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예술영화를 사랑한 신초너들
솔직히 예전에는 영화에 큰 관심이 없었다. 나만 아는 영화는 없었고, 남들이 다 아는 영화도 몰랐다. 그런 ‘영알못’이 신촌에 왔고, 우연히 CGV 신촌 아트레온의 ‘아트하우스’를 알게 되었다. (아트하우스는 CGV의 독립·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으로, 전국에 19개의 상영관이 있다) 이곳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그때까지 내가 생각했던 영화와 조금 달랐다. 더 복잡하고, 더 난해하고, 더 예측이 어려웠다. 이런 점이 한편으로는 이런 영화들의 진입 장벽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나는 오히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보면서 머리가 아픈 만큼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 순간은 내게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지방에는 이런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나는 첫 독립영화를 CGV 신촌 아트레온 아트하우스에서 봤다. 이제는 이런 곳이 내 집 바로 앞에 있다는 게 신기해서 아트하우스에서 상영하는 영화라면 일단 예매부터 하고 봤다. 덕분에 일 년에 영화관 한두 번 갈까 말까 했던 내가 일주일 내내 영화관에 드나들고, 새해도 영화관에서 맞이하더니, 이제는 수업 OT도 째고(자랑이다~) 영화제에 출석도장 찍는(자랑이다!) 사람이 되었다.
독립 영화나 예술 영화 같은 다양성 영화는 상영관이 적은 만큼 관람객도 적다. 그만큼 이에 대해서 다른 사람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별로 없다. (그래서 나는 영화가 끝난 후에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XD!) 늘 이런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이번 글을 기획 하면서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신초너들을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인스타그램에 모임 모집 글을 올리니 고맙게도 곧 바로 DM이 왔다. 이야기를 나누기도 전인데, 벌써 반가웠고 이미 더 친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수요일 오후, 개강의 기운이 느껴지는 활기찬 학교 앞 카페에서, 영화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신초너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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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다님(이하 다님) :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자 마자 바로 신청을 해줬다. 개강도 해서 바쁠 텐데 이 모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다면?
보민 : 원래 중·고등학생 때 독립영화를 좋아했다가 잠깐 관심이 식었다. 근데 최근에 <박화영>이라는 영화를 인상 깊게 봤고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독립 영화를 몇 차례 본 적은 있지만 이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닌데,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 배울 점들이 있을 것 같아서 신청했다. 함께 이야기 나누며 더 잘 알아가고 싶다.
혜인 : 본가가 경기도인데, 경기도에는 예술 영화 상영관이 거의 없다. 극장에서는 이런 영화를 볼 기회가 거의 없어서 인터넷으로만 볼 수 있는 오래된 영화들만 봤었는데 대학에 오니까 학교 안에 영화관(아트하우스 모모)이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그래서 몇 번씩 가서 봤고 최근에는 <세상을 바꾼 변호인>을 보기도 했다. 신촌이라는 공간에서 예술 영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되게 좋았는데 그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오게 되었다.

다님 : 일반 영화관을 장악하고 있는 상업 영화와 달리, 이런 다양성 영화는 비교적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 독립·예술영화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보민 : 고등학생 때 좋아하던 배우가 있었는데 찾아보니 그 배우가 대학 시절에 독립 영화를 많이 찍었더라. 그 영화들을 찾아보다 보니 그 배우와 함께 촬영한 배우들에게도 눈이 가서 그 배우들의 작품도 찾아보고… 이런 식으로 이어져서 한창 독립 영화를 즐겨보던 시기가 있었다. 처음 본 영화는 김조광수 감독의 <친구 사이?>였다. 퀴어 영화인데, 개봉 당시에는 ‘퀴어 소재’를 다뤘다는 이유로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대법원이 소수자의 인격권을 제한한다고 판단해 해당 등급 분류가 취소되었다고 들었다. 덕분에 고등학생인 나도 볼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친구들과 그런(퀴어 이슈에 대한) 얘기를 잘 안 했는데 영화에서 ‘이건 당연하고, 이런 사랑도 있다’라고 말하더라. 이런 점이 내 사고에 변화를 주지 않았을까 싶다.
혜인 : 이걸 독립 영화나 예술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제일 처음 본 건 고등학교 때 <아가씨>를 봤었다. 그 다음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두 번째였던 것 같다. 나는 *미장센이 예쁜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은 상업 영화보다 독립 영화나 예술 영화 쪽에서 더 잘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서 관심 가지게 됐다.

*미장센 : 카메라가 특정 장면을 찍기 시작해서 멈추기까지 화면 속에 담기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작업. 이를 위해서는 화면에 담기는 모든 조형적인 요소, 즉 세트, 인물이나 사물, 조명, 의상, 배열, 구도, 동선, 카메라의 각도와 움직임 등을 다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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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나누다가 ‘독립 영화와 예술 영화의 기준’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각자 사전적 정의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나, 어떤 영화를 독립 영화로 또 어떤 영화를 예술 영화라고 구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우선 사전적으로는, 독립 영화란 ‘상업 영화 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제작한 영화’로 상업 영화의 ‘자본’과 ‘지배적인 내러티브’로부터 벗어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감독의 자체 제작 혹은 비상업적 자본에 의한 제작이 이에 해당되며 관객들로부터 직접 모금하거나 공익적 기금을 이용하기도 한다. 예술 영화는 ‘상업성과 대중성이 아닌 영화 고유의 미학을 추구하거나 작가의 주제 의식과 미적 감각에 중심을 두는 영화’이다. 이 둘은 모두 ‘다양성 영화’라는 더 큰 범주 안에 속하며, 다양성 영화는 이와 같은 ‘작품성과 예술성이 뛰어난 소규모 저예산 영화’를 뜻한다.
이 두 개의 세부 카테고리를 혼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독립 영화와 예술 영화는 비교할 수 없는 각각의 영역이 있다. 하지만 독립 영화이면서 예술 영화이고 예술 영화이면서 독립 영화인 경우가 많아서 조금 더 구분이 어려운 것 같다. 또한 무조건 이런 영화들이 ‘저예산’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에 대해서는 국내와 해외 상황도 다르고, 작품마다 처한 환경도 다르다. 그래도 확실한 건 일반 상업 영화와는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있다는 것. 어떤 점인지는 직접 극장에 가서 느껴 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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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님 : 신촌에 세 개(아트하우스 모모, 필름포럼, CGV신촌 아트레온 아트하우스)의 독립 영화 예술 영화관 및 전용 상영관이 있다. 이 중에 어떤 곳에 가봤는지?
보민, 혜인 : 아트하우스 모모만 가봤다.
다님 : 엇, 아트하우스 모모는 내가 유일하게 안 가본 곳인데. 생각보다 학교 내에 있어도 생각보다 잘 안 가게 되더라. 어떻게 처음 아트하우스 모모에 가게 됐나.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보민 : ‘이화시네마떼끄(이화여대 내 영화 상영 동아리)’라는 동아리에서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아트하우스 모모와 연계해 다양성 영화를 저렴한 가격에 상영하는 이벤트(이화 데이)를 진행한다. 거기서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쏙쏙 골라서 상영하길래 그걸 통해 두 번 정도 영화를 봤다. 다른 영화관이랑 큰 차이는 없었는데 비교적 사람들이 적고, 좌석 자체도 조금 적고 화면도 조금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상영관 내에서 음식을 못 먹게 되어 있어서 좀 더 쾌적하다고 느꼈다. 아, 그리고 영화 상영 전 광고도 상업 광고가 아닌 (방문 당시에는 ‘패럴 스마트폰 영화제 광고’) 광고를 상영하여 인상 깊었다.
혜인 : 일단 학교 안에 영화관이 있다는 것에 흥미가 생겨서 갔다. 그리고 당시 <맥퀸>도 상영했고,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같은 영화들이 재개봉 하면서 좋아하는 영화들이 계속 상영중이길래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님 : 상업 영화와 차별화되는, 독립 영화나 예술 영화 같은 다양성 영화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보민 : 우선 자본을 억지로 끌어 쓰지 않아서 검열을 받지 않으니까 주제가 다양하다는 점이 좋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이슈도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또 개인적으로는 다양성 영화를 찍은 배우들을 보면 가치관이 깨어 있는 것 같아서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상업 영화를 볼 때는 배우에 대한 호기심은 딱히 안 드는데, 이런 영화들을 보면 ‘왜 이 배우가 이 작품을 선택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인터뷰를 찾아보게 되고 더 관심을 두게 된다. 또,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다님 : 그렇게 더 관심을 가지게 된 배우가 있다면?
보민 : <꿈의 제인(2017)>의 이민지, 이주영 배우. 퀴어 요소가 담겨 있는 가출 청소년에 대한 고발을 담은 영화이다. 특히 이민지 배우는 <응답하라 1988>에도 나오셨는데, 그때는 단순히 독특한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면 이 작품을 보고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다. 배우 자체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바뀌어서 이제는 완전히 믿고 보는 배우가 되었다.

혜인 : 앞에서 이야기 나눈 <더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나 <아가씨> 처럼 상업 영화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퀴어 요소를 다루기도 하고, 서사의 흐름이나 주제가 좀 더 다양한 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그리고 뻔하지 않은 배우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님: 가장 좋아하는 독립 영화 혹은 예술 영화가 있다면?
보민 : <더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이 영화는 내가 생각했던 독립 영화의 틀을 벗어나는 영화였다. 한국에서는 스케일도 크고, ‘자본의 냄새’가 나는 영화였다. 한국에서는 ‘독립영화 = 저예산 영화’라는 인식이 강한데, 해외에서는 독립 영화도 자본의 규모가 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 독립 영화 하면 사회의 이면을 드러내는 비판적인 영화 혹은 잔잔하고 따뜻한 감성을 가진 영화가 떠올랐는데 이 영화는 달랐다. 여성의 권력 다툼을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인데, 보면서 통쾌하기도 했고 매혹적인 요소들도 너무나 많았다. 또, 18세기 영국 궁정을 배경으로 해서 시각적으로도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다.
혜인 : 나는 <Her>. 나는 평소 ‘프리즘오브’ 라는 잡지를 자주 찾아 보는데, 그 잡지를 보고 나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거랑 <플로리아 프로젝트> 도 추천하고 싶다. <Her> 같은 경우는 잡지를 본 후에 봐서 잡지 인터뷰 내용이랑 영과랑 연관 지어서 보게 되었는데, 인터뷰가 되게 재미있었다. 영화 마지막에 주인공이 AI 에게 몇 명이랑 이런(사랑하는 연인) 관계를 맺고 있냐고 물었을 때 AI가 8~900명 정도의 어마어마한 수를 답하는 장면이 있다. 근데 잡지 인터뷰이가 다자연애를 하는 사람이었다. AI와의 사랑을 나눈 영화를 다자연애자의 인터뷰와 엮어 내는 걸 보고, (해당 잡지에서) AI를 인격체로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신기했다. 그리고 나도 <더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를 봤는데, 세트나 의상, 배우를 봤을 때 (보민이가 말한 것처럼) ‘아, 돈을 썼구나’ 하는 게 느껴졌다. 보는 재미나 서사 다 너무 좋았던 영화였다.

다님 :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같은 다양성 영화들은 상업 영화와 달리 보고 나서 단번에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본인 만의 방법이 있는지?
보민 : 온라인에 해석을 검색하거나 GV에 가는 방법 말고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우연히 주변에 해당 영화를 본 사람이 있다면 같이 이야기하는 정도?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독립영화를 추천해도 주변 사람들이 굳이 독립영화를 찾아서 봐주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런데 독립 영화는 굳이 정확한 해석을 찾지 않고 애매하게 내 마음속에 여운을 남겨두는 것도 매력이라 생각한다.
혜인 : 나는 완전히 상업성이 없는 것보다 조금은 알려진 예술 영화를 많이 보는 것 같다. 그런 경우는 보통 매체에 관련 내용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영화 프로그램이나 ‘방구석 1열’, ‘프리즘오브’ 같은 잡지들을 많이 찾아보는 편이고, 해석도 검색해서 참고한다. 얼마전에는 <리틀 드러머걸> 박찬욱 감독님 GV를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다. 그래서 이제는 GV도 더 많이 가고 싶다. 그리고 나도 (보민이와 마찬가지로) 그런 것들을 보고도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까지만 생각하고 나만의 여운을 남겨두려 했던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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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 영화는 주변에 같은 영화를 본 사람들이 많은데 독립 영화나 예술 영화의 경우 함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쉽게 찾기 어렵다. 비교적 내용이나 표현이 독특하고 난해한 부분이 많아 오히려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그 대화의 장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 모임이 새롭지만 편안했고, 예상보다도 더 즐거웠다. 앞으로 이런 자리가 더 많이 생기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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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님 : 혹시 좋았던 영화 중에 다시 본 것, 즉 ‘n회차’ 한 것이 있는지?
보민 : 나는 주로 우울한 영화를 좋아해서 n회차까지는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박화영> 도 영화 자체는 좋았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너 우울해 져봐’ 이런 느낌이라 한 번 더 보면 더 우울해 질 것 같아서 다시 보지는 않았다.
혜인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n회차 했다. 일단 극장에서만 3번 봤고 그 후에 소논문(우리말과 글쓰기라는 교양 수업의 기말 과제)도 써서 몇 번 봤는지 기억도 못할 정도로 많이 봤다. <아가씨>도 그만큼 많이 봤다. 영화가 좋다고 느껴지면 여러 번 보는 편이다. 근데 영화를 볼 때 너무 몰입을 많이 해서 주제가 우울하더라도 시각적으로는 비교적 가볍고 밝은 영화를 다시 보게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영화를 한 번 보고 좋아서 다시 봤는데 여러 번 더 보니까 의미가 매번 다르게 다가와서 좋았다.
다님 : 앞으로 어떤 독립영화나 예술영화가 나왔으면 하는가?
보민 : “내 욕망엔 계기가 없어. 내 욕망은 내가 만드는 거야.”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속 배타미의 대사다. 나는 배타미처럼 계기 없는 욕망을 가진 한국 여성 캐릭터를 독립 영화 속에서 만나고 싶다.
혜인 : 여성 서사가 주된 이야기인 영화가 그리 많지 않다. 여성이나 퀴어 등 상업성에서 좀 더 벗어나서 영화로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꾸준히 해 줬으면 좋겠다.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다님 : 마지막으로, 신촌은 비교적 이런 다양성 영화들을 극장에서 접하기 좋은 환경에 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보민 : 아트 하우스 모모, CGV 아트하우스 등이 있기도 하고 대학교가 많다 보니 영화 관련 동아리도 다양하게 있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특히 이화의 경우 ‘이화그린영상제’가 있는데, 상영되는 영화 전부다 독립 영화이고 그 중에는 개인이 만든 작품도 많았다. 학생들도 그런 행사를 통해 그런 영화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것 같더라.
혜인 : 젊은 세대가 가장 열심히 사회 문제에 관해 화낼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신촌은 많은 대학가 중에서도 가장중심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화만 봐도 사회 문제에 공감하면서 같이 화 내주는 친구들도 많고 그런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친구들도 많다. 그런 것에 대한 공감이나 관심이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독립 영화나 예술 영화로도 이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비교적 수요가 많아서 그런 극장이 유지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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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또, 영화는 단순한 영상물이 아니라 그 속에 다양한 사회 문제들, 그것을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들, 다채로운 표현 방식이 녹아 있기 때문에 서로의 생각에 더 공감할 수 있고 덧붙일 말들이 많았던 것 같다.
에디터에게 ‘좋은 영화가 무엇이라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간결하게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고 답할 것이다. 좋은 영화가 나오고, 좋은 영화를 보고,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도록 의견을 내고, 또 더 좋은 영화가 나오고 … 이런 선순환 과정이 이어졌으면 한다. 영화는 현 사회를 반영하는 창이라 생각한다. 더 좋은 영화를 보고, 더 살 만한 사회를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뷰의 마지막 대답처럼, 우리는 여러 사회 문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기에 있다. 개개인마다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다르겠지만 영화도 그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모든 조명이 꺼지고 내 앞에 스크린만 남을 때, 현생을 방해하는 것들을 잠시 내려 두고 인생을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우리는 신촌에 있지만, 영화를 통해 더 넓은 세상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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