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3. 젊은 시인이여, 사랑의 무모함을 쥐고 행진하라!
들어가며
애정 愛情, 사랑하는 마음.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그런 마음들은 언제까지 우리의 기원이 되어줄 수 있을까. 사랑과 다정을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 애가 멍이 든 채로 돌아오는 날이면 나는 생각했다. 그 단어들은 이미 곪아버린 세상에 덧붙이기에는 과한 미사여구라고.
온기가 부재한 세상에서 그 애의 사랑은 약점이 된다. 무정한 세상에서 다정한 그 애는 늘 감정적 약자가 된다. 얘야 네 몸에 생긴 멍들을 좀 봐. 그러면 그 애는 아무렇지 않게 차가운 얼음을 가져왔다. 이렇게 얼음찜질하면 멍이 빨리 사라져. 옅은 미소를 띠고서 제 멍을 문지르는 그 애는 나보다 어른이다.
그렇게 문질러댄 푸른 멍들이 초록색으로, 그리고 노란색으로 변해서 어느덧 사라질 무렵이면 그 애는 다시 사랑을 말한다. 아무래도 그 애가 가진 멍의 기원은 사랑임이 분명하다. 저의 멍을 짓누르는 세상마저도 사랑으로 안아주는 그 애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길래. 사랑하는 마음은 어떤 힘을 가졌길래.

여기,
오로지 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이들이 있다.
사랑은 늘 무모함을 동반한다. 그리고 무모함에 기인한 용기가 그들을 나아가도록 만든다. ‘안 될 걸 알면서도 도전해 보자’고 외치는 걸음에는 망설임이 없다. 어떤 틀을 벗어던진 젊은 시인들이 세상을 향해 그들의 문장을 쏟아낸다. 멍든 거리 위로 나열되는 단어들이 한데 모여 썩지 않는 묘를 만든다. 시를 향한 애정만으로 나아가는 그들이 끝끝내 도달할 곳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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