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 베이시스트 김태휘 (INTERVIEW)
‘되는 대로 하자.’ 이 문장은 의도나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어느 땐 앞뒤 재지 않고 최대한 노력한다는 적극적인 의미인 반면, 또 어느 땐 구태여 더 공들이지 않고 상황이 따라주는 딱 그만큼만 애쓴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각자가 느끼는 ‘되는’, 즉 어떤 일에 대한 가능성의 정도가 다 다르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문득 생각해본다. 올해 나는 그저 그렇게-되는 대로 살았을까, 아니면 이것저것 해보며 최대한-되는 대로 살았을까? 벌써 11월이라는 생각에 슬그머니 연말증후군이 찾아오는 기분이라면 생각하는 것을 우선 멈추기로 하자. 대신 여기 ‘되는 대로 하자’를 외치는 또 한 명의 아티스트를 만나보자. 그가 느끼는 그의 ‘되는’ 정도는 어느 정도 일까?

Q. 먼저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태휘(이하 김): 저는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는 김태휘입니다.
Q. 어떤 음악을 하고 계신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김: 음악 장르라고 말하긴 애매한데, 지금은 3인조 밴드를 하고 있어요. 저 혼자 준비하고 작곡하고 있는 음악은 프렌치하우스 정도인 것 같아요.
Q. 어떻게 음악, 그 중에서도 베이스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김: 사실 시작이 좀 애매한데, 저는 원래는 꿈도 없고 음악 듣는 것도 별로 안 좋아했었어요. 어떻게 보면 되게 음악이랑 거리가 먼 사람이었는데 우연찮게 친구들이랑 음악학원 얘기가 나와서 처음 밴드라는 것을 접하게 됐어요. 그때 밴드라는 게 있구나, 나도 악기 하나쯤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밴드학원에 놀러간 거죠. 갔는데 학원에서 드럼과 베이스 조합의 간단한 잼을 보여주셨어요. 근데 당시 베이스 하던 분이 엄청 잘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는데 그렇게 티가 안 나길래, 이거(베이스)는 조금만 해도 되는 구나 싶었어요. 근데 하고 보니 되게 어려운 악기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그렇게 시작했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Q. 베이스는 밴드의 기둥이지만 사운드가 튀는 건 아닌 편인데, 본인이 생각하는 베이스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김: 이게 사람마다 정의하는 게 달라요. 저 역시 베이스가 멜로디 악기인지, 리듬 악기 범주에 속해야하는 건지 고민이 있었죠. 지금 제 생각에는 리듬 악기랑 멜로디 악기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게 베이스인 것 같아요. 그렇게 튀진 않지만 결국에는 밴드에서 꼭 필요한 존재랄까요.
Q. 그럼 베이스를 연주하거나 밴드를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김: 처음 친구들이랑 합주했을 때요. 혼자 칠 때는 몰랐는데 같이 합을 처음으로 맞추면서 음악으로도 대화하고, 무언가를 만들 수 있구나 하는 희열을 느꼈어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순간 음악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내가 밴드의 일원이 되어서 나의 역할을 하는 게 되게 즐거운 것 같아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 <가내수공연>이라고 지금도 매달 열리는 공연이 있어요. 작은 거실에서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맥주도 마시면서 즐기는 그런 형태인데, 저희가 몇 번 거기서 공연을 했었거든요. 근데 관객 분들이 저희가 전에 공연했던 걸 기억하시고 두세 번쯤 공연할 때 따라 불러주신 게 되게 인상 깊었어요. 아직 활동도 안하고 노래도 없는 밴드인데 정말 감사했어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밴드로 작업하는 것과 솔로로 작업하는 것의 차이는 뭔가요?
김: 밴드음악은 베이스라는 역할 안에서 할 만큼 하는 공동작업이에요. 각자 좋아하는 것들이 조금씩 들어간 그런 셈이죠. 반면 혼자 작업할 때는 제가 생각했던 음악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게 신기해요. 엄청 다르다기보다는 그저 여러 사람들만의 재료가 모이느냐, 나만의 재료만 모이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Q. 활동하고 계신 밴드가 곧 앨범을 내는 걸로 알고 있어요. 자세히는 말씀해주시지 못하더라도 어떤 앨범이 될지 힌트를 주실 수 있을까요?
김: 저희 앨범이 수록곡이 많아요. 근데 열 개가 넘는 수록곡 중 하나도 비슷한 곡이 없다는 게 멤버들의 똑같은 의견이에요. 곡마다 다르고, 한 곡 안에서도 파트 별로 딴 곡인 양 달라요. 모든 곡이 각각 다 다른 아티스트가 한 것처럼 다양한 게 재밌는 점이에요. 한 아티스트 안에서 여러 색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으실 것 같아요.
Q. 연주자, 작곡가, 아티스트로서 태휘씨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김: 일단 저는 제 이름으로 낸 정규앨범이 세 개 이상이면 좋겠어요. 그것 말곤 그냥 지금처럼 밴드도 하고, 혼자 작곡도 계속 하고 싶습니다.
Q. 음악을 하고 싶거나, 이제 막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김: 되는 대로 하자.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했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우선으로 두고 이것저것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음악적으로도, 다른 면으로도 많이 성장해있게 되는 것 같아요.

Q. 그럼 질문을 좀 바꿔서, 신촌이 어떤 공간이다, 라는 걸 한마디로 한다면?
김: 인내심의 완전판?(웃음) 홍대에서는 조금만 소리가 커도 경찰오고 사람들끼리 다투고 그러는데 제 경험으로 신촌은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어요. 엄청 시끄러워도 컴플레인이 없어요. 그래서 열려있고 관대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김: 곧 저희 밴드 앨범이 나와요. 나오게 되면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고, 또 이 글을 읽고 계실 분들과 언젠가도 직접 만나고 공연하게 되면 좋겠어요. 앨범 많이 들어주세요!
인터뷰 내내 차분하게 풀어낸 그의 이야기 속 조용한 한 방, ‘되는 대로 하자.’ 결국 그의 ‘되는 대로 하자’는 닥치는 대로 시도해보자는 의미였다. 당장 앞에 놓인 길이 잘 보이지 않더라도 어느 길로든 나아가고, 끝내 성장할 거라는 확신과 함께 말이다. 귀를 단번에 사로잡진 않지만 묵직하게 음악의 받침이 되어주는 베이스의 사운드처럼, 태휘씨의 확신은 아티스트로서의 그의 인생에 묵직한 받침이 되어주는 듯해 보였다. 곧 발매될 그의 데뷔앨범을 기대하며, 베이스(Bass)를 놓지 않고 베이스(Base) 역시 잃지 않을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
김태휘씨 연주 영상 [Art #32 베이시스트 김태휘]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