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 그저 사랑하는 것에 집중
청춘
: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
청춘은 무엇일까요? 젊은 시절, 끝없이 도전할 수 있는 용기, 새로운 시작⬝⬝⬝ 우리는 여러 가지 말로 청춘을 정의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청춘의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가고 있는데요.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사람들의 수만큼, 어느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는 페이지들이 존재합니다.
‘어느 하나 같은 청춘이 없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청춘은 소중하고, 나눌 가치가 있습니다. 모두의 청춘이 전부 다른 만큼 각각의 청춘이 가진 의미가 크기 때문인데요. 우리는 서로의 청춘을 나누며 기쁘기도, 행복하기도, 응원을 받기도,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 자신과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사랑(PD):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23학번 김사랑이고, 프렌디오에서는 부국장과 PD를 맡았습니다.
지현(작가):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23학번이고, 프렌디오에서 10기 작가를 맡은 문지현이라고 합니다.
윤아(PD):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23학번 김윤아입니다. 프렌디오에서는 PD를 맡았습니다.

1년간 마포FM에서 <이화우체국> 방송을 송출하셨는데요. 프렌디오 소개와 함께 이화우체국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사랑(PD): 프렌디오는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과 동아리이고, 학교 내에서 유일한 라디오 동아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또, 저희가 만드는 방송은 단순히 팟캐스트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마포FM이라는 지상파 방송에 송출된다는 점에서 더욱 유일무이한 동아리가 아닐까 싶어요.
지현(작가): 그러면 저는 이화우체국에 대한 소개를 담당하면 될까요? 저희 ‘이화우체국’은 프렌디오 10기의 2024년 정규 방송으로 총 2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1부에서는 사연을 통해, 3부에서는 게스트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청춘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과감하게 할 수 있는 방송이라고 할 수 있죠. 또, 2부에서는 마포구의 즐길 거리나 정책들을 소개하면서 ‘마포’, ‘이화’, 그리고 편지를 받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우체국’까지 세 가지 키워드를 다 담은 방송입니다.
윤아(PD):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과 편지들을 전국 방방곡곡에 보내잖아요. 저희 이화우체국도 여러 사연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들이 와서 전국 방방곡곡에 자신의 사연을 퍼뜨리는 그런 방송입니다.
1부 <띵둉! 편지 왔어요>에서는 여러 청춘들, 특히 신촌 대학생들의 고민 사연을 많이 다룬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연이 있나요?
사랑(PD): 신촌에서 학교를 다니는 한 대학생 분의 사연이 기억에 남아요. 너무 지쳤다는 생각에 휴학을 하고 싶은데, 혼자만 뒤쳐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휴학을 고민하시는 내용이었어요. 신촌에 위치한 대학들은 열심히 사는 학생분들이 많다 보니 본인이 지쳐서 쉬려고 하는데도 편하게 쉬지 못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민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대체로 방송에서 사연에 대한 코멘트는 DJ들의 몫이었는데요. 사랑 PD님이 지금 그 사연에 코멘트를 해준다면 뭐라고 해줄 것 같나요?
사랑(PD): 그때 당시였다면 쉰다고 휴학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지금은 한 학기, 혹은 두 학기 정도 더 성장한 상태잖아요. 지금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면 그냥 무조건 하라고 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쉬는 것도 정말 중요한 것 같거든요. 침대에 누워서 쉬는 것만이 아니라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주어진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게 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식으로 쉬어가는 시간을 갖고, 견문을 넓힌다면 완전 찬성하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주어진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게 쉼이라는 말이 정말 와닿는 것 같아요. 때로는 쉬어갈 때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지현 작가님은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으셨나요?
지현(작가): 저는 제 실제 친구가 보내줬던 사연이 있었는데요. 사실 사연을 폼으로 받았어서 누가 썼는지 모르기에 충분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특징이나 개성이 잘 드러나서 단번에 누가 보낸 사연인지 알아볼 수 있었어요. 또, 그 친구가 사연에서 트로트를 추천해주고 응원해줬었는데 사연으로 받은 게 다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응원받는 것 같아서 신선한 느낌이었어요.
트로트를 추천해주면서 응원해주셨다니 신선한데요? 어떤 사연이었는지 궁금해요.
지현(작가): 대학생활을 하면서 흔하게 하는 고민들 있잖아요. 과제가 너무 많아서 힘들고,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고민 때문에 힘들어하던 친구가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 가다가 트로트를 접하게 되었고, 트로트로 스트레스를 싹 풀었다는 내용의 사연이었어요.
역시 고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좋아하는 것을 통해서 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윤아 PD님은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으신가요?
윤아(PD): 저는 곰신 분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군대에 가고, 기다리고 이런 거는 대학생 때 하는 거잖아요. 군인이라고 해서 대학생들과 구분된 존재가 아니니까요. 군복 입은 채로 만나고, 싸우고, 폰 내야하고⬝⬝⬝ 이런 것들이 대학생 때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남자친구를 대학생이 되자마자 사귀어서 대학생활의 일부같은 느낌이거든요. 사연자 분도 저랑 비슷하게 신촌에서 데이트도 많이 하시고 그랬는데,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사연을 들었을 때 공감도 가고, 몽글몽글한 느낌이었어요.
상황이 비슷해서 더 몽글몽글했을 것 같아요. 지금 윤아 PD님이 그 사연에 코멘트를 한다면 뭐라고 해줄 것 같나요?
윤아(PD): 저도 군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 알지만, 군대에 갔다는 사실에 너무 연연하기보다는 어쨌든 지금의 나도 대학생이고 청춘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더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남자친구를 막 버리라는 뜻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졸업하고 나서의 멋진 나를 고대하고, 자신을 가꿔가는 시간을 가지는 게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것 같아요.
게스트와 함께 토크를 하는 3부 <함께 됴란됴란>에서는 총 24명의 게스트, 15명의 신촌 대학생의 청춘을 다루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방송에서 여러 게스트들의 청춘의 한 페이지를 다룸에 있어서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사랑(PD): 저는 기획을 할 때 최대한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많이 담고 싶었어요. 사실 초반 기획은 ‘진로를 위해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 이 학과를 원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지’처럼 한정적인 질문들이 주를 이뤘었어요. 게스트를 위한 코너가 아니라 학과 소개 코너처럼요! 그런데 학과소개보다는 게스트 본인만의 이야기, 게스트가 겪었던 일화 하나하나가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이후부터는 방송 기획을 할 때, 게스트 분의 이야기를 담는 것에 집중했어요.
지현(작가): 솔직히 10분~20분 정도로 그 사람의 모든 걸 알 수는 없잖아요. 이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알 수 없는 것처럼요. 그런 상황에서 게스트 분만의 경험이나 추억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제가 궁금한 내용도 질문으로 많이 넣었었고요 (웃음). 그리고 저희가 3부 게스트 인터뷰 맨 마지막에 항상 게스트 분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물건을 소개하고 “오늘 가지고 오신 물건이 게스트 분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는데요. 생각해보면 20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오면서 정말 많은 물건을 경험했을 거잖아요. 많은 물건 중에서 딱 그 물건을 고른 이유에 대해 게스트 분들 각자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답변을 해주시거든요. 그 답변 자체가 그 사람의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일부를 보여줌으로써 “저는 이런 추억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에요”를 보여주는 느낌인 것 같았어요.
윤아(PD): 저도 게스트 분이 가지고 오신 물건들이나, 게스트 분만의 특색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꼬리질문을 많이 달았던 것 같아요. 게스트 분 입장에서도 형식적인 질문을 받는 것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좋은 지점에서 질문을 받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물건과 관련된 추억을 생각해보면서 청춘의 한 페이지라고 느낄 수 있으니까요.
신촌에 위치한 이화여대를 기반으로 한 동아리인 만큼, 신촌에서의 추억도 많을 것 같아요. 프렌디오로 활동하면서 신촌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무엇인가요?
사랑(PD): 저희가 항상 총회가 끝나면 신촌에 있는 착한곱창에서 회식을 했던 게 기억이 많이 남아요. 그리고 부원들과 신촌에서 늦게까지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개인적인 이야기도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프렌디오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요. 모든 부원들이 있었던 건 아니었기 때문에 무언가 실질적으로 바꾸기는 어려웠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다들 나처럼 프렌디오를 사랑하는구나, 애정을 이만큼 가지고 있구나’가 느껴졌어요. 이전에도 프렌디오를 정말 사랑했지만, 그때 이후로 더 애정이 갔던 것 같아요.
지현(작가): 저는 신촌하면 퇴국 MT가 기억에 남아요. 매년 한 기수가 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을 축하하면서 퇴국 MT를 진행하거든요. 저희가 얼마 전에 퇴국 MT를 했는데, 다음 기수인 11기와 방송을 더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11기가 끌어갈 프렌디오가 너무 기대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일찍 자는 편인데, 퇴국 MT 때는 잠을 안 잤어요. 억지로 안 잔 게 아니라 잠이 안 올 정도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재밌더라고요 (웃음). ‘프렌디오’라는 이름으로 있다가 인간 ‘문지현’으로 와서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라디오 동아리인 만큼,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것의 매력을 느낀 시간이었던 것 같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윤아(PD): 저희가 어쩌다보니 매년 첫 회식을 신촌 끝자락에 있는 맥주집에서 하고 있는데, 그것도 기억에 정말 많이 남아요. 항상 총회 끝나고 “같이 밥 먹을래? 술 먹을래?” 했던 것도 너무 좋았고, 신촌에 있는 착한곱창이 프렌디오의 아지트였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이화우체국 방송을 보면 ‘청춘’이라는 키워드가 참 많이 등장하는 것 같은데요. 각자에게 ‘청춘’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사랑(PD): 살면서 또 바뀔수도 있겠지만 지금 딱 생각해봤을 때는 청춘이라는 단어가 ‘위안’이라는 말과 동의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고등학생 때만 해도 20살, 20대가 되면 청춘의 절정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청춘이 더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 가끔 좀 행복할 때 “지금인가?” 싶은 것 같아요. 기억나는 일화로는 제가 지현 작가님과 한강을 갔었는데요. 저희 둘 다 지방에서 올라왔거든요. 프렌디오가 아니었다면 평생 만날 일이 없었을지도 모르는 둘이서 즉흥적으로 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게 청춘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행복할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행복이 막 거창하지 않고, 가끔은 진짜 별거 아닌 고민으로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밤새기도 하고, 그런데 그 고민이 별 게 아니어서 좀 더 아프기도 하지만 기억에 남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냥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렇게 생각을 해야만 위안이 될 것 같은 그런 거요. 예전에는 청춘이 행복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청춘이 ‘위안’에 더 가깝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랑PD와 지현작가가 한강에 간 날 찍은 사진이다.
지현(작가): 사랑PD님이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사실 청춘이 마냥 행복하기보다는 힘든 일도 많고, 짜증나는 일이 많기도 하죠. 저는 20살에 서울에 와서 적응을 잘 하고, 집에도 절대 안 내려가고 그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여전히 집은 그립고, 여전히 부모님이 보고 싶고, 여전히 나만의 안식처를 떠나온 느낌이에요. 그러니까 부화하자마자 달려가야 되고, 뛰어가야 되는 그런 느낌의 청춘이랄까요? 그래도 힘든 일도 많고, 짜증나는 일도 많지만 결국에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동화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다사다난하고, 상처 받을 일도 많고, 휴학하고 싶고, 다 때려치고 싶고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이 어쨌든 결국에는 행복으로 가는 여정 같더라고요. 동화에도 보면 악역이 등장해서 독사과를 먹게 한다거나, 집을 날려버리거나 하잖아요. 그래도 결국에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듯이, 내 청춘의 엔딩은 옛날 동화 속 엔딩처럼 “행복하게 살았다”로 끝난다고 생각해요.
윤아(PD): 그때는 청춘인 줄 모르는데, 지나고 보면 되게 아름다웠던 게 청춘인 것 같아요. 중고등학생 때도 생각해보면, 그때는 솔직히 “우리 청춘이야” 이런 얘기는 잘 안 하잖아요. 그냥 공부하는 게 힘들고, 빨리 성인 되고 싶고 그랬는데 지나고 보니까 공부만 하면 되고, 학교 끝나고 애들이랑 떡볶이 먹는 게 인생에서 제일 큰일이었던 그때가 또 청춘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는 모르는데 지나고 보면 아름다운 게 청춘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ep.26 방송에서 서로에게 쓴 편지가 참 인상깊었었는데요. 방송에 송출되었던 편지들 중에서 각자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면 어떤 걸까요?
사랑(PD): 저는 윤아PD가 써줬던 편지 중에서 “저는 변하겠지만 지금 프렌디오는 영원히 그대로 20살의 저로 남아있을 것입니다”라는 말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저희 기수가 거의 다 04년생으로 동갑이거든요. 사실 ‘대학 동기들은 사회생활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고등학교 때부터 많이 들었는데, 전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프렌디오 7명은 계속 보고 싶어요. 20살의 나, 갓 성인이 된 나,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나. 되게 좌충우돌을 많이 했는데, 그걸 함께한 친구들이어서 저 말이 가장 공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지현(작가):
배꽃의 꽃말이 ‘위로,’’위안,’ 그리고 ‘온화한 애정’이라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이화우체국에 머문 3월이 여러분이 지닌 자신만의 사서함의 문을 두드리는 4월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화우체국은 저마다의 사서함에 배꽃의 향기로 남아 여러분의 또 다른 시작을 함께하겠습니다.
제가 마지막 방송 때 썼던 엔딩멘트인데요. 저는 사랑PD가 말했던 “시작과 끝은 닮아있다”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엔딩 멘트를 먼저 쓰고 편지를 받았었는데, 사실 의미상으로는 저렇게 엔딩 멘트를 썼지만 정확한 개념이나 핵심은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사랑PD 편지를 보고 딱 제가 말하고 싶었던 무언가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시작을 하면 끝이 있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을 하는데 막상 보면 그게 끝이 아니잖아요. 고등학생의 끝은 대학생의 시작이고, 대학생의 끝은 사회인의 시작인 것처럼요. ‘드디어 끝냈는데 또 시작이야’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되게 행복한 말이잖아요. “시작과 끝은 닮아있다”라는 말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안이 돼요. 끝난 줄 알았는데 시작이 있다는 의미 같아서요.
윤아(PD): 저는 은서 엔지니어가 써줬던 편지가 기억에 남는데요. 편지에서 사람들은 영원한 게 없다고 하지만, 그 말은 틀린 말이고 프렌디오가 각자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해줬던 게 기억에 남아요. ‘영원한 게 없다고 하는데, 그 말은 틀렸다’라고 이야기하니까 우리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저는 변하겠지만 지금 프렌디오는 영원히, 그대로 20살의 저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저에게 프렌디오는 피터팬처럼 그리워질 때면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는 추억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화우체국 ep.26 1부 편지 (윤아 PD)
얼마전 책을 보다가 이런 구절을 읽었어요.‘지구에 사는 우리에게는 출발점이 곧 도착점이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한 바퀴 돌고 나면 그 끝은 결국 또 시작이라는 의미를 닮은 구절인데요. 저는 이 구절을 읽고 한참 생각했습니다. 그 말은 끝은 곧 시작과 같다는 것이니까요. 항상 끝을 맺으면 그게 다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또 시작이라는 거죠. 끝을 간절히 바란 사람에게는 조금 절망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전과 같은 시작은 아니고, 한 단계 성장한 시작이라는 점에서 차별점을 보인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프렌디오와 함께한 2년은 지구 한 바퀴와도 같았습니다. 시나브로 성장하는 시간이었는데요.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앞에 보이는 건 성장한 제 뒷모습이었어요.
이화 우체국 ep.26 1부 편지 (사랑 PD)
사람들은 항상 영원한 건 없다고 말하잖아요. 근데 그 말은 틀린 말 같아요. 우리 프렌디오가 쌓아왔던 방송과 많은 추억들이 항상 각자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거니까요. 또 이 추억들을 가끔씩 떠올릴 때, 그 때 느꼈던 많은 감정들이 앞으로 더 나아갈 용기가 되기도 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화우체국 ep.26 1부 편지(은서 엔지니어)
사랑PD님이 어떻게 그런 편지를 쓰게 됐는지도 궁금해요.
사랑(PD): 프렌디오를 4학기, 햇수로 따지면 2년을 했거든요. 프렌디오는 새내기 때 들어가서, 2년동안 활동하는 동아리인데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첫 발걸음을 내디뎌서 모든 부원들이 처음 하는 동아리였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지 동아리에 대한 애정이 특히나 더 남달랐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끝날 때쯤 너무 공허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시작과 끝에 대해서 조금씩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이승우 작가의 <고요한 읽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어요. 이 책이 ‘세상의 끝은 어디 있는가’로 시작을 해서 세상의 끝은 자기가 정의하기 나름이라는 내용이거든요. 세상의 끝을 누군가는 진짜 땅으로 이야기할 수 있고, 내가 프렌디오를 세상이라고 생각했다면 프렌디오의 끝이 내 세상의 끝인 것처럼요. 그렇게 끝은 정의하기 나름이지만, ‘사실 알고보면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지구 한 바퀴를 돌면 다시 내 뒤통수를 바라보게 된다’라는 말이 지금 제 상황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고, 프렌디오 친구들에게도 이 얘기를 꼭 해주고 싶어서 편지에 쓰게 되었어요.
프렌디오와 함께한 2년이 지구 한 바퀴와 같았다니, 프렌디오 부원 분들에게는 프렌디오가 하나의 세상이었던 것 같아요. 프렌디오의 방송을 들으며 항상 느꼈던 점은 모두가 라디오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다는 점이었어요. 라디오는 프렌디오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지현(작가): 솔직히 지금 살아가는 세상이 마냥 밝지만은 않잖아요. 경쟁이 넘쳐나고, SNS를 보면 다들 자신이 잘 살고 있음을 보여주지, 내가 어떤 힘듦을 겪고 있고, 어떤 고민이 있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렇게 겉으로 예쁘게 꾸며진 사람의 속은 어떤지 모르잖아요. 그런 자신이 가진 속이야기, 내가 가진 고민, 내가 가진 힘듦, 내가 가진 추억들을 라디오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서로 위로하면서 사람 사는 느낌을 주는 거죠. 사람 간의 이야기, 각자가 가진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은 이야기들이 있어야 행복해지겠구나, 살만하겠구나’를 느껴서 라디오라고 한다면 저에게는 인간적인 느낌이에요.
사랑(PD): 저도 지현 작가님과 비슷한데요. 다른 매체에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잖아요.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가 결합된 TV나 OTT처럼요. 그런데 라디오는 아날로그라는 점에서 청각적인 요소에만 몰입을 해야해요. 청각적인 요소로 모든 걸 다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좀 더 섬세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책도 마찬가지로 들을 수 없고, 글자밖에 볼 수 없으니까 시각적인 요소에만 딱 몰입해야한다는 점이 책이 팔리는 포인트라고 생각하거든요. 라디오도 청각적 요소에만 몰입할 수 있기 때문에 들으면서 상상하고, 잠들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아날로그이긴 하지만 요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윤아(PD): 프렌디오라는 이름이 ‘Friend + Radio’에서 비롯된 것이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프렌디오니까 라디오가 친구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라디오를 통해서 친구한테 말하듯이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하고, 어떨 때는 진중한 이야기도 하면서요. ‘프렌디오’라는 이름처럼 라디오에서 우리가 하는 행동들이 진짜 친구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마지막 방송이 송출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1년간의 방송을 마친 소감이 어떠신가요?
사랑(PD): 직관적으로 딱 드는 생각은 ‘혼자였으면 못했다’인 것 같아요. 언제 제가 라디오를 직접 기획해서, 진짜 제작을 하고, 그 많은 게스트와 사람들을 모아서 얘기를 듣고, 방송으로 편집을 해서, 마포FM에 송출을 해보겠어요. 정말 혼자였으면 엄두도 못 냈을 일이고, 실제로 하지도 못했을 일이라서 더 애정이 갔던 것 같아요. 솔직히 학기랑 병행하다 보니까 힘든 적도 있고, 바빠서 안 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잘 끝냈다는 마음도 있고요.
지현(작가): 저는 우선 아쉬움이 있어요. 마지막 방송 때 처음 생각했던 구성은 모두가 함께 나와서 하는 그림이었는데, 8명이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보니 마지막 방송을 함께하지 못한 게 아쉬운 것 같아요. 마지막 방송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프렌디오 자체로만 보면 대학교에서 한 최고의 선택인 것 같아요. 대학교 첫 2년, 가장 서투른,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상태에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게 참 행복했어요. 그리고 사실 저는 제가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고, 글쓰기를 즐겨하는 사람도 아닌데 작가로 활동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앨 수 있었을 만큼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었어요.
윤아(PD): 저희가 포맷을 짤 때는, 계속 고민에 고민을 하면서 갈아엎고, 다시 짜고 했었는데, 결국은 정착을 시켰고 26개나 만들어 냈다는 게 정말 뿌듯한 것 같아요. 10기 8명 모두가 26개의 방송에 대해 고민을 하고, 2주에 한 번씩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잘해줬기 때문에 이렇게 차질 없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프렌디오의 청취자 분들, 그리고 잔치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사랑(PD): 저는 인생에 있어서 아주 작은 부분인 라디오 기획을 맛봤잖아요. 그런데 그 라디오 만드는 과정과 송출도 순탄하지가 않은데, 큰 부분으로 봤을 때 인생이 어떻게 늘 순탄하게 흘러갈 수 있겠어요. 이 작은 부분조차 많이 흔들리는데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저희가 라디오 방송을 만들 때도 여러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고 발전해나가면서 우리만의 방송을 정립했던 것처럼, 힘든 일이 있을 때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말고 이야기를 통해 흘려보낼 수 있는 부분은 흘려보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희 프렌디오의 11기와 12기 활동이 이제 시작되었는데, 프렌디오에서 계속되는 방송도 많이 들어주시면서 사연도 보내주시고, 위안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현(작가): 청춘은 자기 자신이 써내려가는 거니까, 어떤 걸로 채울지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보다 “그래, 해보지 뭐” 이런 마인드로 더 과감하게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청춘의 페이지를 쓰면서 구겨진 페이지도 써보고, 찢어진 페이지도 써보면서 자기 자신을 단단하게 하는 과정을 거치시고, 무엇보다 그 청춘을 아주 많이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프렌디오 앞으로 50기까지 파이팅!
윤아(PD): 저희가 만든 방송 결과물을 누군가가 들어주고, 봐준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거기다가 댓글이나 사연처럼 무언가 돌아올 때도 있었고요. 이렇게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이 너무 좋았어요. 잔치 독자 분들도 누군가의 노력과 땀이 묻어 있는 글을 보고 함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게 청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프렌디오 퇴국을 하면서 시원섭섭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렇게 프렌디오가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프렌디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
: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청춘은 그런 것이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면서, 사랑하는 것들로 자신의 소중한 삶을 채워나가는 것. 그 속에서 위안을 얻고, 자신만의 해피엔딩을 찾아가는 과정이요.
행복한 일만 있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동화 속 이야기처럼 지나고 보면 모든 게 아름다운, 결국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이야기가 당신의 청춘이길 바랍니다.
청춘의 무게가 가볍지만은 않지만, 그 속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페이지를 나누며 서로가 ‘그저 사랑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노력하는 이야기가 당신의 청춘이길 바랍니다.
눈부시게 밝고 싱그러운 청춘이라는 페이지 속에서 당신만의 애정하는 것들을 가득 발견해내길, 그리고 그 애정하는 것들을 있는 힘껏 사랑해보길, 그래서 마침내 그 사랑하는 것들로 인해 당신의 청춘에 기쁨과 행복이 넘쳐 흐르길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랍니다.
청춘, ‘그저 사랑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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