던 것만 생각나서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또, 마침 오늘 아침에 제가 저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신 은사님께 추석 선물을 드리러 모교에 갔었어요. 추석선물을 드리고 제자들에게 간식도 돌리니까 되게 뿌듯하더라고요. 여하튼 오늘 은사님도 뵙고, 제가 마음 속으로 정말 고맙고 좋아했던 팀을 이렇게 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오늘이 저는 제일 행복해요.
[김재훈] 저는 그냥 영화든 연극이든 일단 연기로 돈을 벌 수 있었을 때, 그때가 가장 보람됐어요. 배우를 꿈꾸며 학교에 가서도 “너는 배우가 안 될 거다.” 이런 소리를 좀 들었었는데, 이제 나도 연기로 돈을 버는 배우다, 연습을 열심히 한 결과 나도 이제 연기로 돈을 벌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가장 보람됐어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연기로 돈이 벌리기도 하는구나를 알게 되어서. 또 하나는 이제 별거 아니긴 한데, 프로그램에서 만난 예술고 학생이 광고를 카피하는 과제에서 제가 나온 광고를 택했다는 거에요. 그걸 어떻게 알고. 내 광고를 보고 카피를 했구나….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죠.
[유지현] 저는 아무래도 공연하고 피드백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제 지인이 아닌 일반 관객의 글이라든지, 아니면 다른 배우나 스텝들의 지인이 좋은 피드백을 줄 때 부족한 점을 보완 해나가면서도 적어도 내가 잘 가고는 있구나. 그래도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이렇게 인정받을 때 느껴요.
[도수민] 저는 관객들의 피드백도 저에게 많은 보람과 감사함을 주지만 같은 동료 배우들이 저한테 좋은 코멘트를 해줄 때 정말 좋아요. 그러니까, 너랑 연기할 때 너무 편하다는 말을 듣거나.. 혹은 이제 몇 년 뒤에 갑자기 전화 와서 나 그때 너랑 공연한 거 너무 좋아서 다음에 같이 공연하고 싶다고 뜬금없이 연락이 온다거나. 이런 것들. 나를 동료들이 인정하고 또 고마워서 한 번 더 연락을 주는 게 저는 제일 보람찬 것 같아요. 관객들과의 관계, 교감은 저희는 관객들 앞에서 플레이하는 사람들이니 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히 보람차지만, 함께 했던 배우들도 저에겐 하나의 인맥과 소중한 관계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과 함께했을 때, 내가 어디 내놔도 부끄럽진 않은 사람임을 느끼는 순간이 되게 고맙고 보람차더라고요. 나도 같이하는 배우들에게 그렇게 좀 표현 해줘야겠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인터뷰어] 하나의 연극이 끝나려면 정말 많은 노력과 애(愛)가 쓰이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사람들은 계속해서 연극을 올리고 행복해하잖아요. 연극에는 대체 무엇이 있길래 사람들은 연극을 놓지 못할까요?
[김재훈] 연극에는 일단 현장감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연극은 일종의 배출구가 되는 것 같아요. 평소에 느끼긴 힘든 여러 감정들을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연극을 많이 찾으시는 거죠. 그런데 요즘 들어선 OTT 발전과 여러 매체의 발전으로 연극이 몰락하진 않을까 걱정이 돼요. 지금 연극 문화가 다양성을 추구하기보단 주 소비층의 취향에 맞춰져 있어서 공연의 장르나 유머 코드 이런 것들이 그 쪽에게 맞춰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게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뭐든지 한쪽으로 과도하게 몰리게 되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전 연령층이 보는 경우가 많아요. 연극이 특정 마니아층에 의해 유지되기보다 일상에서 즐기는 예술로 자리 잡은 거죠.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우리나라 연극판에 자리 잡지 못한다면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제가 왜 연극을 하냐, 라고 하시면 재밌으니까. 그리고 또 솔직히 말하면 벌이? 전 이거 말고는 돈을 못 벌 것 같아요. 하하
[유지현] 연극을 찾는 사람들도, 하는 사람들도 직접적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매력을 사람들이 계속 찾는 것이 아닐까. 공연하면서 관객들도 저희에게 어떤 울림을 받았겠지만, 저희도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받고, 또 같이하고 있는 스텝들이랑도 무언가가 통하고 있다고 느끼거든요. 조명, 음악, 무대, 연기, 관객 이 모든 것들이, 연극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무언가를 나누는 게 되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연극을 놓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도수민] 저는 연극과 책, 그림, 전시 이런 것들이 되게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책도 한 단락만 캡처된 것을 보는 것이랑 그 책에 관심이 생겨서 읽는 거랑 큰 차이가 있잖아요. 그림도 마찬가지로 피카소의 유명한 그림을 찍어서 올린 것을 보는 거랑 실제로 전시회에서 가서 보는 게 정말 느낌이 다르잖아요. 종종 잘 만들어진 영화나 드라마도 연극화가 되는데, 그 이유가 책과 그림을 직접 보는 거랑 비슷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매체와 달리 연극은 가장 직접적인 대화이기 때문에. 당연히 매체도 매체가 주는 매력이 있지만 이 직접적인 대화라는 것이 제가 정말 연극과 극장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이것이 일반적인 대화와는 조금 다를지라도, 연극을 하는 동안에 저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고 그 무엇보다 교감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대화가 주는 힘은…. 이렇게 힘든 환경에서도 연기를 계속해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정말 너무너무 힘든데, 그럼에도 그 대화가 주는 힘 때문에 저 같은 사람들은 또 연기를 하고 관객들은 또 극장을 찾는다고 생각합니다.
[김민수] 연극은…. 연기를 하는 저로서, 배우인 김민수로서 가장 주장을 강하게 할 수 있는 장르예요. 배우들끼리 매번 이야기하는 예술의 3요소가 하나 있거든요?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고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다. 이렇게 각자만의 개념들이 있어요. 사실 저는 다른 것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는 것을 정말 무대에서도,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도 너무나도 많이 느껴왔어요. 저는 제가 살면서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내가 그 사람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연기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을 내가 가장 나답게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르, 장소가 바로 연극인 것 같아요. 사실, 요즘은 연극이라는 장르를 연기 시작할 때 많이 해요. 그러면서 연극을 매체로 가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보는 분들이 꽤 있단 말이죠.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연극을 잘해야 매체로 가는구나.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란 걸 하다 보면 분명 느끼게 될 거예요. 저도 뭐 처음엔 돈도 안 되고 무대에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카메라 가서는 열심히 하면 되겠네. 이랬다가 몸소 하다 보니까 그게 아니구나. 연극도 하나의 예술인데 이게 사업적으로 갈 수 없는 부분이 큰 예술인 것뿐이구나 알게 되었던 거죠.
[인터뷰어] 연극은 정말 ‘극적이네요.’
(조명 서서히 꺼진다)
[장] 6장
“The show must go on”
(인터뷰가 끝나고 카페를 나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지막 질문을 곱씹으며 걷는다. 조명, 각각의 인물들을 차례대로 비춘다.)
[인터뷰어]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재훈] 적당히 유명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이름은 기억 못하더라도 얼굴을 보면 아! 할 수 있는 그런 배우.
[유지현] 저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연기를 잘하고 싶다가 요즘 제일 주된 관심사예요. 돈 버는 것도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긴 한데. 내가 나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찾으면 참 좋을 것 같다. 그걸 바라고 있어요.
[도수민] 연기를 잘하고 싶은 것. 저도 똑같이 연기를 잘하고 싶은 것 같아요. 연기를 잘한다는 것은 사실 기준이 너무 다양해서 제가 모두의 니즈를 맞출 순 없겠지만. 저는 제가 생각하는 잘한다는 기준이 있거든요. 전 옛날부터 배우들의 배우가 되고 싶은 꿈이 있어요. 배우들이 말하는 배우. 이게 제가 정말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꿈이기 때문에 그 정도만 되어도 내가 어디 가서 배우라고 말해도 정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네, 그게 제 꿈입니다.
[김민수] 저는 믿어요. 제가 연기라는 분야에서 세계에서 제일 잘할 수 있다고 믿고 제 원석을 계속 바라보고, 갈고, 닦고 있어요. 되게 건방진 말이었지만, 저는 제가 상대를 존중하고 연기를 존중하고, 또 저를 존중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세계에서 연기라는 걸 가장 잘하는 사람이 누구냐 물으면 김민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하고 싶어요. 제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저는 매일매일 자기 전까지 연기 연습 아니면 하는 게 없어요. 저만의 연습법, 그리고 선배님들이 해주신 소중한 조언들 곱씹으면서 매일 연습을 하고 있거든요. 아, 그래도 소주가 많이 들어간 말들은 믿지 않습니다. 하하. 저는 세계 1등이 될 거예요. 정말로요.
조명이 꺼진다.
하지만 괜찮다. 2막에는 자유로운 별들이 조명을 대신할테니까.
나는 왜 사랑하는가?
여전히 사랑은 날 숨 막히게 하고, 차마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 나의 하늘을 유영하지만, 괜찮다.
때로는 감당할 수 없을만큼 소중해질까 두려웠고, 때로는 후회할만큼 미워질까 두려웠지만, 아무래도 좋다.
이유야 어쨌든 내가 사랑하는 한 나의 인생은 계속되고, 나의 쇼는 계속되기에. 나는 내게 주어진 역할을 기꺼이 연기할 뿐이다. 내게 주어진 삶을 기꺼이 살아가듯이.
이제, 2막을 위해 숨을 고를 시간이다.

2막에서, 당신과 계속…
[연극이 끝나려면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ieBZJ76scQ8
[무대]
[등장인물]
김민수 http://www.playdb.co.kr/artistdb/detail.asp?ManNo=51424
도수민 http://www.playdb.co.kr/artistdb/detail.asp?ManNo=%2044891
김재훈 https://www.instagram.com/m.dikky_j.hoon/
유지현 https://www.plfil.com/actor/165253252501675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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