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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2 · 03 · 29

339. 자기소개

Editor 션

1. 자기소개

당시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지원서 2번 질문

 

대학에 와서 정신없이 1학년을 보내고 2학년이 되던 시점이었다. 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해 지원서를 적는데 한 문항을 마주하고 노트북 앞에서 멍하니 있었던 기억이 난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기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주세요.’

이 문항을 보고 한참을 고민에 빠졌었다. 대학 입시 때까지 학교 시험준비, 수능, 그리고 논술준비 이 세 가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로 살았던 나에게 본인에 대한 소개와 생각은 머나먼 일이었다. 그전까지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지에 대해서 한 번도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이 시기에 진로 고민을 시작하게 되면서 나의 고민은 더욱 더 깊어졌던 것 같다.

그 당시의 나는 간절하게 열망하는 것이 없었다. 그냥 일상이 흘러가는대로 살았을 뿐, 구체적인 꿈이 있지는 않았다. 또 여가 시간이 생기면 오로지 그 활동에 몰두할 만큼 좋아하는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우선 동아리에 붙어야하니 여차저차 동아리 지원서를 쓰고 최종적으로 합격까지 했지만 마음 한 켠에는 ‘나라는 사람, 그리고 나는 도대체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었다.

그래서 무조건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 무조건 회계사가 하고 싶다는 사람.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게 있고 그 길을 향해 묵묵히 걷는 사람이 참 부러웠다. 나는 계속해서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며 내 현재 위치에서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목적지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 같았다.

더 이상은 이 고민을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카페에 앉아 혼자 나에 대해 끄적이던 그 날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무작정 노트북 하나를 들고 집을 나서서 카페에 갔던 날이다. 길을 걸으면서, 지하철 안에서, 자기 전에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했던 것들을 적었다. 그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반복되는 일에 지루함을 느낀다. 매일매일 비슷한 느낌의 일들이 계속되는 것을 싫어해서 변화가 있는 일들을 좋아한다. 즉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한다. 글, 영상, 음악을 좋아하고 가끔 밖에서 혼자만의 시간 갖는 것을 좋아하고..구경하는 거 좋아하고.. 쇼핑 좋아하고… 

이렇게 적다보니 마케팅이 문득 떠올랐다. 큰 논리적 과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그냥 내 머릿속에서 튀어나왔던 생각이 마케팅이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게 나와 마케팅의 첫 시작이었던 것 같다. 물론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내 미래와 연관을 지어본 적은 없었다. 관련 활동을 한 번 경험해보아야겠다고 생각이 든 뒤에는 무작정 마케팅, 광고 관련 동아리들에 지원을 해보았다. 활동 경력이 없다보니 어느 정도의 지식과 경력이 필요한 곳은 불합격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붙었던 곳은 공모전 동아리였다. 공모전 동아리에서는 직접적으로 마케팅 관련 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기 위해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내고 회의를 거쳐 이를 PPT나 영상으로 표현해보면서 기획 능력을 쌓을 수 있었다. 이를 발판으로 삼아 작년에는 PR동아리에서 사람들과 공부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경험할 수 있었고 현재 마케팅 학회에서도 활동 중이다. 사실 활동하는 내내 과정 자체가 힘든 적도 수없이 많았기에 누군가가 나에게 마케팅에 대한 애정도를 물어본다면 100%라고 말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태에서 내린 나의 결론은 ‘이 분야에서 정말 잘하고 싶다, 성공해보고 싶다’ 이다. 아직까지 마케팅은 여전히 궁금하고 알고 싶고 또 나에게 흥미로운 영역이라고 느낀다.

 

2. MBTI

이거 그냥 나잖아…

 

2020년부터였는지 시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MBTI는 한동안 참 핫한 주제였다. 나 역시도 유행에 탑승하여 MBTI검사를 해봤는데 ESFP라는 결과를 얻었다. ESFP는 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이라고 하는데 처음에 이 말을 보고 ‘아.. MBTI 나랑은 안맞네’라고 생각을 했는데 블로그나 SNS에 나와 있는 ESFP의 특성을 보니 나와 꽤나 일치하는 점이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물론 뭐 가끔 아닌 것들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맞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것을 보고 나니까 나랑 마케팅이 더 잘 맞는 것처럼 느껴지는듯 했다. 특히 ESFP 키워드 사진에 나타난 키워드들은 그냥..나 자체였다. 

25살인 현재, 교내 마케팅 학회에서도 활동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물론 아직도 이 길이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종종 들기도 하지만 학교 수업, 과제, 마케팅 학회에서 해야할 일들 등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 없이 바쁜 생활 때문인건지 빨리 이제 이 길로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렇지만 마케터를 평생 직업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보기에 취업을 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에는 아마 다른 고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마케터로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50대 이후에는 새로운 직업으로 삶을 살아보고 싶기 때문에 미래의 나는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 

 

3. 신촌, 그리고 나

오랜만에 본 신촌거리

 

코로나 시기에 학교를 가지 않게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신촌에 올 일도 2년 간 거의 없었다. 정말 어쩌다 한 번 신촌을 스쳐 지나가는 딱 그 정도였는데, 오랜만에 신촌을 걸으면서 둘러보니까 새로운 식당과 카페들이 많이 생긴 것을 볼 수 있었다. 내가 2년 전 자주 가던 카페가 사라지고 새로운 카페가 들어서고 음식점이 문을 닫고, 거리의 느낌도 괜히 예전과는 다른 것 같았다. 이 모습이 나의 모습과 겹쳐진다고 생각이 들었다. 새내기 시절과 2학년을 지나 어느덧 고학번이 되어 졸업과 취업을 앞에 두게 된 나의 모습이 말이다. 2년 전 신촌은 마냥 놀 수 있는 곳, 설레는 곳이었는데 이제 나에게 신촌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곳, 아련한 곳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내 모습과 신촌의 변화한 모습 둘 다 좋다. 가끔씩 과거를 회상하며 그리워할 때도 있지만 변화하고 또 더 발전할 모습 역시 기대가 된다.

션
AUTHOR PROFILE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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