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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4 · 11 · 13

444. 출근명 청-춘! (With. 서대문시니어클럽)

Editor 글루

어릴 적 당신은 어떤 꿈을 꾸었나요?

 

무엇이든 뚝-딱 고치는 맥가이버가 되는 꿈?

 

재료를 송-송 썰어 맛난 음식을 만드는 장금이가 되는 꿈?

 

그러고 보면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수많은 꿈을 꾸며 살아왔어요.

단 한 순간도 청춘이 아닌 적이 없었죠.

 

그래요. 내 세상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쭈-욱 푸르른 새싹이 돋아나는 봄철(靑春)이었던 거예요.

설사 내 나이가 이순을 넘어도, 내 세상에선 여전히 싹이 트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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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싹이 자라는, 이곳의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대문시니어클럽 사업 2팀의 김수지(이하 김)라고 합니다. 현재 어린이집에 어르신들을 파견하는 사업인 ‘시니어 보육 서비스’라는 사업을 맡고 있어요. 그리고 근처 스타벅스 DT(Drive Thru)에서 아침마다 차량 입출차를 관리하는 ‘시니어 서비스맨’을 파견하는 사업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대문시니어클럽 사업 1팀의 최연우(이하 최) 사회복지사입니다. 저는 이동식 스팀 세차 서비스 ‘취익취익’을 담당하고 있고, 영미김밥 사업을 부담당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대문구 내 폐건전지와 종이팩을 수거해 자원 순환하는 ‘재활용 활성화’ 프로그램에도 동참하고 있어요.

 

서대문시니어클럽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최) 서대문시니어클럽은 사회복지법인 동방사회복지회가 서대문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노인 일자리 전담 기관이에요. ‘노인에게 유익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노인의 역량을 발휘하여 스스로 만족한 삶을 영위하게 한다.’라는 미션 아래에서 운영하고 있고, 현재 1,400여 명 정도 되는 어르신들과 함께 일하고 있답니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계시네요! 모두 근처에 거주하시는 분들인 걸까요?

최) 저희 사업의 유형이 크게 시장형, 공익활동형, 사회서비스형으로 나뉘는데 공익활동형은 서대문구에 거주하시는 분들만 가능하지만, 시장형 같은 경우에는 다른 지역 분들도 근무가 가능해서 실제로 근처 은평구 등에서 많은 분들이 오고 계세요.

 

두 분이 이곳에서 일하기를 결심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최) 이곳에 오기 전에는 치매 어르신들이 계신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센터)에서 일했어요. 몸이 불편하심에도 불구하고 센터 내에서 수업을 진행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들께도 능력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중 서대문시니어클럽을 알게 되었고, 다양한 도전을 하는 어르신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져 이곳에서 함께 일하기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김) 저는 이전에는 요양원에서 근무를 했었는데 많은 어르신들이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아무래도 요양원에 있는 분들은 마지막을 준비하는 분들이고, 그곳에서 일하는 저희 또한 마지막을 더 잘 보살펴드리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다 보니 이런 점들이 슬펐죠. 그러던 와중 시니어클럽을 알게 되었고, ‘역량을 발휘해서 건강한 노후를 준비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이곳에서 일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어요.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정말 다양한 어르신들이 이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꾸려나가고 계신 듯한데, 주로 어떤 어르신들이 이곳에서 일을 하고 계신가요?

최) 사실 저희는 특정 연령 이상만 되면 누구나 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은 없지만, 어르신의 몸 상태와 각자가 선호하는 직무에 맞게 일자리를 연계해 드리고 있어요. 각자 잘하시는 일들이 정말 다양하거든요. 침체되어 있기보단 자신이 가진 역량을 계속해서 발휘하고,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이곳을 많이들 찾으시는 것 같아요. 

 

이곳에 대해 알아보면서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유형의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분이 담당하고 계신 사업이나 특히 애정을 가지고 계신 사업들에 대해서도 조금 더 이야기 들어볼 수 있을까요?

최) 일단 제가 담당하고 있는 세차 서비스 ‘취익취익’은 별도의 세차장 없이 필요한 장비들을 차량에 실어 직접 고객의 현장으로 가는 이동식 세차 서비스예요. 2인 1조로 운영되고 있고, 깨끗하게 청소를 마친 차를 보며 뿌듯해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기분이 참 좋죠. 실제로 오랜 기간 애용하고 계신 단골분들도 많답니다.

 

김) 저는 작년에 담당했던 사업이 기억에 남아요. 한부모 가정에 어르신을 파견하는 돌봄 서비스였는데, 단순히 학원 뺑뺑이를 돌리지 않고도 가정 안에서 안전한 양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었기 때문에 고객분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았죠.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하지 못하셨던 게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애정이 가는 사업이에요.

 

고객분들도 어르신들이 제공하시는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것 같네요. 서대문구 곳곳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계시는 기관 소속 어르신들에 대한 자랑도 한 말씀 부탁드려요!

김) 다른 복지관과 함께 활동할 일이 있거나 나들이를 갈 때면 어르신들이 저희 직원들을 굉장히 잘 믿고 따라주세요. 그래서 저희도 어르신들을 함께 하는 파트너로 여기게 되고, 어디에 나가도 자부심이 느껴지죠. 저희 어르신들 중 연희초등학교 앞에서 교통안전 지킴이를 하는 분들이 계세요. 근데 어느 날 한 학부모님께서 아침마다 아이들의 안전에 신경 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저희 어르신들과 직원분들께 식사를 대접해주신 거 있죠. 어르신들이 열심히 해주시니 기관의 위상도 높아지고, 그래서 서로 더욱 존중하는 사이가 되어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르신계의 엘리트들이시네요. (웃음) 일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도 있으신가요?

최) 사실 저희는 매년 사업 담당자가 바뀌어요. 그렇다 보니 매번 처음과 끝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담당자가 바뀌어서 살짝 낯을 가리시거나 서운해하시다가도 끝날 때쯤 되면 헤어지는 걸 아쉬워하시거든요.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같이 근무하시던 아버님은 지금까지도 종종 안부 연락을 주세요. 밥은 잘 챙겨 먹냐,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생일 축하한다 같은 연락을요. 작지만 끈끈한 이런 관계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저는 다른 세대와 소통을 할 때면 정말 의외의 부분에서 배우는 점들이 있더라고요. 사회복지사님도 어르신분들로부터 배우거나 느꼈던 점이 있으신가요?

김) 어르신들께서는 일종의 연륜이 있으셔서 타인을 대할 때 굉장히 유연하게 넘어가세요. 저희가 시니어 카페도 두 곳 운영하고 있는데 볼 일이 있어서 한 번 그곳에 들른 적이 있어요. 근데 한 고객님이 ‘유자 에이드에 왜 탄산이 들어가 있냐’고 하시더라고요.

 

에이드는 원래 다 탄산이 들어가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웃음) 사실 저 같아도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을 것 같은데 그곳에서 일하시던 어르신께서는 “에이드는 원래 탄산이 들어가는데 혹시 원하시는 게 유자청이시라면 제가 금방 다시 만들어 드릴게요.”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서로 얼굴을 붉힐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자연스럽게 상황을 해결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이러한 마인드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최) 저도 어르신들께 상황 대처 능력도 많이 배우지만 사실 업무적으로도 저보다 뛰어나신 분들이 많아요. (웃음) 엑셀도 잘 다루시고, 영상 편집도 뚝딱하시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이것저것 끊임없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사실 저는 지금 상태에서 노인이 된다면 놀고 싶은 마음이 더 클 것 같거든요. 근데 이곳에는 일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내가 이 나이에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도전하는 게 좋다’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반성을 하게 되었죠.

 

이곳이 젊음이 가득한 대학가와 한적한 주택가 사이에 자리 잡고 있잖아요. 또, 어르신 분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기도 하고요. 이런 점에서 세대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러한 역할을 함에 있어 두 분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 동등한 직원이라는 생각으로 서로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가 사업의 담당자이기는 하지만 어르신들과 상하관계가 있는 것이 절대 아니거든요. 저희가 먼저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어르신들도 자연스레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저희를 믿어주시는 것 같아요.

 

김) 물론 어르신들이다 보니 간혹 알려드린 것을 까먹으시는 경우도 있기는 해요. 하지만 이럴 때 동료에게 피드백을 하는 것처럼 어떤 부분을 고쳐주셨으면 하는지 차분히 말씀드리면 정말 잘 수용해 주시거든요. 다른 세대라고 거리감을 느끼기보단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시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최) 특정 한 순간만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매 순간 보람찬 것 같아요. 어르신들께서도 맡은 바를 열심히 해주시고, 저도 그만큼 보답을 해드려야 하니 저절로 원동력이 생긴달까요. 

 

사실 주변에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을 보면 오히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흔치 않은 것 같던데, 여러모로 찰떡인 일을 찾으신 것 같네요. (웃음) 수지 님은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김) 어르신들도 저희처럼 매달 급여를 받으세요. 어떤 어르신은 급여를 받으실 때 ‘이걸로 손주에게 용돈을 줄 거다’라던가 ‘손주가 대학에서 공부를 더 하고 싶어 하는데 이 돈을 보태주려고 한다’라는 말씀을 하세요. 그럴 때면 시니어클럽에서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가 어르신들께도 보람찬 일이지만 저희도 그런 일자리를 제공해 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 이곳에서 이루고 싶으신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 건물이 버스 정류장 근처로 이전을 하면서 조금 더 잘 보일 수 있는 곳에 위치하게 되긴 했지만 사실 아직까지 서대문구 내 모든 어르신이 이곳을 아신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일을 하고 싶지만 아직 저희를 모르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분들께까지도 가닿고 싶다는 생각이 큽니다. 

 

서대문구 내 모든 어르신이 이 클럽의 회원이 된다라… 상상만 해도 너무 설레는 일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업무상의 목표를 넘어, 두 분이 꿈꾸는 세상이 있다면요?

최) 꿈꾸는 세상이라… 막연하지만 공감과 이해가 가득한 세상이었으면 해요. 다른 세대와 어울리며 다양한 일을 하는 이곳에서 더욱 크게 느낀 건, 이 세상에 그 두 가지가 없으면 너무 각박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너무 공감해요. 제가 서대문시니어클럽의 문을 두드린 것도 ‘신촌이 단순히 젊음의 장소로 인식되는 것이 아쉬워서’였거든요. 사실 이곳이 대학가이기는 하지만 정말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네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우리 이웃을 서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김) 맞아요. 저도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서로 간의 혐오가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해요. 저희가 하는 일의 기준에서는 세대 간의 혐오가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더 거시적으로는 성별이나 인종처럼 서로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혐오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언젠간 나이가 들 것이기에 이곳의 일들이 더 깊이 와닿는 것 같아요. 이른 질문일 수 있지만 두 분은 어떤 노인이 되고 싶으신가요?

최) 저는 부모님이 은퇴를 앞두고 계신데 실제로 부모님께도 이런 일자리를 추천드려요. 실제로 이곳에서 일하면서 청년 시절 가졌던 꿈을 이루시는 분들도 보고, 가지고 계신 능력을 은퇴 이후에도 발휘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거든요. 그런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미리 이런저런 공부를 해두어 멋진 노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누가 ‘어르신, 이거 할 줄 아세요?’라고 물으면 ‘물론이죠!’라고 대답하는 노인이 되고 싶어요.

 

김) 이곳에서 일자리 접수를 받다 보면 어르신들이 자격증을 정말 한움큼 가져오세요. 단적으로는 카페 사업단에 참여하고 싶어서 바리스타 1급 자격증을 따 오는 분도 계실 정도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우리 어르신들처럼 멋있게 나이 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현재에 안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해요. 

 

주로 대학생분들이 이 인터뷰 글을 읽게 될 것 같은데, 이번 글을 통해 신촌의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김) 일단은 저희 서대문시니어클럽을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노인 일자리와 관련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주저하지 말고 연락 주셨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학교 홍보대사 분들이 금융 교육 같은 콘텐츠를 제안해 주시기도 하거든요. 어르신들도 이런 강의를 참 좋아하시고요. 

 

최) 막간을 이용해 홍보하자면 저희가 신촌에 본점이 있는 영미김밥과 협업을 맺어 서대문구청 앞에서 어르신들이 일하시는 영미김밥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곳도 많이 애용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웃음)

영미김밥 서대문시니어점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241)

 

그렇다면 일하기를 망설이시는 어르신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 사실 ‘일’이라고 하면 조금 힘들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땀을 뻘뻘 흘려가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실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이곳을 어렵게 느끼시기보다는 다양한 사회 가치를 실현할 수 있고, 젊은 시절 내가 가지고 있던 능력을 여전히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바라봐주시면 좋겠어요. 

 

김) 종종 집 근처에서 일을 하면 부끄럽다고 꺼리시는 분들이 계세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건 정말 멋진 일이잖아요? 부끄러운 마음보다는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일을 하다 보면 하루의 루틴이 생기고, 지속적으로 만나는 친구가 생기거든요. 건강한 노후를 위해 많은 분들이 저희의 문을 두드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신촌이 청춘들의 공간인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이곳에 발붙인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꿈을 꾸고 있으니까요. 

 

내가 이 신촌에서 무엇이든 뚝-딱 고치는 맥가이버의 꿈을 이루고,

 

재료를 송-송 썰어 맛난 음식을 만드는 장금이가 된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부단히 싹을 틔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외쳐봅니다. 

 

자, 지금부터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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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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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위 상처는 청춘의 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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