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4. 당신의 방향성을 점쳐 드립니다
“미래를 알고 싶지 않아?”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신촌역 3번 출구 도보 약 5분 거리 골목길에는 흰색과 자주색 간판의 ‘예원타로’가 있다. 문짝은 투명한 유리지만 정중앙에 위치한 대형 카드 한 장이 안을 쉬이 들여다볼 수 없게 한다.

정면에서 본 예원타로. 위용을 뽐내는 ‘더 썬.’
사람을 맞이하는 출력물은, 말 그대로 태양.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양 옆에 붙은 용지의 상단에는 손님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내용이, 하단에는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가 쓰여 있다.
- 매주 월요일 휴무.
- “영업시간” 오후 2-10시. 목요일 5시 오픈.
- 우리 ♡얼마나♡ 잘 맞을까?
- 우리 ♥사랑♥ 영원할까?
유선으로 예약해 둔 시간보다 십 분 더 일찍 도착한 필자는 물음표로 끝맺어진 문장들을 보며 잠시 회상의 시간을 가졌다. 타로 집을 목적지로 삼은 건 이번이 일곱 번째다. 가장 최근은 약 두 달 전, 애인의 손을 잡고 집 주변 가까운 전문점의 문턱을 넘은 날이다. 우리도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비슷한 질문을 했다. “저희 궁합 어떤가요?”
그런가 하면, 난생처음으로 타로 카드를 집었을 때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막연한 불안이 손끝에 감도는 와중에 목소리는 저만치로 기어들어 갔다. “저 대학 어디 가나요······.” 수능이 끝나고 근심걱정을 한껏 털어버리려 에버랜드에 갔으나 티-익스프레스 앞 타로집을 차마 지나치지 못한 상태였다. 합격 발표를 남긴 채 ‘괜히 기대하지 말자’고 되뇌었던 마음 사이로 가게 주인의 말이 날카롭게 침투했다. “위로 갈 것 같은데요? 집*에서 멀리.” 그렇게 신촌에 오게 되었다.
*필자는 광주에서 나고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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