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 로그인
PLAY 2022 · 11 · 17

[잔치 뮤직 FM] DJ 앵두의 커튼콜

Editor 앵두

깜깜한 새벽, 인적 드문 신촌의 거리를 걸어본 적 있나요? 화려한 술집들의 조명이 하나 둘 꺼지고, 아침을 맞이하기 전 어둠이 드리운 골목의 낯빛은 파리합니다. 환하게 빛나던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뒤의 무대같기도 합니다. 수많은 주인공들의 연기가 끝나고, 허공에 흩뿌려진 온갖 대사들을 주워담느라 급급하죠. 장막이 드리워지면 각자의 생각과 고민을 담은 신촌은 어둡고 고요합니다. 이제 노래와 함께 다시 막을 올리고, 배역 뒤에 숨어버린 사람들의 진솔함을 마주할 차례입니다. 반갑습니다, 커튼콜의 진행을 맡은 DJ 앵두입니다. 

 

오늘은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할 때 듣기 좋은 잔잔한 노래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지난한 하루를 보내며 겪었던 여러가지 감정들. 그런 버거운 것들을 마주하게끔 하는 가사들을 함께 곱씹어볼까요. 담담하게 여러분들을 끌어안아줄 수 있는 노래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플레이리스트 링크: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2w0H58B48jpvPXso1afk4LANtgoy25dK


  1. 무대공포증, 제이화 

 

커튼콜이라는 제 라디오와 어울리면서도, 또 어울리지 않게만 느껴지는 제목이네요. 첫 곡으로 소개하는 노래는 제이화의 무대공포증입니다. 가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게 될 때가 있죠.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 서게 되면 이따금씩 호흡이 가빠오곤 합니다. 기껏 외웠던 대사들을 까먹고, 동선을 잊어버려 얼렁뚱땅 넘어가곤 하죠. 잇따른 실패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를 무대 뒤에서 다시금 환한 조명 아래로 꺼내놓게 하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제이화의 무대공포증, 들려드립니다.

 

 

  1. 아무렇지 않은 저녁, 박소은

 

조금 분위기를 환기시켜볼까요? 다들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셨나요. 하루의 끝, 집에 돌아와 식어있는 밥을 먹다보면 왠지 서글프기도 하죠. 그럼에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 하나가 마음을 따뜻히 데울 때도 있고요. 어쩌면 저녁 식탁은 외로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장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홀로 식사를 하다 떠오르는 것들에 대해 노래합니다. 박소은의 아무렇지 않은 저녁입니다.

 

  1. 별것 (with.예빛), Woshi

 

자야하는데… 라는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죠. 깜깜했던 새벽을 지나 어슴푸레한 햇빛이 하늘을 물들일 때, 우리는 일찍 잠들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곤 합니다. 잠은 자야 하고, 일은 해야 하고. 떠오르는 거라곤 해밖에 없다는 사실이 미래에 대한 막막함을 불러옵니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갑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다는 믿음 하나로. 별것 아닌 것이 특별해지는 순간이네요.

 

Woshi와 예빛이 노래합니다, 별것 입니다.

 

  1. 사하라, 이메민,정우

복잡한 빌딩 숲에 지칠 때면, 광활하게 펼쳐진 사막 한가운데 조난당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죠. 현실에 적응하다보면 마음은 점점 메말라가고,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린 까슬거리는 감촉을 느낍니다. 입안에 모래먼지가 들어간 듯 텁텁합니다. 그래도 그런 날들을 딛고 일어서, 낯선 기록을 따르는 단락을 함께 적어볼까요.

 

이메민과 정우의 ‘사하라’ 들려드립니다.

 

  1. Letter, 밀레나

 

일기를 쓰는 것이 편지를 쓰는 것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내가 나에게 하고픈 말들을 꾹꾹 눌러담아 글자에 새기고, 누군가로부터 듣고 싶었던 말들을 대신 전달하는 모양새가 똑 닮았습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매일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남기고 순간을 기록하는 일기와 편지는 특별하죠. 어떤 말로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쉬이 말을 꺼내지 못해도 결국 써내려가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오늘의 일기는 고된 하루를 견디느라 고생한 자신에게 편지 한 장 써주는게 어떨까요?

 

밀레나의 ‘Letter’와 함께, 스스로에게 짧은 안부의 편지를 적어봅니다.

 

  1. 한 줄도 쓰지 않았어요, 곽푸른하늘

 

마지막 곡이네요. 곽푸른하늘의 노래입니다. 한 줄도 쓰지 않았어요. 편지는 잘 적으셨나요. 일기는요? (하하) 여러분도 일기를 쓰려 책상 앞에 앉지만 결국 아무것도 쓰지 못하게 될 때가 있지 않나요? 하루의 끝엔 고됨과 지침이 몰려오고, 마음을 적어내려가는게 버거워지기도 합니다. 어떤 동기로 글을 쓰고 현재를 기록하고 무언가를 계속해나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말이죠, 

그러다 조금씩 무뎌지고, 

아무도 모르게 다시 추스르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게 될 거라 믿습니다.

 

오늘의 커튼콜은 여기까지입니다. 미약한 박수갈채 소리와 함께 끝맺겠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오늘도 신촌에서의 하루를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밤 되세요.

앵두
AUTHOR PROFILE
앵두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COMMENTS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