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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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1 · 09 · 28

322. 우리 모두는 사랑, 추억의 수집가

Editor 정화

촌 하면 청춘, 청춘 하면 사랑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우리는 모두 한때의 사랑에 쉼표나 마침표를 찍기도 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각자만의 사랑의 형태와 추억은 다양하죠. 신촌 대학생들의 이야기 중에서도 사랑에 대한 생각, 일화를 담아봤습니다. 언젠가는 이별이 있고 긴 세월 속 일부일지도 모르는 순간이지만, 그 시절 향유했던 사랑은 여전히 우리의 한 부분으로 남아있습니다. 지나갔더라도,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가는 사랑의 다양한 순간들을 이 글과 함께 반추하고 공유하며 누군가가 떠오르는 애틋한 경험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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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주 _ 저에게도 프라임 세포는 ‘사랑 세포’인 것 같아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올해 2월에 졸업을 해버렸지만, 마음만큼은 항상 대학생인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교육과 17학번 김진주입니다.

Q. 사랑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라 이에 관련해 말하기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진주님은 사랑을 많이 해보셨나요? 사랑에 있어서 어떤 타입이신가요?

아직도 사랑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사랑을 알고자 하는 노력은 게을리하지 않았지요. 연애를 많이 해 본 편이라고 생각해요. 우선 썸을 탈 때는 내 감정에 충실하되 상대의 속도에 맞추는 것 같아요. 상대가 나에게 보이는 만큼의 마음을 주고 싶어 해요. 상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도, 내 자존심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도 않거든요. 그러다 연애를 시작하게 되면 그 전에는 숨겨두었던 나의 마음을 조금씩 드러냅니다. ‘연인’이라는 관계에서만 할 수 있는 말들과 행동들로 나를, 우리를 표현해요. 천천히, 어느새 나도 모르게 상대에 대한 마음이 커져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계기가 어떤 것이든 간에 이별 또한 어김없이 찾아와요. 아픈 것을 싫어해서 이별 후유증은 크지 않은 편이에요. 그때만큼은 다양한 방어기제들이 저를 지켜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한 번 끝난 인연은 붙잡지 않는 편이라 헤어지고 다시 사귄 적은 없어요. 지극히 평범한 연애 같지만, 저만의 연애 타입을 정의해 보자면, “‘우리’ 안에서도 ‘나’를 소중히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Q. 진주님에게 사랑은 어떤 역할을 하며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개인적으로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좋아해요. 세포들 중에 자신을 대표하는 ‘프라임 세포’라는 것이 있는데, 웹툰 속 주인공인 유미와 마찬가지로 저에게도 프라임 세포는 ‘사랑 세포’인 것 같아요. 사랑을 할 때만큼은 그저 그랬던 일상이 매일매일 특별한 영화 같아져요. 똑같은 일상 속 변수랄까. 그리고 사랑은 저를 성장시켜주기도 해요.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이해하고 경험하며 서로가 다름을 깨닫기도 하지요. 하지만 가끔은 회의감이 들기도 해요. 사랑의 끝은 이별인데 이별은 모든 것을 함께 했던 사람, 마치 가족을 잃는 듯한 허전함과 허탈함을 느끼게 하거든요. 그래서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또 다시 사랑이란 마취제에 헤롱헤롱 취해 있는 게 사랑 같아요.

Q. 사랑과 관련하여 신촌에서의 일화나 그리움이 묻어나는 장소가 있을까요?

스무 살 되고 처음 사귄 남자친구가 옆 학교 학생이었고, 24살이었어요. 어느 정도 신촌의 짬밥(?)이 차 있던 분이라고 볼 수 있었는데요. 처음으로 저를 데려 간 밥집이 신촌의 규카츠 집이었어요. 규카츠는 성인 이전에는 들어 본 적도 없는 음식이었는데, 과 OT 때도 선배들이 소개팅 타율 100%로 추천해줄 만큼 엄청난 음식이었어요. 후에 그 분과 헤어지고 다른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규카츠 집을 필수 코스로 가게 되었죠. 규카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과는 항상 좋았어요. 그러다 저는 그 규카츠 집에서 알바까지 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웃기게도 옆 학교 그 분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너무 규카츠 이야기만 한 거 같아서 다른 장소도 떠올려 보자면, 저는 일일호프를 주최하는 술집들이 그리운 것 같아요. 언제 한 번은 친구들과 홍대 일일호프를 간 적이 있는데, 그때 교복을 입고 서빙을 하시던 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적극적으로 대시를 했었어요. 살짝 취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제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들이댄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어서 아직도 생각이 나네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일일호프는 꿈도 못 꾼다는 것이 그저 아쉬울 뿐이에요. 젊고 열정 넘치는 신촌에서의 사랑 기억들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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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준혁 _ 사랑은 “인생을 살아갈 힘”을 준다고 생각해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모든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홍익대학교 자율전공 19학번 공준혁입니다.

Q. 사랑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라 이에 관련해 말하기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준혁님은 사랑을 많이 해보셨나요? 사랑에 있어서 어떤 타입이신가요?

연애 경험이라고 하면 적지도, 많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사랑을 많이 해보았냐는 질문은 답이 어렵긴 하네요. (웃음) 사랑을 “마음을 다 주고서도 후회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그렇게 많이 해본 것 같진 않아요! 어릴 적에는, 사랑에 적극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먼저 다가가기보다는 다가오기를 기다렸던 것 같아요. 제가 마음을 표현했을 때,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네요! 하지만대학생이 된 이후로는,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부담스러워할까봐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는 건 그저 먼저 다가가기 두려워서 변명하는 게 아니었나 싶어요. 제가 다가가고 싶으면 다가가고, 만약 상대가 원하지 않는다면 물러서면 되니까요. : )

Q. 준혁님에게 사랑은 어떤 역할을 하며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저에게 있어 사랑은 “인생을 살아갈 힘”을 준다고 생각해요. 꼭 연인 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가족 간의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동물에 대한 사랑. 이렇게 사랑의 대상은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랑은 베풀수록 제 안의 사랑이 부족해지는 게 아니라 넘치는 것 같아요. 꼭 상대에게 사랑을 받지 않더라도, 제가 먼저 사랑을 준다면 제 속에서 자연스레 사랑이 채워지는 것 같아요. 이런 의미에서 사랑은 일종의 ‘마중물’이라고 생각해요. 타인의 마음 속 사랑의 우물에 사랑을 채우면, 더 큰 사랑이 샘솟는 것처럼요!

Q. 사랑과 관련하여 신촌에서의 일화나 그리움이 묻어나는 장소가 있을까요?

예전에, 같이 수업을 듣다 자연스럽게 연락하게 된 분이 있었어요. 이분이랑 신촌 소재의 대학 캠퍼스를 거닐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 좀 더 가까워진 상태였어요. 그러다가 저녁이 되어 신촌에서 길거리 버스킹을 보았는데, 자연스레 손이 맞닿아 서로 손을 잡았던 기억이 나네요. 심장이 많이 두근거렸던 것 같아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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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정 _ “사랑보다 먼저 넌 나를 사랑하라 했잖아.”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바쁜 와중에도 유유자적한 삶의 태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홍익대학교 17학번 영어영문학과 배미정입니다.

Q. 사랑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라 이에 관련해 말하기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미정님은 사랑을 많이 해보셨나요? 사랑에 있어서 어떤 타입이신가요?

사랑 중에 짝사랑은 많이 해봤던 것 같아요. 어떤 사람에게 매료되어 좋아하는 감정이 생겨도 연애로 이어진 적이 정말 드물어요.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용기가 부족하기도 하고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두렵기도 해서 그런지 혼자 좋아하다가 혼자 조용히 그 감정을 끝냅니다. 멀찍이서만 바라보고 이 사람의 곁에 머무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것 같아요. 소극적인 태도를 지양하고자 하는데 사실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며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신기하고 대단한 것 같아요. “연애는 암살이 아니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을 합니다. 내 감정을 들켜야 시작한다는 맥락에서요.

Q. 미정님에게 사랑은 어떤 역할을 하며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내면의 공백을 채우는 게 사랑 같아요. 제 안의 결핍과 공허가 즐거움과 생기로 충만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렇지만 요즘에는 생각이 바뀌었는데, 나를 온전히 먼저 사랑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도 충분한 사랑을 나눠줄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저 자신을 아끼고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자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 김사월의 로맨스라는 곡이 있는데, “내 마음 받으러 올래. 난 운전은 못 하니 네가 가지러 와. 엄청 많으니까 아무 때나 찾아와. 사랑보다 먼저 넌 나를 사랑하라 했잖아.”라는 가사가 되게 와닿기도 했어요. 결정적으로 사랑은 일상 속에서도 사소한 것들이 더 특별해지고 우리 존재를 아름답게 하는 것 같아요.

Q. 사랑과 관련하여 신촌에서의 일화나 그리움이 묻어나는 장소가 있을까요?

동아리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신촌에서 열렸던 일일호프를 처음으로 갔을 때였어요. 신촌 소재의 대학교 학과에서 주최했던 일일호프였는데, 일일호프라는 컨셉 자체가 신기해서 “오 이게 바로 대학생의 문화구나.”라고 감탄하며 낯선 문화에 적응 중이었어요. 일일호프 스탭들이 안내해주는 자리에 친구들과 함께 착석을 하는데, 스탭으로 일하고 있던 또 다른 학생이 제 앞을 지나갔고 그를 보자마자 첫 눈에 반하게 됐는데요. 타이밍을 계속 엿봤지만, 엄청난 떨림과 긴장감에 아무 말도 건네지 못하였어요. 술자리 내내 저의 모든 신경은 그에게 쏠려 있었는데도 용기 부족으로 인해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조용히 일일호프를 빠져나왔죠. 금사빠 기질이 발동한 걸까 싶었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생각이 나서 일일호프 하면 찰나의 순간에 반했던 그가 제일 먼저 선명하게 떠오르고, 용기를 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또한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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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찬 _ 연애는 무언가의 원인이 아니더라도 해결책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18학번 신유찬입니다.

Q. 사랑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라 이에 관련해 말하기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유찬님은 사랑을 많이 해보셨나요? 사랑에 있어서 어떤 타입이신가요?

원래도 사람을 만날 때 조심스러운 편인데 사랑을 할 때는 한층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너무 빠르게 달리다 보면 놓치는 게 많기에 서두르지 않고 특정 시기의 감정들을 최대한 느끼려고 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내 성격과 외모를 상대를 위해 바꿀 수는 없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고 이 상황에서 최선을 보여주는 것이죠. 또한 저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서로 간의 예의와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랑을 할 때에는 서로가 연인이자 그 누구보다 친한 친구인 만큼 연애에서 배려와 존중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해요.

Q. 유찬님에게 사랑은 어떤 역할을 하며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질문을 들으니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어요. 그 당시 인간관계에 있어서 고민이 많을 때였어요.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채울 수 없는 한 켠의 공허한 마음 때문에 괴로워하고 특별할 것 하나 없고 지겹고 반복되는 무의미한 일상들로 인해 찬란한 20대의 하루하루를 낭비하고 있다고 느낄 때였습니다. 친한 친구 두 명과 술을 한잔하며 그러한 고민을 털어놓으니 이야기를 한참 듣던 친구가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지금 너가 힘들어하는 건 연애 때문이 아니지만, 연애를 하면 해결될 문제이지 않느냐고. 연애는 무언가의 원인은 아니더라도 해결책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연애를 하지 않아서 괴로운 것은 아니지만 인생이 고달픈 누군가에겐 한 켠의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의미를 지닌다 생각해요.

Q. 사랑과 관련하여 신촌에서의 일화나 그리움이 묻어나는 장소가 있을까요?

제가 단골처럼 자주 가던 신촌 술집이 있어요. 가게 이름은 제이포차인데요. 동아리 뒤풀이로 처음 가보게 되었는데 그리 트렌디하지도 올드하지도, 화려하지도 유치하지도 않은 그런 애매한 분위기가 왜인지 모르게 저랑 어울리는 것 같아 정말 자주 갔던 곳이에요. 전 여자친구와 처음 만난 날 이곳에 가기도 했는데 분위기 좋은 칵테일바보단 이런 편한 곳에서 술 한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친구였어요. 그곳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이후 연애를 하게 되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거기에 데려갔던 선택이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편한 분위기에서 깊은 이야기도 하며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으니까요. 사랑, 우정 등등 많은 추억이 담긴 공간인데 최근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았다고 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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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_ 저는 사랑을 엄청 대단한 감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요즘 세상과 멀어지려 노력 중인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17학번 만 22세 정승원입니다.

Q. 사랑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라 이에 관련해 말하기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승원님은 사랑을 많이 해보셨나요? 사랑에 있어서 어떤 타입이신가요?

저는 사랑을 많이 해보지 않았어요. 짝사랑을 한 적도 별로 없고 연애 횟수도 많지 않고 연애 기간도 다 길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난 연애를 되돌아보면 저는 초반에는 사랑에 엄청 소극적이다가 ‘아! 이 사람이 내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엄청 헌신적인 타입으로 바뀌었어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초반에는 좋아한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도 큰 부끄러움을 느껴 애써 좋아하지 않는 척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는 확신이 생기면 상대방이 그 어떤 부탁을 요청해도 다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을 만큼 상대방에게 푹 빠지고 제 진심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Q. 승원님에게 사랑은 어떤 역할을 하며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저는 사랑을 엄청 대단한 감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망설여져요. 사랑을 하면 그 사람을 아껴주고 챙겨주는 책임감이 뒤따르는데 그 책임감이 저에겐 너무 부담스러워요. 예전에는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면 설렘이 가장 먼저 떠오른 반면, 점점 인생을 바쁘게 살아가면서 사랑이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어요. 단순하게 생각하고 싶어도 그게 잘 안 돼서 점점 사랑하는 게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Q. 사랑과 관련하여 신촌에서의 일화나 그리움이 묻어나는 장소가 있을까요?

생각나는 장소가 두 곳이 있어요. 첫 번째는 창천문화공원인데요. 그곳에서 좋아하는 동아리 선배한테 고백을 받았어요. 그분이 저에게 진심을 전하는 긴 시간 동안 긴장을 했다고 했지만, 고백을 듣는 저 역시 심장이 고장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 떨렸거든요. 그래서 그 순간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두 번째 장소는 바람산어린이공원이에요. 신촌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도 잘 모르는 산책 명소인데요. 남자친구와 밤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에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걷다가 숨겨진 명소를 함께 발견했다는 게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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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_ 신촌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인연이 닿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지금은 군 복무로 휴학 중인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19학번 최준호입니다.

Q. 사랑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라 이에 관련해 말하기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준호님은 사랑을 많이 해보셨나요? 사랑에 있어서 어떤 타입이신가요?

일단 가볍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어느 정도 괜찮다 싶으면 시작했다가 점점 그 사람에게 빠지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아직 ‘첫 눈에 반했다!’라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요. 어느 한 사람에게 큰 감정이 드는 박자, 타이밍이 조금은 느린 것 같아요.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고 다가오는 사람을 거부하지는 않는 느낌이에요. 능동적이라기보다는 수동적이어서 제 스스로도 반성하고 있지만 사람은 쉽게 안 바뀌네요. 연애를 시작하면 그 사람에게 많이 맞춰지는 편인 것 같아요. 고집이 있는 편이라 제 욕심 안에서 양보하지 못하는 선도 있지만, 그 외에는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게 맞춰지는 것 같아요. 

Q. 준호님에게 사랑은 어떤 역할을 하며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평소에 항상 어떤 경험이든 그게 나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채로운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하자는 마인드인데 사랑은 인간관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경험, 관계에서 배울 것이 있지만 사랑만큼 강력하고 우리를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있나 싶어요. 노래를 들으면 죄다 사랑 노래인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가장 강력한 매개체죠. 연애를 시작했을 때나 연애를 하는 중일 때나 연애가 끝났을 때 모두 저를 크게 성장시킨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이 항상 아픈 만큼 성장한다고 하는 데 정말 공감해요. 사랑은 마음에서 가장 깊숙하고 강력한 동력원이라고 생각해요.

Q. 사랑과 관련하여 신촌에서의 일화나 그리움이 묻어나는 장소가 있을까요?

대학생이 된 후, 꽤 오래 함께했던 전 연인을 처음 만난 곳이 신촌이에요. 그분은 평소에 신촌을 잘 가지도 않지만 그 날 친구를 만나겠다고 신촌을 왔고, 저는 저희 과에서 일일호프 행사를 하고 있어서 신촌의 한 술집에서 서빙을 하고 있었고요. 그분은 제가 행사 스탭으로 일하고 있던 술집의 손님으로 왔는데, 어쩌다 보니 과 동기의 손에 이끌려서 하던 서빙도 그만두고 그분과 함께 합석을 하게 됐어요. 아무래도 그때 많은 손님으로 인하여 바쁘고 정신이 없었던 상태라서 잠깐 대화를 나누다가 금방 자리에서 일어나 버렸어요. 순식간에 자리를 떠버린 저의 모습에 실망감이 생겼을 수도 있는데, 그분은 선뜻 용기를 내어 저의 연락처를 물어보셨어요. 그렇게 조금씩 연락하며 몇 번 만나게 되었고 서로에게 끌려 자연스레 사귀게 되었죠. 신촌은 의도하지 않은 만남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만남을 좋아했기 때문에 신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평소에 가지도 않던 신촌을 우연한 계기로 방문했던 그분과 신촌을 자주 드나드는 저도 신촌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인연이 닿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신촌을 가고 다양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기대하고 가는 사람도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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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억은 뭉근한 통증을 야기하기도 하며, 이제는 볼 수 없어 더욱 아름다워지는 옛 시절의 모습을 불러내고 환기시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도처에 만연한 사랑의 힘은 감히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이죠. 사랑은 대개 느닷없이 찾아오고 우리를 한순간에 집어삼킵니다. 발견할 수 없었던 우리 존재의 일면을 사랑이 일깨워주고 각자의 개성에 밀도와 특별함을 더해줍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 안에 머물던 것들이 언젠가는 조용히 자취를 감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전히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하고 있고 견고한 흔적을 남깁니다. 사랑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마지막 숙제는, 어떠한 결말을 맞이하더라도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과 그 시간들을 성숙하게 마주하고 기억하는 게 아닐까요. 온전히 기억하고자 하는 행위를 통해서 비로소 사랑은 영원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청춘이 사랑하는 순간들이 모인 신촌. 애틋하고 소중한 기록의 한 페이지이며, 신초너들의 애정 어린 20대를 담아준 찬란한 기억의 장소입니다.

정화
AUTHOR PROFILE
정화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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