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YAY
YAY
여름,
여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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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입니다!
태양이 타오르고, 목 뒤가 땀으로 흥건히 젖는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여름 좋아하시나요?
저는 여름을 무척 좋아합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생일,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보려 부단히 움직이는 여름 방학, 시원한 에어컨 바람, 초록의 나무들 …
여름은 제가 사랑하는 것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여름은 제가 주는 사랑만큼 저에게 돌려주지 않습니다. 여름은 저를 짜증 나게 하고 심지어는 미움이란 감정까지 마음 한 쪽에 자리 잡게 합니다. 특히 더위 때문에요! 밤낮을 모르는 더위와 심지어 바람에 까지 묻어나는 열기는 한여름 속에 있다는 것을 절망하게 합니다.
그렇기에 고질적인 계절인 여름을 이겨 내기 위해선, ‘도피처’가 필요합니다.
여름을 이겨낼 장소 말입니다.

이화여대와 서강대 사이 자리 잡은 CAFE YAY입니다. 얀앤욘을 줄여서 YAY라고 부른답니다. 주택가 골목에 자리하고 간판이 크지 않다 보니 쉽게 발견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지만, 도피처로서는 오히려 좋은 일이 아닐까요?

알록달록 마스킹 테이프가 붙여진 메뉴판. 크레용으로 그린 디저트들. 모든 것이 저마다의 색을 찾고 빛을 내는 여름이 느껴집니다. 이 색채의 열정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꼬박 세 번의 계절을 지나 다시 만나게 된 여름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좋아하는 공간에 있다 보니 좋은 일만 생길 것 같고, 오늘 하루는 별 탈 없이 지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냥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그냥이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지만 좋아하는 것들을 설명하다 보면 그냥이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에 이유를 붙이는 건 지금 제가 메뉴판 앞에서 무엇을 먹어야 다가오는 여름을 잘 맞이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만큼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에 명확한 이유라… 전 아직도 이유를 찾지 못하겠네요. 마음 가는 데 이유가 있을까요!

레몬색의 책상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때마침 저의 물건들도 알록달록하다 보니 드레스 코드를 잘 맞춘 것 같아 뿌듯합니다. 메뉴가 나오기 전 가게 구석구석을 둘러보았습니다.

5월도 사랑해 however 난 6월이 더 좋아..
고개를 돌려보니 아직 5월을 가리키는 달력이 있습니다. 저는 크리스마스도 그렇고, 생일도 그렇고 다가오기 전에는 무척 기대하는데 막상 다가오면 별 감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여름이라는 계절도 6월이 된다면 사랑하는 마음이 다 식을까 봐 걱정이 됩니다. 무언가를 꾸준히 사랑하는 데에도 큰 에너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의 차례가 되면 온 마음 다해 세상을 사랑하는 여름이 좋습니다.
활기찬 에너지는 여름에 많이 느껴둬야 합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겨울이 찾아올 테니까요.


행운의 네 잎 클로버 키링은 사장님께서 손수 만드신 거라 하네요. 오라.. 달콤한 행운이여..
누군가 머물다 간 자리.
메뉴를 고르는 설렘.
행운의 네 잎 클로버.
아직은 선선한 5월의 달력.
작은 공간이지만 곳곳에서 누군가의 취향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렇게 취향이 분명한 공간에 가면 어떻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확신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답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기도 어려운 데 좋아하는 걸 한데 모아 꾸며놓은 장소라니… 몇 개의 소지품만으로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듯이 놓여진 소품들만으로 가게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재밌습니다.

“아마도 나는, 그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떻게 이처럼 작은 우리가 서로를 구할 수 있는 걸까?”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여러 소품 중에서도 생명력이 느껴지는 소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앞서 『지구 끝의 온실』이라는 책을 언급한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생(生)을 향한 여정이 담긴 기록과도 같은 책이라 여름과 어울립니다. 여름은 끊임없이 생명력을 붙잡고자 하니까요.
『지구 끝의 온실』 속 주인공들은 더스트라는 재앙을 피해 도피처인 작은 마을에서 살아갑니다. 이 소품들을 보다 보니 제가 책 속의 도피처에 들어온 것만 같고, 『생의 한가운데』라는 책에는 주인공들의 손길이 묻어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눈앞의 털실도 생명력을 가지고 움직일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어요!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니 제가 주문한 메뉴가 나왔습니다. 제가 주문한 메뉴는 키라임 파이와 산딸기 라떼입니다. 저는 그냥 딸기보다는 산딸기를 더 좋아하는데 마침 산딸기 라떼가 있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달달한 디저트도 좋지만, 여름에는 상큼한 게 더 끌리는 것 같습니다. 라임 파이 드셔 보셨나요? 저는 라임이란 과일을 먹어보는 게 처음이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포크를 잡았답니다. 새로운 시도는 늘 설레는 법이지요.
산딸기가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 덕분에 그간 먹었던 부드러운 딸기 라떼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라임 파이는 부드러운 타르트 지와 새콤하고 또 달콤한 크림이 잘 어울렸습니다. 크림치즈가 들어간 디저트가 선사하는 상큼함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는 계절과 함께 바뀌는 듯합니다. 이번 여름은 키라임 파이와 라임 민트 소다가 여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꾸덕한 얼그레이 초코 타르트와 산딸기 크림치즈 케이크도 준비되어 있답니다. 다음번에는 산딸기 크림치즈 케이크를 시도해봐야 겠어요! 커피를 좋아한다면 베이직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코코넛 라떼도 좋을 것 같습니다.
코코넛하면 여름아닌가요!
Plastic Plastic – Merry Go Round
노트북 자판을 멍하니 두드리다 취향인 노래를 들어버려서 사장님께 당장 물어봤어요.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마시고 있는 듯한 노래였는데 여름을 담은 카페와도 잘 어울려 마음이 간질간질했답니다. 저는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지는 상황에 놓이면 마음이 간지러워져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제 마음도 쑥스럽나 봅니다.
다가오는 여름의 도피처는 찾으셨나요?
올해 제 여름 도피처는 이 곳이 될 것 같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아직 불고, 홀로 앉아 자판을 두드리던 오월의 기억을 잊기엔 아쉽거든요.
봄의 끝자락,
여름의 초입에서
다람
Plastic Plastic – Summer Hibernation [OFFICIAL MV]
Plastic Plastic의 다른 노래인데 이 곡도 여름과 무척 잘 어울린답니다.
플레이리스트를 여름으로 물들이고 싶다면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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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YAY
서울 마포구 대흥로21길 11 1층
월/화/목/금/토/일 (12:00~19:00)
(매주 수요일 정기 휴무)
tel. 070-0001-0001
insta. @cafey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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