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문예] 5월호, <인연>
2025년 다시 돌아온,
신촌문예는 잔치가 제공하는 북-큐레이션 서-비스입니다.
new! 2025
신촌문예
5월호
<인연>
5월은 바야흐로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 지나온 나의 삶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다시 기억하고 마음을 전하기도 하는 이 좋은 시절을 맞아,인연을 담은 글을 잔치가 큐레이팅한다.
인연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우연을 넘어 수많은 조건들의 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누군가와 마주하고 다시 이별하는 모든 과정들이 인연의 그물 위에 놓여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이 달에 떠올리는 소중한 얼굴들 또한 내 존재를 만든 조건들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은 불교 용어인 인연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있어 그 원인과 조건을 의미한다.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는 바다같이 넓어 다양한 형태의 문장과 활자로 넘실대고, 그 너른 바다를 건너 에디터들이 마음을 담아 책을 선정했다. 화창한 5월의 날씨에 책 한 권의 인연을 제안한다.
함께 할 에디터
이연
어릴 때 아빠한테 밥 먹으면서 책 읽는다고 혼나고 엄마한테 공부 안 하고 책 읽는다고 혼날 만큼 다독했다
그러나 자라면서 영화, 드라마 등 다른 매체를 함께 즐기느라 시간을 쪼개고 쪼개 독서하기에 읽는 양이 많지 않다.
그렇지만 책을 좋아하는 마음만은 늘 한결같다
명색이 국문과지만 시를 읽지 않고, 영미문학을 좋아하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지만 편식은 심하지 않다.
낭만이
평생 낭만을 동경하며 사는 대학생. 취미는 사랑.
언제나 사랑에는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자신만의 신념이다.
고전 문학만 읽었더니 결국 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루쉰보단 장아이링을 좋아하고, 이성보단 감성이 좋다.
비주
건축공학을 전공한다.
몸은 공대생이지만 인문학도의 정신을 가지기를 희망한다.
읽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너무 많지만 역시나 쉬운 건 하나도 없다.
그래도 마냥 굴러가는 삶에서 문학이 구원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채러
미디어학도이다.
전공공부를 핑계로 각종 영화와 드라마를 섭렵하며 읽는 즐거움을 잠시 잊었었다가 책을 사랑하는 잔꾼들의 영향으로 다시 읽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이다.
잔치에 들어오기 전까지 정보성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선호했으나, 현재는 시집과 소설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기억에 남는 구절들을 기록해두고 반복해서 읽으며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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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 🌖낭만이 🌀비주 🍒채러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룰루 밀러
- 🍵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 🌖 『냉정과 열정 사이 – blu』, 츠지 히토나리
- 🌖 『사랑의 몽타주』, 최유수
- 🌀 『네 이웃의 식탁』, 구병모
- 🌀 『천지간』, 윤대녕
- 🍒 『귀화서, 마지막 꽃을 지킵니다』, 김선미
- 🍒『토마토 컵라면』, 차정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룰루 밀러
우리라는 무의미한 존재들은 함께함으로써 서로를 의미있게 만들어준다
과학자인 아버지는 7살의 작가에게 ‘인생에 의미는 없어. 너도 마찬가지야. 지구에게 넌 개미보다도 의미가 없는 존재일지도 몰라.’ 라는 메시지를 가르쳐준다. 아버지는 이러한 무의미함을 직시하고 ‘그러니 좋을 대로 사는’ 사람이었던 반면, 작가는 허무주의에 빠진다. 무수한 삶의 고통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그럼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기에 물고기를 분류하는 일에 헌신하며 아내와 아들이 죽고 자연재해로 자신이 이룬 일들이 수포로 돌아가는 혼돈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던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게서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 ‘아무 약속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희망을 품는 비결, 가장 암울한 날에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비결, 신앙 없이도 믿음을 갖는 비결’을.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논픽션이다. 누구나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보았을 ‘우리는 목적 없는 우주 속에서 무얼 위해 살아가는가?’하는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작가는 어류 분류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생을 통해 열렬히 추적한다. 우리의 삶은 정말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가치하지는 않다. 내 삶, 내 존재의 장엄함은 지금 바로 여기 이곳에 존재하며 그걸 보지 못하는 사람은 그 어떤 가치나 의미도 찾을 수 없다.
작품의 후반부에서 작가는 아버지에게 소리친다. ‘우리는 중요해요. 우리는 중요하다고요!’ 인간은 별들의 관점에서 금방 사라져버릴 존재일지도 모르지만, 서울의 어느 아파트의 관점에서는 훨씬 더 많은 의미를 갖는다. ‘인연’이 갖는 힘은 그런 것이다. 우주 속 너무 작은 나는, ‘너’의 세상 속에서는 웃음의 원천이 되고,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며, 하루를 견딜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질척거리는 변명도, 죄도 아니다. 그것은 다윈의 신념이었다! 반대로, 우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만 하고 그 주장만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거짓이다. 그건 너무 음울하고 너무 경직되어 있고 너무 근시안적이다. 가장 심한 비난의 말로 표현하자면, 비과학적이다 p.228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흐르며 지나친 모든 것들은 결국 나를 뿌리 내리게 만들었으니
우리는 문학을 통해 타인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살아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는 1900년대 중후반을 살았던 여성 빅토리아의 삶을 살게 된다. 빅토리아는 무뚝뚝한 아버지와 폭력적인 동생 세스, 퉁명스러운 이모부 사이에서 궂은 일을 하며 지내다 이방인인 윌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남동생 세스에 의해 끔찍한 일을 겪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하나 둘 잃게 된다. 갖은 수모를 겪으며 결국 남은 건 아버지가 아꼈던 복숭아 나무였고, 빅토리아는 미국 정부의 토지 개발로부터 이 복숭아 나무를 지키기 위해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하여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강인해진다.
빅토리아가 우연히 윌과 맺게 되는 인연은 너무나도 사랑하는 두 남자를 만나게 해주는 시초가 되어주었지만, 동시에 빅토리아의 삶에 큰 파도와 같은 아픔과 시련을 가져오게 된다. 그럼에도 빅토리아는 아픈 과거를 뒤로 한 채 흐르는 강물처럼 앞으로 나아가고, 그렇게 삶은 흘러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치는 인연들은 삶을 이런저런 방향으로 흘러가게 한다. 그렇게 등을 떠미는 강물 속 한 자리에 서있으려 분투할 필요는 없다. 강물에 몸을 맡기고 앞으로 흘러가다보면 닿을 어느 지점에서, 비로소 나를 흘러가게 했던 그 모든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될 테니까.
혹시라도 운 좋게 아들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아들에게 뭐라고 얘기할지에 대해 마음먹었다. 내게 닥친 일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마주하며 살아왔다고, 옳은 일을 하려고 애쓰며 살아왔다고 말해줄 것이다. 어떤 존재가 형성되기까지는 시간이라는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해줄 것이다. 윌이 가르쳐주었듯이 흐르는 강물처럼 살려고 노력했지만, 그 말의 의미를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해줄 것이다. p.416

▸『냉정과 열정 사이 - blu』, 츠지 히토나리
자그마치 10년의 약속
어떤 인연의 끈은 너무나 질겨서, 아무리 끊어내려 해도 끊어지질 않는다. 아니, 어쩌면 끊지 못하고 질질 끌고 있는 우리 때문일지도. 피렌체에서 복원사로 일하는 쥰세이는, 과거를 사랑하는 직업병에 걸려버렸다. 8년 전 헤어진 애인, 아오이를 늘 그리며 방황하는 쥰세이는 한 가지 약속을 기억하며 살아간다. 10년 뒤인 아오이의 서른 살 생일, 피렌체의 두오모, 쿠폴라 위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 그 약속은 늘 과거를 살아가는 쥰세이의 유일한 미래였다
그 약속을 10년간 소중히 간직해 온 쥰세이와 아오이는 결국 과거를 현재에 실현시킨다. 그러나 그 둘이 사랑하던 것은 단순 과거였을까? 사흘 간의 짧은 재회 후 쥰세이는 밀라노행 기차를 타고 떠나는 아오이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를 미래로 만들기 위해, 밀라노행 급행열차를 타는 쥰세이. 다시 만날 새로운 백 년을 위하여.
과거를 붙잡는 건 미련한 짓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과거를 미래로 만들기 위해선 미련할 줄도 알아야 하는 법. 잊을 수 없는 인연을 간직하고 싶은 그대에게, 추천하는 5월의 책.
“인생이란 후회의 연속이다. 그러나 지금은 5월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의 미래는 유일하게 이 5월뿐…… 나머지는 모두 과거이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뭘 하려 하는 걸까. 5월보다 더 먼 미래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p. 215
“잊을 수 없는 사람. Una persona non posso dimenticare. 그 사람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p. 219

▸『사랑의 몽타주』, 최유수
사랑은 독립적이어야 한다.
나에게 찾아온 인연에 기꺼이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일에는 부단한 노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작가는 특이하게도, 사랑은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의 연을 잇고, 그 연에 마음을 쏟는 것이 아닌가? 애석하게도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직접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우리는 사랑을 믿어야만 한다. 믿어야만 스스로가 경험한 이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인 경험을 해석하며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믿음의 과정을 통해 각자의 사랑은, 고유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스스로 사랑을 믿는 능력.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모태다.
그러나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듯, 영원한 인연이란 어리석은 숭배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인연이 다 하고 마는 시간이 올 수도 있다. 이 불안하고 두려운 사실에, 사랑이란 신념은 금이 나고 깨져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을 말하는 그 찰나의 순간에 영원을 느끼고 만다. 그렇기에 오늘도 우리는 사랑하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불청객 같은 인연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은 그대에게, 추천하는 5월의 책.
“보이지 않는 것의 정체는 정확하게 정의될 수 없다. 다만 언어를 조립하여 그것의 그림자를 표현할 수는 있다. 나는 이를 몽타주라 부르기로 했다. 이 책은 편집된 흔적들의 조합이다. 이로써 내 사랑의 정체에 대한 2차원의 몽타주를 그린 셈이다.” p. 3
“설령 무의미한 것이라고 해도 나는 현재의 나에게 다짐을 남겨둘 것이다. 다짐의 허망함에 독백으로 저항할 것이다. 그럴수록 내 안의 의지에는 근육이 붙는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사랑이라는 관념에 나의 의지로 구성된 육체를 부여할 것이다. 감정이라는 옷이 모두 벗겨져도 사랑의 육체가 남을 수 있도록.” p. 77

▸『네 이웃의 식탁』, 구병모
가족의 구조적 붕괴
가장 질기고 끊어지지 않는 인연은 가족이 아닐까. 불교에서는 가족을, 윤회를 거치며 쌓인 인연의 모임으로 정의한다. 억겁의 시간 속에서 다양한 모양으로 마주치고, 결국 현재에 이르러 가족의 형태로 묶였다는 정의는 현대의 경제 개념 아래에 아직 유효한가.
이야기는 정부의 신혼부부 대상 신규 주택단지 사업의 청약에 당첨된 부부로부터 시작한다. 경기도 외곽의 ‘꿈미래실험공동주택’에 4개의 가구가 입주한다. 새롭게 가정을 꾸리려는 젊은 남녀를 지원한다는 정부의 정책은 오늘날의 뉴스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입주 후의 사정까지 알기는 어렵다. 저출산이라는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들은 이상적인 설계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고립된 단지에 사람들이 모이고 개인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4쌍의 부부, 그리고 10년 안에 가구당 3명의 자녀를 만들어내라는 입주 조건은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을 가장한 압박이다. 각자의 선택으로 입주를 희망했지만, 아이를 가진 프리랜서 여성인 효내는 ‘처음 당첨 사실을 알았을 때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이들은 처음에는 사랑에 빠지고, 인연을 형성하고, 아이를 낳지만 각 가정은 끝내 지속하지 못한다. 파멸을 그려내는 미세한 심리 묘사와 서술에서의 긴장감이 흥미를 더한다.
그곳에 펼쳐진 백면에 어린이가 또다시 형태 모를 선을 긋고 예기치 못한 색을 칠하도록 독려하기. 그러는 동안 자신의 존재는 날마다 조금씩 밑그림으로 위치 지어지고 끝내는 지우개로 지워지더라도. p. 67
공기 중에 분산되는 강력한 입자가 최소한의 행복이나 단란함 같은, 본질적으론 위선에 가까운 긍정적인 말들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유기질의 냄새로 채웠다. p. 160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천지간』, 윤대녕
살아있음에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운명적으로 마주친 사람의 뒤를 따라가는 것은 많은 이야기의 발단에서 쓰이는 구조이다. 이 우연하고도 짧은 인연은 때에 따라 사랑으로 이어지기도, 삶을 붕괴시킬 악연이 되어버리기도 한다만 여기에서 인연은 그 무엇으로도 분류짓기 어렵다.
친척의 장례식을 방문하던 길의 화자는 우연히 ‘얼굴에 적막한 체념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생에 대한 한 가닥 미련의 줄을 늘어뜨린’ 여자와 마주하고 무작정 그를 따라가기 시작한다. 따라가는 여정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대면하고 결국에는 다시 혼자가 된 화자는 ‘장님처럼 꺼이꺼이’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어느 날 갑자기 마주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모든 개인사를 제쳐두고 길을 떠나는 화자의 심리는 암담하고 깊다. 결코 쉽게 읽히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여정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가 매력적이다.
한국의 전자음악가 키라라는 자신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3집 ‘Sarah’를 발매했다. 살아있음에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짧은 생의 탓에 아직 그 마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헤아리기는 어렵다. 다만 소설 속 화자가 물놀이터에서 익사 직전 다른 아이의 붉은 생을 빼앗아 살아났다고 회상하는 유년기의 기억에서, 그리고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뉴스의 사망보도에서 결국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발 딛고 살아간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인연 또한 타인의 생에 닿아본 적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래, 죽음 앞에 납작 엎드리러 가다 나는 산 죽음과 서로 어깨가 부딪친 거야.
아주 오래전에 누군가 내 목숨을 구한 일이 있어. p. 186
바다는 군데군데 짙푸른 얼룩을 끌어안고 소리를 키워가고 있었다. 숨바꼭질이라도 하자는 건가. 여자는 위태위태한 걸음걸이로 벤치를 떠나 다시 돌밭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p. 210

▸『귀화서, 마지막 꽃을 지킵니다』, 김선미
행복한 세상의 전부인 사랑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혹자는 ‘그깟 사랑이 뭐라고’라며 사랑의 힘을 간과한다. 그러나 사랑은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힘을 갖는다. 그런 사랑의 대상은 때로는 태어날 때부터 연결되어 있던 가족이 되기도, 살아가면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 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이 생기는 것이니까.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상대에게 행복한 세상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갈라놓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죽음이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깃든 사혼화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겠다는 죽은 자의 의지가 담긴 꽃으로, 생전 가장 소중히 여겼던 한 사람에게만 보인다. 그리고 소중하게 여겼던 사람이 사혼화의 증류수를 받아들이면 죽은 자와 산 자는 각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말을 단 한 마디씩 할 수 있다. 소중했던 사람에게 마지막 인사와 함께 그동안 고마웠다는, 사랑했다는 말을 하기 위해 자라난 사혼화와 그 사혼화를 찾아 헤매는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렇지만 이 책은 단순히 슬픈 이야기가 아니다.
사혼화의 주인이 살아있는 동안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시간과 주고받은 사랑의 이야기는 단순히 ‘슬프다’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소중하고도 깊은 이야기일 것이다. 모녀지간, 형제, 연인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 이야기는 어느새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내게 맞닿아 있는 인연을 힘껏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에 따라 사람의 삶은 깊이와 방향이 달라지죠. 사혼화는 우리가 살아온 삶과 사랑에 관한 질문이자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사랑했던 시간을 귀중히 여기며 살아주십시오. p.167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어! p.186

▸『토마토 컵라면』, 차정은
삶을 낭만으로 채워준 인연들을 추억하며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한 시간은 잊혀지지 않고 마음 속에 오래오래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무더운 여름이었다면, 뜨거운 순간을 함께 견뎠기에 ‘여름이었다’는 말처럼 더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된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깨먹는 얼음, 찰랑거리던 물살, 태양 속 헤엄치는 질주··· 낭만 가득한 단어들로 소중한 인연들과의 보물같은 순간을 묘사한다. 그때,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조건 없이 주는 감정을 남김없이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 않을까? 초여름, 그리고 여름까지의 분위기와 느낌을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문장들과 함께 보석 같은 인연들과의 순간을 추억하고, 사랑하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하는 책.
그래도 그렇게 사랑하며 세상을 정화하니
그렇게 매일은 푸른빛이 가득한 것을
― ‘「식목일」부분
새콤한 자두의 향이 입속에 퍼지면
지나갈 추억 속 모두를 사랑합니다
― 「자두나무」부분
그러면 우리는 6월에 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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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뮤직 FM] DJ 개굴의 RADIO RIBBIT. 2회](https://wsrv.nl/?url=64.media.tumblr.com%2Fe913cb8223bfe8daf83baebe5e4a8a12%2F1c4389d680bf6044-fe%2Fs1280x1920%2F90f2f56d8ac4fa88edb213c91bdb8aa7c025ecb9.jpg&output=webp&q=80&w=800&we=&l=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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