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김므즈 (VIDEO)
그의 노래를 처음 들어보았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아직 날이 더울 때였습니다. 그야말로 단박에, 그의 목소리에 빠져들었습니다. 노랫말을 거의 외울 때 즈음이 돼서야 촬영일이 결정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계절은 두 번이 바뀌었고, 옷은 세 배로 두꺼워졌고, 김므즈씨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의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어쩐지 마음이 부풀었습니다.
우리는 [Thinking inside the box]라는 멋진 공간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그는 조용했고, 조심스러웠고, 매력적이었습니다. 참 노랫말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스한 조명과 소품은 그의 노래와 썩 어울렸고, 지하의 넓은 공간은 그의 기타소리와 목소리에 울림을 더했습니다. 우리는 숨죽여 그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시청자가 보낸 사연을 듣고 <크리스마스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 사연은, 일흔 다섯 번의 이력서를 내고 일흔 네 번 떨어진 취업준비생의 사연이었습니다. 일흔 다섯 번째 이력서가 붙으면, 사연의 주인공은 크리스마스 날에 첫 출근을 해야 했습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며, 사연의 주인공이 크리스마스 날에 첫 출근을 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도무지 남 일 같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곡인 <유령>은 제가 밤마다 들었던, 그래서 노랫말을 외웠던 노래였습니다. 그는 목이 메는지, 물 한 컵을 앞에 두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밤마다 침대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눈앞에서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촬영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는 바람에, 우리는 조금은 이른 시각에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많이 마셨습니다. 취한 채로 집에 들어가, 또 습관처럼 그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좋은 밤이었습니다.
글 : 덕호
영상촬영 및 편집 : 송



이런 스타일로 노래하는 분이 요근래 없어 아쉬웠는데, 김므즈님 응원할게요!
그나저나 기타 소리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